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화
Chapter 52. 기적을 전해드립니다 (2)+(完)
어느새 어둑어둑하게 물든 거리.
민호는 검푸르게 변한 하늘을 올려다봤다. 몸을 훑고 지나는 차디찬 가을바람에 민호는 팔을 감싸 안으며 중얼거렸다.
“와, 이제 완전 가을 날씨네.”
“그러게요. 저번 주까지만 해도 엄청 더웠는데.”
“맞아. 무슨 일주일 만에 날씨가 이렇게까지 변하냐.”
날씨에 대해 한동안 이야기를 한 후.
민호는 하영을 힐끔거리더니 이내 다른 주제의 말을 건넸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좀 어떠셔?”
“음, 늘 똑같으세요.”
하영이 어색하게 웃었다.
그녀의 양모, 한유선은 강태진이 토벌된 직후, 교통사고를 당했다.
마치 그간 쌓아온 악덕에 대한 징벌을 받기라도 하듯 말이다. 중상을 입은 유선은 한 달이 지나도 깨어나지 못했고 결국 최근에 뇌사판정을 받았다.
모두가 그녀를 포기했지만 딱 하나, 포기하지 않은 이가 있었다. 바로 하영이었다.
하영은 뇌사판정을 받기 전부터 유선의 면회를 갔다. 그녀에 대한 기억 중에서 좋은 기억은 몇 없었지만, 그래도 어머니라고 매일 유선을 찾았다. 뇌사에 빠진 지금도 하영은 유선을 찾아 머리를 빗겨주며 그날 있었던 이야기들을 했다.
“그래도 안색이 좋아지신 것 같기도 해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진 모르겠지만요.”
뺨을 긁적이며 웃는 하영.
잠시 후, 민호와 발을 맞추며 걷던 중 하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오빠.”
“응?”
“월요일에 혹시 뭐하세요?”
“학교 가야지. 수업 있으니까.”
돌아온 대답에 하영은 조금 당황했지만 재차 질문을 던졌다.
“어, 그럼 언제 쉬세요? 공강 있는 날이요.”
“이번 학기는 공강 없는데······.”
쉬는 날이 없다는 말에 하영이 울상을 짓자 민호는 피식 웃었다.
“그래도 주말엔 괜찮아. 왜?”
“그게, 저번에 보려다 못 본 영화가 이제 곧 들어간다고 해서요.”
“아, 그거?”
민호가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여름에 개봉했던 로맨스 코미디.
원래 그때 보러 가려고 했지만 강태진 토벌 건이 겹치면서 무산됐었다.
“하긴 슬슬 들어갈 때도 됐겠다.”
날짜를 계산해보던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하영은 바로 말을 꺼냈다.
“그래서 보러 가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시면······.”
“난 상관없지만 지은이는 시간 된대?”
멈칫-
지은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하영은 순간 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살짝 떨어뜨린 그녀는 이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잠시 후, 다시 고개를 든 하영의 얼굴은 무언의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민호는 앞서 가느라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 연신 말을 이어나갔다.
“지은이 요즘 바빠 보이던데.”
“······지은이는 괜찮아요.”
“괜찮다고?”
“아뇨. 지은이는 아무래도 좋아요.”
대화가 묘하게 안 맞물려서일까?
아니면 조금 달라진 말투 때문일까? 걸음을 멈춘 민호가 뒤를 돌아봤다.
“전 오빠랑 둘이서 보러 가고 싶은 거니까.”
“나랑?”
민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잠시 후, 그는 가늘게 뜬 눈으로 놀리듯이 물었다.
“혹시 데이트 신청하는 거야?”
“네, 맞아요.”
“하하, 그럴 줄 알았······. 뭐?”
하영의 당돌한 대답에 민호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반면 하영은 태연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오빠가 예전에 그랬잖아요? 남한테 뺏기기 싫으면 침 발라두라고.”
민호의 코앞까지 다가온 하영.
그녀는 민호의 팔에 팔짱을 낀 채 웃었다.
“그래서 침 발라두려고요. 남이 뺏어가기 전에 먼저.”
