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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왕 아르투르-66화 (6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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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프레드가 손을 내민 지 시간이 꽤 되었음에도, 아르투르는 끝내 손을 붙잡지 않았다. 결국 만프레드는 무안한 표정으로 손을 거두어들인다.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왕국이라도 하나 세울 수 있을 걸.”

아르투르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염세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우린 같은 적을 두고 있던 거지, 같은 뜻을 함께 하던 게 아니니까, 그 손은 잡을 수 없다.”

팔짱을 끼며,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만프레드.

“친구란 적의 적이고, 동맹의 동맹 아니겠어?”

“글쌔, 난 동업자와 친구는 엄격히 구분하는 편이라 말이지. 우린 우정으로 엮인 사이는 아니잖나. 만프레드.”

만프레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 부하들이 마을을 약탈하려고 했던 일 때문에 그러냐? 직업 상 어쩔 수가 없어. 용병대 일이 원래 이렇다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용병들은 언제든 떠나버려. 돈과 술, 여자와 자유, 그게 용병들이 바라는 전부야. 나는 그들의 의무를 들어줄 의무가 있어.”

아르투르는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정도의 사내가 왜, 용병대장 노릇이나 하는지 모르겠군. 유력 군주의 봉신이 되어 영지를 받거나, 본가로 돌아가도 될 것 아닌가.”

“아르투르. 지금은 내가 용병대장이라고 손가락질 하더라도, 결국 너도 이 길을 택하게 될 거다. 우리 같은 사생아가 독립적인 군대를 이끌 방법은 몇 없어. 고위 귀족들은 결코 사생아들과 통혼하지 않고, 진심으로 그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아.”

만프레드의 목소리에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깃들어있었다. 아르투르는 그 감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성년이 되자마자 아버지의 가문에서 쫓겨났다. 이복형제들과도 그리 다정한 사이는 못 되었지. 그래서 동네에서 사귀었던 친구들과 함께 용병 일을 시작했고, 어쩌다보니 사업이 커졌지. 내게 금괴 기사단이란, 이제 와선 단순한 사업 이상이야. 이제, 이들은 내 동료고, 형제다.”

아르투르는 만프레드의 눈동자를 직시하며, 이 우두머리 하이에나가 갈망하는 것이 무엇일지 엿보려고 했다. 그의 눈에선 끝없는 허기와 결핍이 느껴졌다. 권력에 대한 열망, 눈앞에 있었으나 쥐지 못했던 권리에 대한 갈망이 말이다.

자신에게도 같은 갈망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자신은 그와 친구가 될 수 없었다.

등을 돌리는 아르투르를 향해, 만프레드가 아쉬운 목소리를 꺼냈다.

“우린 정말 비슷하다고. 친구. 끝까지 그걸 부정할 셈인가?”

“닮은꼴이기에 멀리 하고 싶은 사람도 있는 법이지. 그보다, 저 패잔병들은 어디로 가는 거냐?”

두 사람의 앞으로는, 부상이 경미한 수천 명의 패잔병들이 끌려가고 있었다. 아르투르는 그들의 운명이 궁금했다.

“몸값을 낼 수 있으면 치르고 풀려날 거고, 아니면 노예로 팔려가겠지. 패배한 용병들이 맞이하는 결말이다. 패배해도 돌아갈 집이 있는 귀족들의 낭만적인 싸움과는 제법 다르지.”

눈살을 찌푸리는 아르투르.

“노예제는 이교도들의 관습이 아니냐? 패자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구세주의 뜻에 어긋날뿐더러, 명예롭지도 않다.”

“아, 동감이야. 노예제만큼 비인간적인 제도도 없지.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저 포로들을 살려둘 이유가 없어. 그냥 풀어줬다간 우리에게 칼을 들이 밀지도 모르잖나. 게다가, 밥 먹이는 비용도 전부 내 지출인걸. 네가 살던 곳과 달리, 이 레무리아 반도는 모든 게 이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돈이 되지 않으면, 할 이유도 없는거야.”

“이 땅의 관습이란 말이군.”

