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사냥개(Hound).
07. 사냥개(Hound).
아크는 계속 질문한다.
“하운드요?, 그건 뭐죠?”
아미는 아크의 무식함에 넌덜머리가 났다. 하지만 아크의 선생님이기도 해서 설명하기로 한다.
“그건 다른 용병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지금 우리가 있는 쉘츠 제국의 원조를 받는 좀 더 집요한 용병들이지. 참고로 대혼돈 이전에도 존재해왔던 집단들이야.”
란데르그는 아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끝에 끼어든다.
“용병보다 더 집요한 일을 하는 자들을 말하오.”
아크는 점점 알 수 없는 표정이 되어 가는데.......
“그냥 쉽게 용병이라고 하면 안 되나요?”
“허허,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지금 나를 보오. 3년째 이 산중에 있지 않소.”
아크와 아미는 놀라고 말한다.
“3년씩이나요? 왜 그렇게 오래 있었지요?”
란데르그는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어간다.
“휴~ 사실은 히포그리프의 알을 찾느라 그렇다오.”
“히포그리프요? 산에 서식하는 괴물 종이니 여기서 찾는 건 맞는데 왜 3년씩이나?”
아크의 궁금증이 멈추질 않았다.
“그게 나도 산중에 히포그리프의 알을 찾는 건 쉬운 줄 알았다오. 처음의 시작은 이렇소이다. 이 히포그리프는 어느 대상인의 애완동물이었는데 워낙 영악해서 그곳을 탈출했다 하오. 그러고 나서 몇 달을 찾아다녔지만 잡지 못 하였소. 이후 대상인은 그 영악한 히포그리프는 포기하고 대신 새로운 알을 거둬 키우려고 하는 거라오.”
“아하! 히포그리프대신 알!”
아미가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그렇다오. 처음엔 그 히포그리프만 잡아달라고 하였으나. 그놈은 워낙 영악해서 죽이지 않고는 차마 잡지 못 하였소이다. 그래서 아까 말처럼 주인이 대신 알이라도 가져달라고 하더이다.”
아크와 아미는 잠시 서로를 마주 보다가 이내 빙긋 웃는다.
“그거 도와 드릴게요!”
아미가 대표로 말한다.
“정말이오? 사람이 많을수록 수색하기 편하겠구려. 그럼 오늘 일한 것 말고도 따로 수고비를 주겠소이다.”
란데르그는 화색이 돌며 말한다.
“와! 그렇다면 더더욱 도와 드려야죠!”
아미가 만족한다는 듯이 좋아한다.
서로 이해득실에 따라 바뀌는 태도였다.
하룻밤이 지나고 다시 오후인데도 추운 산중 오두막 그곳에는 전날 긴급히 의기투합한 두 사람과 한 마리가 있었다.
“흐흐흐, 히포그리프랑 알이라 돈이 얼마나 될까?”
아미는 돈 계산을 하면서 기분 나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으....... 아미 너 이상해!”
아크는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소이다. 정말 이상하구려.”
그건 란데르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이 삼인조는 오두막을 나가서 어떻게 하면 히포그리프의 알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흠, 히포그리프는 어디에서 주로 출몰하죠?”
아미가 란데르그에 갸우뚱하며 질문한다.
“글쎄 말이오. 그놈은 워낙 신출귀몰해서 어떤 때는 산 중턱에 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산 깊은 골짜기에 있기도 하다오.”
“흠....... 그럼 일단 알을 낳았다고 했으니 깊은 골짜기에 있지 않을까요?”
아크는 경비대원들에게 배운 지식을 활용하며 말했다.
란데르그는 갑자기 손뼉을 딱! 치더니 생각난 곳이 있는지 고개를 돌렸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있소. 거긴 샤벨 타이거의 은둔처인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소이다. 지금 그곳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소이다.”
아크와 아미는 머리 위에 ‘!’가 뜨더니 그곳인 것 같다고 생각하여 이 삼인조는 그곳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여기는 깊은 골짜기인 샤벨 타이거의 은둔처.
