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경애하는 수령동지-107화 (107/350)

< 31장. 부국(富國)은 망해도 30년은 간다 (1) >

31장. 부국(富國)은 망해도 30년은 간다 (1)

“지난 번 환영식장에서 이미 인사드리기는 했지만 이곳은 사적인 자리니, 한 번 더 인사드려야겠습니다, 정 회장님, 북녘 평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진으로만 뵙다가 실물을 보니 훨씬 더 젊어 보이시는 군요. 부디 이 북에서 회장님의 자본주의 경험과 경륜을 오래 펼쳐주셨으면 합니다.”

“허허... 총서기님도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훨씬 젊은 분이십니다. 그렇지만 제 침침한 눈에도 확연한 귀인의 상이 보이시는 걸 보니 이 정문영이가 늘그막에 사람을 정말 잘 만난 듯 싶습니다.”

‘흐음, 내가 이전 생에서 들은 평가와 일치하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다르군. 하기야 지금 내 위치가 위치니 자기 회사 직원 대하듯 대할 수 없는 건 당연하지만....’

초대면 자리에서 흔히 오가는 비즈니스 조크가 오고 갔지만 테이블에 둘러앉은 정환과 근대 그룹 회장 정문영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환이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추진력은 불도저지만 그만큼 독선적인 면이 있으며, 배짱이 커서 쉽게 결정을 내리는 것 같지만 그 밑바탕에 사업가의 시선으로 본 냉정한 계산 역시 깔려있는 사람’이라는 정문영의 평가였다.

한국 재계의 신화이자 재벌 중의 재벌이라는 말을 들었던 사람인만큼 정환 역시 악평과 호평 모두 들을 만큼 들었고, 기회가 되면 꼭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물론 이전 생에서는 정환이 초등학생일 때 사망했으니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런 상황 이런 장소에서 그 어렸을 적 꿈의 주인공을 만나게 되니 정환 역시 인상이 깊었다.

“그보다 냉면은 좀 어떠십니까? 남에서는 이곳 옥류관이 그리 유명하다지요?”

“소문대로 일품입니다. 기분 탓인지 뭔지 몰라도 남에서 먹었던 랭면들도 맛있었지만 이 평양의 미묘한 풍미를 살리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곳에서야 그 한을 푸는군요. 하하.”

‘의외로구만. 젊은 나이에 배 다른 자기 형을 숙청하고 아버지 뒤를 이어 북쪽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라 독하고 차가운 친구가 아닐까 했는데... 거기다 기업 활동이나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는 남에서 자란 요즘 젊은 녀석들 보다 오히려 더 위인 듯 하니...’

초대면에서 서로를 직접 대면하고 느낀 놀라움은 정환보다도 오히려 정문영 쪽이 더 했다.

완벽한 서울 말씨야 (후계구도 밖에서 밀려나 추방생활을 했다고 들었으니) 외국에서 남한 출신 친구나 매체를 접하며 배운 게 아닐까 추측할 수 있어도, 대화를 나누다 언뜻언뜻 보이는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그야말로 북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특히 백두혈통 집안에서 자랐으니만큼 자본주의나 세상 돌아가는 물정에 대해 모르는 조선시대 세자 같은 면이 그래도 조금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전부터 한 나절 동안 대화를 나누어 본 바로는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게 정환에 대한 정문영의 평가였다.

“근래 일주일간 평양과 남포, 그 밖에 개혁개방 특구를 둘러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 옥류관 냉면은 고령의 정 회장님을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의미로 드리는 제 위로의 뜻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환의 말대로 그들이 오늘 점심식사 장소로 잡은 곳은 남에서도 여러 가지 의미로 유명한 평양냉면의 대표 맛집으로 여겨지는 옥류관이었다.

역사적인 남북 합의 후 평양을 방문한 귀한 첫 손님 정문영 회장을 맞이하기 위해 급하게 청소와 리모델링을 거친 이곳은 북한을 대표한다는 대표성과 정환이 손님 대접에 쏟은 정성을 보여준다는 양쪽의 목적에 완벽히 부합하는 곳이었다.

“허허허... 총서기께서 전용 헬리콥터... 아니, 직승기까지 배려해주셔서 편하게 앉아서 북을 구경했는데 고생이랄 게 뭐 있었겠습니까? 게다가 원래 사업가들이란 돈 벌 거리, 사업할 거리가 눈앞에 있으면 늙은이도 다시 젊은이로 돌아가는 족속들입니다.”

