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수령동지 176화
63장. 총풍(銃風)이 아니라 전풍(錢風)
“예?”
“자네 말일세. 박세황 과장…… 아니, 은퇴했다고 했나? 하여튼 박세황 요원 자네가 한번 말해보게.”
느닷없는 대통령의 부름에 화들짝 놀라 말을 더듬는 사람은 바로, 북에서 김정환 총서기의 구제금융 제안을 가지고 온 사람이자, 오늘 이 여민관 회의에 자기가 왜 불려 왔는지 몰라 안절부절못하며 구석에 앉아있던 사람, 흑금성 박세황이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그리운 서울로 돌아와 북한 총서기의 제안을 상관들에게 전달하고 가족들 얼굴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도대체 자기가 왜 이 청와대에 있단 말인가?
그래서 이제까지 신문지 지면이나 TV 화면으로만 보던 박이삼 대통령이 직접 자신에게 질문했을 때도 박세황은 자신이 잘못 들었을 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박이삼이 지목한 사람은 그, 박세황이 맞았다.
“이중에 그 김정환 총서기라는 친구를 만나본 건 박세황 요원 하나뿐이에요. 외교부 장관이고 뭐고 그 북측 지도자에 대해 아는 건 한 명뿐이라는 건데, 그럼 김정환 총서기라는 사람이 어떤 의도로 이런 제의를 했을지에 대해 박 요원의 생각을 들어봐야 하지 않나.”
“가, 각하, 죄송하지만 저는 경제 전문가도 아니고 금융이니 뭐니 이런 거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는…….”
“아, 경제 전문가랑 그 소위 잘 안다는 사람들 말 믿다가 오늘 이 모양 이 꼴 난 거 아닌가! 그러니 비전문가 말도 들어보는 것이 도리긋제? 내가 허락할 테니 기탄없이 말해보세요!”
이내 모든 사람의 시선이 박세황에게 쏠렸다.
참모진 중 일부는 이제까지 북한 지도자를 직접 만난 극소수의 사람 중 하나라는 박이삼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살짝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국가가 미증유의 경제적 재앙에 직면했는데 비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이미 북한 총서기의 의도는 한국을 경제적으로 종속시키는 것임이 확실해 졌는데 말이다.
그리고 느닷없이 지목을 당한 박세황은 이게 웬 날벼락이냐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한참 뜸을 들였다.
지금 이 자리에는 자신의 직속 상관인 안기부장도 있는데 혹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뭔가 해가 오지는 않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이내 결심을 하고 입을 열었다.
“……세 번째 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뭐요?”
“국채 매입, 기업 인수에 따른 세 번째 조건 말입니다. 제가 북에서 김정환 총서기에게 전달받은 세 번째 조건은 휴전선을 없애고 남북 간 민간 왕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박세황의 말대로, 정환이 1차 차관의 조건으로 내건 것은 ‘남북 간 비자 발급을 통한 민간 교류 활성화. 도로 연결과 국경검문소 공동 운영’이었다.
물론 말이 비자 발급과 공동 운영이지 남한 측에서 북으로 입국하는 사람 숫자를 북이 제한할 수 있다던가 북측이 일방적으로 비자 발급을 취소할 수 있는 등 불평등한 조건이었지만…….
이제까지 남에 대해서 거의 무시 전략을 써온 것과는 확연히 다른 조건이었다.
이제까지는 남한의 발전한 경제력을 이용한 북조선 인민들의 대규모 월남과 흡수통일을 경계해왔다면, IMF 이후에는 확실하게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으니 교류를 차단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왕래가 덜 까다로워야 한국 기업들의 인력과 기술을 북한으로 흡수하기 쉽다는 점도 큰 몫을 하기는 했지만.
“북한 체제의 최대 위협은 우리 국군이 아니라 경제력과 민주주의였습니다. 아까 안보수석님께서는 북이 우리 기술로 포탄이나 미사일을 만들어 쏠지도 모른다고 하셨지만, 우리를 적국으로 여기는 나라가 왜 국경 검문을 완화하고 이동을 자유롭게 하겠습니까?”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이전에도 북은 그런 기만적인 협상 전술을 여러 번 써왔네. 지금이야 이런 달콤한 조건을 내걸고 차관이라는 덫을 치지만, 우리가 언제라도 수틀리게 나오면, 즉시 국경을 차단하고 다시 무력시위를 할지도 모른단 말일세.”
