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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전해드립니다-61화 (61/182)

61화

Chapter 17. 새로운 팀 (1)

Chapter 17.

새로운 팀

기존에 흡수한 능력이 워낙 많은 탓일까?

민호의 상태창은 상당히 방대한 정보량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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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7급

*이름: 공민호

*나이: 만 24세

*직책: 신의 대리인: [전달자]

*공덕: 527 [봉인]

*악덕: 50 [봉인]

*성향: 소선(小善)

*달성도: 15/100

*고유능력: [흡수吸收], [심안心眼], [증폭增幅], [공덕상승], [일격필살一擊必殺], [주신酒神의 은총]

*추가능력: [신체 강화], [기억력 강화], [요리사의 손], [이해력 강화], [가왕의 열창], [웅녀의 잔향], [장수의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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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가 상태창을 거의 다 살펴볼 무렵.

비단이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8급부터는 타인의 상태창 중에서 ‘나이’가 해금돼요.]

[이후 ‘인간’에 한해서 나이를 파악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비단의 말에 민호는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럼 성향은 언제부터 볼 수 있어?”

민호가 보지 못하는 상태창 정보는 나이와 성향. 그 중에서 나이는 해금됐지만 성향은 아직 보인다는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율이 민호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마 6급부터 가능할 거예요.”

“그렇구나.”

민호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중 별안간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차미래.

이에 율은 궁금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토벌자님이네요. 무슨 일일까요?”

“그러게. 일단 받아보자.”

통화 버튼을 누른 민호는 이내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댔다.

“여보세요.”

민호가 전화를 받기가 무섭게.

건너편에서 특유의 밝은 음성이 들려왔다.

-야호! 민호야, 혹시 지금 통화 괜찮아?

“어, 네. 뭐 지금은 괜찮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아아, 별 건 아니고 방금 서울 도착했거든. 그래서 한 번 전화해봤어.

“벌써요?”

민호가 놀란 듯 물었다.

가평에서 돌아온 뒤 미래는 강원도 홍천으로 향했다. 그리고 떠나기 전에도 한동안 거기서 머물러 있다가 올 것처럼 말했었다.

그런데 벌써 돌아왔다고?

민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렸거든.

미래는 기분이 좋다는 듯 웃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지금 시간 괜찮지?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싹-

민호는 순간적으로 오한이 드는 걸 느꼈다.

뭔가 불안한 기분이 엄습했다.

그래서 민호는 어색한 목소리를 애써 감추며 말을 얼버무렸다.

“아니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조금 힘들 거 같은데······.”

“오빠! 앗, 통화 중이신 거예요?”

그때 타이밍 좋게 돌아온 지은.

이에 민호는 휴대폰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반색하며 물었다.

“으응, 별 거 아니야. 그보다 이제 집에 가는 거야?”

지은을 데려다준다는 핑계로 미래의 초대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세상일은 민호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아니요. 저, 그게 오늘은 다 같이 회사에서 공연 리체크하기로 해서 저는 따로 갈 거 같다고 말씀드리려고 왔어요.”

“엥? 그, 그래?”

마음 같아선 붙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민호는 이 일이 지은에게 있어서 기회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 열심히 하고 내일 보자.”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지은이 밝게 소리쳤다.

그 작별인사를 끝으로 그녀는 다시 시혁에게로 향했다.

민호가 지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무렵.

잠시 내려뒀던 휴대폰에서 미래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엿듣고 싶어서 들은 건 아니지만······.

웃음기가 가득한 미래의 목소리.

-네 일, 방금 끝난 거 같은데?

뒤이어 음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민호는 황급히 헛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

“크흠! 아니요. 이거 말고도 다른 일이······.”

-후후. 우리 민호, 누나가 어떤 고유능력을 가졌는지 잊어버렸구나?

그 말에 민호는 그대로 굳었다.

미래가 가진 고유능력은 진위를 판별하는 것.

대상의 얼굴이나 목소리로 거짓말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 파악하는 능력이었다. 이런 타이밍에 저런 말을 한다는 소린 즉, 민호의 수작이 들통 났다는 것과도 같았다.

-다시 기회를 줄게. 지금 시간 괜찮지?

협박처럼 들리는 한 마디에 민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

그날 밤.

민호는 회사에 차를 반납한 뒤, 지하철을 탔다.

미래와 만나기로 한 곳은 사당역 인근의 한 치킨 집.

그는 밤 8시를 넘길 시각이 되어서야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아, 맞아. 이거 써야지.”

민호가 꺼낸 건 [허름한 도깨비 가면].

