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수령동지 244화
85장. 미래는 플랫폼의 싸움
21세기 들어 가장 남용된 관용구를 하나만 들라면 그것은 아마도 ‘세상을 바꾸다’라는 관용구일 것이다.
이메일이 처음으로 서비스되기 시작되었을 때도 세상을 바꾸었다고 누군가 말했다.
피처폰이 처음 나왔을 때도, 배불뚝이 CRT TV가 사라지고 LC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얇은 TV가 나왔을 때도, 세상을 바꾸었다, 아니면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이 나왔다.
처음에는 맞는 말이었던 이 표현은 나중에는 재미가 들린 광고 제작자들과 홍보 담당자들에 의해서 남용되다 보니 날이면 날마다 세상을 바꿀 뭔가가 나왔다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죽하면 요즘은 평양에서조차 ‘햄버거의 세상을 바꾸다! 맥도날드는 가라우! 버거킹 곧 평양에 상륙’ 같은 문구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07년 1월에 검은 터틀넥을 입고 나온 백인 남성 - 스티브 잡스가 들고나온 신형 휴통신 기기, 즉 아이폰에 한해서만큼은 세상을 바꿨다는 그 관용구는 과장이 아닌 사실이었다.
-PDA의 시대는 갔다, 블랙베리는 꺼져라.
-드디어 등장한 진정한 스마트 폰! 전세계 IT 업계에 일대 혁신 일어나…….
-일부 전문가들, 비관론을 제기하다. 현용 휴대폰(피처폰)들의 시대가 그리 빨리 저물지 알 수 없어……. 그저 또 다른 ‘비싼 장난감’에 불과할 수도.
물론, 이러한 회의론은 진작부터 스마트폰의 출현과 그 파급효과를 예상하고 준비해 온 정환에게는 전혀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일 뿐이었다.
사실 그는 몇 개월, 아니, 몇 년 전 학총련의 시위로 전 공화국이 떠들썩할 때부터 이 시대를 바꿀 변화에 대한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전의 자동차나 추격기처럼 북조선보다 앞서나간 선진국에 있는 뭔가를 따라서 만든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당의 동지 여러분, 그리고 민간 기업계의 지도 일꾼 동무들,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 실리콘 밸리에서는 세상을 바꿀 변화가 일어났소. 그리고 이 변화는 이제까지 여타 선진국들을 따라잡는 데만 열을 올리던 우리 공화국이 세계 경제계에서 한 분야의 리더 자리를 명실공히 차지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고.”
후세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이른바 ‘아이폰 쇼크’가 있고 나서 1주일쯤 후, 2007년 새해를 맞아 투자공사 본사에서 열린 정환과 당 경제 관료들, 자리한 ‘조선로동당 주최 민관 합동 미래 기술경쟁력 공청회’ 석상에서 나온 말이었다.
당 재정경제부 관료, 석유공사와 투자공사를 비롯한 공기업, 국영 펀드 수장들은 물론 공화국 내 시가총액 기준 10대 기업들 경영진까지 전부 자리한, 남조선식으로 표현하면 ‘경제계 수장들과 대통령의 만남’이었지만, 그 수장들이 대통령, 아니, 총서기를 바라보는 표정은 남조선의 그것과 비교할 게 아니었다.
눈앞의 총서기는 단순히 정치놀음과 당 세 싸움에만 열을 올리고 경영은 하나도 모르면서 왜 투자와 고용을 더 늘리지 않느냐고 기업인들을 불러 호통치는 답답한 타 국가 정치꾼이 아니지 않은가.
정치력과 그 정치력으로 지금까지 공화국을 이끌어 이루어낸 성공은 둘째 치더라도, 이제까지 총서기가 투자공사 이름을 내세워 투자한 기업들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성공을 여지없이 일구어냈고, 이 공화국의 경제적 발전에도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막대한 기여를 했다.
비록 최승일이라는 대리인을 앞세우기는 했어도 그가 최종책임을 지고 (사실상 직접) 운영하는 국부펀드인 피오니 홀딩스는 현재 아시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한 투자회사로 거듭났다.
