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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왕 아르투르-154화 (15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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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르의 성검이 스스로 황금빛을 내며 위로 떠올랐다. 아르투르와 그의 일행들은 이미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기에 태연히 바라보았지만 레니에 대장과 장교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웅성거렸다.

“폐, 폐하. 이게 뭡니까? 저, 저 마법은?”

태연히 답하는 아르투르.

“나도 잘 아는 것은 아니네. 일단 지켜보지.”

성검은 처음에는 눈이 부실 정도의 광채를 내뿜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빛의 세기는 줄어들고 색깔은 황금빛에서 녹색으로 변하더니, 구름처럼 한 지점으로 모여들어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 네 선언 덕분에 나도 나오지 않을 수가 없구나. 아르투르. -

여인의 청명한 소리가 울리자 모든 사람들은 그 압도적인 존재감과 신성한 목소리에 홀려 절로 시선을 옮겼다. 빛이 만들어낸 것은 순백의 여인의 형상이었다. 물에 젖은 어깨 사이로 흘러내리는 머리카락과, 이마에 새겨진 물결무늬 문신에서 모두 푸른빛이 번득였다. 물질이 아닌 광원에 불과했지만 이 여인의 존재감은 좌중을 완전히 압도하였다.

그녀는 그 기운 자체로 경외 받아 마땅했으며, 신성하기 그지없었다. 누구나 경외심을 가져마땅한 존재에게 정중한 태도를 취했다. 특히 힐데군드를 비롯한 북구인들은 지극한 존중을 보였는데, 고개를 조아리거나 엎드려 절하는 자도 있었다. 문명인들은 뒷걸음질을 쳐서 도망치거나, 압도당한 채 침묵을 지켰다.

“맙소사! 이 존재는… 대체 뭐냐? 네가 마법 검을 통해 이야기한다는 존재가 이런 마녀였나? 이건 우리가 해치운 악마보다 더 강하잖아.”

레오폴트는 경악한 목소리를 내뱉으며 뒤로 물러섰다. 공포를 느낀 그는 단숨에 검을 뽑아들었지만, 엘라카르시스는 아무런 위협을 느끼지 못하는 듯, 어린 아이의 재롱을 바라보는 표정이었다. 그런 태도가 더욱 레오폴트의 공포를 자극했다.

“물러서라! 마녀야! 누구도 너를 이곳에 부른 적이 없다!”

- 건방진 아이야. 이 땅은 원래 우리들의 것이었으니 원하는 곳에는 어떤 곳에든 갈 수 있단다. 네가 정말로 위대한 군주가 되고 싶다면 겸손함을 배울 필요가 있겠구나. -

“너야말로 건방 떨지 마라. 나는 데네토르 왕국의 왕자이며, 위대한 오‘데르만 왕조의 후계자 중 하나다. 힘 좀 쓰는 지역 신 같다만….”

엘라카르시스는 피식 웃더니 오른손의 검지를 들어 레오폴트를 가리킨 후,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레오폴트의 몸은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양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절하는 모습이 되었다.

- 잘 안다. 아이야. 너희 가문은 나의 총애를 받아왔으니, 더 큰 경의를 표해야 마땅하니라. 은혜를 잊어서야 쓰겠느냐? 네 아버지도 그렇고, 너흰 정말 당돌하구나. 오늘을 잊지 말거라. 레오폴트. 신들 앞에선 황제건 가장 비천한 노예건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똑같이 늙어죽을 필멸의 인간이 뭘 그리 복잡하게 따진단 말이냐. -

레오폴트는 자신이 상대에게 아무런 위협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실감하며 무력감에 몸을 떨었다. 반면, 저 자는 자신이 말하는대로 자신에게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터였다. 지금은 승복하는 것 외에 도리가 없었다.

다음으로 엘라카르시스의 시선이 향한 곳은 북구인들이었다. 그녀는 북구인들과 한명 씩 시선을 마주보며 귓가에 무언가 속삭여주다가, 힐데군드에 이르자 눈을 크게 뜨고 멈추었다.