아르투르는 잠자코 생각하다가, 재차 말했다.

“이번 승전에서, 내 전리품으로 저들을 주장하겠다.”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다른 전리품들은 포기해야 해. 괜찮겠나?”

아르투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잇는다.

“저들을 모두 풀어줘라.”

만프레드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 - 정말로? 금은보화나, 좀 더 가치 있는 포로들이 있다만.”

아르투르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만프레드는 기막힌 표정으로 부관 스카에게 그들을 풀어줄 것을 지시했다. 쇠사슬에서 풀려난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아르투르를 바라봤다. 다들 그가 자신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무엇을 요구할지 귀 기울였다.

“석방 조건은 너희가 앞으로 무고한 약자들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다. 너희도 풍운의 꿈을 안고 무기를 쥔 것을 알고 있으니, 차후에 어디로 가라, 가지 말라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너희가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피와 시체의 강을 건너서까지 얻을 가치가 있는 것인지 되짚어보길 바란다.”

포로들은 아르투르의 말에 웅성거렸다. 석방이 되는데, 몸값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니? 만프레드는 또 다시 경악한 눈빛을 보였다.

“방금, 네 목숨을 걸고 얻은 전리품들을 그냥 풀어 준거야?”

“그냥 풀어준 것은 아니지. 저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와 맞바꾼 거다. 누군가는 무익한 용병 일을 그만두고 좀 더 보람 있는 삶을 찾을 테지. 그것이면 충분하다.”

“…내가 너에 대한 소문을 들은 게 있는데 말이야.”

만프레드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아르투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이에버에서 농노 한 명 따위를 위해, 왕국의 모든 대귀족들을 적으로 돌렸다는 소문이, 사실인거냐?”

아르투르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대답했다.

“카밀은 천한 농노가 아닌, 내 부하이며, 친구고. 보호를 받는 신하다. 그렇게 말하지 마라.”

만프레드의 표정은 이뤄 말할 수 없는, 괴이한 표정으로 변해갔다.

“맙소사! 발타리아시여! 제가 대체 뭐하는 놈을 보고 있는 겁니까? 어떻게 여태까지 놈의 목이 붙어 있을 수 있지요?!”

아르투르는 피식 웃었다.

“네 말대로, 발타리아께서 나를 보우하고 계시니까.”

“…그래, 그러시겠지. 무슨 짓을 한 지는 모르겠다만, 조심하도록 해라. 데네토르의 강력한 가문들이 네게 현상금을 걸었고, 그것을 얻기 위해 수많은 방랑 기사들이 널 뒤쫓고 있다. 네 목을 가져가면 부, 명예, 권력이 모두 주어 질 것이야.”

“올 테면 오라지.”

아르투르는 결연한 표정으로 답했다.

“모두 상대해줄테니.”

“…정말, 기가 찰 정도로 오만한 녀석이군. 한 가지 충고만 더 해주마. 이 땅은 사방에 음모가 도사린 곳이다. 사람들은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며, 다른 손으로 단검을 숨기고 있지. 아무나, 쉽게 믿지마.”

아르투르는 팔짱을 끼며 웃어보였다.

“뭐, 그건 내가 알아서 잘 하도록 하마. 너는 나와의 약속이나 잘 지켜라. 병력들을 통제하고, 더 이상 민간인을 약탈하지마라. 만약 금괴기사단이 나와의 약속을 어겼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그 때는 우리가 적이 될 거다,”

“암, 그렇고말고. 세상에 둘도 없는 기사께서 명하시는데 용병대장은 따라야지. 어차피, 참주 루드비코와 맺은 용병 계약은 종료되었어.”

만프레드는 어느새 들고 온 술잔을 아르투르에게 내밀었다.

“더 붙들어두고 싶다만, 들어주지 않겠지. 술이나 한 잔 하고 헤어지자고.”

두 사람은 서로 잔을 맞대고 상큼한 포도주를 마신 뒤, 눈빛을 교환하며 돌아섰다.

