소설리스트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25화 (25/155)

25. 진정한 빛의 검이란?

25. 진정한 빛의 검이란?

살보르 성의 대패 소식은 발모르 자작과 그 신료들 귀에도 들어갔다.

“이거 어찌 된 일이오?, 분명 라이언 백작은 엑스퍼트 급 에서 성장이 멈춘 폐인이라고 하지 않았소이까.”

흥분한 젊은 신료. 그것을 가만히 눈을 감고 듣고 있는 발모르 자작.

“경지가 폐인이라도 계책은 얼마든지 낼 수 있지요. 듣자 하니 이번 살보르 전은 무력보단 계책으로 우리들이 진 것입니다.”

성기사들의 백부장으로 보이는 젊은 성기사는 흥분한 신료들을 이해시키고 있었다.

“그만.”

드디어 발모르 자작이 입을 열었다,

“우리들은 승리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진정한 빛의 검이기 때문이다. 빛의 디아우스이자 우리들의 영웅신. 루 라바다여 빛의 영광이 함께하소서.”

발모르 자작이 이 말을 하자 당황하여 불만 가득한 신료들과 성기사들 측 인사들이 신뢰의 눈길로 발모르 자작에게 보내었다. 종교를 통한 신뢰였다.

잠시 후.

발모르 자작의 개인 서재.

“이쯤 하면 되겠지 개, 돼지보다 못한 부패한 빛의 검들이여.”

발모르 자작의 이중적인 말을 들은 이가 어둠 속에 있었으니.

“그럼요. 발모르 자작님. 이 세상에 진정한 구원은 오직 ‘한 분’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분은 우리들에 무한한 구원을 주실 분이니까요.”

검은빛 드레스에 풍만한 가슴. 색기가 넘치다 못해서 줄줄 흐르는 여인이 있었으니.

“리즈 양, 당신들의 계획은 언제부터지?”

리즈였다. 이전 아크 일행이 예전 이그나이트 영지에서 제노 이그나이트에게 악몽을 줬으나 아크에게 역관광을 당하여 도망친 카셀, 리즈 일행의 리즈였다.

“후후후. 그건 걱정하시 마세요. 차근차근 완벽하게 추진 중이랍니다.”

‘매번 나의 환각에 의해 몸을 던지던 자가 감히 그분의 계획에 묻다니 불쾌한걸.’

리즈는 발모르 자작에 말에 그리 생각하였다.

“마스터인 내가 그분에게 간다면 우리들의 계획은 거의 성공하겠군.”

발모르 자작의 자아도취적 말이었다.

“물론이죠. 발모르 자작님. 일단, 이 라이언 영지를 삼킴으로써 우리들의 계획을 더욱 완벽하게 해주시길......”

리즈는 발모르 자작의 표정을 살핀다.

“흥! 마스터인 내가 그런 폐인을 이기지 못할 것으로 보이오.”

발모르 자작은 자신의 서재 한 편에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항시 소지하고 있던 그의 무력의 상징. 엑서큐서너스 소드를 매만지며 말한다.

“물론 아니죠, 발모르 자작님. 하지만 우린 언제나 만약을 대비한답니다.”

리즈는 자신의 품속에서 환약 하나를 꺼낸다.

“자, 여기요. 발모르 자작님, 이것을 먹는다면 다음 경지의 단계로 올려줄 약입니다. 이걸 소지하시고 만약을 위하여 쓰세요.”

발모르 자작은 자신이 마스터로 되기 위하여 이들의 약을 먹었다. 그러나 이번 약은 느낌이 꺼림칙하였다. 왠지 저 약을 먹으면 자신에게 득보단 해가 될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스터의 감은 무서운 법이다.

“흥! 내가 이러한 약으로 마스터가 되었지만 그런 폐인을 상대하는데 굳이 당신들의 이걸......”

발모르 자작은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만약을 위한 보험이라고 생각하세요, 우리들도 당신이 이 약을 먹지 않고 끝내길 바란답니다.”