“어······.”
“주말은 너무 늦고, 내일 저녁에 봐요. 저녁이면 괜찮으시죠?”
“어, 어. 저녁이면 괜찮긴 한데······.”
“그럼 제가 예약해둘 테니까 멋지게 입고 나와요. 저도 꾸미고 올 테니까.”
하영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마쳤다.
이어 그녀는 저 아래에 보이는 차량 한 대를 가리켰다.
“아, 저 먼저 가볼게요. 아버지가 나와 계셔서요.”
“그, 그래.”
“그럼 내일 봬요, 오빠.”
방긋 웃는 얼굴을 마지막으로.
하영은 주차된 차량을 향해 걸어갔다. 한편 홀로 남겨진 민호는 하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쟤가 원래 저런 성격이었나?”
당황해서 멍하니 있는 사이, 어느새 내일 약속까지 잡혔다.
그러자 민호의 어깨에 앉아있던 율이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딱 봐도 지금이 타이밍이다 싶어서 들이댄 거 같은데요?”
“엥? 그걸 어떻게 알아?”
“그야 저걸 보면 누구나 알죠.”
율이 앙증맞은 손가락으로 하영을 가리켰다.
“보세요. 귀가 엄청 빨개졌잖아요.”
“아······.”
민호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점점 사라져가는 하영의 귀가 새빨갛게 변한 모습을 본 탓이었다. 비단 귀 뿐만이 아니었다. 가로등에 언뜻 비치는 얼굴도 터질 듯이 빨갛게 익어있었다.
“그나저나 뭘 그렇게 당황하세요.”
그때 율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이었다.
“주인님도 사실 알고 있었잖아요?”
“응, 예전부터 저렇게 티를 내는데 못 알아차리는 게 이상하지.”
민호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도 사귀지 않았다는 건, 주인님은 별로 안 좋아하나보네요.”
“아냐, 나도 기쁘지. 근데······.”
하영은 그를 가족이 아닌, 남자로서 좋아한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건 그녀의 입양이 확정됐을 때부터였다. 하지만 민호는 은연중에 계속해서 하영과 거리를 벌렸다. 그땐 곧 입양을 가게 될 사람과는 정을 떼어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으니까.
그것 말고도 이유는 또 있었다.
일단 집안부터가 어울리지 않았다.
고아 출신에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대학생과 유명한 피아니스트의 수양딸. 소설 속, 혹은 영화나 드라마 속이라면 이어져도 이상할 게 없었겠지만 현실은 달랐다.
어렸을 적부터 현실 속에서 살아왔던 민호였다.
그래서 민호는 포기했다. 그리고 애써 하영을 멀리했다. 하지만 하영은 포기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시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 사실에 민호가 착잡한 표정을 짓던 그때.
“주인님.”
율이 말을 걸었다.
그녀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붉은 실의 인연, 혹시 기억하세요?”
“어, 분명 전생에서부터 이어진 인연이라고 했었나?”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망이의 소원을 들어주던 당시. 그는 소망이의 주인인 은희의 꿈속에서 ‘붉은 실의 인연’에 대해들은 적이 있었다.
“맞아요. 인간의 말로 풀어 말하면 천생연분이라고도 하고, 또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도 불러요. 사실 붉은 실의 인연이라면 결국에는 다 이어지게 되어 있어요. 어느 한 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지 않는 이상.”
“그렇구나.”
민호는 신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근데 갑자기 그 얘기는 왜 하는 거야?”
“주인님도 한 번 들이대라고요.”
“뭐?”
뜬금없는 말이 나와 당황한 걸까?
민호가 멍하니 되물었다.
그러자 율은 대답 대신, 봇짐에서 뭔가를 꺼냈다. 가위와 실타래. 이어 그녀는 자그마한 손으로 민호의 볼을 톡- 하고 두드렸다.
그러자 곧 놀라운 것이 보였다.
“이건······.”
민호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그의 가슴에서부터 붉은 실 하나가 뻗어 나왔기 때문이었다. 붉은 실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저 멀리 차에 타고 있는 하영의 모습이 보였다.
