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진정한 빛의 검 전쟁 발발.
22. 진정한 빛의 검 전쟁 발발.
백기사와 성기사. 두 군세의 전력은 비슷하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비슷하지 않았다. 군세의 숫자 실력은 비슷하였으나 결정적인 차이는 마스터의 존재여부.
이 세계 그리고 이 시간대의 전쟁은 단순히 병력의 질과 양으로는 승부가 잘 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마스터의 있고 없고가 중요해서이다. 만약 마스터가 없는 쪽에 단 한 명의 마스터가 제대로 된 지원을 받으며 전쟁터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자연재해 급 재앙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마스터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각각 국가 단위로 묶여있기에 이런 영지에서 일어나는 내분에는 참여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번 전쟁은 종교적 이념이 있기에 쉘츠 제국 측에서도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다. 잘못했다가는 백기사나 성기사들의 지지자들의 원성을 얻을 수 있어서.
쉘츠 제국 황실은 이 일을 전쟁 당사자에게 맡긴다고 서한을 보냈다.
그러자 성기사 측은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성전이라는 명분 아래 정화를 시행하였다.
이윽고 백기사들의 지지자들을 무참히 화형에 처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렀다.
아크 일행은 이러한 만행을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백기사 측에 가담하여 전쟁에 참여하였다.
“아크, 이제 어떻게 하지? 여기에 완전히 연관되어 버렸어. 하운드 길드에서는 발 빼라고 했단 말이야.”
아미는 하운드 길드에서도 손 놓은 이번 일에 참여한 것에 걱정이 많았다.
“아미, 어떻게든 되겠지 하~암”
아크 일행은 하루 전에 백작 성에서 백기사들과 백작 군과 함께 대치 중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러한 와중에 불안해하는 아미, 그런 아미를 느긋하게 보고 있는 아크. 속이 터지는 건 아미였다.
“어이구, 아크는 너무 낙천적이라니까.”
란데르그는 아크 일행이 백작 성을 출발하기 전 길드를 이용하여 첩보전을 펼친다고 먼저 출발하였다.
그것을 보고 백작 가의 가신들은 전쟁을 피하려고 도망치는 것이라고 힐난했으나 드라이 백작이 그자는 원래 백작 가의 사람도 아니고 그를 믿기에 보낸다고 말하여 불만을 일시에 잠재웠다.
“드라이 백작은 역시 한 인물 하는구나!”
아크는 지난 며칠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생각하였다.
아크 일행이 도와주기는 하였지만 그리 빠르게 일을 신속히 처리하여 백작 가신 중에 발모르 자작 가와 긴밀한 연관이 있는 자들은 모두 추방하였다.
그리고 그 ‘성장을 멈추는 식물’ 독초가 들어간 차와 연관된 자들도 모두 잡아 감옥에 가두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크가 딘 하트로 받은 기억을 통해 드라이 백작의 성장이 멈춘, 마나 경로를 활성화했다.
그러한 도중 몇 번이나 고통으로 신음하였으나 드라이 백작은 성장이 멈춰 받은 울분을 토하듯 그 고통을 참아내었다. 실로 놀라운 인내였다. 마나 경로를 활성화했으니 이제부터는 백작의 손에 달려있다.
이러한 논란을 잠재워줄 강력한 군주. 만약 그것이 실현된다면 백기사들의 사기는 일당백의 사기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 뒤는 드라이의 역량이지.”
아크는 지난 며칠 동안의 기억 마무리를 짓다 보니 어느덧 중간 야영지에 도착해 있었다. 여기는 백기사들과 백작 군의 사령부 막사.
그곳에는 백기사들과 백작 군의 수뇌부들이 있었다.
그곳의 맨 상석에는 당연히 드라이 백작이 있었고
그 옆에는 특별 손님으로 온 아크와 아미가 있었다. 기존 수뇌부들 몇몇은 거기에 불만을 가졌으나 이내 아크가 보통 인물이 아님이라는 드라이의 말을 듣고는 인정하였다.
