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멍청한 목자와 눈먼 양들의 아우성.
24. 멍청한 목자와 눈먼 양들의 아우성.
살보르 성 탈환전을 승리로 끝내고 아크는 다시금 생각에 빠졌다.
지금 살보르 성을 탈환하기는 했으나 아직 성기사 군의 기세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번 전투에서도 이번처럼 쉬울 리는 없기 때문에 다음번 전투에서는 완전히 기세를 줄여놓을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흠, 다음번에는 역시 그 작전인가?”
아크는 이번 계책이 백기사들의 수뇌부. 드라이 라이언 백작의 신료들은 이해시켰으나.
명예를 중시하는 일반 백기사들과 사제들이 과연 협조해줄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바로 그래서 자신에게 협조적일 것이었다.
자신들의 백작 드라이 라이언이 성기사들의 공모로 실력이 엑스퍼트로 정체되어있었음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 그들의 분노의 효과는 살보르 성 탈환 성공과 더불어 최대치까지 상승했다.
이는 곧 사기와 같이 맞물려 상승하였다. 아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음번 작전을 성공시키고자 작전을 짠다.
“아크, 네가 이렇게 마법을 공부했다면 진작 세이지가 되었겠다. 호호,”
아미는 아크가 너무 고민에 빠지자 분위기 전환 겸 농담을 날린다. 아크는 이에 눈치를 채고 아미에게 말을 한다,
“고마워. 아미. 하지만 지금은 이런 고민, 긴장감이 필요해. 이 작전으로 사람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하니까 더욱 신중해야지.”
아미는 아크가 다른 건 제쳐두고라도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있음에 감격이 찼다. 적어도 자신의 교육이 잘못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 ※ ※
아크는 드라이 라이언의 막사 안에서 백기사들의 수뇌부와 같이 작전을 짰다.
“좋다. 아크. 역시 너의 그 작전이 우리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할 것임에 하나의 의심도 없다.”
드라이는 만족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라이언 백작님. 기대에 부응 하겠습니다.”
아크는 드라이에게 예의를 갖추고 다른 신료들은 라이언 백작의 말에 하나의 의심도 없었다.
드라이 라이언 백작한테 아크의 조언으로 초반부터 첩자 노릇 하던 신료들을 잡아 가두라고 말했기에 백작 가에 충성하는 자들만이 남아서 그렇다.
“백작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백작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신료들은 하나같이 일어나 드라이 라이언 백작에게 충성을 다짐했고 아크에게는 신뢰를 보여주었다.
※ ※ ※
성기사들의 지원군부대가 살보르 성의 상황을 모른 채 살보르 성으로 진군하였다.
“에이, 언제까지 전쟁이야 후딱 빨리 끝내고 나서 목욕이나 했으면 좋겠네. 물론 미녀 메이드를 데리고 말이지. 흐흐흐.”
살보르 성 지원부대의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성기사으로 보이지 않은 말을 하며 진군한다.
“그러게 말입니다. 살보르 성의 하녀들은 그렇게 귀엽다고 하던데 도착하면 한번 회포를 푸시지요. 대장님.”
이번에는 부관으로 보이는 자가 성기사로써는 되지도 않는 타락적인 말을 한다. 이에 뒤에서 듣고 있던 병사들은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다.
‘성기사들이란 작자들이 어이구, 빨리 전쟁 끝나고 돈이나 받아갔으면 좋겠네.’
신념이 없는 자들의 전쟁이란 이렇게 타락적인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그때.
살보르 성 쪽에서 진군하여 오는 나팔 소리를 들었다. 성기사 지원군부대 수뇌부들은 깜짝 놀랐으나 이내 자신들의 마중 나왔을 것으로 생각하고 안심을 하였다. 그 이유는 저 멀리서 보이는 깃발은 성기사들의 상징이자 빛의 디아우스인 루 라바다의 상징인 빛의 문양 깃발이었기 때문이다.
“허허허, 지원군을 마중 나오다니 살보르 성 전투는 벌써 끝난 건가? 이런 공을 세울 기회를 놓쳤는걸.”
성기사 지원군의 대장은 아쉽다는 듯 웃는다.
