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수령동지 249화
이현창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노윤현은 뭔가 선제공격을 맞았다는 듯이 두꺼비처럼 입을 오므리고 이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이현창 앞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더 말해봐야 무엇하겠나’라는 태도였다.
“이번 그 북한 학총련 사람들…… 언론에서는 망명자들이라고 부르더군요, 하여간 그 망명자들의 요청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무엇입니까? 뭐 들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마는…….”
“아, 그럼 길게 이야기 안 해도 되겠군요. 이미 국무회의에서 ‘북한을 대표하는 세력이 아닌 세력의 요청에는 응답할 수 없음’으로 밀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이나 총서기로부터 청와대에 연락이 있었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곧 언론에도 알릴 거지만 방금 전에 망명자들은 범죄자들이니 자기들 쪽으로 송환하라고만 연락이 왔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일절 없었고 말입니다. 저쪽도 당황한 건지 아니면 우리 반응을 떠보는 건지 뭔진 몰라도…… 하지만 뭐 애초에 별로 고민할 것도 없는 문제 아닙니까.”
이미 답은 내려졌다는 듯 말하는 이현창 대통령의 말투에 노윤현의 짙은 눈썹이 하늘로 솟구쳤다.
“역시 그런 모양이군요.”
“이미 미국이고 어디고 그 친구들이 도움을 요청한 나라들 전부, 언론에서나 시끄럽지 정부에서는 거부 의사를 표명하거나 아예 무반응입니다. 당연하지요. 상식적으로 그 몇 명 말 믿고 민주주의 도입하겠답시고 북한으로 쳐들어가 달라는 게 말이 되는 요구입니까? 나 원 참…… 안 그래도 사실 오늘 그 이야기 하려고 노 총재님을 이곳 상춘재까지 걸음하게 하신 건데…….”
이 대목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들’이라고 투덜거리던 이현창의 눈이 살짝 빛났다.
“……그나저나 민주당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 아무리 그 양반들이 저와 새나라당이 싫어도 북한으로 주한미군이랑 국군 끌고 올라가서 전쟁 한판 하자는 말을 진지하게 했을 리는 없고…… 노 총재님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대권을 잡을 수 없다, 이 판단이겠지요?”
“짐작하신 대로입니다. 안 그래도 오늘 여기 오기 전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에 대해 입장 표명을 빨리 내놓으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고 오는 길입니다. 낙마할 거면 다른 후보 찾아야 하니 대선 치르기 전에 빨리해라, 이런 거지요.”
“……그리고 다른 후보는 자기들 중에서 정하겠다? 이거 저희 새나라당 경선만 치열한 줄 알았더니 민주당도 만만치 않군요. 그래, 노 총재님을 팽하고 나면 뭐 그쪽에서 본선에 나와 잘 싸워 이길 만한 사람이 있답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반대파의 수장인 이현창이 짐짓 걱정해 주는 듯이 이렇게 말하자 노윤현은 처음에 이어 다시 한번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아까의 한숨이 단지 반쯤 체념과 피로가 담긴 한숨이었다면, 이번 한숨은 실망, 그리고 무엇보다 분노가 섞인 한숨이었다.
“거, 대통령님이 보기에는 어떠십니까? 새나라당 후보는 저는 대략 윤곽이 나오는데, 대통령님 입장에서 보기에는 우리 민주당에서 본선인 대선에 나와 그쪽 새나라 당 후보와 싸워서 다시 정권을 민주 진영으로 가지고 올 만한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하하. 이거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노 총재님을 빼고 나면 별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군요.”
“바로 그 점이 문제라 그거 아니겠습니까! 아무런 대안도 없이 자기들 밥그릇 싸움, 내부 총질만 하다가 지리멸렬……. 이렇게 비전도 없고 대안도 없고 국민들에게 공감도 못 사는 비생산적인 정쟁만 계속 반복하니 이번 선거도 새나라당에게 내주는 게 벌써 눈에 훤~ 합니다! 쯧쯧……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마침내 참아왔던 분통이 터졌는지 노윤현은 현직 대통령인 이현창 앞에서 불뚝 화를 냈다.