그곳에는 알을 품고 있는 히포그리프 한 쌍이 있었다. 대상인의 우리를 벗어난 히포그리프 암컷은 숲속에서 만난 수컷 히포그리프와 사랑을 하여 깊은 산중에 알을 낳았다.
자신을 쫓아 집요하게 따라온 은발의 청년을 피해 이곳 샤벨 타이거들이 있는 골짜기에 알을 낳았다. 지금은 샤벨 타이거들이 없지만,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위험을 감수 한 만큼 잠깐은 그 은발 청년을 피할 수 있으리라.
설마 이곳까지 오겠나? 라는 생각이었다.
히포그리프 자신이 애완용으로 잡혀 산 것이 몇 년째던가 그리하여 자신의 새끼만큼은 그러한 고초를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한 걱정을 않은 채 있다가. 갑자기 산중이 시끄러워졌다. 그래서 히포그리프들이 살펴보니 자신들을 삼 년씩이나 쫓아온 은발 청년이 오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다른 이들까지 데리고 자신의 둥지를 찾아온 것이 아닌가!
※ ※ ※
겨울 산중은 굶주림으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샤벨 타이거의 무리는 무리 대장의 지시에 따라 이곳저곳을 사냥하러 다녔지만, 먹을 거라곤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리하여 실망한 채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오는데 낯선 짐승의 냄새가 나고 있다. 그것도 두 마리나 되는.
샤벨 타이거 대장은 무리를 이끌고 그 냄새를 쫓아 조심히 계곡으로 들어갔다.
※ ※ ※
“휴~ 이곳인가요? 제법 깊이 있네요. 아크, 너는 어때? 잘 보여?”
아미는 숨이 차는 듯 숨을 골라 쉬고 아크를 바라보았다.
“아니 여기는 잘 안 보여. 여기쯤이 맞나요. 란데르그 씨?”
아크는 란데르그에게 확인하였다.
“맞소이다. 여기가 한 번도 안 살펴본 그곳이외다.”
란데르그가 확답을 하는 순간. 히포그리프 한 마리가 아크 일행에게 무서운 기세로 다가온다.
“끼루룩”
“헉! 뭐야 찾은 거야? 이곳이 맞는구나!”
아크는 놀라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검을 뽑는다. 란데르그도 한발 뒤로 물러나며 화살을 꺼내는데, 다가오는 것은 히포그리프 뿐만이 아니었다. 그 옆에서 샤벨 타이거 열 마리가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아크, 란데르그 씨 조심하세요. 샤벨 타이거 들이몰려 들고 있어요.”
아미는 아크와 란데르그에게 경고하였다.
히포그리프 그리고 샤벨 타이거, 아크 일행은 서로를 겨냥하면서 대치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런, 진짜 범굴에 들어온 거였소이다. 이거”
긴박한 대치상황 그러나 그중에 히포그리프는 잠시 둘러보더니 자신의 둥지로 가는 것이었다. 위기 상황 속 가정을 지키고자 한 가장의 모습이었다.
“히포그리프가 무사해야 알도 구할 수 있소. 일단 샤벨 타이거들부터 처리합시다.”
아크와 아미는 이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이야압!”
아크는 기합을 내지르며 샤벨 타이거 중 우두머리처럼 맨 앞에 있는 놈에게 달려갔다.
무리생활을 하는 적은 적장만 잡으면 부하들은 자동으로 분열되기 마련이기에.
아크는 이점을 노려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에게 몸을 날렸다. 아크의 검에 맺히는 푸른빛 오라!
아크가 엑스퍼트에 올랐다는 증거였다.
“하압!”
아크가 검을 내지른다.
콰강!
후두두둑!
검이 안타깝게도 샤벨 타이거를 맞추지 못한 채. 그 아래에 있던 바위를 부쉈다.
그러나 실로 무지막지한 괴력.
샤벨 타이거들은 겁을 먹고 한걸음, 두 걸음 뒤로 물러나기 시작한다.
“어딜! 나의 화살 맛도 봐야지!”
란데르그는 화살 끝에 집중해서 푸른 오라를 형성하여 우두머리로 보이는 샤벨 타이거의 관자놀이에 저격한다.