- 겨울의 딸이 왜 문명지에 내려와 있느냐? 너희 신을 모시는 의무는 어디다 내팽개치고? -

힐데군드는 사나운 평소의 모습과 달리, 천진난만한 젊은이답게 생동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재미가 없어서 다른 거 해보러 내려왔어요.”

- 안칼라타르가 그걸 허락해 주었을 리는 없겠고, 북방을 떠난 지 오래 되었으니 슬슬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 올 텐데? -

“조상님이라면 지금도 절 부르고 계시죠. 하지만 일부러 무시하고 있어요. 한동안 같이 다녀봤는데 잔소리만 많은 꼰대여서 말이에요. 어머니도 잔소리하러 오신 것 같은데, 빨리 끝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 하, 요즘 애들은 정말 당돌해. 너희 선조 때는 신 앞에서 절대 이런 식으로 굴 수 없었는데. -

어깨를 으쓱이며 어쩌겠냐는 표정을 짓는 힐데군드.

“시간이 지나면 모두 변하기 마련이죠. 받아들이셔야 될 걸요.”

- 그래서 놀고 있는 건 재미있고? -

“네. 아주 재밌어요. 그래서 안 돌아가려고요.”

엘라카르시스는 맑은 웃음소리를 내며 사랑이 가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 그래. 너를 선택 받은 자로 골랐으니 안칼라타르도 골치 좀 썩겠구나. 잘하고 있다. 네가 원하는 삶을 살거라.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겠지. 그 때 네가 믿는 걸 고르거라. 겨울의 딸아. -

“말씀 안하셔도 그럴거에요!”

힐데군드가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자 엘라카르시스는 고개를 돌려 아르투르를 바라보았다. 아르투르는 시선이 마주치자 재차 고개를 숙여보였다.

- 자, 이제 우리 이야기를 마저 해야지. -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당신을 대해야 할 지 난처하군요. 제가 큰 소리를 칠 때를 맞추어서 나타나주신 건 감사한데, 그렇다고 이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일방적인 복종을 하겠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구요. 왜 나타나신 거죠? 오해하진 마십시오. 다시 뵌 건 반가우니까요.”

난처해하는 아르투르를 보며 엘라카르시스는 못마땅한 시선을 보냈다.

-흥. 눈치 없는 놈 같으니라고. 그런 걸 일일이 말해줘야 아느냐? 나타났으면 왜 그랬는지 바로바로 알아들어야지. -

엘라카르시스는 허공 위를 걸어가서는, 아르투르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다.

- 나를 대체 뭐로 아는 게냐? 페르넬의 아들아. 나는 생명의 가꿔낸 자요, 모든 인간들의 어머니다. 너도 내 아들이다. 서로 좀 싸웠다고 다시 안 볼 생각이었느냐? 응? 이 정 없는 놈아. -

아르투르는 모성애 비슷한 것을 받아본 적 없어, 어찌 해야 할 지 몰라 더욱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으로서는 신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지도 못했고, 쉽사리 믿을 수도 없었으니 더더욱.

- 뭐, 굉장히 화가 났던 것도, 아직 풀리지 않은 것도 맞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있지. 간만에 진정으로 꿈다운 꿈을 꾸어보는 자녀가 나왔으니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돕는 건 당연하지! 나보고 검에만 잠들어있으란 소리냐? 이렇게 멋진 기회를 놔두고서? -

아르투르는 어떻게 대답해야할 지 몰라 머리만 긁었다. 당신을 못 믿어서 그랬어요? 아니면 지금도 상황이 황당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니면 조목조목 따져야 되나?

“….”

사실 방금 내건 자신의 왕도는, 그냥 즉흥적으로 가슴이 시키는 것을 따라 한 것이었지 대단한 철학이나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었다. 예속의 사슬을 채우지 않는 통치라니, 자신도 듣고도 어이가 없었다. 어쩌자고 그런 걸 맹세했나 싶을 정도로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은 게 자신이 세우고 싶다는 나라였다.

‘그런데 이걸 여신이 지지해주겠다고 해버리면, 슬쩍 물러버리거나 할 수도 없는데….’

