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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하는 수령동지-206화 (206/350)

경애하는 수령동지 206화

설 특집 - 공화국의 설날

설날은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에서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넓게 퍼진 동아시아 한자 문명권의 대표적인 명절이다.

그런 만큼 당연히 북조선도 설을 쇠고, 음력 설이 아닌 양력설(1월1일)을 좀 더 기념한다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의미와 하는 일 역시 남쪽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요 10여 년 새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전에는 동네마다 조직된 인민반이나 청년 동맹 등에서 민속 공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기차기 대회 등을 벌이기는 했지만 지금은 정말로 자발적으로 하는 몇몇 동네 말고는 남아있는 곳이 거의 없다.

그럴 시간에 요새 한창 유행인 케이블 채널을 보거나 예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인민들 주머니에 돈푼이 좀 생기면서 크게 퍼져나가기 시작한 화투 놀음을 하는 것이다.

단 10년 만에 시장경제가 바꿔놓은 공화국의 풍속도였다.

물론, 인민반과 청년동맹 등으로 대표되는 집단주의, 전체주의의 퇴조 말고도 시장경제가 바꿔놓은 설 풍경은 몇 가지 더 있었다.

“자, 모두 주소록, 명부 복사 전달 완료 했디? 각 계장급들, 전부 각자 전달된 종이에 눈깔 잘 붙이고 있디?”

“그렇습네다, 림 2차장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양에 위치한 30층짜리 고층 빌딩의 한 대회의실, 계단식 의자에 앉은 양장 차림 사내들이 엉거주춤 대답하자 단상에 서서 마이크를 잡은 억세 보이는 남성, 림경묵 제2차장은 검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는 재빨리 가장 단상 바로 옆, 딱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석에 앉은 중년 남성 셋을 바라보다가 이내 목소리에 더 힘을 주고 군중들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목소리가 다들 그게 뭐이간? 연말에 피죽도 못 먹었어? 여기 우리 북명 그룹 영업본부장, 리 전무님, 선전실장 박 상무님까지 자리하고 계신데 다들 결기가 없어가지고는…… 그래서 새해에도 영업 전투 치르갔어? 다들 기립해서 사가(社歌) 3절까지 제창하라우!”

‘에이, 연말부터 이런 거지 발싸개 같은…….’

‘요즘 이 공화국에서 누가 혁명이니 전투니 하는 말을 쓴다고…… 림 차장 저거 아직도 인민군 있을 적 가락 못 없애서…… 군관 놀음은 군 가서 해야디, 쯧…….’

‘전무에 상무까지 자리하고 있으니 이쁨받겠다고 저 지랄이구만, 목구녕이 포도청이니 원…….’

‘저 말로는 정찰여단 있었다니 어쩌네 꽝포를 놓는데(허풍을 떠는데) 그게 참말인지 어쩔지 뉘가 알아?’

이런 불만 가득한 생각이 새어 나왔는지 미약한 투덜거림이 비교적 젊은 계장들 사이에서 흘러나왔지만, 그들 중 그걸 대놓고 입 밖으로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분분히 일어난 그들은 이를 악다물고 현재 북조선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유통업계 1위 기업, 자랑스러운 북명 그룹의 사가를 3절 끝까지 제창할 수밖에 없었다.

“총서기께서 지켜주시는 피땀의 영광과~ 불멸의 백두 정기 장한 의지로~”

“오오 북명~ 북명~ 그 장한 이름~ 조선 민족 중흥의 선두에~”

“기렇디! 지금 중차대한 구정 영업 전투를 앞에 두고 다들 골에 달디 단 설탕물만 차 가지고는……! 다시 착석하라!”

상석에 앉아 있던 리 전무와 박 상무의 못마땅한 표정이 좀 풀린 듯하자 림 차장은 계장들을 착석시키고는 더욱 목소리를 높여 오늘 영업 회의의 진짜 목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시 아까 종이로 돌아가서…… 이미 동무들 모두 잘 알고들 있갔지만, 이제 곧 구정을 맞아 우리 영업본부와 선전실에서는 합동으로 큰 손 고객들과 협력사 측에 선물을 돌리고 있다. 여기까지라면야 그냥 택배회사에 맡기면 될 터이니 별 상이할 거이 없지만, 다른 기업소들도 하는 기런 범상한 영업전략으로는 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갔나?”