일전에 미래에게서 선물 받은 보물이었다. 미래는 이를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었다.

앞으로 자기를 만나러 올 땐, 무조건 가면을 쓰고 오라고.

“빙의 능력을 가진 마인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지.”

신중해서 나쁜 건 없다. 그렇게 생각한 민호는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가 도깨비 가면을 썼다.

그러자 순식간에 변한 민호의 얼굴.

“좋아, 완벽해.”

휴대폰 화면에 비친 본인의 모습에 민호가 씨익 웃었다.

이어 민호는 치킨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단번에 정체를 들켰다.

“어, 민호야. 이쪽이야!”

미래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가게에서 제일 구석진 자리였다.

한편 민호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

“어떻게 저인 줄 아셨어요?”

“그 정도 보물도 꿰뚫어보지 못하면 내가 어떻게 2급 토벌자가 됐겠어?”

미래는 뭐 그리 당연한 걸 물어보느냐는 듯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별안간 민호의 얼굴을 가리켰다.

“그보다 여기선 가면 벗어도 돼.”

“네? 왜요?”

“내가 미리 다 확인했으니까. 반경 3km내에는 마인 한 마리도 없어.”

그녀의 말에 민호는 알겠다는 듯 도깨비 가면을 벗었다.

이어 율에게 가면을 맡기던 그때, 미래의 말이 이어졌다.

“오랜만이네. 그간 잘 지냈어?”

“일주일도 안 됐는데요, 뭐. 그런데 진하 형은요?”

“불러내려고 했는데 예전에 은퇴했던 선배랑 만난다고 좀 많이 늦는대.”

미래가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그러더니 곧 민호를 흘겨보며 핀잔을 주듯 말했다.

“그래도 누구처럼 거짓말은 아니더라고.”

“큼큼! 치킨이나 시키죠.”

민호는 헛기침과 함께 메뉴판을 집어 들었다.

그러자 미래도 시선을 거뒀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메뉴를 선택했다.

“이거랑 이거, 그리고 이것도 시키자. 저기요! 주문할게요.”

그녀가 주문한 건 치킨 세 마리와 콜라.

심지어 콜라는 1.5L짜리로 세 병이었다. 엄청난 양에 민호는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이렇게나 많이 시켜요?”

“응? 원래 1인 1닭 하는 거 아니야?”

“진하 형은 늦게 온다고 했잖아요.”

“아아, 이건 다른 애가 먹을 거야.”

“다른 애요?”

민호가 눈살을 찌푸린 얼굴로 물었다.

다른 사람이 또 온다는 얘기는 듣지 못한 탓이었다.

그러자 미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창밖을 가리켰다.

“엉. 마침 저기 오네.”

미래의 대답과 함께.

민호는 반사적으로 미래가 가리킨 곳을 쳐다봤다.

딸랑-

출입문에 매달아둔 작은 종이 울렸다.

이어 미래가 가리킨 이가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짙은 검은색 머리카락을 숏 컷으로 자른 여성. 청바지에 체크무늬 남방을 입은 그녀는 머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예쁘장한 외모를 자랑했다.

다소 특이한 점은 훤칠한 체구와는 달리, 비교적 앳된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많이 쳐줘야 이제 막 대학생이 된 것 같은 나이 대였다.

저벅 저벅-

무표정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여성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미래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러자 미래는 반갑다는 듯이 웃었다.

“어서와! 치킨은 미리 시켜뒀어.”

“예, 사부.”

무뚝뚝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민호는 목소리보다 그 안에 담긴 내용에 집중했다.

‘사부라고?’

왜 미래를 사부라고 부르는 걸까?

이에 민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때, 어느새 다가온 여성은 미래의 옆에 착석했다. 뒤이어 그녀는 민호를 똑바로 쳐다봤다.

그러더니 돌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선배.”

“······선배?”

“예,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아서요.”

민호가 멍하니 되묻자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에 민호는 미래에게 시선을 돌렸다.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

미래는 낮은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혹시 내가 홍천에 간다고 했던 이유, 기억해?”

“네, 분명 토벌자 후보를 키우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가평에서 서울로 돌아온 직후.

미래는 싹수가 있는 토벌자 후보를 키우기 위해 홍천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민호가 이를 떠올리던 무렵, 그의 머릿속에 흩어져있던 퍼즐조각이 하나씩 맞춰졌다.

“어, 설마······.”

민호가 그럴 듯한 추측을 떠올린 그때.

미래는 웃는 얼굴로 여성을 소개했다.