실제로 현재 2007년 중순,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도, 민주당 내에는 지지율로 보나 여론 조사로 보나 노윤현 말고 대선에 나가서 새나라당에 대항해 승산을 점쳐볼 만한 후보가 거의 전무한 게 현실이었다.
물론 자기가 나가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싸우겠다는 야심가들은 많고 많았지만, 전 국민의 지지를 끌어오기 힘든 군소 후보거나 이 기회에 정치적 체급을 불리고 이름이나 알리는 기회로 삼자는 사람들이 대부분.
거칠게, 하지만 그만큼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거대 여당 새나라당과 싸우기에는 전혀 부족한 ‘어스래기’들이 노윤현이라는 당내 1위 후보, 말하자면 공통의 적을 몰아내기 위해 망명자들을 이용하고 있는 게 현 상황이었다.
“제가 그깟 알량한 총재,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 그만두기 싫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그 힘들고 맨날 싸움만 해야 하는 자리 뭐 좋다고…….”
노윤현은 그렇게 한참 동안 씩씩거리며 불만을 토해냈지만, 이현창이 보기에 그건 자신을 몰아내려는 세력들에 대한 분노라기보다는, 대선에 나가서 싸워볼 만한 민주당 후보가 자기 빼면 거의 전무하다는 무력한 민주당에 대한 울분에 가까웠다.
어느 쪽이든 (아무리 임기가 얼마 안 남았다고는 해도) 현직 대통령 앞에서 야당 대표가 보일 언행은 아니었지만 정작 이현창은 그걸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것이 노윤현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 때문인지 아니면 내심 달리 생각하는 뭔가가 있어서인지는 알 도리가 없었다.
“상식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다 바보 등신입니까? 아무리 총재인 제가 총대 메고 발표를 한다고 해도 민주당 볼 때마다 ‘북한에서 망명해 온 애들 편들어서 전쟁 일으키자는 정당’이라고 생각할 텐데, 국민들…… 특히 전쟁이라도 나면 직접 총 들어야 할 20대 남성 유권자들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뭘 생각하겠느냐 이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노 총재님은 민주당 내에서도 북한에 유화적인 편이셨죠. 민주당 의원분들은 다 독재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줄 아셨는데…….”
“아, 그건 뭐 이전 김정환이 이전 주석들도 그랬는데…… 아무리 김정환이가 독재자라도 최소한 우리 대한민국을 독재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인간은 아닙니다. 그리고 민주당 의원들이라고 예전 말 안 통하는 독재보다 지금 말 통하는 독재가 100배 낫다는 걸 왜 모르겠습니까?”
“하긴 지난 북남 대타협 때나 이산가족 비자 상설화 때는 민주당 의원들이 제일 앞장서서 축하하기는 했지요. 이제 통일이 눈앞에 왔다고.”
“그 김정환이 없었으면 지금 남북 이산가족들이 언제든 서로 만나서 보고 같이 살고 그러는 게 가능했겠어요? 다 저 고졸 노윤현이 총재 자리 앉아 있는 꼴 보기 싫으니까 쫓아내자 이 수작이지, 가만 보면 내 동지라는 양반들이 고려 일보보다 한술 더 뜹니다. 쯧.”
이렇게 투덜거리던 노윤현을 지켜보던 이현창은 이내 슬쩍 미끼를 던졌다.
“그럼, 결국 뭐라고 발표하실 겁니까? 망명자들 말에 반대하면 당 내부에서, 찬성하면 당 외부에서 욕을 많이 잡수실 텐데…….”
“어차피 어디로 가도 죽는 길, 정치적 계산 없이 제 신념대로, 제 살아왔던 소신대로 할 말 시원하게 하고 내려오렵니다.”
“그 말씀은?”
“그 학총련이라는 사람들, 망명자들의 무력 동원해서 북한 해방 어쩌고 하는 말은 들어주기 어렵지만, 북한 요구대로 순순히 그 사람들 북으로 송환하는 건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할 겁니다.”