“과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 사업에 매진하실 때 공기를 맞추기 위해 밤에도 횃불을 켜놓고 작업해 주변에 놀라움을 안겨주셨다는 분답군요. ‘백와(白瓦)’ 인민 아파트 사업 부지를 직접 보시니 어떠셨습니까?”

“보기만 해도 이 나이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처음 북으로 올 때만 해도 저희 회사 임원들부터 제 아들놈들까지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총서기께서 이만한 규모의 사업을 저희 근대건설이 독점하게 해주시고 대금의 절반을, 그것도 달러로 먼저 지불해주기까지 하시니 다들 반색하고 있습니다.”

‘백와 아파트 사업’이란 하얀 기와(白瓦)라는 뜻을 가진 백와를 브랜드로 해 출범시킨 조선로동당의 공공임대 아파트 사업이었다.

러시아에서 폭풍이 몰아닥치는 동안, 남북합의가 체결되어 정문영 회장이 직접 근대 그룹의 인력들을 이끌고 휴전선을 넘어오자 정환과 당은 크게 세 가지 사업을 근대 그룹에게 맡겼다.

첫째는 공화국 내 거의 모든 건물의 안전진단 및 노후화 설비 교체보수 작업이었다.

- 김정환의 몸으로 회귀하고 며칠 안 지나 아파트 화장실에서 녹물이 나오는 걸 보고 얼마나 놀랬던지, 원.... 이게 일상다반사라는 걸 듣고 다른 건 몰라도 상하수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생각했지.

북조선 내의 건물들은 평양을 시작해서 대부분이 부실 자재, 속도에만 치중한 공사 등의 원인으로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시한폭탄들이었다.

실제로도 잊을 만 하면 건물이 붕괴해서 사람이 죽었는데 벽을 뜯어보니 철제 골조가 아니라 대나무 기둥이 들어있더라 하는 황당한 사례도 부지기수였다.

특히 상하수도관의 노후가 심각해서 이미 정환은 총서기 취임 직후부터 영국 석유회사들에 의뢰해 하수용 강관(鋼管)들을 사들여 필수적인 것부터 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인프라라는 게 그렇게 단기간에 교체 보수되는 게 아닌 관계로 아직 진척도는 미미했다.

다행이 이번에 북으로 정문영과 함께 올라온 근대건설의 엔지니어들은 사우디에서 송유관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강관 제조에는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 지금부터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 보수 및 재건설을 시작할 걸세. 당 공업부와 문서정리실은 근대 그룹 기술자들과 협력하여 수도관을 묻어놓은 위치를 파악, 오래된 건 교체하고 미비한 곳은 새로 확장하게. 목표는 앞으로 2년 안에 평양에서 우물을 없애버리는 걸세.

“남의 서울에 비해 저희 평양이 미비한 점이 많아 총서기로서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이번에 새롭게 정비할 때 남보다 더 나은 품질과 최신설비로 새단장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상하수도든 도로든 공항이든, 처음 깔아놓을 때도 어렵지만 이미 깔아놓은 걸 없애고 신제품을 설치하는 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말입니다.”

“과연 총서기님다우신 통찰이군요. 사실 이번 아파트 사업도 그렇습니다. 장담드릴 수 있는데 지금 서울 압구정이나 논현동에 들어선 아파트보다 더 좋고 최신식인 아파트가 곧 평양에 우후죽순처럼 돋아낼 겝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근대가 시작한 건 바로 공공 아파트 건설이었다.

개혁개방 특구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며 일자리와 돈을 찾아 5대 계획발전 특구로 몰리는 인구유입은 당에서 통제했음에도 가히 폭발적이었고, 그런 노동력들을 위해 의식주 중 ‘주(住)’분야에서의 개선이 급선무였던 것이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남에서도 시작된 (‘주택 200만 호 공급’이라는 현 대통령의 당선 전 공약 실현을 위해서) 1기 신도시 계획을 북의 사정에 맞게 특구 중심으로 적절히 축소 개정을 거친 결과 나온 것이 25만 호 공급을 목표로 하는 백와 아파트 계획이었다.