서로의 능력은 인정하고 있었지만, 갈 길은 무척이나 달랐다. 아르투르는 에쿠잘루스에 올라 홀로, 남쪽을 향해서 내달렸다. 만프레드는 한창 승전 축하연이 열리고 있는 진지를 향했다.

***

금괴 기사단의 진영을 빠져나온 아르투르는, 피투성이 전장이 그의 눈앞에 펼쳐져있었다. 시체의 산과 피의 강, 부서진 갑옷과 부러진 칼의 잔해를 넘어 방랑 기사가 말을 달렸다.

전쟁의 참상을 보는, 아르투르의 마음은 썩 가볍지 않았다.

‘나는 오늘 하나의 문제를 해결했을 뿐이야.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지. 결국 전쟁이 멈추지 않는 한, 하이에나 같은 용병떼가 포식할 것이고, 사람들은 굶주림에 질려 서로 잡아 먹을테지.’

그 뒤도 뻔했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아무것도 변한 건 없었다. 전란의 시대가 되었으니 군주와 도시들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쉬지 않고 싸울 것이다. 쟁기를 녹여 칼을 만들고, 한때 이웃이었던 자들을 비정하게 해칠 수 있는 잔인한 자들이, 힘을 얻으리라.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내가 개입해서 모든 싸움을 멈추고, 지금처럼 만들 수 있을까? 아닐테지.’

아르투르는 자신에게, 진정으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기를 소망했다. 그것이 어떤 수단이건, 질서를 회복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 마을들은 대단히 기뻐하며 아르투르를 칭송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약탈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아르투르의 건강을 위해 건배하였다.

그 시각, 아르투르는 촌장의 집에 들러 그에게 경고를 했다.

“마을 혼자서 참주에게 대항을 시도하려 했다니, 다시는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마시오. 일이 조금이라도 그르쳐졌다면 이 마을의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을 테니까.”

촌장은 잠자코 듣기만 했다. 얼굴에 불만이 가득한 것이 어린놈이 자신을 가르치려 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지만, 아르투르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멱살을 잡고 쥐어 던지거나 귀족을 대하는 예법을 가르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내가 받고 싶은 존중은 신분에 의한 것이 아니라 행동에 의한 것이니까.’

“아, 한 가지 말할게 더 있소. 베르타와 그녀의 동생들은 내가 데려가겠소. 이곳에선 마을의 일원으로서 존중받긴 커녕, 열악한 처지 때문에 착취를 받는 모양이더군.”

마을 촌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베르타가 쓸데 없는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다.

“송구합니다. 나리. 하지만 산악 생활은 험합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는 제 몫을 다해야합니다. 그들에게도 그들의 몫을 요구했을 뿐입니다. 젊은 기사께서도 집단을 이끌어보시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아르투르는 표정을 찌푸려, 촌장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굳이 화를 낼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고, 속으로 그를 비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을 뿐이다.

“뭐, 알아서 잘해보시오. 술맛이 떨어지니 난 먼저 일어나리라.”

다음 날, 아르투르는 베르타 남매에게 같이 떠날 것을 제안했다.

“나를 따라오너라. 너희에게 이곳보다는 나은 삶을 보장해주겠다.”

아르투르의 제안에, 베르타 남매는 뛸 듯이 기뻐하며 그것이 사실이냐고 몇 번이고 되물었고, 아르투르는 그때마다 흔쾌히, 너희를 데려가는 것이 맞다고 대답해주었다.

“저희를 도와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아르투르 공! 저… 하지만, 저는 귀족 가문의 아가씨도 아니고, 정숙한 처녀도 아니에요. 그런데… 어떤 점 때문에 저희 남매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아르투르는 당연한 듯이 답했다.

“나는 약자들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겠노라 맹세했다. 위협이란, 단순히 창칼로부터 비롯된 것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너희가 보다 나은 대우를 받으며 살 수 있는 곳을 알아봐주마.”

아르투르의 대답에 베르타는 뛸 듯이 기뻐했고, 그 모습을 보며 아르투르는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세상의 모든 전쟁을 멈추거나, 고통 받는 모두를 구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손이 닿는 자들이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끔 해줄 수는 있겠지.

