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19화 (19/155)

19. 첫 키스의 그 날 밤.

19. 첫 키스의 그 날 밤.

각기 디아우스들과의 이야기가 끝나자 다른 디아우스들은 천계에 있는 데바들과 여성 데바인 데비들을 모아 큰 축제를 하였다. 실로 오래간만에 정식 메긴을 내려서 이다.

그들은 축제를 즐기면서 새로운 메긴을 받은 데바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웅장한 궁전에 디아우스들의 축복을 받으며 서 있는 아크를 바라보았다. 이에 아크는 감회가 새로웠다.

자신이 인정을 받은 것에 대한 감회였다. 모두 축복의 말과 함께 미래에 대한 기대되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곤 밤새워 마시고 놀았다. 그 중 디아우스와 데바들 중 가장 술이 센 천둥의 디아우스 토르는 아크와 란데르그를 붙잡고 안 놓아 주었다.

“아이참, 토르 님 그만 먹이세요! 둘 다 이미 고주망태잖아요!”

아미는 둘 다 걱정되었는지 연신 토르를 말렸으나 듣지 않았다.

다른 여자 디아우스들은 이미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돌렸고.

남자 디아우스들은 자신이 거기에 안 끼어서 다행이라는 눈빛으로 아크와 란데르그를 바라보았다. 그들에겐 지독히도 독한 밤이었다.

※ ※ ※

지독히도 독한 밤이 가고 딘 가르드에 아침이 밝았다. 축제가 있었던 광장에는 술에 떡이 된 아크와 란데르그만이 남아있었다.

“으으 속이야, 란데르그 여기가 어디야? 천국인가?”

아크가 속을 부여잡고 말하고 란데르그는 정신을 못 차리는 와중에 겨우겨우 대답한다.

“천국이라면 천국이겠지 여긴 천계가 아니겠소.”

겨우 정신을 차린 후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보았다....... 창피함. 그 자체였다.

“어후! 쪽팔려 이거 어쩌지?”

아크가 얼굴을 감싸 쥐며 말하였고.

“어쩌겠소. 정면 돌파해야지.”

란데르그는 담담히 말한다.

아크와 란데르그는 정신을 차릴 겸 딘 가르드 궁전의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러 갔다.

※ ※ ※

딘 가르드 궁전의 목욕탕 그곳에는 몸집이 엄청나게 큰 데바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후후후. 이 정도면 어디 가서 안 꿀리지. 그럼. 후후후.”

목욕탕 안에 있는 거울로 자신의 몸과 가장 자신 있는 곳을 보고 자만심에 빠진 데바였다.

잠시 후.

그곳에 두 명의 잘생긴 청년이 들어왔다. 그 순간 그 데바는 둘의 얼굴을 보고 시기심이 들었다.

‘흥! 그래봤자 속은 애송-.’

데바의 시선이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얼굴과는 전혀 다른 거대한? 그것이 있었다.

뿌오오오!

“란데르그. 저기 저 데바. 우리들을 빤히 보는데 무슨 할 말 있나? 히히, 오래간만에 메긴을 받은 내가 신기하나? 내가 가서 말 걸어 봐야지.”

아크는 자신들에게 시선을 주더니 갑자기 의기소침해진 데바에게 다가간다.

“으아악, 오지 마!”

그 데바는 기겁을 하였다.

“왜 그래요?!”

“왜, 왜 그러시오”

한바탕 소동이 있고 나서 사실을 알고 난 아크와 란데르그는 속으로 자부심이 충만하여 딘 가르드의 궁전으로 갔다.

그런 후 다시 대궁전 홀에 갔다.

“와하하! 거기 약골들은 안녕하신가!”

어젯밤의 원흉 토르는 완전 멀쩡한 채로 아크와 란데르그를 맞이하였다.

“쳇!”

아크와 란데르그가 동시에 입맛을 다셨다.

그렇게 마시고도 멀쩡한 토르를 보니 어째서인지 패배감이 드는 아크와 란데르그였다.

‘어휴! 진짜. 진상 술고래이오!’

란데르그는 속으로 짜증을 냈고.