“아닙네다!”

아까의 교훈이었는지 계장들은 힘껏 소리를 질러 대답했고, 다행히도 림 차장은 그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번에는 기합을 주지 않았다.

“기렇디. 우리 북명 그룹이 업계 1위, 공화국 내 최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거이는, 매 연말마다 북명 그룹이 공으로 사로 은혜를 입은 분들, 미제 말로 VIP들에게 한 해 동안 신세를 진 것을 톡톡히 갚으며 우의를 다졌기에 가능했던 거이지. 여기 종이가 바로 그 VIP 대상자들의 명단이라우.”

“차장님. 이거이 꽤 긴데…… 이 많은 사람에게 다 비싼 선물을 보낸단 말입네까?”

계장들이 받은 대여섯 장 정도 되는 종이에는 당 군, 정, 민간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인사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 그 수가 줄잡아 수백 명은 되어 보였다.

아니, 사실 일 이백 명 정도 숫자야 기업소 영업부 일꾼이면 일주일 만에 올챙이 국수 먹듯 후루룩 해치워야 할 일이니 숫자와 거기에 드는 예산은 둘째치고,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나?

그러나 그 말이 채 나오기 전에 림 차장은 입을 막아버리듯 더욱 목소리를 높여 그들을 다그쳤다.

“거기에 보면 지금부터 우리 북명 그룹 총영업본부 2과와 본사 직속 홍보실이 상부상조해서 집중 격파해야 할 이름들이 적혀 있을 기야! 이번 음력 설을 맞아 우리 북명 그룹이 2003년 내년 새해에 이 조선 땅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없을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각자 대상자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회장님의 애끓는 마음을 전하는데 전력을 다하라!”

“……기런데 이 명단 옆에 있는 이 표 딱지들은 뭡네까? 파랑, 노랑, 초록, 깜장도 있네요?”

“거 좋은 질문이디! 각 색깔표들은 대상자들의 중요도를 나타낸다! 파란 딱지는 3급! 비싼 양담배 보루! 노란 딱지는 2급! 상품권이나 스포츠 경기 로얄석 입장권! 초록 딱지는 1급! 고미술품! 중요도에 따라 내가는 선물도 바뀌고 찾아가는 직급을 높여 예우하는 거이 우리의 영업본부의 전략이라우. 알갔나?”

아항, 그러면 그렇지.

그런데 이 검은 딱지는 뭐야?

계장들이 일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런데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몇 가지 더 있었다.

“저기…… 기런데, 차장님.”

“뭐이야, 터놓고 말해보라.”

“이거이…… 기러니까…… 우리 그룹의 주력 사업이 부동산 개발과 건설인 거를 감안해보면 사업을 따내기 위해 당 간부들에 기름칠을…… 아차차, 우의를 다져두는 거이는 중요하기는 한데, 기러니까…….”

“뭐인데 자꾸 뜸을 들여?”

“……반부패수사국이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후과가 있지 않갔습네까?”

바로 그게 모든 사람이 궁금해하던 질문이었다.

아무리 요새 당 안팎 부패 범죄가 엄혹한 단속으로 거의 사라져서 할 일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반부패수사국과 김영일 국장이 바지저고리가 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경험과 실력을 쌓아 더욱 무서워져서 기업소 대관 담당자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게 요새 아닌가.

하지만 과연 업게 1위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게, 북명 그룹은 이미 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

막 림 차장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 부분을 설명하려던 찰나, 단상에 앉아 있던 세 중년 남성 중 한 명이 일어나면서 말했다.

“흠흠, 그 부분은 내가 설명하지. 림 차장?”

“……최 제1차장님이시구만, 기래, 마이크 줄 테니 어디 계장 동무들에게 남조선 선진 자본주의 경영 기법을 잘 갈쳐주시라요.”

마이크를 넘겨주는 약간의 비아냥거림이 섞인 림 차장의 말을 싹 무시하며, 최 차장이라 불린 남성은 단상 앞으로 나아가 눈을 동그랗게 뜬 계장들에게 자신 있게 입을 열었다.