그걸 위해 떠나온 길이니까.

***

산간 마을을 벗어난 아르투르 일행은 고대 레무스 제국의 가도를 따라 이동했다. 그들은 이동하며 끝없이 펼쳐진 경작지를 목격했는데, 아르투르는 말로만 듣던 레무리아 반도의 풍요로움을 실감했다.

‘날씨도 따뜻하고, 경작지도 넓을뿐더러, 바다에 접하고 있어서 상공업도 발달해있다고 들었다. 거기에 동방과의 무역로가 연결되어 있으니, 서부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땅이라고 할 만 하군.’

아르투르는 마을을 방문할 때마다, 여행객과 상인들이 가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진 마을인데도 화폐가 통용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잘 수선된 옷을 입고 혈색이 좋았다. 위생 상태도 깔끔해보였다.

아르투르 일행이 한 선술집에서 쉬어갈 때, 아르투르는 에렌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말 부유한 땅이군. 에렌, 레무리아 반도의 다른 장소들도 이러한가?”

에렌은 씩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아르투르 공. 이곳은 그저 촌구석입니다. 레무리아 반도의 일곱 보석이라고 불리는 도시들이야말로 진정으로 부유함이 무엇인지 보여주지요. 그 중 으뜸은 제 고향인 두라노입니다. 그곳에선 가장 가난한 자들조차, 양털로 된 옷을 입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자네 고향이라서 띄워주는 것이 아니고?”

“아닙니다. 한때는 정말로 그랬습니다. 제 고향, 두라노는 자유 도시들 가운데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도시였지요. 서부 대륙에서 가장 뛰어난 장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고, 해마다 우리의 갑옷과 무기를 사고자 대륙에서 수많은 상인들이 몰려들지요. 그래서 레무리아 인들은 저희 도시를 두고, 철로 금을 만드는 도시라고 합니다.”

“하하! 알겠네. 자네 말을 믿지. 두라노가 과연 어떤 풍경일지 기대되는데.”

아르투르의 마지막 말에는, 에렌은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렇지만, 지금 두라노에 방문하셔서 보게 되실 풍경은 썩 좋은 일은 아닐 겁니다. 참주 루드비코가 집권한 이후로, 모든 게 달라져버렸거든요. 더 이상은 자유 도시라고도 부르기 어렵게 되었지요.”

“그게 무슨 소린가? 자네 고향이 일곱 도시 중 가장 번영한다며?”

“그건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두라노를 두라노답게 하던 것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열띤 토론을 벌이던 광장에는 비밀경찰들이 숨어있고, 도둑 한 명 없던 거리에는 경비병들이 돌아다니며 모든 시민들을 감시하지요. 참주와 결탁한 이들만이 도시의 모든 좋은 것을 차지하고 있고요.”

“루드비코라는 자는 어떤 자길래 그러나?”

에렌은 주변을 돌아보며 자신의 말을 지켜보는 자가 없는 지 살펴보았다.

“그 자는 괴물입니다. 쿠데타를 일으켜 시민들을 학살하고, 권좌에 앉아, 도시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잔인한 독재자지요. 오늘날 두라노에선, 조금이라도 그의 비위에 거슬리는 자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가족들이 서로를 고발하게 만들며, 시민들의 부를 약탈하는 폭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어째서 두라노를 떠나지 않았는가?”

에렌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 도시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지요. 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자는 기술자들이 해외로 떠나지 못하도록 막대한 채무를 강제했고, 도주가 발각되면 가족과 지인들이 가혹한 보복을 당하지요. 그것이, 제가 여태 두라노를 떠나지 못한 이유입니다.”

아르투르는 생각했다. 어쩌면, 이 루드비코라는 자를 만나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한편, 두 사람은 눈치 채지 못했지만 선술집 구석에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훔쳐듣던 꾀죄죄한 사내가 있었다. 그는 잠자코 자리에서 일어나, 슬그머니 선술집을 빠져나가, 제 일행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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