‘강해지면 술도 세지겠지. 그다음엔 한 판 더 입니다! 이 디아우스야!’

각자의 생각을 하고 아크와 란데르그는 겉으로는 당당한 척 앞으로 나가였다.

그때 아미가 아크 앞으로 다가와서 발로 까닥거린다. 아크는 그런 아미를 보고 몸을 낮춰 아미 눈높이에 맞춘다. 아미는 아크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붙여보더니 안심한 듯 숨을 삼킨다.

“후유~ 다행이다. 열은 없네.”

여자 데비(Dev)들은 그것을 보고 ‘어머’라고 하고 데바들은 ‘크크 흠’하고 고개를 돌린다.

※ ※ ※

좀 쉬고 나자 다른 디아우스들도 도착하였다. 그들은 다시금 중앙홀로 모여 아크 일행에게 다시금 축복과 축언을 해주었다. 천신들의 세계에선 축복과 축언이 일상인가보다.

“나. 엔릴과 나를 포함한 디아우스 12명의 축복으로 그대들의 앞길을 비추나니 창조주 안이시여 굽어살피소서.”

아크 일행은 예의를 갖추며 각기 디아우스들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금 바로 이그나이트 영지로 차례로 향하였다. 갈 때도 성대한 환영식이 이어졌다.

잠시 후. 도착한 이그나이트 영지에서도 파티를 열었다. 아크가 메긴을 받았기에 생기는 일이었다.

그 파티 하는 중 밤이 되었다.

아크는 유이를 후원으로 따로 불러내었다. 아크와 유미는 말이 없었다. '그동안 보고 싶었어.'라고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쑥스러움과 부끄러움이 일어났다. 둘은 처음 본 순간부터 좋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마치 둘 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원하는 기분을 느꼈다. 마침내 긴 침묵을 끝내고 아크가 말하였다.

“...... 나 드디어 메긴을 받았어.”

아크가 서문을 열었다.

“...... 그래. 너무 축하해. 아크.”

유이가 대답하고 또다시 시작되는 아크와 유이의 정적.

그러다가 아크와 유이는 눈이 마주친다. 축제로 주위는 시끄러웠지만, 아크와 유이 두 사람의 공간은 둘을 제외하고 아무도 침범하지 못하는 결계로 이루어진 것 같이 되었다. 그러다가 아크가 유이에게 다가간다.

“유이, 내가 모든 걸 끝내면 제레인트 마을로 가자. 그곳은 좋은 사람들이 많아. 너도 아마 마음에 들어 할 거야.”

그리곤 아크는 유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춘다.

쪽!

유이는 아크의 돌발행동에 잠시 당황했으나 아크의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에 감화되어 녹아든다.

며칠 뒤.

하운드 길드에서 연락이 왔다. 란데르그의 마법 통신 장치에 달린 지령을 따르면 아크와 란데르그에게 라이언 영지로 가서 하운드 길드가 받은 의뢰를 수행하라는 것.

일단은 라이언 영지의 하운드 길드로 가서 의뢰를 받는 것이 순서였다.

드디어 일이 시작되었다.

준비를 마친 후 나선 아크 일행은 이그나이트 영지를 떠났다.

각자의 꿈과 목표 그리고 연정을 품은 채. 아크는 자신의 정령 마인 파이어 볼트를 소환하여 북동쪽으로 몰았다.

아미는 아크의 말에 얻어 타고 란데르그는 자신의 말을 몰았다. 아크가 적당히 속도를 맞춰줘서 그렇지 잘못하다간 란데르그만 뒤처지게 생겼다.

“란데르그, 너무 느려, 하하하.”

아크가 웃으며 말한다.

“기다리시오, 파이어 볼트가 너무 빠른 것이오.”

란데르그는 힘들어하는 자신의 말을 다독이며 달려갔다.

“느림보 란데르그. 호호호.”

아미는 아크의 앞에 앉아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말했다.

그러고 나서 셋은 기분 좋게 라이언 영지로 향하였다. 그중 아크가 가장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크가 왜 이리 기분이 좋지 혹시!’