“그런 것 같습니다. 장군 오늘 밤은 살보르 성 하녀들의 시중 받으시면서 쉬시면 될 것 같습니다. 흐흐, 흐? 근데 이상한 점은 저 부대가 점점 더 빨라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다. 지원군을 마중 나왔으면 서서히 속력을 낮출 필요가 있을 진데. 진군이 죄다 기병이고 진군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빨리 마중 나와서 집에 가고 싶나 보지. 우린 기다리세.”
성기사 지원군들은 아예 제자리에 멈춘 채 대기 하였다. 그러나 마중 나온 자들이 좀 많은 점이 수상했다. 그리고 진군 속도가 돌진으로 보이기까지 하자 참모는 이상함을 느낀다.
“타락한 성기사들을 다 없애 버려라!”
기어이 들리는 진군 쪽의 소리. 이에 성기사들과 병사들은 당황한다.
“어이 참모부관, 방금 무슨 소리......."
푸화하!
성기사 지원군의 대장은 다음 말을 이어 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저편에서 말을 탄 채로 활을 쏘아 정확히 미간에 화살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살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바람의 오라를 일으켜 주변의 반경을 초토화로 만들어서 참모부관도 더는 말을 하지 못 하였다,
“으악! 적이다! 모두 도망가라,”
후미에 있던 병사들은 진퇴양난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으악! 백기사들이란 작자들이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어찌 이런 속임수를!”
병사들의 말에 백기사들이 반론한다.
“닥쳐라! 너흰 백작님의 신변에 몰래 독극물을 써놓고 어디서 속임수 타령이더냐!”
그렇다 앞에서 오던 성기사들의 문장을 하고 진군하던 자들은 모두 백기사들이었다. 지원군 성기사들의 대장의 미간을 맞춘 건 바로 성기사 제복 복장을 한 란데르그였다.
‘거참 답답하오, 이래서 이런 제복은 입기 싫었는데 어휴~’
란데르그가 그러한 생각을 하든 말든 이미 성기사들의 지원군은 완전 와해하였다.
방심한 자들의 최후였다. 그러나 살아남은 자들은 제법 되었다. 그들은 모두 도망쳐 나와 성기사들의 또 다른 점령지에 말을 한다.
백기사들이 성기사인 척 휘장을 바꿔 싸운다고 말이다. 그러자 성기사 수뇌부들은 부들부들 떨며 공격하자고 한다. 자기들도 백기사인 척하자고. 그리고 그 작전은 바로 수용되었다.
그들은 본진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본진에서 온 성기사들이 짜서 백기사인 척하니 곧 라이언 백작이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진다고 장담하였다,
이틀 뒤.
성기사들은 소수정예로 짜서 살보르 성을 기습하였다. 라이언 백작과 수뇌부들은 모두 다른 지역으로 진군하여 성이 비었다고 탈영병들에게 들었다. 이에 성기사들은 전공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살보르 성을 되찾고자 기습한 것이다.
파파팟!
그들은 단숨에 기습을 성공시켰으나 병사들이 조금 싸우다가 이내 백기사들과 같이 성을 빠져나가았다.
“뭐야 라이언 백작 가 녀석들. 이렇게 허술하게 성을 관리하다니?”
너무 쉽게 성이 함락되자 성기사들은 이런 자들에게 두 번이나 패한 것이 분하였다. 거기다가 자신들의 실력에 자신이 있어서 이러한 마음이 더욱 크게 들었다.
여기 모인 자들은 모두 성기사들의 백부장을 할 만큼 실력자들이었다. 그들은 감쪽같이? 백기사인 척 하여 기습하였고 남은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은 우왕좌왕하며 후퇴하였다.
성기사들과 병사들은 기뻐하며 성안에 들어왔다.
밤이 되자 또다시 진군의 나팔이 불었다. 살보르 성을 빼앗은 성기사들은 또다시 백기사들이 똑같은 작전을 시행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포로로 잡은 백기사 장교가 또다시 함정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더욱 신뢰하는 이유는 이 백기사 장교는 처음에는 성기사 생도였다.
“너를 믿어도 되겠지? 제리 경.”