“제가 본 김정환 조선로동당 총서기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적화통일을 외치던 프룬제 일파를 제압하고 권력을 잡아 친미 노선으로 전환한 사람이 왜 그런 허황된 야욕을 품겠습니까? 게다가…….”
박세황은 침을 꿀꺽 삼키고 마지막 말을 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이제는 정말 집에 가고 싶었다.
“총서기도 본인 입장에서 이건 상당한 외교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결정이라고도 했습니다.”
“외교적 부담? 무슨 외교적 부담? 우리를 자본으로 종속시키고 기업들을 훔쳐 가려는 자들이 무슨 얼어 죽을 외교적 부담을…….”
“생각해보십시오. IMF 최대 출자국은 미국이고, 그 미국 은행, 금융자본의 목표가 한국 자본시장 개방인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 만약 여기서 자기가 차관을 해줘서 IMF 구제 금융이 무산되면 미국의 심기가 불편해질 걸 그 총서기가 과연 몰랐겠습니까?”
“…….”
박세황의 말에 참모진은 잠깐 입을 다물었고 박이삼의 표정 역시 약간 변했다.
대통령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본 참모진 중 일부의 표정이 구겨졌지만, 그때 박세황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은 북한도 친미 국가입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지만…… 이미 미국 압력 때문에 명목상 우방국인 일본도 우리에게 융자와 채권 만기 연장을 거부했는데, 북측은 숨은 목적이 있든 뭐가 있든, 우리에게 달러를 빌려주려고 하는 겁니다.”
“그 숨은 목적이라는 게 적화통일이라면 어떻게 할 겁니까? 자기들은 동한만 밑바닥에서 달러를 뽑아 쓰니 달러 아까운 줄 모르고 팍팍 써서 언젠가 청와대에 인공기를 꽂겠다, 이런 내심이 있는 거 아니에요?”
“아니오, 제가 봤을 땐 북한 총서기는 다른 건 몰라도 달러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아닙니다. 주체사상이나 공산주의가 아니라 투자 비용 대비 편익을 신봉하는 합리주의자란 말입니다. 게다가…….”
처음에는 머뭇거렸던 박세황은 어느새 봇물 터진 양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하고 속으로 외치면서도 박세황은 눈을 질끈 감고 자기 생각을 말했다.
“……한국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면, 북한으로서는 우리나라를 치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기지 않습니까. 사채업자들도 웬만해서는 채무자를 절대 죽이지 않습니다. 빌린 돈을 받아내야 하니까요.”
“그건…….”
“한두 푼이면 모르겠습니다만, 240억 달러라면 북측에서도 만만치 않게 큰돈입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원래 빚이라는 게 소액이면 채권자가 갑이지만, 빚 액수가 커질수록 채무자가 갑이 되는 법입니다.”
이건 내가 직접 경험해봐서 잘 알지, 라고 박세황은 속으로 자조했다.
그 고생을 해가며 신분 세탁을 하고 북에서 목숨 걸고 첩보 활동하다가 돌아오자마자 조국 경제가 파탄 날 위기라니, 자기도 참 기구한 인생이었다.
여기까지 오자, 몇몇 장관들은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며 박이삼의 마음을 애써 돌리려 했다.
“……대통령님, 알겠습니다. 북측 제안이 IMF에게 나라 경제 주권을 저당 잡히는 것보다야 나을 수도 있다는 건 인정하겠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설마 정말로 북측에게 차관을 받으실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고려일보에서 난리가 날 겁니다. ……일단 국회에서 비준해 줄 지부터도 의문이고…….”
“…….”
박이삼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눈을 감았다.
눈꺼풀이 덮이자 어둠 속에서 정치인으로서 살아온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20대에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사사오입에 맞서 싸웠던 기억.