“아, 계장님들, 걱정하실 거 저어언혀! 없습니다. 제가 여기 북명 그룹에 스카우트…… 그러니까 경력직 입사하기 전에 한국, 그러니까 남조선 성삼 그룹에 있던 건 아시죠? 원래 법의 그물이라는 게, 아무리 촘촘해도 빠져나갈 놈은 꼭 빠져나가기 마련이거든요. 지금부터 제가 그걸 아주 잘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그는 아직도 계장들의 표정에 불안감이 보인다고 생각했는지 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한 마디 덧붙였다.

“장담하는데 제가 있던 성삼이 이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1위였습니다! 국내도 아니고 세계 1위! 저만 딱 믿고 따라오시면 됩니다. 아시겠죠, 사우 여러분…… 아니, 동무들?”

* * *

회의가 끝난 후, 특명을 받은 계장들은 분주하게 흩어졌다.

네 사람, 그러니까 오늘 회의를 주도한 림, 최 두 차장과 박 상무, 리 전무 두 임원은 소회의실에 따로 모였다.

직급이 높고 월급이나 보너스도 더 많이 받는 만큼, 그들에게는 당연히 따로 할 일이 있었다.

바로 아까 전 명단에서 검은 딱지가 붙은 사람들, 3급도, 2급도, 1급도 아닌 특급 대상자들에게 줄 선물과 그 전달 방법에 관해서였다.

“자, 동무들, 그리고 최 차장, 지금부터 이 검은 딱지 대상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세, 여기 이 동지분들은 우리 북명 그룹을 말 한마디로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사람들 입네다.”

그들이 속한 회사, 북명 그룹은 김정환 총서기의 개혁 개방 직후 설립되어 건설회사를 모체로 지금까지 북조선 경제성장의 수혜를 누려오며 성장 가도를 쭉 이어온 그룹이었다.

시가총액은 미화 180억 달러, 한화 약 22조 원이었으며 주력 사업은 그룹의 뿌리나 다름없는 건설, 부동산 개발업이었으며 거기서 얻은 자금력으로 유통, 식품, 호텔과 화학에도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북명 그룹의 가장 큰 캐쉬 카우는 부동산 개발업과 건설이었으며 이 분야에서만큼은 근대건설 못지않은 입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이 방면에서 수많은 노하우를 쌓아오며 북조선의 대표적인 중산층 아파트인 백와 아파트 건설까지 도맡아 할 정도로 남조선 못지않은 브랜드 밸류를 자랑하는 근대건설과 맞먹은 비결이란, 바로 방금과 같은 공격적이고 끈끈한 ‘영업 관리 노하우’였다.

“일단 제1순위는 당 중앙위와 전문 부서 부부장 급들이네. 핵심 중 핵심인 정치국 위원들에게 줄을 댈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건 회장님과 그룹 비서실 일꾼들이 직접 움직이겠다고 하셨으니 우리 임원들은 상무, 전무급들은 당 부서 부부장, 부회장님들은 부장급과 식사, 골프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일가족들을 힘 있게 공략하는 것부터…….”

“어…… 상무님. 저기 질문이 있습네다. 여기 검은 딱지로 구분된 이 두 남녀는 뭐하는 동무들…… 아니, 뭐하는 분들이십네까?”

림 차장의 질문에 테이블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때, 한순간이지만 자신 옆에 앉은 남조선 놈, 남에서 올라온 말 뼈다귀 주제에 위아래 모르고 2차장인 자신을 제치고 영업본부 1차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최 차장의 눈에 은근한 비웃음이 스쳐 지나가자 림경묵 차장은 자기도 모르게 이빨을 꽉 다물었다.

‘그것도 모르냐? 정보에 어지간히 느리구만.’하는 표정이었던 것이다.

“……아, 아직 림 차장에게는 전달이 안 되었나 보구만 기래, 하기야 동무는 야전에서 뛰는 전사니만큼 내부 소식이 좀 느릴 수 있지.”

“……이름 유경덕 동무, 박정자 동무? 유경덕 동무 직책은 호위사령부 중좌급 군관…… 였으나 이미 10년도 훨씬 전에 은퇴하지 않았습네까? 그런데 검은 딱지가, 그것도 이 명단 최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거이 저는 도무지…….”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다네, 동무. 사실 이 두 분 동무들이 이 명단에서 가장 중요한 분들이디. 사실 우리 선을 넘어서 비서실에서도 이 두 분에게 꽤 전부터 선물을 보내드리며 관리…… 아니, 우의를 다지고 있었다네. 그런데 드디어 오늘에 이르러 그간의 노고가 열매를 맺게 된 거지.”

