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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13화 (13/155)

13. 마스터 아크 VS 마스터 제노.

13. 마스터 아크 VS 마스터 제노.

이곳은 아크가 시험받기 위해 온 이그나이트 가문의 지하 던전. 그곳에서는 방금 아누의 시험을 치러 들어간 아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 아크의 성공을 비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크. 부디 성공해야 해.”

연보라색 털이 인상적인 고양이 신수 아미가 중얼거린다. 아크의 성공을 빌면서 기도하고 있다.

그 반면에 초조한 표정으로 아크가 들어간 아누의 시험의 문을 바라보는 붉은 머리에 녹색 눈동자로 보이는 청년. 즉 제노가 있었다.

‘아크가 시험에 통과하면 우리 가문은?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러한 생각이 드는 건 아크를 처음 보고 나서부터이다. 그때부터 왜인지 모르게 조금씩 불안하더니 이내 어떤 질투심이 샘솟았다. 그를 바라보던 란데르그는 제노의 그러한 낌새를 느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그나이트 가주의 표정이 수상해, 아미는 아크에게 정신을 쏟고 있으니, 나라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소이다.’

이렇게 이상한 분위기에서 유일하게 들떠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자는 바로 유이. 아크가 들어가기 전부터 아크에게 호감을 비추던 그녀는 아미처럼 아크가 성공하길 빌면서도 내심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유이는 아미에게 아크에 대해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아미 씨라고 했지요? 아크는 어떤 사람이에요?”

아미는 내심 짜증이 밀려왔다.

‘흥!, 아크를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저러지? 나 참 요즘 애들이란 흥!’

그러한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아미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유이에게 대답한다.

“아크요? 아크는 대단히 바보스럽고 먹보에 게으른 아이예요.”

아미는 사실과 거짓말을 섞으며 말하였다.

“네? 아크가요 설마요, 농담도 잘하시네요! 호호호!”

유이는 당연히 믿지 않았다.

그렇게 두 여인은 서로를 보며 눈에 스파크가 튀도록 서로를 노려본다.

한쪽에서는 아크의 위험과 경계를 하고 한쪽에서는 아크 때문에 두 여인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아크가 들어 간지 10분밖에 안 된 상황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때 아누의 시험의 문에 미세한 빛과 진동이 흘러나왔다.

번쩍!

파스스스!

이러한 현상은 점점 커지더니 이내 이그나이트 성, 던전 전체를 뒤흔들고 있었다.

쿠르르릉!

그러더니 문이 서서히 열리더니 이내 붉은 머리에 밝은 금안을 가진 잘생긴 청년이 걸어 나온다.

“아크!”

아미와 유이가 아크를 보자마자 아크에게 달려갔다.

“아크! 괜찮아?”

아미가 달려가자마자 아크의 몸 상태를 살피는데 이상한 것은 없었다. 그러다가 아크의 눈을 보니 전보다 깊고 심오한 눈빛을 가지게 된 것을 알아챘다.

“아미, 유이 씨 저는 괜찮아요. 그보다 시간은 몇 달이나 흘렸죠?”

몇 달이라니? 여기 온 지 겨우 10분 남짓 지났는데 무슨 소린가 싶어 아미는 아크의 정신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호들갑을 떨었다.

“아크! 도대체 왜 그래?”

“왜 그래? 라니? 내가 간지 몇 달이나 흘렀잖아?, 아~ 거긴 시간이 다르다고 했으니 며칠 흘렸나 보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려고 나선 이가 있었으니 그자는 유이이다.

“아미 씨 아누의 시험을 치른 곳은 명계 즉 저희완 다른 차원의 세계에요 그래서 체감 시간이 다른 거죠. 하지만 아크, 몇 달이라니요? 아누의 시험은 그곳 시간으로도 길어도 일주일을 넘지 않아요.”

이번에 당황한 것은 아크였다.

“네? 하지만 누아자 님과 같이 있는 시간이 몇 달 정도였는데!”

이러한 아크의 말을 듣던 중 표정이 돌변하면서 아크에게 다가간 자가 있으니 그는 제노였다.

“아크, 방금 누아자 님이라고 했나?”

아크는 제노의 표정에 흠칫하며 말을 이어 한다.

“네, 그분의 말로는 명계의 크로우 크루아흐 뱃속에 수련받았어요.”

제노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어째서 제가 아닌 이 녀석을 선택한 겁니까! 누아자 님.’

제노는 화를 가라앉히며 아크를 노려본다.

“그럼 프로미넌스는 배우지 못하였느냐?”

“네 프로미넌스가 아니라 누아자 님께 아케트라브를 전수 받아-?!”

그 말을 끝으로 아크는 뒤로 뛰어올라 검을 잡았다. 제노에게 강력한 살기와 알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너는 누아자라고 사칭한 잡귀와 수련을 했구나!”

제노는 살기를 거두지 않고 아크에게 쏟아붓는다.

“저도 맨 처음엔 사칭하는 자인 줄 알았지만, 이걸 보십시오.”

아크는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제노와 다른 이들에게 말하였다. 그리고 마법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드는데.

번쩍!

“이건 클라우 솔라스 아르드리의 4대 비보 중 하나인 신검입니다.”

아크는 은빛으로 빛나는 검인 클라우 솔라스를 꺼내 든다.

“저건!”

“진짜 클라우 솔라스이다.”

이그나이트 가문의 사람들은 아르드리 가문의 사람들답게 클라우 솔라스를 단박에 알아챘다.

그러나 이미 누아자인 것을 눈치를 챈 제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저건 가짜다. 저 녀석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제노는 억지를 부렸다.

파아앗!

그리고 제노는 마스터 급의 살기를 아크에게 쏟아내었다.