하지만 리즈는 끈질겼다.

“후후후, 그렇겠지......”

발모르 자작은 씁쓸하게 웃었다.

※ ※ ※

라이언 백작 군 진영.

“제리 경. 이번 일은 정말 잘해주셨어요.”

아크와 드라이는 이번 살보르 전의 큰 공을 세운 제리 경을 드라이 막사로 불러 공을 치하하였다.

“제리 경. 그대의 정의에 대한 용기, 신념. 가슴으로 새기겠다.”

드라이는 제리 경에게 감탄하며 말한다.

“감사합니다. 라이언 백작님. 그리고 아크 경. 이번 일은 모두 두 분의 정의에 감명받아 드디어 저의 정의를 내비쳐 보일 수 있었습니다. 감사는 제가 하고 싶습니다.”

아크는 정식 기사는 아니었지만 이미 백기사들과 백작 군에선 존경과 신뢰의 의미로 아크에게 경을 붙여 이야기하였다.

“아니다. 설령 우리가 그렇게 용기를 주었더라도 그것을 실천을 옮길 수 있는 자의 용기는 더욱 빛날지니. 더욱 자신에게 당당해도 된다.”

드라이는 제리 경을 추켜세운다.

이러한 즐거운 대화를 마치고 아크는 자신의 막사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털이 복슬복슬 난 귀여운 연보랏빛 고양이가 심통 난 표정으로 있었다.

“흥, 이곳의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나를 너무 찬밥 취급이 아니야?”

아미는 섭섭하다는 표정으로 말하는데.

“하하하. 아미. 너, 귀여운 면도 있다.”

아크는 자신에게 귀여운 질투를 하는 신수 고양이. 아미가 귀여워 보였다.

“흥, 원래부터 귀여웠다고!”

이윽고, 란데르그가 아크, 아미의 막사에 들어왔다.

“허허허, 둘의 사랑싸움은 그만하고 다음 작전을 세워야 하오, 허허허.”

아크와 아미는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무....... 무슨 헛소리야?!”

아미는 당황하여 말을 더듬는다.

“우린 가족이야 란데르그. 너를 포함해서.”

아크는 단호한 말투로 말한다.

아미는 아크의 그 한마디에 표정에서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눈치 하난 진짜 없는 아크는 그 표정을 봐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어휴, 저런 눈치 없는 놈.’

란데르그도 속으로 욕할 만큼 아크는 눈치가 너무 없었다.

“자, 자, 자. 아미 너와의 대화는 즐거우나 지금은 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안 그래도 너에게 주려고 라이언 백작 가에서 오랫동안 내려오던 재밌는 이야기들을 모은 책을 준비했어 그걸 읽으면서 기다려줘. 부탁할게.”

아크는 상황을 정리하고자 한다.

‘흥, 손도 없는 내가 어떻게 책을 본담.’

아미는 속으로 자신을 배려해줬으나 완벽하진 않았기에 더욱 풀이 죽은 표정을 지었다.

‘음? 내가 뭘 잘못했나?’

아크는 그것 또한 눈치를 채지 못하고 막사에서 나간다.

그리고 아크와 막사에서 나오는 란데르그는 아크의 뒤통수에 한 방 때린다.

빡!

“아야, 란데르그. 왜 때려,”

아크는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고

“모두의 원이오. 그냥 맞으시오.”

란데르그는 평소와는 다르게 단호한 말투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뒤에서 흘깃 보던 아미는 그제야 기분이 풀린다.

※ ※ ※

또다시 백작 군 진영. 그곳에는 살보르 성에서 노획한 전리품과 무구들이 있었다. 물론 그곳에는 대장간도 있었다.

“여기엔 왜 모이라고 한 것이오?”

그곳엔 아크와 란데르그 그리고 란데르그의 정보 길드 하프 블러드 길드원들을 있었다. 모두 아크가 모이라고 하여 모인 것이었다.