처음 서기실로 제출된 계획서 사업명 제의 란에 쓰인 ‘신미래 인민 아빠트 계획’ 같은 창의성 없는 이름을 백와 아파트로 바꾸자고 제의한 건 현영숙 선전선동부 부장이었다.

- 백와, 하얀 기와라는 뜻이죠. 기왓집은 이조(李朝) 시절 부르주아지 양반 계층들을 상징하는 반동 요소라고 여겨서 그동안 기피되어 왔어요. 하지만 우리 당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인상을 줄 겸, 개혁개방을 인민들에게 선전할 겸 해서 떠올린 명칭인데, 총서기께서는 어떠신가요?

심지어 ‘김정환 위업 아빠트’같은 이름까지 나온 걸 보고 기겁하던 정환은 현영숙의 이런 의견을 반대할 이유가 없었고, 그렇게 정해진 백와 아파트계획의 전 물량은 선정된 부지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몽땅 근대 건설에 수주되었다.

“하하, 사실 저희 조선노동당 내부에서도 남에서 온 기업가를 어찌 믿고 이런 거금을 바로 지불해도 되겠느냐는 뒷말이 좀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믿고 처음 북으로 오신 정 회장님과 근대건설의 시공능력을 존중해 내린 결단이었으니.....”

여기서 정환은 슬쩍 뒷말을 흐리면서 냉면을 젓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정문영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담담하게 보이는 눈빛이었으나 이어지는 정환의 진지한 당부에 웃음기가 가득 찼던 정문영의 얼굴이 역시 살짝 진지해졌다.

“..........그저 튼튼하고 문제없게만 인민들의 보금자리를 잘 부탁드립니다, 아시겠지만 뭐든지 시작, 주춧돌이 중요한 법이니 말입니다.”

“....!!! 물론입니다. 이번에 북으로 함께 따라온 제 아들놈이 있는데, 최종 책임자를 그놈에게 맡겨놓고 단단히 주의를 줄 테니 총서기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녀석도 제 눈 밖에 나고 싶지 않으면 알아서 잘 할 겝니다.”

이전에도 북한에는 평양을 중심으로 하는 공공 아파트 단지는 많았지만, 디자인이나 주거 만족도 같은 질은 둘째 치고 부실 자재와 떨어지는 설계, 시공 능력으로 인해서 툭하면 사고가 일어나거나 사람이 죽어나가는 게 현실이었다.

물론 같은 시기 남의 신도시 계획에서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목표치 때문에 불량 자재를 쓰거나 부실시공이 남발하고는 했지만, 그래도 북한보다야 그 질과 사고 빈도에서 비교가 안 되는 건 사실이었기에 정환은 근대그룹에 전 물량을 맡기는 결정을 내렸다.

정문영과 근대그룹에 대한 신뢰를 표함과 동시에 ‘당신을 믿고 맡겼으니 잘하라’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정환이 완곡하게 전달하자 정문영도 자신의 손자뻘 젊은이인 그에게 무겁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환이 정문영에게 백와 아파트 관련해서 특별히 당부한 건 그 외에도 또 있었다.

- 이 인생에서도 아파트로 도배된 도시에서 살려니 좀 기운 빠지지만 어쩔 수 없군. 빠른 시간에 질과 양이 보장되는 주택공급 계획이 아파트 밖에 없으니.... 하지만 그래도 평양을 콘크리트 정글 꼴로 만드는 건 할 수 있는 한 피해봐야겠지.

“스위스와 독일에서 온 디자이너들이 오늘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통역사도 이미 외무성에서 준비해 놨으니 주문대로 잘만 만들어 주십시오.”

“이거 완공되고 나면 남쪽 인민들이 저 정문영이 보고 매국노라 욕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허허. 그런데 이미 저희 그룹 기술자들이 설계해 놓은 게 있는데 그걸 뒤집어엎으려면 좀 공기가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희야 최선을 다하겠지만....”

“공기가 좀 길어져도 상관없습니다. 외형, 영어로는 디자인이라고 하지요? 처음 십년은 몰라도 앞으로 이십년, 길게는 삼십년까지 두고 볼 건데 예쁘게 잘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고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정환이 허가를 내려주자 정문영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다시 한 번 놀랐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정환이 근대그룹에게 백와 아파트 건설을 맡기면서 당부한 것은 바로 건축디자인, 나아가 아파트 단지가 장기적으로 형성할 도시미관과의 조화였다.