노윤현의 단호한 이 말에 이현창은 혀를 차며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
“쯧쯧…… 노 총재님. 그건 악수라는 충고를 드리지 않을 수 없겠군요. 그건 이도 저도 아닌 회색분자, 박쥐 같은 짓이라고 양측 모두에서 욕을 먹을 겁니다. 아니면 대선 앞두고 당 지지는 받아야겠는데 본선 나가서 비호감 될까 봐 양다리 걸치느냐고 돌을 맞든가.”
“회색분자고 뭐고 이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고 제 결론입니다. 그 망명자라는 사람들, 이대로 북한으로 보내면 보나 마나 끔찍하게 죽을 겁니다. 제 말이 틀립니까?”
“그건…… 그렇지요.”
노윤현의 추궁 같은 질문에 이현창은 뭔가 찔리는지 처음으로 그의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현재 보수계 언론이고 청와대고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금 학총련 망명자들이 한국으로 따지면 외환 유치죄를, 그것도 아주 심각하게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그건 분명했다.
아무리 현 북한 지도자 김정환이가 지난 김일성, 김정일 같은 미친개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자기가 설립한 체제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오물을 투척한 자들을 가만 놔둘 리는 없으니까.
“그래요. 그건 확실하지요. 설령 방법에 문제가 많을지라도 엄연히 독재에 저항해서 민주주의 항쟁하다가 우리나라로 도망 온 사람들을 그대로 잡아 묶어 북한 총서기에게 갖다 바치는 게, 그게 이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입니까? 전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찬동은 못 할지라도 최소한 그 사람들 신변 보호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노 총재, 아무리 그렇지만 엄연히 실질적 국익이라는 게 있고, 게다가 그 민주주의 운동하던 망명자라는 양반들도 제가 보기에는 전혀 국제정세의 냉혹한 현실을 파악 못 하는 한 떼의…….”
“저도 압니다, 알지요!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니라 제가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 이전에, 대통령님은 북한 독재자가 지금 명백하게 한국 영토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을 보내라 마라…… 이래라저래라 하라는 대로 순순히 따르는 것도 이 대한민국의 주권,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물론 제가 지금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 야당 지도자니까 할 수 있는 말이기는 한데, 아무리 고속철이라는 큰 건이 걸려 있다고 해도 저는 그래선 안 된다고 봅니다. 아직 우리 헌법에 뭐라고 적혀 있습니까? 북한은 반국가 단체고, 북한이 무단 점유하고 있는 한반도 절반의 거주민들은 북한에 의해 납치되어 있는 상태다, 이게 공식 입장이잖습니까.”
“……그래서, 그 이도 저도 아닌 입장을 견지하시겠다 그겁니까?”
‘혹시 이건 당내에서 생존을 도모하면서 본선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 하에 나온 발언인가? 내가 아는 노윤현이 그렇게 정치적인 사람이었나?’
이현창은 겉으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자신에게 자문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자신의 이런 생각을 부정했다.
자신도 ‘정치에서 대통령 빼고는 다 해본다’는 비아냥을 듣다가 마침내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을 정도로 정치 물을 오래 먹은 사람이지만, 그런 자신의 견지에서 볼 때 눈앞의 민주당 노윤현 총재는 그런 이도 저도 아닌 하책을 정치적 계산이랍시고 내놓는 사람은 아니었다.
즉 저 말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진짜로 자기가 저렇게 생각해서 말하는, 솔직한 발언이라고 봐야 맞을 것이다.
“노 총재, 내 말 한번 들어보세요. 이 한국 정계에서는 말입니다. 중간이 없어요. 우리 편 아니면 남의 편! 파란색 아니면 빨간색! 이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제3지대라는 게 출현하지 않은 이유가 뭐겠습니까? 지금 노 총재님이 가진 입장은 양쪽을 다 잡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모두를 화나게 만들 가능성이 훨씬 높단 말입니다.”
“걱정해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만 그런 것하고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 이제 저는 그만 가봐야 할 거 같습니다. 더 성명 발표를 머뭇거리면 표 계산하느라 갈팡질팡한다고 당내에서 욕 더 먹을 테니 말입니다.”
“허허…… 참…….”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로 향하는 노윤현을 한참 바라보던 이현창은 막 문을 닫고 사라지려는 그의 등에 대고 한마디를 던졌다.