“아, 그건 설명해줄게. 이번 내전은 백기사와 성기사들의 싸움이잖아. 그래서 우리들같이 이방인들이 앞으로의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나중에 잡음이 생길까 봐 우리들의 무기와 방어구들을 백기사들의 것과 같이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

란데르그의 질문에 아크가 대답한다.

“오호! 그럴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크 님. 우리 길드도 더는 존재감을 드러내면 앞으로 정보 길드로써 생명을 다 쓰는 것과 같으니 말입니다. 그렇지요. 길드장님?”

길드원들은 아크의 생각에 동의했다.

“어....... 어....... 흠, 그렇고, 말고 아크 자네가 아주 완벽히 내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했군. 흠.”

아마도 란데르그는 아무 생각이 없었나 보다.

“무기와 방어구들은 내가 여기 대장간을 통해서 만들 수 있으니 말만 해. 최대한 란데르그와 길드원분들에게 맞도록 제작해 줄게.”

아크는 선심을 팍팍 썼다.

“우와, 아크 님. 대장장이 기술도 알고 계셨어요?”

한 길드원이 감탄한다.

“물론이죠. 무려 제레인트 마을의 최고의 대장장이 퍼슨 아저씨의 수제자랍니다. 말만 하세요. 어지간히 한 건 만들 수 있어요.”

아크는 자랑스럽게 말하였다.

“그럼 난 브리건딘 갑옷으로 해주시오. 예전부터 구하고 싶었으나 가격이 비싸서 못 구했소.”

란데르그가 제일 먼저 말한다.

“흠, 그래 그럼 색은 백기사들과 같게 흰색으로 만든다. 알았지?”

아크가 그리 말하고 다른 눈치 보던 길드원들은 하나둘 말하기 시작한다.

“어 그럼 나도, 로리카 하마타요.”

“나도, 나도.”

이때가 때다 싶어 득달같이 달려드는 란데르그와 하프 블러드 길드원들이었다.

※ ※ ※

한바탕 소동이 있고 저녁.

아크와 드라이는 드라이 막사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크, 진정한 빛의 검이란 무엇일까?”

드라이는 자신의 신념을 확신하기 위해 아크에게 질문한다.

이에 아크는 잠시 생각해보았다. 그럴 것이 자신은 백기사도 하물며 성기사도 아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섣부르게 대답하면 굉장히 실례되는 말일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판국에.

“글쎄, 나는 신이 인간에게 처음으로 가르침을 줄 때. 다시 말해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세우는 것이 빛의 검의 길이라고 생각해.”

아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빛의 검에 대해 말을 하였다. 드라이는 아크의 대답에 쓸쓸히 미소 지었다.

“그래. 단순하지만 그것이 정답이지. 하지만 나는 이번 내전으로 하나를 추가로 생각하게 되었어. 그건 바로 그걸 실현 할 수 있게 나의 정의를 관철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이야. 올곧은 마음만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드라이의 이와 같은 생각은 요즘 들어 생긴 것이다, 200년 가까이 진실이라고 믿어 왔던 게 이번 내전으로 바뀌다니 웃긴 일이었다.

“드라이......”

아크는 드라이의 이러한 심경변화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걱정되었다. 자신은 드라이가 살아온 세월의 반도 안산, 드라이 입장에선 애송이었다.

하지만 아크는 그보다 더 오랜 경험을 한 황제. 누아자 아케트라브의 딘 하트를 받은 몸. 그러나 다른 사람의 사상 변화에 자신의 말이 어떠한 영향을 줄진 장담할 수 없었다.

“좋아, 결정했어. 드라이, 너의 생각이 어떻게 되든지 내가 옆에서 도와주며 그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 주겠어.”

아크는 드라이가 바른 결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고마워, 아크.”

드라이가 아크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하지만 아크. 너야말로 이 대답의 결과가 꼭 필요할 것이야.’

드라이는 아크야말로 이 대답의 결과가 앞으로의 아크 인생에 꼭 필요할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다음날 드라이의 백작 군과 아크 일행은 이 내전의 최후 전투를 위해 성기사들의 본거지 발모르 자작령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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