무장공비에게 어머니를 잃고 철저한 반공주의자가 되어 ‘타도 공산당’을 외쳤던 기억.
군사 정변과 서슬 퍼런 군부에 맞서 싸워 쟁취한 민주화.
평생의 라이벌이자 동지 유민중과의 갈등.
신군부의 퇴진과 삼당 합당.
김정환이라는 새로운 북한 지도자의 등장.
그리고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이 되어 현재 지금 이 위기를 맞기까지…….
정치인 박이삼이, 인간 박이삼이 알고 느끼고 다짐하고 배워왔던 모든 것들이 바로 어제 일어났던 일처럼 그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박이삼은 마침내 결정을 내리고 눈을 떴다.
“결정했네.”
“각하,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 달만 시간을 끄시면 15년, 아니 10년쯤 후에는 명예를 회복하시고 존경받는 전임 대통령이 되실 수…….”
안 좋은 예감을 느낀 보좌관들과 수석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지만 박이삼은 고개를 저으며 나직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대한민국 대통령 임기가 몇 년이나 합니까?”
“네?”
“……기껏해야 5년입니다. 국가를 위한 자기 비전과 정책을 다 펼치고 그 결과를 확인하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에요. 여기는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지 윗동네 김정환이처럼 대대손손 해 먹는 나라가 아니니까. 거기에 레임덕이 일찍 오기라도 하면 그나마도 국회랑 헉헉거리다가 아무것도 못 하고 끝날 수도 있는 기간이 5년입니다.”
“…….”
“내가 결정을 미루면 후임자가 이현창 의원이 되든 유민중 총재가 되든 임기 초에 금쪽같은 지지율을 크게 소모하는 결정을 내려야 해요! 설령 어느 쪽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어느 쪽이 국민의 생활을 지키고 손상된 경제를 안정시키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거기에 발목 잡혀 결정을 못 내리는 거라고.”
특히나 유민중 총재 입장에서면 그 결정은 더더욱 가시밭길이 될 터였다.
“이건 내가 지고 가야 할 업보야. 후임자가 가장 부담이 덜한 환경에서 자기 비전과 정책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전임자의 도리인 법이고. 기자회견 준비하세요. 일주일 후에 대변인이 아니라 내가 직접 국민에게 알릴 겁니다. 한국은행 총재보고 평양 갈 준비하라고 이르고!”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그리고 박세황 요원,”
“네? 네! 말씀하십시오, 대통령님!”
느닷없는 대통령의 호출에 박세황은 정신이 번쩍 들어 급하게 대답했다.
조금 전에 자기가 겁대가리를 잃어도 한참 잃어 까마득한 상관들 앞에서 혓바닥을 너무 제멋대로 놀렸나 후회하고 있던 차에 갑자기 대통령이 그를 부르니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정작 박이삼은 뭔가 후련한 표정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동안 참으로 노고가 많았습니다. 이 대한민국은 박 요원에게 참으로 큰 빚을 졌어요.”
“……아, 아닙니다. 대통령님.”
“이런 긴박한 시국에 이런 여러 가지 일이 연속해서 터지는 바람에 요원이 음지에서 목숨을 걸고 세운 공로에 대해 제대로 된 상훈도 수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보답으로 내 요원에게 직접 ‘을지무공훈장’을 약식으로나마 이 자리에서 수여하고 싶어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대통령님.”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렇게 기계적으로 대답하는 박세황에게 박이삼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정치적인 복잡성과 민감성이 짙은 문제라는 건 알지만, 그동안 박 요원이 북에서 한 일은 이 나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난 극복에 큰 도움을 준 겁니다. 상훈에 여러 절차와 승인이 필요한 건 알지만, 난 한 달 후면 대통령이 아닐 테니, 그전에 요원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하고 싶습니다. ……가서 훈장을 가져오게.”
‘솔직히 말하자면 제발 역사책에 내가 헛소리를 해서 대통령의 판단력을 흐리고 북한에 나라 내주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만 안 적혔으면 하는데…….’