성기사들은 그 장교를 신뢰하듯이 말했다.
“물론입니다. 이 제리. 명예를 중시하는 빛의 검. 명예를 져버린 자들을 죽어서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장교는 제리라는 이름의 백기사였다.
“그렇지 그렇게 나와야지 백기사 중에서도 진정한 빛의 검이 있었구먼! 흐흐흐.”
이러한 이야기까지 듣자 사기가 오른 성기사들은 이 말만 믿고 전령에게 화살 세례를 퍼부었다.
증원군들은 성기사인 척하는 백기사들로 인식하고 살보르 성을 공격하였다.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 상황. 이에 사상자와 부상자는 속출 했다.
※ ※ ※
살보르 성이 보이는 어두운 밤의 언덕.
그곳에는 드라이 백작과 아크가 있었다.
“아크. 너는 이것까지 생각한 것이야? 어떻게 그 제리 경이 배신을 안 할 것을 알았지?”
드라이는 아크의 작전에 감탄하였다.
사실 성기사들은 명예에란 이름의 자만에 치중되어있기에 이런 속임수를 쓸거라곤 생각을 못해서 아크의 쉬운 속임수가 방심을 만들고 순수하게 잘 먹힌 것이다.
“하하하. 드라이 그건 일종의 감이지 일종의 본능이랄까? 거기다가 제리 경의 진정한 명예를 중시하는 자라고 말한 것은 드라이 너였어. 거기다가 사람을 믿은 것이지 제리 경의 정의롭고 순수한 눈동자에.”
아크의 잘난 체에 드라이는 이번에는 그냥 웃으며 넘어갔다.
그리고 드라이는 이 아크라는 청년이 얼마나 대담한지 감탄했다. 대담하기에 이러한 작전을 담담히 수행할 수 있는 것을 말이다. 불과 20살밖에 안 된 청년이 이렇듯 대담한 작전을 세우다니 자신의 200여 년의 세월이 무상하였다.
‘허~ 역시 아크는 뭔가 다른 점이 있어. 이자를 내 편에 둔 것이 나의 가장 큰 성공이다.’
드라이는 아크 일행이 자신에게 와준 것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이 내전이 끝나면 자신의 명예를 걸고 보답할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 ※ ※
한밤중의 성기사들의 골육상잔이 끝나고 아침이 밝았다. 이미 엉망진창이 된 성기사들은 아침이 밝자 얼굴이 더욱 엉망진창이 되었다. 백기사들인 줄 알고 싸웠던 이들은 사실 알고 보면 같은 성기사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무- 뭐야 너희들은 성기사들이잖아!”
“아이고, 에르, 이 친구야 내가....... 내가 친구를 죽였어!”
전쟁은 멍청한 자들이 일으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우둔한 양들이 그것을 휘젓는다. 전쟁의 참혹한 면을 똑똑히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이에 격분한 살보르 성에 있던 임시 성주인 성기사대장은 당장 이 사태의 원인을 찾는다.
“그! 제리라는 개자식을 당장! 데리고 와!”
그 명을 들은 성 기사들과 병사들은 격분으로 동조하며 제리가 있는 막사에 뛰다시피 달려갔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제리 경은 이 영지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 데리고 가겠소.”
“알아들었냐? 꺼져.”
이미 제리가 있던 막사에 와있던 란데르그와 아크가 성기사들 측 인물들을 막아선다.
“으으으, 이 개자식들이! 모두 쳐 죽여라!”
격분한 성기사들 측 인물들은 제리 경과 처음 보는 두 사람을 쳐 죽일 작정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상대는 마스터가 둘이나 되었다,
퍼퍼퍼퍽!
콰아앙!
오라 블레이드와 오라 샷이 사방에 날뛰었다. 이에 전의를 상실한 성기사들 측 인물들은 억울해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마음속으로 날뛰고 있었다. 그 뒤에 또다시 진격의 나팔 소리가 들렸다.
“명예를 저버린 자들을 모두 도륙하라!”
하얀 백사자 기사단의 상징 백 사자 갑옷을 입고 핼버드를 늘어뜨린 채 하얀 말을 타고 오는 드라이 라이언 백작의 등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