그런 사람이 자신들을 이 자리에 불러다 놓고 시답잖은 농을 할 리도 없으니,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내빈 용으로 준비된 호화로운 샴페인과 캐비어를 내려놓고 귀담아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곧 좌중들, 정확히는 당 간부와 관료들 사이에서 정환이 이미 예상했던 반응이 나왔다.
“……기렇다면 우리도 직접 그 신형 손전화…… 그, 스마트폰이라는 거이를 공화국에서 자체생산할 수 있도록 여기 민간 기업계에 바람을 넣어줘야 한다는 말씀입네까?”
“그렇게 들렸나?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곧 아이폰이 가져올 열풍을 아직 체감하지 못한 공청회의 좌중들은 관료들이고 민간 기업 수장들이고 쉽게 믿기 힘든 표정이었지만 총서기 입으로 나온 말이니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당 간부 중 누군가가 여태까지 지속해 왔던 사고방식에 기초해 이런 발언을 했을 때도 대부분의 당 간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발언 이면에는 지난 20여 년간 당, 즉 국가 주도적 산업발전계획을 통해 드디어 세계 수준에서, 설령 그 상대가 미국이라도 충분히 경쟁해 볼 만한 산업, 특히 전자 제조업 능력을 확보했다는 자국의 경제와 당에 대한 자신감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정환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감은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 역시도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야, 이제는 우리 공화국 산업도 남들을 따라가는 거이 아니라 먼저 흐름을 선도해야 하지 않갔습네까. 언제까지 하청이나 내수경제만 치중해서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제는 공화국 밖에서도 세계 1위라고 통할 만할 수출품을 확보해야 하디요.”
“민간 기업계에 있는 동무들, 특히 탑제 거리 동무들 능력이면 충분히 우리가 먼저 똑같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네다.”
“흠흠, 물론 개발이야 민간 쪽에서 하는 것이지만 당 산하 기관 명의로 컨퍼런스도 열고, 중장기 정부 과제 등을 통해 당에서 개념과 과업 수행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 준다면 어려울 것도 없지 않갔습네까?”
“……흐음…….”
이렇게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당 간부들 사이에서, 정환은 민간 기업들 수장의 표정이 미세하게 찌푸려지거나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아간다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중에 공화국 최대의 인터넷 포털 유니온의 창립자이자 사장 주성환도 남모를 쓴웃음을 짓고 있는 와중이었다.
심지어는 상대적으로 시야에서 먼 뒷줄에 앉아 있던 이들 중에서는 냉랭하게 코웃음을 치는 자들까지 있었다.
그리고 정환은 이러한 당 간부들의 말을 일부 부정하면서 그런 그들의 예상을 좋은 의미로 배반했다.
“그럴 수야 있겠지. 하지만 그래서는 아무 소용이 없네. 이제는 그럴 시기가 끝났기도 하고.”
“……네?”
“이번에 나온 아이폰은 순전히 한 개인, 정확히는 스티브 잡스라는 혁신가의 창의력과 비전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일세. 그는 이제까지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했던 미래 기술의 모습을 정확히 관측했고, 아직 소비자 그 자신도 알지 못하는 소비자 내면의 욕구를 아이폰이라는 형태로 구체화했기에 성공을 이룰 걸세.”
“……?”
“스티브 잡스 개인에 대한 호불호나 업적을 떠나서 그건 인정해야지. 그런데 여기서 질문 하나 하지. 과연 다른 기업들이, 혹은 다른 나라들이 기술적으로 아이폰과 비슷한 모바일 기기를 만들 능력이 없어서 못 만들었을까? 당장 아래 남조선만 해도 기술력만 보면 이미 전자 산업 분야에서는 충분히 세계를 선도할 저력을 확보하고 있네. 그런데 왜 남조선에서는 스티브 잡스 같은 자가 나오지 못했을까? 그 질문에 대답해 볼 사람 있나?”
공청회 자리는 다시 침묵에 휩싸였다.
다행히도 정환은 그 침묵을 오래 유지시키지 않았다.
“아직 개개인의 개성, 예술성,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창의력을 존중해 주고 그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있다고 사회 모두가 납득하는 풍토가 없기 때문일세. 그리고 그 문제는 우리 공화국도 마찬가지지.”
“……총서기 동지, 뭐라 드릴 말씀이…….”