-하하하하. 그래. 네 생각이 읽히는구나. 맞다. 네가 말한 건 정말 허황된 이야기고, 기적 없이는 시도조차 불가능한 일이다. -

“….”

- 하지만 풀죽을 필요는 없다. 기적이란 곧 신의 힘이 아니더냐? 모든 인간의 어머니가 너를 돕기로 했으니 그건 가능해질 수도 있지. 페르넬이 사람을 제대로 보았구나. 그동안은 성검을 가져놓고도 별 허접스런 목표나 내세우는 놈들을 봐서 숨이 콱콱 막혔는데, 흔쾌히 도울 마음이 드는 건 오백 년만이구나. -

아르투르는 염려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도와주시겠다면 정말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명령에만 복종할 수는 없습니다. 엘라카르시스. 이전에 말씀드렸듯, 저희는 이제 저희만의 삶이 있단 말입니다. 신들이 시키는대로만 살던 시대로는 돌아갈 수 없어요.”

“흐음.”

엘라카르시스는 주변을 서서히 돌아보았다. 케이는 신적인 존재와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아르투르를 보며 경외심을 느꼈고, 카밀은 묻고 싶은 것이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샤를로트는 깜짝 놀라서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된 것 같았다. 레니에 대장과 장교단은 말 그대로 넋이 나가있었다.

- 그렇지. 나도 생각을 바꾸었다. 아르투르. 이미 너희에겐 너희의 삶이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있노라. 너흰 이제 우리 신들 없이도 다양한 생각을 하며 스스로 잘 살아가고 있지. 우리의 보살핌 없이도 잘 살 수 있을 거야. 이게! 이것이! 이런 모습이! 내가 바로 꿈꾸던 거였다는 것이었다는 걸… 깨달았지…, -

말을 끝마친 여신의 목소리에서는 깊은 회한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납득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변해버린 현실을 받아들이려는 여신의 모습은 한 없이 고통스럽고, 쓸쓸해보였다.

- 씁쓸하구나. -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아르투르가 입을 떼었다.

“제가 당신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습니까?”

-기특하지만, 사양하마. 이래봬도 나는 신이니라. 인간의 위로를 받아서는 폼이 안 살지. 대신, 이제 우리 용들은 인정할 때가 된 거다. 우리의 시대는 끝이 났고, 사라져가는 존재들이란 것을. 그러니 상실감은 내가 혼자서 곱씹어야 할 몫이오. 망각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감수해야 할 운명이다. 너희는 우리의 절망과 슬픔이 무엇인지 모른다. -

아르투르는 자신의 어떤 위로도 그녀에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임을 깨닫고 침묵을 지켰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소중했다. 백 년도 살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도 그러할 지언데, 전능한 힘을 가지고 영원을 살았던 존재에게 삶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을 잃는다는 게 가져올 상실감은 얼마나 클 것인가.

- 이제 신들은 사라질 거다. 황혼이 다가오고 있지. 내가 그것을 극구 부정해왔을 뿐이지. 발타리아의 결정이 옳았던 거야. 우리의 쓸모는 끝이 났고, 주어진 역할은 거의 남지 않았어. 우리가 일군 모든 것을 남기고 아름답게 무대에서 퇴장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 역할이다. -

엘라카르시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뼈저리고, 사무친 한이 새겨져있었다. 영원한 삶의 끝이란 인간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깊고 거대한 것이었다.

- 하지만 우리 중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자, 안칼라타르가 운명을 거부하고 있다. 하기야, 그 자는 스스로를 종말의 선고자라고 불렀지. 그는 운명을 거스르고 너희의 세상을 멸하기 위해 돌아올 것이다. 그가 완전히 깨어날 시간이 머지않았다. -

“머지않았다면 얼마나 말입니까?”

- 불과 십 년? 혹은 이십 년 정도겠군. 오래 버틴다면 삼십 년 정도. 어쨌든 우리 신들에겐 하루, 이틀, 삼일이나 차이 없는 시간이다. 그가 돌아와 너희의 세상을 멸하지 못하도록 막겠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역할이며, 신들의 마지막 유산이 될 것이다. -

아르투르는 입술을 깨물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엘라카르시스, 당신께서 이런 결정을 내릴 때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 지 헤아리기 어렵습니다만, 감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결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당신께서 내려주시는 모든 도움을 감사히 받겠으며, 부디 저를 옳은 길로 인도해주시길 바랍니다.”