“노 총재, 아까 우리 새나라 당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대강 짐작이 간다고 하셨지요?”
“네, 뭐 그거야 별로 어려운 거 아니지 않습니까. 사실 누가 봐도 가장 확실한…….”
“나도 그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제가 오늘 야당 지도자인 노 총재님 여기 불러서 이런 말씀 드리는 것도 그런 탓이고.”
“……?”
이렇게 알쏭달쏭한 이현창의 발언을 끝으로 그날 상춘재 만남은 종료되었다.
그리고 이내 노윤현은 ‘야당 대표로서 망명자들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공개하라’라는 압박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답했다.
-국군을 동원해 주권 국가인 북한의 정권을 교체해 달라는 망명자들의 발언에는 동북아의 안정과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반대하지만, 그들을 송환하라는 북한 측 요구에도 따를 수 없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총재님! 총재님의 이런 발언이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 그냥 하고 싶은 말 하는 겁니다. 이제 저는 더 뭐, 집착하는 거 없습니다. 별도리 있겠습니까? 당에서 대선에 나가 싸우라 하면 나가서 최선을 다해 싸우겠지만, 그냥 나가라 하면 나갈 겁니다.
여기까지 말한 노윤현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이후 오랜 세월 동안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구에 회자된 말 한마디를 남겼다.
-하여간 참 오랜만에…… 딱, 말 놓고 하고 싶은 이야기 하니까…… 뭐랄까, 야~ 기분 좋네요.
* * *
“결국 이렇게 되는군. 잘됐어.”
“동지는 저 노윤현 선생이라는 사람, 별로 안 좋아하시나요?”
“엉, 이상주의자거든.”
노윤현의 공식 입장 발표 후, 그의 발언에 담긴 진의를 분석하는 한국 시사 TV를 보면서 정환과 유혜림이 나눈 말이었다.
실제로 정환이 내심 바라는 다음 17대 한국 대통령 후보군에서 노윤현은 그다지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다.
‘뭐 개인적인 원한도 없지 않고 말이지. 저 양반 부동산 정책 때문에 어린 시절 우리 집 가계가 고생 좀 했거든.’
물론 이제는 기억도 희미한 어린 시절의 원망은 그냥 부차적인 이유 내지는 떡 본 김에 제사 지내는 격이었고, 정환이 노윤현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하지만, 원래 세상일이라는 게 항상 계획대로 돌아가지는 않는 법이다.
그리고 그 계획에서 벗어난 변수가 본격적으로 돌출하기 시작한 건 그날 저녁, 정환이 자기 처소에서 유혜림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날 저녁은 정환이 좋아하는 제육볶음이라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TV 화면에서 나오는 한국 뉴스 내용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정환은 먹던 밥이 그대로 얹히는 느낌이었다.
쨍그랑!
“이런, 제기랄.”
“당신, 밥 먹다 말고 수저는 왜 바닥에 내던져요? 복 떨어져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냐. 저걸 좀 봐.”
뜬금없이 역정을 내며 수저를 바닥에 던지는 정환에 놀란 유혜림의 시선이 TV로 향했다.
화면 안에서는 한 ‘기호 1번 새나라당’이라는 띠를 맨 한 중년 여성이 연설을 하고 있었다.
-오늘 여당인 새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이자 현임 총재인 박 총재는 현재 12월 대선판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되어버린 북한 망명자 송환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소견을 밝혔습니다.
“여러분, 북한 김정환 총서기는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입니다. 그러니 저, 새나라당 총재 박금혜가 김 총서기와 손을 잡고 우리 한반도 한민족의 큰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치워 나가겠습니다!”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던 유혜림은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낭패라는 얼굴을 한 정환을 다시 돌아보았다.
“왜 그러세요? 저 박금혜 라는 동무에게 무슨 큰 문제라도 있나요? 남조선 군부 대통령의 딸이기는 해도 우리 공화국에는 협조적인 인사로 알고 있는데…….”
“문제가 있고 말고! 젠장, 이제는 내가 노윤현이 당선되게 도와줘야 하는 판이 됐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