- 단지마다, 동 마다 전부 조금씩 디자인을 다르게 하도록. 완전히 똑같은 외형을 가진 건물이 반복되지 않게 주의하게. 디자이너들은 외화를 쓰더라도 서방에서 초빙해 오고,

‘아니 뭐 꼭 관광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더라도, 아파트 공화국 소리를 듣는 건 남쪽만으로도 충분하잖아?’

시간과 소득수준 같은 여건만 된다면 평양을 이탈리아 피렌체처럼 울긋불긋하고 고풍스런 단층 주택들이 가득 찬 도시로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니 아파트, 나아가 어떤 건물들을 짓더라도 심미적인 측면을 고려하라는 게 그의 지시였다.

현재는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산업디자인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을 시기였지만, 앞으로 10년 정도만 지나도 제품 본연의 기능만큼이나, 혹은 기능보다도 디자인이 더 각광받을 시기가 온다는 것을 정환은 알고 있었다.

그때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던 그와 정문영 사이에 끼어드는 사람이 있었다.

“총서기 동지, 가실 시간이십네다.”

“이런, 그럼 저는 오늘 다른 당무가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허허허, 제가 그만 사업 이야기에 들떠서 공사다망하신 총서기님을 너무 오래 잡아뒀습니다. 다음에도 시간이 되시면 식사를 같이 하는 영광, 아니 광영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오늘만 날이겠습니까? 다음번에는 당사에서 모시겠습니다. 차림상도 냉면이 아니라 좀 더 호화스런 걸로 말입니다.”

줄곧 옆에서 입을 다물고 있던 장성택이 시간이 됐음을 알리자 정환은 그렇게 너스레를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옥류관 문을 나서자마자 아까부터 그와 정문영이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못마땅한 얼굴로 주시하던 장성택이 입을 열었다.

“저기... 총서기 동지.... 그것이...”

“뭐 불만이라도 있나? 얼굴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표정이 가득하군, 장 부장 동무.”

“한 말씀 올리는 것을 허락해주신다면... 총서기 동지께서 저 정문영이를 너무 믿는 건 아니신가 합네다. 공화국에 처음 투자를 한 남의 기업가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은... 제놈의 돈지갑을 믿고 총서기 동지와 당의 머리 위에서 논다는 착각을 못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갔습네까.”

‘이러다가 정문영이 자본의 힘으로 공화국에서 당의 지위를 위협할 수도 있지 않느냐’라는 걱정을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장성택의 말에 숨은 저의를 정환은 금방 눈치 챘다.

그리고 그가 왜 개혁개방 특구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 중에서도 특별히 정문영을 경계하는지도.

하지만 정환은 그런 생각을 숨기며 걸음을 멈추고 짐짓 든든하다는 듯 오히려 장성택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건 걱정 말게. 앞으로 10년 간은 굴욕적이더라도 근대 그룹 같은 남과 미제, 서방의 기업들에게 상전 대우를 해줘야 하겠지만, 그 후에는 우리 공화국의 토종 기업들이 자라나기 시작할 테니. 내가 이번에 근대에 수주한 3번째 사업도 공화국의 미래를 끌어갈 인재들을 육성하기 위함이지.”

“......아, 그 이야기는 저도 들었습니다만... 아직 산수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이 동무들에게 달러를 왕창 쓰면서까지 이런 걸 만들어 주실 필요가 있겠습네까? 게다가 공화국 전국의 보통중학교에 설치하시겠다니....”

“필요하네. 우리 공화국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테니. 지금은 아니더라도 10년, 아니 8년만 지나도 내 의도를 알게 될 걸세.”

정환의 단호한 어투에 장성택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당에서 정환의 지시로 근대그룹에 의뢰한 세 번째 사업은 바로 전국의 소학교, 고등중학교의 보수 및 증설이었는데, 여기까지라면 별로 이상할 게 없었지만 정환은 여기에도 특별한 지시를 하나 덧붙였다.

- 미국의 델(Dell)사에서 컴퓨터를 필요한 만큼 직수입해서 모든 학교에 컴퓨터실을 만들도록 하게. 공화국 내 인트라넷에 연결하고 또한 학생동무들의 교과 시간에 컴퓨터를 배우고 다루는 시간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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