고개를 젓는 엘라카르시스.

- 아니다. 이젠 너희의 시대다. 그러니 나는 지시하지도, 인도하지도 않겠다. 나는 조력자로 남을 것이다. 원한다며 조언도 해주겠지만, 선택은 전적으로 너의 몫이지. 낡은 이야기들에 집착하지 말고,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거라. 아들아. -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아들이라고 부르는 엘라카르시스의 표정은 가슴 한 구석을 찌르는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집중할 시간이 아니었다. 여신이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 나는 오늘 네가 했던 선언에서 새로운 희망을 느꼈다. 누구의 목에도 예속의 쇠사슬을 걸지 않은 채 통치하겠다고 했지. 너희 인간들은 오랜 시간, 서로를 죽이고 노예로 만들며 살아왔다. 그런 길에서 벗어나겠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될 거야. 나의 권능은 죽어가는 자를 건강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의 마음까지 바꿀 수는 없다. 정말로 각오가 되었느냐? -

무릎을 꿇은 채 입술을 깨무는 아르투르.

“한번 뿐인 삶입니다. 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그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엘라카르시스는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너는 네가 하고 있는 말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 네 버릇없는 사촌의 말이 맞게 될 수도 있다. 십년 뒤에는 스스로 포기하고 자빠져서 지금의 네게 냉소를 보내고 있을 지도 모르지. 네가 믿던 자들에게 뒤통수를 찔릴지도 모른다. 네가 하겠다고 하는 통치는 그런 것이다. -

입가에 미소를 띄는 아르투르.

“아닙니다. 저는 그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다른 겁니다. 그런 황당한 맹세를 어찌하여 도와주시겠다는 겁니까? 수많은 실패를 보셨을 분께서요?”

- 아주 좋은 질문이구나. -

엘라카르시스는 처음으로, 자애가 묻어나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수그려 아르투르를 마주 보았다.

- 내가 너희 인간들을 사랑하는 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이치에 맞도록, 운명을 따라서만 살아가게 되어있는 우리와 달리 너희는 뜨거운 가슴을 믿고 붙잡지 못할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가지. 깨어서도 이룰 수 없는 꿈을 쫓아가는 너희의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다. 스스로를 태워버릴 태양을 향해 손을 내뻗는 너희의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아느냐. -

“하지만, 과연 제가 원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겠습니까? 아니, 그 전에 제가 맹세한 바를 끝까지 지켜나갈 수 있겠습니까?”

더욱 인자하고, 평화로운 미소를 지어보이는 엘라카르시스.

- 아르투르, 내 아들아. 네 행동을 어리석다고 손가락질 하며 현재에 안주하는 멍청한 아이들의 말 따위는 신경 쓰지 말거라. 그 아이들은 현재 열정을 따라 살지 못하며, 한계를 뛰어넘는 길 따위는 보지 못한다. 꿈에 이르는 모든 길이 실패하더라도 상관없다. 그 과정에서 네가 내디딘 모든 발자국이 의미를 띄게 될 것이다. -

여신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아르투르의 머리를 감싸 안으며 귓가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새로운 힘이 그의 몸에 녹아들고 있었다. 엘라카르시스의 형상은 강렬한 빛을 내면서 사라져갔다.

- 지금부터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하겠느니라. -

아르투르는 자신의 몸속을 흐르는 강렬한 기운을 느꼈다. 공중에 떠 있던 성검은 서서히 아르투르의 손아귀를 향해 내려왔고, 아르투르는 그것을 잡아 검 집에 꽂아 넣었다. 번쩍이던 빛이 완전히 사라질 때쯤, 아르투르는 자신의 몸에 스며든 새로운 힘을 느꼈다.

그는 오른손을 내밀어 크게 폈다가, 잡아보았다. 외면적으로는 변한 게 없었지만, 내적으로 강력하고 따뜻한 힘이 들끓고 있었다. 막사는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아르투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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