태극무공훈장 다음가는 훈장을 대통령에게 직접 수여 받는 영광을 누리는 와중에도, 대통령의 지시를 실행하기 위해 뛰어나가는 행정관들을 보면서 박세황이 한숨과 함께 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바람에 그는 몇몇 수석들과 국무위원들의 눈에서 심상치 않은 빛이 번뜩이는 것을 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 * *
“이보쇼, 대체 언제 집에 보내줄 겁니까? 나 평양 간 사이 안기부 보안수칙 바뀌기라도 했어요?”
“…….”
박세황은 볼멘소리를 하며 자신을 경호 아니, 감시하는 안기부 요원에게 투덜거렸으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자신도 인내심이 떨어지는 사람은 아니지만, 드디어 가족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상황이니 불만은 안 나올 수 없었던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역사에 남을 여민관 회의가 끝난 지 3일째, 현재 박세황은 아직도 가족들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 나라의 미래 운명이 결정되었던 회의가 끝나고, 드디어 이 난리통에 가족들은 과연 어떻게 지내나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서 직접 알아보고 싶었던 박세황이 청와대 경내를 빠져나오자 바로, 안기부장이 그를 붙잡았던 것이다.
“자네는 잠시 안전가옥으로 가 있게. 보안 검사를 할 게 남아있으니까.”
‘대통령 접견하기 전에 질리도록 뒤져 놓고 또 무슨 보안 검사야? 설마 내가 전향하거나 변절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건가?’
물론 박세황도 안기부 요원이니(물론 신분 세탁 과정을 거치며 공식적으로는 아니게 됐지만) 혹시라도 블랙 요원이 변절하거나 적성 세력에 포섭되었을 확률을 고려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게 절차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앞에 데려갈 수 있을 정도로 심리 검사부터 별의별 검색을 다 해보고 인제 와서 또 뭘 알아내겠다는 것인가.
하기야 제대로 된 검사였다기 보다는 ‘북에서 전달받은 내용이 뭔지 나에게 먼저 말해’라고 압박하는 안기부장에게 오로지 대통령에게만 보고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버텼으니 안기부장이 자신을 곱게 볼 리 만무했다.
게다가 ‘북측 사상에 세뇌당했을지도 모른다.’라는 안기부장의 의심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었으니까.
“따라오십쇼. 부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
자신이 연금되어 있던 방문이 열리며 들어온 건장한 요원이 짧게 말하자 박세황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일어나 그의 뒤를 따라 복도로 걸어갔다.
긴 복도의 조명은 어둠침침했고 창문은 전부 쇠창살로 막혀있었다.
이곳으로 ‘연행’되어 올 때 눈가리개가 씌워져 검은 승합차를 타고 뱅뱅 돌다가 왔으니 이곳이 서울 모처의 안가라는 것만 빼면 박세황도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박세황이 도착한 방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보게 되자, 박세황의 등골에 서늘한 기운이 쭉 달렸다.
연말의 추위 때문이 아니라, 불길한 예감 때문이었다.
“어서 오게, 박세황 씨. 그동안, 이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느라 고생이 많았네.”
“하지만 조금만 더 고생을 해줘야겠군. 앉게. 자네는 다 아는 분들일 테니 소개는 따로 안 해도 되겠지?”
그곳에는 안기부장을 포함한 여러 명의 중장년 남성들이 앉아있었다.
안기부장의 말대로 만난 적은 없어도 박세황이 대부분 아는 얼굴들이었는데, 몇몇 여당 의원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그다음은 군 기무사령부 지휘관을 포함한 장성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신분에 이어 공통점이 뇌리에 떠오르자마자, 박세황은 내심 두려워 해왔던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1초도 되지 않아 한 여당 의원의 입이 움직이면서 그 시나리오는 현실이 되었다.
“시국이 시국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박세황 씨. 오늘 우리가 자네를 이곳에 부른 건 박이삼 대통령…… 아니, 조국을 배신하고 나라를 북괴들에게 송두리째 팔아넘기려는 박이삼이에게 맞서서 우리와 함께 구국(救國)의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기 위함일세. ……제 말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