엄청난 살기에 모두 몸이 짓눌린 기분을 느꼈다.

‘이것 위험하오.’

란데르그는 눈치를 보며 자신이 언제 나서야 할지를 가늠해 보았다.

“으윽!”

“으윽! 오라버니.”

아미와 유이가 괴로워하였다. 이를 보던 아크는 결심하는데.

파핫!

아크가 손을 저으며 기운을 방출하자 제노의 살기가 사라진다.

“?!”

제노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란다.

그 누가 마스터의 살기를 거둔다는 말인가. 그건 그와 동등한 경지이거나 그보다 위의 경지인 자가 가능한 것이었다.

‘마스터?! 설마 브란티아 대륙 최연소 마스터의 탄생인가?’

제노는 기겁을 하였다. 분명 처음 올 때 기운을 살폈지만 잘 해봤자 아크의 경지는 엑스퍼트 상급이었는데. 어느새 마스터의 경지인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한편으론 불편했다.

“네놈!”

제노는 노성을 내었다. 이에 아크는.

“가주님. 부디 노여움을 거두시고 자세히 조사하여 주십시오. 저는 분명 누아자 님께 수련을 받았습니다.”

아크는 그때 누아자가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그래 누아자 님이 제노 가주의 기운이 이상하다고 했어. 분명 뭔가가 이상하군.’

아크가 그리 말하는 동안에도 제노 가주는 다른 이들에게 아크가 잡귀랑 계약했다고 떠들어 댔다.

그리고 해서는 안 될 말을 하는데.

“저 녀석은 예언의 아이가 아니다! 사실 전 가주님과 니르님의 관계도 확인된 것도 아니고 렌 사부만이 혼자 주장하는 것뿐이 아니더냐!”

꿈틀!

아크에게서 살기가 쏟아진다.

자신 부모님의 관계를 부정하고 자신의 사부인 렌 사부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제노에게로 말이다.

흠칫.

이에 제노와 다른 이들이 이번에는 아크의 살기에 짓눌린다.

“이놈!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살기를 뿌리느냐!”

그리고 제노가 머스킷을 쐈다.

탕!

콰앙!

마스터에 올라 한층 감각이 날카로워진 아크는 마력 총의 압축된 마력 탄을 피하였다,

‘역시 누아자 님께서 말씀하신 데로 제노에게 뭔가가 있어.’

아크가 피함과 동시에 란데르그는 활을 들어 화살에 오라를 주입하였다.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이그나이트 가문의 사람들이 란데르그의 행동을 저지하였다.

“뭐 하는 것이오! 방금 당신들의 가주가 아크를 공격하지 않았소!”

그러자 덩치 큰 이그나이트 가문의 기사가 대답하였다.

“그렇다고 해도 저분은 우리의 가주! 당신께서 함부로 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갑자기 급박한 상황에서 어찌할 줄 모르는 아미와 유이.

특히 유이는 제노와 아크의 사이에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때 제노가 큰 목소리로 모두가 들을 수 있게끔 소리를 높였다.

“나! 이그나이트 가문의 가주 제노 이그나이트는 아누의 시험을 안 보고 누아자를 사칭한 잡귀와 계약한 변절자를 처리하겠다. 이의 있나!”

그러자 이그나이트 가문의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외친다.

“이의 없습니다! 모든 건 가주님의 뜻대로!”

그러자 득의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제노는 아크에게 묻는다.

“아크! 이 변절자! 감히 신성한 아누의 시험을 망쳐? 내가 직접 심판해주마! 여긴 좁으니 정식으로 대련장에서 심판을 내려주마!”

예전 같으면 당황했겠지만, 경지가 마스터에 올랐고 누아자에게 딘 하트를 받은 아크는 크게 동요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란데르그와 아미는 결박당한 채로 대련장으로 향하였고 유이는 어찌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단 표정으로 초조하게 대련장으로 향하였다.

그러고 나서 대련장에 도착하자 그곳 대련장 중앙에는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아크와 제노가 자리에 섰다. 사람들이 들어오자 제노는 사람들에게 다시 말하였다.

“또다시 말하지만 나 제노 이그나이트는 변절자를 처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것에 동의하지 않는 자 있는가?!”

그러자 이그나이트 가문의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말하였다.

“모든 건 가주님의 뜻대로!”

제노는 아크를 노려보며 작게 속삭였다.

“내가 왜 이러는지 아느냐?”

마찬가지로 아크도 작은 목소리로 제노에게 대답하였다.

“우리 아버지들의 문제 아닙니까?”

“그래 맞다. 오래전에 나의 아버지가 보브에게 당한 치욕을 지금 내가 갚아주마!”

아크는 자세를 고쳐 잡으며 제노에게 클레이모어를 겨눈다.

지금 아버지 들 때부터 대물림되던 악연을 지금 그 끝을 내보려고 한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마스터들 간의 싸움!

그것은 무엇보다 숨을 조여 오고 침을 삼킬 생각도 하지 못한 분위기를 내었다.

아크는 제노의 전투 방식을 무기로 짐작하여 하이랜드 차지라고 알아차려 대응을 빠르게 파악하고 클레이모어를 다잡았으며 제노는 아크가 누아자에게 배웠을 새로운 기술인 아케트라브를 경계하며 둘은 탐색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크는 제노에게 결투 전 마지막 말을 건넨다.

“제노......”

아크는 결투가 시작되기 전에 제노에게 말을 건다.

“왜 그러지? 설마 나에게 겁을 먹은 것이냐?”

제노는 히죽거리며 대응한다.

“아니,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당신은 언제부터 가문에 뒤에 숨어 일을 꾸몄습니까.”

제노는 아크의 말에 자신의 치부가 들통 난 듯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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