피슝!
퍽!
정확히 관자놀이에 맞은 화살은 샤벨 타이거의 머리를 관통한다.
이에 겁먹은 샤벨 타이거들은 대상을 바꿔 만만한 히포그리프의 둥지를 노리는데.
히포그리들은 처절하게 알을 보호하려 한다.
샤벨 타이거들의 입장에선 긴 겨울 식량부족으로 시달렸는데 마침 먹이가 있으니 달려드는 것은 당연한 거였다.
그러한데 이 히포그리프들이 너무나도 처절하게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샤벨 타이거들의 공격으로 피투성이가 된 히포그리프. 하지만 가정을 지키고자 한 그들의 몸짓은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끼루룩!”
아크 일행은 그 모습을 보다가 히포그리프의 처절한 외침을 듣고는 히포그리프를 도와주기로 한다.
쐐 액!
쿵!
아크와 란데르그는 검과 화살을 날리며 샤벨 타이거들을 몰아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샤벨 타이거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이 자식들 그만 좀 하라고 너희들은 새끼들이 없냐?”
아크는 검을 크게 휘저으며 위협을 한다. 마지막을 란데르그가 하늘도 화살을 당겨 쏘더니. 오라를 머금은 화살은 하늘을 향해 날다가 무서운 속도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쿵!
쿠과강!
샤벨 타이거 한 중앙에 큼직 막한 크레이터가 생겼다.
“너희들이 상대를 잘못 골랐소. 이만하면 이제 포기할 때도 된 것 아닌 것 같소이까!”
그제야 사태파악이 된 샤벨 타이거들은 슬슬 뒤로 가더니 단체로 꽁무니를 빼기 시작한다.
이자들을 상대하다간 무리 전체가 전멸할 수 있겠다. 싶은 것으로 판단되었을 것이다. 아크 일행은 샤벨 타이거들을 쫓아 보내고 히포그리프의 둥지를 살펴본다.
그곳에는 피를 흘리며 새끼와 암컷을 지키고 경계하는 수컷 히포그리프가 있었다.
이를 보더니 아크 일행들은 마음이 뭉클 하기 시작 한다. 그때 아크는 란데르그에게 부탁을 하는데.
“저어 란데르그 씨 이 히포그리프는 그냥 포기하는 것이 어떨까요? 이 가족을 헤어지게 하고 싶지 않아요.”
란데르그도 난처하다는 듯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나도 그러고 싶소이다. 이 모습을 보니 왜 내가 3년 동안이나 쫓아다녔는지 후회가 되오. 그러나 이 의뢰를 인제 와서 그만둔다는 것은 좀......”
이때 아미가 끼어드는데
“란데르그 씨 저희가 돈이 좀 있으니 위자료는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네! 제발요.”
아미는 평소에는 돈을 아꼈으나 돈을 써야 할 때 쓰는 여장부적인 기질이 있었다.
이에 란데르그는 고민을 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소이다. 이번 의뢰는 포기하도록 하겠소이다. 근데 이곳에 둥지를 계속 두면 앞으로가 걱정인데.”
샤벨 타이거들이 다시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아미는 기뻐하며 란데르그의 고민을 날려버린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신수잖아요. 이 히포그리프랑 대화가 가능해요. 대화해서 이젠 안 쫓아다니니. 이만 안전한 곳으로 옮기라고 말할게요.”
아크와 란데르그는 동시에 ‘아!'라고 하며 아미에 맡긴다. 이내 아미는 히포그리프에게 다가가더니 뭐라고 중얼거린다. 처음엔 경계하던 히포그리프들이 점점 경계를 풀어 아미에게 집중한다.
잠시 후.
아미는 둥지를 나와 아크와 란데르그에게 다가가 말을 하는데.
“이 아이들이 알았대요. 이제 안 쫓아다닌다니 기뻐하던걸요.”
란데르그는 기뻐하며 히포그리프에 말한다.
“그동안 쫓아다녀 미안하구나. 가족들하고 잘살아라.”
아크와 아미는 만족하며 그 모습을 보곤 서로 보며 미소 지으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