“동무들을 탓하는 게 아니야. 이제까지 공화국은 인민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주를 공급하고 국가적 생존을 위한 기반을 쌓기 위해 나를 정점으로 해서 국가 주도적 경제개발을 해왔네. 그리고 모두가 잘 알다시피 그 전략은 성공했네. 지금 공화국 경제는 말하자면 황금기지만…… 그러나 우리는 이제 전략을 바꿔야 하네.”
그렇게만 언질을 남기고 정환은 다른 일정이 급하다는 핑계를 대고 그날 공청회 자리에서 다른 사람보다 먼저 퇴장했다.
뭔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려다 말고 퇴장한 정환을 보며 몇몇은 ‘결국 하고 싶으셨던 말이 뭐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의미심장한 뜻이 담긴 총서기의 말을 다른 사람들보다 좀 빨리 알아챈 좌중들은 표정이 제각각 기묘하게 변했다.
그 몇몇 중 당 간부들은 숨겨진 의미를 깨닫고 표정이 뭐 씹은 양 변했지만, 민간 기업인들의 경우는 갑자기 표정이 밝아졌다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었다.
그리고 이런 공청회를 뒤에 놔두고 먼저 퇴장한 사람은 정환만이 아니었다.
“이번 아이폰 사태…… 이런 표현은 좀 웃기지만 그래, ‘사태’를 어떻게 평가하나? 간부들 의견을 들어봤으니 기업인들 의견도 좀 들어보고 싶군.”
“확실히…… 이미 대중들, 특히 신기술에 민감하고 관심이 많은 계층, 그러니까…… 이런 표현은 저희 업계에서도 이제서야 슬슬 쓰이는 말인지라 총서기께서 아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얼리어답터(Earlyadopter), 나도 미국 신문 자주 보네. 하여간 그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아이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는 이야기군?”
그날 공청회를 일찍 빠져나온 총서기의 다음 일정은 웃기게도 같은 공청회 자리에 있었던 유니온 사장 주성환과의 독대였다.
과연 예상대로 총서기라는 잠시 간의 놀라움을 빠르게 수습한 주성환은 곧 침착한 표정으로 미국 맥 월드에서 있었던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반응을 전달했다.
“뜨겁다 정도가 아니라 폭발적입니다. 아직 일반 대중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는 진짜로 세상을 바꿀 물건이 나왔다고 떠들어대고들 있습니다.”
“흐음, 곧 평양에도 애플 스토어가 생긴다는 이야기군 그래.”
“저기…… 그동안 총서기 동지가 저에게 베풀어주신 관심을 믿고 감히 제 기업일꾼으로서의 소견을 한말씀드리자면…… 정말로 당에서는, 그리고 투자공사에서는 이 변화에 대해서 아무런 선제적 행동도 취하지 않을 생각이십니까?”
주성환은 과연 대형 포털로 거부가 된 사람답게 신기술과 신제품이 가진 파급력을 잘 알고 있었고, 그가 보는 견지에서 아이폰은 시발점이었다.
곧 게임이 바뀌었다는 이러한 신호를 캐치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속속 경쟁에 뛰어들 것이고, 여기서 도태된 기업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시기, 대멸종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당장 노키아와 블랙베리 경영진들은 이 새로운 강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과 인터뷰 요청을 하루가 멀다 하고 받고 있다는 게 그가 주워들은 업계 동태였다.
이러한 시기에 정말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간신히 자리를 잡은 IT 강국 북조선의 꿈은 영영 바다 밑으로 침몰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총서기는 그의 이러한 위기감에서 나온 충언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내 정환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하하 웃으며 다급한 표정의 주성환의 어깨를 두드렸다.
“과연 현업에 있는 민간 일꾼들의 생각은 다르군 그래. 내가 이래서 오늘 행사에서 그 이야기를 꺼냈던 걸세. 당 조직에 속한 관료들은 아무래도 공무원들인지라 시킨 일은 잘 해내도 자신들이 앞장서서 변화를 주도하지는 못하지. 유능 무능을 떠나 공무원 조직의 근본적인 한계랄까?”
“그 말씀은…….”