“자, 여기 우리가 점령해야 할 살보르 성은 우리 백작 성으로 가는 길목이다. 여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되찾아야만 한다. 여기에 좋은 의견이 있으면 가감 없이 말해주길 바란다.”
드라이는 의견을 모으고자한다.
“신, 바도르. 백작 각하께 간언을 드리옵니다.”
우락부락하고 고지식해 보이는 젊은 기사가 말한다.
“바도르 경. 말해보시오.”
백기사 중에 젊은 축에 속하는 바도르 경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예! 백작 각하. 살보르 성은 평지에 세워진 곳이옵니다. 여기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은 모두 창조주 안 님의 군사! 진정한 빛의 검이지요. 그들은 모두 죽음도 불사를 정도로 용감하옵니다. 그러하니 소신에게 선봉을 맡겨주시면 반나절 안에 성을 함락시킬 것이옵니다. 부디 저를 선봉장으로 세워 주십시오.”
드라이는 그런 바도르 경을 진정시킨다.
“바도르 경. 그대의 용기는 경의를 표하네만, 그리하면 많은 사상자가 생길 것이다. 나는 이들의 책임자다. 그들 모두를 따뜻한 가정이 있는 집으로 보내야만 할 의무가 있다. 그대의 의견에는 아직 젊은 혈기가 가득한듯하니 그대의 용기만 높이 사겠다. 다른 의견 있는가?”
드라이는 조용히 그의 의견을 물린다.
“라이언 백작 각하. 제가 한번 말해 보겠습니다.”
아크가 예를 갖추어 말을 하였다.
“제가 생각한 계책으로는 자신들끼리 싸우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크는 자기 생각을 말한다. 이후 드라이와 다른 가신들은.
“뭣이, 그런 방법이 있는가?”
드라이가 놀라 묻고.
“허! 말도 안 되는 소리.”
가신들은 저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을 하였다. 그러나 아크는 동요함이 없이 말을 이어갔다.
“백기사들과 성기사들의 공통점이 무엇입니까. 그들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빛의 속성 마법, 성법을 씁니다. 그리고 지금은 내전 중이라 약간의 차이를 두었지만, 갑옷과 제복은 서로 같습니다. 이것을 이용하면 될 것입니다.”
“흠, 아크. 자세히 말해보라.”
아크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계책을 드라이 백작과 가신들에게 말하였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가신들도 아크의 계책을 듣자 점점 빠져 들음을 느끼고 있었다.
‘보통의 아이라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정말이지......’
드라이는 매우 놀라고. 이후 계획을 세운 후. 드라이 백작은 크게 만족하여 가신들을 보내고 아크와 더욱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흠, 그렇게 하면 확실히 우리 쪽 희생은 적어지게 되겠군. 고맙다. 아크 이러한 계획이면 살보르 성을 되찾은 후 쉽게 수성을 할 수 있겠어.”
“드라이, 이번 전쟁은 속전속결로 끝내야 해.”
가신들이 없을 땐 편하게 말을 하는 사이가 되어 있는 드라이와 아크였다.
“그래. 부끄러운 일이지. 내가 힘이 없어서 내전이 일어나다니.”
드라이는 자괴감에 두 손을 얼굴에 모으며 말한다.
“아니야. 드라이. 그건 너의 탓이 아니야. 이건 누군가의 공작에서 일어난 거야. 내전도 그 뒤에 숨은 그들이 했을 거야.”
아크는 깊이 고뇌하는 드라이를 위로하였다. 막사에서 나온 아크. 아미는 이미 잠을 자러 개인 막사로 가였고 아크는 잠시 답답한 마음에 주둔지 근처를 돌아다녔다.
백기사들과 백작 군은 모두 합쳐 1천. 그런 그들이 움직이니 주변에 있는 괴물들은 감히 주둔지 근처에 올 생각을 안 하여 안전하였다.
그때 아크의 감각에 굉장한 마나의 움직임을 포착하였다. 마스터의 예민한 감각에 걸릴 만큼 세밀한 마나의 움직임이었다.