“소개할게. 이번 세대의 새로운 토벌자. 소혜진이야.”

“9급 토벌자, 소혜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

딱딱한 목소리와 함께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혜진.

민호는 그녀의 인사를 받으며 눈앞에 상태창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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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혜진

*나이: 만 17세

*공덕: 1,003

*악덕: 99[고정]

*성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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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마찬가지로 악덕은 99에서 고정된 상태.

상태창을 살펴보던 중 민호의 시선이 나이에서 멈췄다.

이어 그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고등학생이잖아요?!”

“응, 맞아. 올해로 1학년이었나?”

“2학년입니다, 사부.”

혜진은 공손한 어조로 대답했다.

강원도 홍천에 살던 그녀는 저번 주말,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됐다고 한다.

마침 미래가 홍천으로 향했을 무렵이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이사하는 걸 도와줬지 뭐야.”

미래가 어깨를 으쓱였다.

이어 혜진을 돌아보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서울로 이사한 이유가 뭐였지?”

“······다섯 번째로 말씀드리는 거지만, 아버지가 군인이시기 때문입니다.”

혜진이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그녀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민호도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느 학교를 다니고, 미래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그리고 지난 주말에 함께 했던 협동임무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렇게 서로의 이야기가 끝난 뒤.

민호는 다시 한 번 혜진의 상태창을 살폈다.

아까는 생각보다 어린 나이에 놀란 탓에, 미처 다 살펴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민호는 그녀의 상태창에서 재미있는 특징 하나를 발견했다.

“그런데 이제 막 토벌자가 된 것치고는 공덕이 많네요.”

바로 공덕이 상당히 많이 쌓여있다는 점.

민호가 전달자가 됐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민호는 전달자가 되자마자 기존에 있던 모든 공덕과 악덕이 봉인됐었으니까.

그때 미래의 대답이 이어졌다.

“토벌자는 전달자랑 달리, 선발되는 과정이 좀 복잡하거든.”

의문이 완전히 풀린 건 아니었지만 민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그런 것까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탓이었다.

“아무튼 오늘은 앞으로 다 같이 잘 해보자고 부른 거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편히 있다가 가. 오, 치킨 나왔다.”

치킨 세 마리와 콜라 세 병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킨을 보고 있노라니 절로 군침이 넘어갔다.

“잘 먹을게요.”

“잘 먹겠습니다, 사부.”

때마침 나온 치킨 덕분일까?

민호와 혜진 사이를 가득 메웠던 어색한 분위기가 다소 옅어졌다. 본격적으로 신의 대리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혜진은 놀라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럼 선배는 전달자가 된 지 3개월도 채 안 돼서 7급까지 오르신 거군요. 대단합니다.”

“맞아. 저 정도면 상당히 빠른 속도지. 물론 나만큼은 아니지만.”

뜬금없는 미래의 자화자찬에 민호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고는 혜진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큼큼! 혜진아.”

“네, 선배.”

“선배 말고 그냥 오빠라고 불러도 돼.”

“저는 이게 편합니다.”

혜진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즉답했다.

생각지 못한 반응에 민호가 입을 닫자, 혜진이 말을 이었다.

“나중에 좀 더 편해지면 그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그래. 네가 편한 대로 해.”

어색하게 웃은 민호는 콜라로 목을 축였다.

잠시 후, 그는 문득 떠오른 의문을 입 밖에 냈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이면 따로 시간 빼기 힘들지 않아?”

“힘들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계약을 했으니까요.”

“계약?”

민호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미래가 설명을 덧붙였다.

“신의 대리인이 될 때 하는 계약 말이야. 전달자는 안 하던가?”

“아, 그거요?”

민호는 깨달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 혜진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어머니께서 다시 편찮아지십니다.”

“······뭐?”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전 임무에 충실해야합니다.”

임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머니가 편찮아진다?

난데없는 대답에 민호는 해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미래를 쳐다봤다.

“이건 또 뭔 소리에요?”

“아까 말했지? 토벌자는 선발되는 과정이 좀 복잡하다고.”

미래는 쓰게 웃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새로운 토벌자를 뽑기 위해서는 5급 이상의 토벌자가 있어야한다.

그리고 5급 이상의 토벌자는 제자를 선택해서 키운다.

이후 몇 가지 테스트를 거친 후에, 제자는 정식으로 새로운 토벌자에 임명된다.

천계에 의해 선택되는 전달자와는 달리, 다소 복잡한 선발과정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민호가 고개를 끄덕이던 무렵.

돌연 미래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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