“……??”

도무지 모를 소리에 림경묵은 여전히 아리송할 수밖에 없었다.

중좌급이면 분명히 고위 군관이기는 하지만 이 대 북명 그룹 비서실에서 손수 선물을 보낼 정도로 고위급은 아니다.

애초에 지난 10년간 이 공화국에서 그간 위세가 당당했던 인민군의 힘은 조금씩 빠지고 당정이 권력의 중심부로 이동하지 않았나.

게다가 호위사령부면 김정일 시대에는 중요 핵심계층만 가려서 뽑는 엘리트 집합소였지만, 그것도 다 옛날이야기고 지금은 지도자의 경호를 당 산하 경호국에서 맡아서 한다.

아니, 다 제쳐두고 이 유경덕이라는 양반은 10년 전에 현직에서 은퇴했는데 이렇게 비싼 선물을 보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리고 마침내 박 상무가 이런 림경묵 차장의 답답함을 해소해주었다.

“림 차장, 자네 이 공화국 핵심부인 조선로동당 중앙위 정치국에서 이런 말이 나돈다는 거 알고 있나? ‘우리 당에는 대장, 차수보다 높은 소좌가 있다’라고?”

“대장, 차수보다 높은 소좌……? 그거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입네까?”

나름 계급에 죽고 계급에 사는 인민군을 나와 북명 그룹에 취직한 림경묵이었기에 그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약간의 개인적인 감정을 가득 담아서 되물었다.

아무리 요즘 군대가 나 때 하고는 달라서 영 군대 같지가 않아졌다지만, 설마 소좌가 대장 머리 위에 놀 정도로 만판이 되었을라고?

하지만 그의 상사들은 여전히 진지한 듯했다.

그리고 그다음에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림경묵을 점점 더 놀라게 했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가 아닐세, 들어보게. 이 소좌는 계급이 소좌에 불과하지만, 그 위세가 얼마나 강력하느냐 하면, 언제 한 번 이 소좌 동지가 공무상 지방에 내려갔다가 커피를 찾자, 현지 부대 대좌가 짚차에 커피를 실어 달려왔다는군. 기가 막히지 않나?”

“아니, 대체 그 소좌가 뭐하는 동무길래…….”

“쉿, 아가리 여물게. 우리 그룹에서도 회장님이 면 익은 정치국 위원에게 건너건너 들은 말이네만, 경애하는 공화국 최고 존엄, 총서기 동지께서 오래전부터 인민들 모르게 반려를 두시고 계셨다는군, 기래. 비록 입단속 못하는 반동들의 입방정이 우려되셔서 비밀에 부치셨는지 몰라도, 이미 알만한 간부들은 그 소좌 동지에게 줄을 대려고 여간 난리들이 아니었다는 기야!”

“그런데 왜 이제까지…….”

“……소문이 전혀 안 났느냐고? 그야 최고존엄의 반려답게 처신이 보통이 아니라, 본인에게 사사로이 줄을 대거나 뭘 좀 고이려는 자들을 전부 경을 쳤다는 게야, 하지만 옛말에 장수를 잡으려면 장수가 아니라 말을 쏘랬다고. 우리 북명 그룹의 수완으로 이런 일이 가능해졌디. 설마 아무리 그 녀성 소좌동지가 랭혈한이라고 하도 제 피붙이의 부탁까지 거역하지는 않갔지 않간?”

그제야 림경묵은 이 특급 대상자들의 선정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호위사령부에서 은퇴해 10년이나 지난 두 사람, 정확히는 남성의 이름 앞에 붙은 성을 자세히 보았다.

‘유경덕’

“그러니까 이 두 동무들이…….”

“기래, 이 공화국의 그 뭐냐, 미제 말로 퍼스트 레이디 격인 유혜림 소좌의 아바디 오마니일세. 그리고 우리 그룹을 공화국 핵심부에 확실하게 안착시켜줄 다리이기도 하고. 이제 표적이 정해졌으니, 탄을 쏘는 일만 남았구만 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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