아크는 그 감각을 쫓아 내달렸다. 마나로 감각을 키우고 그 마나를 자신의 신체에 녹아들어 신체 감각과 운동신경은 메긴을 받아 데바가 되어 일반 사람의 한계를 넘어 초인의 경지였다. 아크는 일반 말보다 빠른 움직임으로 그곳에 다가갔다.
이윽고 도착한 그곳에는 얼굴이 관통된 오우거 한 마리 시체가 있었다. 지성이 없는 괴물들 중에서 숲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오우거는 범인(凡人)들이 쉬이 사냥할만한 괴물은 아니었다. 당장 아크만 하더라도 오우거를 상대하려면 전력을 다해야 할 정도이니 말이다.
그때 아크의 뒤쪽에 날카로운 예기가 느껴졌다.
쉬익! 쾅!
아크는 오라를 끌어올려 클레이모어에 맺히고는 바로 공격을 날렸다. 그때 뒤쪽 상대의 얼굴이 보였다.
“?, 란데르그!”
아크가 놀라고 말했고.
“아크? 조심하시오!”
란데르그도 놀라운 얼굴로 말하였다.
란데르그가 자신들의 길드원들을 데리고 라이언 백작에 합류하였다.
란데르그와 합류한 길드원들 그들은 하나같이 친근한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그들 하나하나가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를 내었다. 그리고 그들은 여태까지 아크와 만나온 사람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란데르그, 혹시나 했는데 역시 마스터의 실력을 갖췄군.”
아크는 자기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하하하, 이거 이 상황을 만들고도 모른 척할 순 없는 것이오.”
란데르그는 민망한 듯 웃어서 모면하려고 했지만, 아크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흐음~, 란데르그. 여기 있으신 분들을 소개해줘야지. 경지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고.”
아크가 란데르그를 안 놓아줬다.
“아차차 내 정신 좀 보오, 흠흠 여기 있는 자들은 모두 같은 길드원들이오. 모두 같은 신세들인 하프들이지.”
란데르그는 아크의 시선을 돌리고자 반응이 컸다.
“같은 신세들이라니, 그건 좀 말이 그렇다.”
길드원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지만, 아크는 왠지 마음이 시큰거렸다. 누아자의 딘 하트 그리고 아크가 란데르그한테 들었던 하프들이 받았던 대우들은 모두 눈물이 나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괜찮습니다. 아크 님. 여기 란데르그 님한테 듣기로는 예언의 아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분을 도움으로써 저희의 처지도 조금은 괜찮아 지리라 봅니다.”
길드원 중 갈색 피부의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가 아크에게 이야기하였다. 아마도 그나마 인간들과 닮고 어울리는 타락하지 않은 갈색 오크의 피가 섞인 하프 오크인 것 같았다.
“흠흠, 이야기는 그만하고 이만 백작 군 진영으로 가볼까 하오. 아크, 길을 안내해주시오.”
란데르그는 백작 군 진영으로 가고자 한다.
“그래, 여러분 저를 따라서 오시고요. 란데르그, 너는 도착하고 나서 나 좀 잠깐 보자.”
은근슬쩍 묻히길 원했지만, 마스터에 오르면서 눈치도 업그레이드된 아크의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된 란데르그였다.
※ ※ ※
갑작스러운 인원이 늘어남에 백작 군 수뇌부는 첩자가 아니냐고 불신했지만, 아크와 드라이 백작의 설명으로 조용히 넘어가게 되었다.
다음날.
아크는 란데르그와 같이 드라이 백작에게 가서 새로운 전술을 짰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아미는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을 하고 계속 자고 있었다.
전날에 짰던 아크의 전술에 란데르그의 최상급 마스터 경지의 실력과 엑스퍼트 경지의 다른 길드원들을 새로운 전략에 포함하였다.
사실 아크 일행이 다른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여러 강자를 만나왔지만, 일반적으로 엑스퍼트 경지도 굉장히 높은 경지인 것이 사실이었다.
여하튼 드라이 백작은 아크와 란데르그를 보면서 새로운 전략에 필요한 정보들을 물어보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