그것은 경고였다. 여자의 감이 총 발동된 아미였다.

아크 일행이 이동할 때 텔레포트 마법을 쓰면 가장 편하지만 그랬다간 위치 추적이 된다.

이그나이트 영지에서 그 난리를 겪은 후 적이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 잘못하면 뒤통수를 얻어맞을 수도 있기에.

추적을 방지하고자 한다면 아크가 최근에 본 카셀이라는 세이지 급의 마법사처럼 실력이 뛰어나야 한다.

이그나이트 영지는 본디 무(武)의 집안, 기사와 전사는 많았으나 마법사는 거의 없었다. 최소한의 마법 장치들의 가동을 위해 존재할 뿐.

하지만 이것도 좋았다. 쉘츠 제국은 서 대륙. 브란티아 대륙에서 북쪽에 위치하는 것만큼 겨울이 빨리 온다. 하지만 지금은 봄이 시작될 무렵 아크 일행은 동쪽으로 향하면서 자연의 기지개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였다.

그렇게 말을 몰아 몇 일 후.

아크 일행은 쉘츠 제국에서 중간대륙과 가장 가깝다는 라이언 백작 가에 도착하였다. 그곳은 유래가 오래된 성기사와 백기사들의 땅. 브란티아 대륙을 지키는 성스러운 곳이다. 그곳에서 아크는 과연 어떤 일을 맡게 될까.

벌써 가슴이 뛰는 아크였다.

※ ※ ※

라이언 백작 가는 마을을 감싸 안는 성벽이 특징이었다.

그것은 초대 백작의 의지로 한 사람의 한 사람이라도 지키고자 그렇게 하였다고 한다.

과연 숭고한 의지이다.

아크 일행은 라이언 백작 가의 성으로 들어가기 전에 빛의 디아우스 루 라바다가 한 이야기도 있고 실제로 하운드가 내린 의뢰에서도 자신의 양심에 맞게 일을 처리하라고 하여 사전 조사를 하였다.

그러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

라이언 백작 가는 대대로 백기사들의 성지이다. 백기사들이 어떤 자들인가 그들은 창조주 안의 대리인들이고 그 존재의 검이다. 물론 빛의 디아우스의 의지도 받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창조주 안을 수호하는 데바들의 수장인 빛의 디아우스이기에 따르는 것뿐이다.

창조주 안과 빛의 디아우스 이둘 중에 고르라면 당연히 창조주 안을 따르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 것이 당연한 곳에 창조주 안을 상징하는 문양은 잘 안 보이고 빛의 디아우스를 상징하는 문양들이 곳곳에 보였다.

하지만 그것까지는 아크 일행도 이해했다.

성서에 알려진 바로는 창조주 안은 세계가 창조된 이래 우주 법칙으로 존재하였고 이따금 자신의 정신에 감응하는 자들을 통해 세상에 자신의 정의를 내비쳤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예로 들어서 이그나이트 성의 지하 던전에 있는 아누의 시험인 그것을 만든 아누라는 감응 자처럼 말이다.

그것과 비교하면 빛의 디아우스는 영웅적인 업적을 쌓은 데바들이 빛의 디아우스 자리에 역임하였다. 천계와 인간계 이 모두에게 인정받은 자만이 데바들의 아버지. 즉 디아우스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지금 빛의 디아우스 자리에 있는 루 라바다도 인간의 기준에선 이미 오랫동안 사람들의 신앙이었다.

몇백 년 뒤에는 바뀌겠지만 인간이나 데바기준에서도 그건 먼 훗날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 아크 일행은 그렇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아미와 란데르그는 이미 오랜 세월을 산 존재 세월이 지나서 라이언 백작 가의 사람들도 생각이 바뀌었다곤 생각하지 않았다. 필시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아크, 여기 좀 이상해.”

아미가 입을 열었고.

“나도 그래 생각한다오.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구려.”

란데르그도 찬성하였다.

이에 아크는 아미와 란데르그의 말을 듣고 한번 조사 해보자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아크와 아미는 함께 란데르그는 혼자인 두 조로 나누어 백작 가의 성 주변의 조사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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