“동무도 이미 예감했겠지만 이제 IT 업계, 아니, 나아가 전 세계에는 아이폰으로 인해 큰 변화가 일어날 걸세. 사회적으로 넓게 보면 사람들은 더욱 가까워지고 지구 반대편의 일들이 영상과 함께 실시간으로 전달되며, 한 명에게 말하는 것은 천 명에게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게 되지. 하지만 일단 좁게 보면, 이제 전세계 손전화 제조 기업들은 피 튀기는 싸움에 직면했네.”
“과연 옳으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정환의 말을 듣던 주성환은 그가 계속 하드웨어 이야기만 하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려 했으나 정환이 먼저 가볍게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무슨 이야기하고 싶은지 아네. 이건 하드웨어의 싸움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모바일 운영체제 간의 싸움이기도 하네. 아이폰에는 자체 운영체제, iOS가 탑재되어 있고, 이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존의 공룡들은 위기를 감지하고 있을 걸세. 사람들이 아이폰만 쓰고, 그 건 아이폰에 탑재되어 있는 아이폰 독자 운영체제만 쓰게 된다는 뜻이고, 그만큼 자기들 시장 지분을 빼앗기니까.”
여기까지 말한 정환은 이제 잠자코 듣고 있는 주성환을 앞에 두고 이리저리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근대전자를 포함한 공화국 기업들은, 지금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을 못 만드는 게 아니네. 만들어도 소비자에게 매력이 별로 없는 거지. 애플의 그것과 같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철학이 없는 못생긴 스마트폰은 시대를 바꿀 혁신이 아니라 그저 또다른 PDA의 흉물스런 따라쟁이 아종일 뿐이니까.”
“…….”
“……그러니 공화국의 중, 대기업들 대부분의 지분을 들고 있는 조선투자공사 이사장이자 인구 3천6백만의 소국인 북조선 지도자로서 내 의견을 말하라면, 이 거대한 변화에 맞서서 이 나라의 전자산업계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스마트폰 단말기 자체 제조와 판매는 과감히 포기하거나 남조선과의 협업, 아니면 반도체나 열심히 팔자는 것일세. 다행히 그 부분은 우리가 이미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위를 확보했지.”
거기까지 말한 정환은 결론을 내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딱 정지하면서 주성환을 직시했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측면, 정확히는 응용프로그램을 위한 플랫폼이 되어줄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경쟁해야 하네. 그리고 그 부분에서도 역시 우리는 경쟁력을 이미 가지고 있네. 이미 장기간 교육체계에서의 투자를 통하여 이 공화국에는 훌륭한 젊은 개발자들이 아주 많이 자라났으니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미 총서기께서도 지적하셨다시피 개발자들은 군인이 아닙니다. 소프트웨어란 그저 제조업 발전시키듯 인력을 갈아 넣는 게 아니라 자유로운 개발환경, 그리고 성공에 상응하는 보상체계라는 기반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주성환이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정환은 이번에도 잘 알고 있다는 듯 눈을 찡긋했다.
“맞는 말일세. 이 사람도 초기에 내가 만났을 때 무엇보다 그걸 강조하더군.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간섭이 심하면 자기는 회사를 떠나겠다고 말이야.”
“이 사람이라면……?”
“이름은 앤드루 루빈(Andrew Rubin), 직원 여덟 명 데리고 있는 작은 회사의 사장일세. 물론 그동안 내 투자를 받아 덩치가 커지기는 했지만…….”
“앤드루 루빈이라…… 들어본 적 없는 이름입네다만…….”
주성환 자신부터 스타트업에서 사업을 일군 사람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스타트업 개발자 이름들을 전부 알고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정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던 말을 계속해 나갔다.
“……사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말은 주성환 동무 자네를 시험하는 것이기도 했네. 사업 초창기에는 누구보다 자유로운 무간섭 환경을 강조하면서 회사가 커지고 높은 직위에 올라가면 가장 먼저 자기부터 머리가 굳어지고 개발자들을 통제하려는 경영인들이 하도 많아서 말일세. 다행히 동무는 그 법칙에서 예외인 듯하니…….”
여기까지 말한 정환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는 공화국 최대 포털 사이트 운영자에게 힌트를 주었다.
“이 사람의 회사이름은 ‘안드로이드(Android)’라고 하네. 자네와 앤디 루빈, 그리고 안드로이드와 유니온은 서로 한 지붕 아래서 잘해나갈 수 있을 듯하군. 구글보다도 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