이내 민호는 깨달았다.
“······아.”
그에게서 뻗어져 나온 실이 하영과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곁에서 이 광경을 보던 율은 개구쟁이처럼 씨익 웃었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잖아요. 분명 잘 어울릴 거예요.”
율의 대답을 끝으로.
민호는 우두커니 서서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민호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도 뭔가 웃긴 생각이 들었는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설마 너한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제가 어때서요?!”
“그야 딱 봐도 솔로일 것처럼 보이잖아.”
민호의 지적에 율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이 소리쳤다.
“실례에요! 이래봬도 한때 질풍의 카사노바 율이라고 불린······. 앗!”
흥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가던 그때.
율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어딘가로 모습을 감췄다.
“뭐야? 말하다말고 어디 갔어?”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율의 행방에 민호가 당황한 표정을 짓던 그때.
그녀가 모습을 감출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모습을 드러냈다.
“민호야.”
“······!”
낯익은 목소리.
동시에 이 자리에서 들려와선 안 될 목소리.
고개를 돌린 민호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오랜만이야. 그동안 잘 지냈어?”
그의 앞에 서있는 이는 십대 후반의 소녀.
민호는 얼굴을 차갑게 굳혔다.
“······류화연.”
***
인적이 드문 이름 모를 공원.
그때 벤치에 앉아있던 류화연이 입을 열었다.
“널 다시 만났던 때도 이런 공원에서였지.”
비가 세차게 내리던 밤.
당시를 떠올리듯 류화연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한편 민호는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러고는 이내 본론으로 들어가 대뜸 질문을 던졌다.
“또 날 설득하러 온 건가?”
그가 생각하기로 류화연이 다시 찾아온 이유는 그것 외엔 없어보였으니까.
하지만 류화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직 답을 찾지 못했어.”
“무슨 문제에 대한 답이지?”
“지금이라도 전생의 기억을 따라야하는 건지에 대해서.”
류화연의 얼굴이 착잡하게 물들었다.
카페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표정이었다.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새하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들어 말했다.
“그래서 일단 보류로 두기로 했어.”
“보류?”
“응. 지금은 내가 알지 못하는 미래니까.”
그녀는 전생의 기억을 기반으로 전생보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미래 자체가 달라진 지금,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류화연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일단 지켜보기로 했어. 네가 어떤 길을 걸어 나갈지.”
아직 판단 자체를 내리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류화연은 한 발 물러서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이 말을 전해주고 싶어서 온 거야. 그리고 작별인사도 할 겸.”
작별이라는 말이 흘러나오자 민호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럼에도 놀란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류화연은 씁쓸한 미소와 함께 대답을 이어나갔다.
“한동안 만나지 못할 거야. 좀 더 많은 전생을 떠올리고자 잠에 들 예정이거든.”
전생의 기억을 기반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신의 대리인.
그래서 그녀는 길이 막혔을 때에도 전생에서 답을 구하고자 했다.
대답을 마친 류화연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니까 내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말해봐.”
“물어보고 싶은 것?”
“응, 나는 네 미래였던 기억을 알고 있으니까.”
류화연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뭐든 가르쳐 줄게.”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강력한 유혹.
거부하기 힘든 제안에 민호는 망설였다. 류화연은 재촉하지 않은 채, 잠자코 민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로부터 얼마 후, 민호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입을 열었다.
“······딱 하나, 궁금한 게 있어.”
“뭔데?”
사람은 모두 불확실한 내일에 기대어 산다. 그렇기에 미래를 알고 싶어 할 수밖에 없다.
류화연은 짙은 미소를 지으며 민호를 응시했다.
“너라면 알고 있을 거야. 내가 지금 가장 가지고 싶어 하는 능력이 뭔지.”
그녀가 정말로 민호의 삶을 살았다면, 알 수 있을만한 능력. 그가 전달자가 된 순간부터 줄곧 가지고 싶어 했던 능력.
민호는 긴장된 얼굴로 질문을 이었다.
“그 능력, 나중에는 얻을 수 있어?”
“어······.”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들었던 탓일까?
류화연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원래의 표정을 회복한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래를 아는 것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지. 다만 내가 알고 있는 건······.”
잠시 말을 흐린 류화연.
곧 그녀의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맺혔다.
“나중에 1급 전달자가 돼서도 보상 일부를 환전한다는 것 정도야.”
“이런 젠장.”
민호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이를 본 류화연은 결국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그래도 너무 실망하지는 마. 전생과는 다르게 새로운 선택을 했으니, 미래가 바뀔지도 모르잖아?”
한참을 웃던 류화연은 눈가에 맺힌 이슬을 훔쳐냈다.
다채로운 표정 변화를 끝으로, 그녀는 작별인사를 건넸다.
“그럼 잘 지내. 언젠가 또 보자.”
“다신 오지 마. 그땐 미래 누나를 부를 거니까.”
민호가 사납게 으르렁거렸지만 류화연은 개의치 않았다. 싱긋 미소를 지어보인 그녀는 처음 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연기처럼 모습을 감췄다. 홀로 남겨진 민호 역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공원에서 나와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를 걷던 중.
별안간 민호가 걸음을 멈췄다.
[전달자님, 전달자님.]
[헤헤,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갑작스럽게 들려온 비단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그러게. 오랜만이네.”
반가운 음성에 민호는 씨익 웃었다.
그러고는 곧장 그를 부른 이유에 대해 추측했다.
“혹시 임무가 내려온 거야?”
[네! 바로 맞히셨어요.]
[어, 그게 마감시간은 없지만······.]
[지금 바로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상이 이 근처에 살거든요.]
그 말과 함께 임무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밤부터 새벽까지 청소를 하는 환경미화원에게 기적을 전하는 임무.
대략적인 정보를 파악한 민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전달하러 가볼까?”
[헤헤, 네!]
[오늘도 힘내세요!]
비단의 응원을 받으며 민호는 씨익 웃었다.
그러고는 기적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어느 선인을 떠올리면서.
민호는 품속에서 도깨비 수염을 꺼내 붙였다.
잠시 후, 골목에서 허름한 행색을 한 노인이 걸어 나왔다. 이어 노인은 거리를 오가는 수많은 인파에 뒤섞여 모습을 감췄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기적을 전해드립니다. (完)
[작가 후기]
안녕하세요. 남철우입니다.
우선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이렇게 완결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적을 전해드립니다>는 ‘소외된 이웃, 혹은 주변에서 선행을 베풀며 살아가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써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된 작품입니다.
그래서 작중에 나오는 모든 에피소드는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각색, 재구성하여 집필했습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쓰는 이야기들인 만큼, 많은 뉴스기사와 인터뷰 등을 찾아봤습니다. 그 중에는 제가 대학 시절 경험했던 에피소드도 있었고, 뉴스나 신문 등에서 간혹 보도되었던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서 돈을 벌었으니, 그 중 일부는 그분들에게 돌아가는 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독자님들께 받은 후원금, 그리고 문피아 작가 정산금의 절반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돌아갔습니다. 후원자 명단 입력이 가능한 곳에는 ‘문피아, <기적을 전해드립니다>독자님 일동’이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지금껏 제 소설을 한 편이라도 봐주신 독자님들께선 독거노인들을 위해 먹거리를 지원하셨고, 소녀소년가장을 위한 학자금, 장애아동을 둔 가정, 미혼모 지원, 유기견 보호단체에도 손을 보태셨습니다.
사실 소방관 쪽에도 기부금을 전하고 싶었으나, 원칙적으로는 기부를 할 수 없다고 하여 ‘소방관 기부 가방’이라는 걸 구매해서 가족 및 지인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사담이지만 소방관들이 입었던 폐방화복을 수거해 만든 가방이라서 그런지, 받고난 이후에 조금 울컥하는 기분도 들더군요. ㅎㅎ)
그간 <기적을 전해드립니다>를 쓰면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작가로서도,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저도 얼마든지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점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쓰면서 정말 즐거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전부 독자님들이 함께 해주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ㅎㅎ)
지금까지 <기적을 전해드립니다>를 사랑해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남철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