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
S5 : 31화
칠성이 범 세계적,
초국적 헌터 조직인 UHD를 세우고 활약한 바.
인류의 도어 레이드 처리 속도는 점차 가속을 밟아 빨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정점은 칠성과 장영실 소장이 진두지휘하에 개발 한 차세대, 인류의 던전 테크놀러지 기술이 모두 집약된 아티펙트.
도어 헌터였다.
도어헌터는 단번에 몬스터가 잠든 도어를 소멸시키고 마석과 씨앗으로 바꾸어 놓는, 기존 질서를 뒤흔들어 버릴 무기. 판도를 뒤집어버리는 게임 체인져 였다.
인류는 더 이상 위험을 무릅쓰고 도어 안으로 진입을 할 필요조차 없었다.
도어의 처리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모든 것이 해결되는 양 싶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도어의 정체는 사실 타 차원을 침공하기 위한 마계의 무기. 그들의 말로는 방주.
그들의 예상된 계획보다 훨씬 빠르게 소멸되어버린 도어들.
덕분에 이상을 감지한 마계의 관리자가 상황을 파악 하고자 지구에 몸소 오게 된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정인 인류의 즉시 수확.
진행된 수확절차에 따라 수확선이 지구에 올 일자가 임박했다.
그리고 운명의시간. 호주의 본 다이 비치 해변 상공에서 튀어나온 마계로부터 통하는 차원의 문.
그 차원의 문에서 튀어나온 대형종 몬스터들과 골렘병기들.
그것들을 모두 진압해 갈 무렵.
“차원의 문의 파장이 급속하게 변화합니다!”
본 다이 비치 상공에 떠 있는 거대한 크기의 검은색 문.
차원의 문의 형태가 일렁이나 싶더니 이내 거대한 마나의 격류에 휩쓸린다.
콰드드드득,카다다닥!!!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소음이었다.
실제 근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귀엔 웅웅 거리는 소음만이 가득 들어찼을 뿐 이다.
인류가 그 어떤 공격수단을 펼쳐도 끄덕이 없던 검은색의 담대한 문.
그 문이, 찢어지고 있었다.
아니, 찢어지고 있다고 밖에 묘사를 할 수 없었다.
마치 모양이 이상한 유리 프레임에 들어가기라도 한 양 문의 형상이 기괴하게 뒤틀려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실제 그런 모양으로 뒤틀린 것 인지.
아니면 어떠한 강대한 에너지의 영향으로 눈을 어지러이는 신기루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인지 아무도 확신 할 수 없었다.
UHD는 전원 비상사태에 돌입했고 각지로 분산되어있던 전력들에게 호출을 명령했다.
각자 자신들의 위치에서 움직이느라 바빴다.
다만 다음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칠성조차도 이런 상황엔 자신과 병장기의 상태를 최선으로 점검해두는 것 외엔 도무지 할 일을 찾기 힘들었다.
차원을 뛰어넘는 마나의 격류는 주문추적자로 쫒아보기에도 이미 아득히 머나먼 경지의 것 이었다.
“에너지, 아니 마나 측정은 어떼?”
칠성이 장영실 소장을 재촉했다.
장영실 소장이 지난 중국전 에서부터 실전에 활용하고 있는 마나 측정.
각종 데이터와 대상의 파장의 폭을 분석,
비교하는 방식으로 대상이 지니고 있는, 활용하고 있는 마나를 예측하는 시스템이었다.
상대가 정확히 어떤 상대인지야 알 수 없고,
마나가 강함을 측정하는 도구도 아니지만.
상대의 규모나 스케일을 예측하기엔 나쁜 방법은 아니었다.
정확한 측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 장영실 소장이 빠르게 대답하지 못 하는 것 은 정확한 측정값을 내기 위함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이 경우에는 정확한 측정값을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보다는 검사 방법에 오류가 생긴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과정을 검토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 이었다.
“예상 값은...약....”
“얼만데.”
조심스럽게 입을 뗀 장영실 소장.
하지만 말 끝을 흐린다.
그런 장소장을 재촉하는 칠성.
마침내 뜸을 들이고 들이던 장영실 소장이 입을 연다.
“200경 mmp입니다.”
“경?”
상상조차 안 해본 단위가 튀어나왔다.
메피스토를 쓰러뜨리던 당시의 칠성과 메피스토가 펼친 마법의 측정값이 1500만 mmp.
중국군이 비장의 수단으로 준비한 몬스터 군단의 측정값이 300억 mmp.
바티칸 최후의 전력을 통털은 값이 4000억 mmp.
모든 리미트를 해제한 칠성은 바티칸의 전력조차 비교적 가볍게 눌렀지만,
이번에는 그 스케일이 달랐다.
콰카카카카카카칵!!
장영실 소장이 허망한 결과를 입에 담는 순간.
그와 동시에 차원의 문이 변화된 형태로 재조합되었다.
날카로운 마름모꼴의 빛나는 붉은 폭풍으로 변해버린 차원의 문.
그리고 그 사이에서,
200경의 존재감.
수확선이 차원의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었다.
등장한 것은 거대한 기둥.
커다란 몸체의 일부 같은 다리였다.
어찌 보면 건물 같기도 했다.
테가 둥근 그 괴 형체의 물건은 서서히 너무나도 느린 인류의 역사 같은 속도로 차원의 문을 넘어오고 있었다.
불가사리 같은 형태의 몸체.
전반적으론 백회색.
자세히 뜯어보면 건축 와중인 건물인 양 내부의 자제들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건물인지, 생물인지, 무생물인지 조차 모호한 모습.
크기는 높이만 해도 과장 없이 수 백 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
“으아아악!!”
단지, 다리만 한쪽 등장했을 뿐인데도 해변가는 이미 난리가 났다.
바다는 크게 일렁였고, 해변가의 인간군은 중력을 잃은 듯 크게 일렁이고 있었다.
‘이 녀석을 막지 못 하면 지구는 망한다.’
칠성의 낯빛이 심각해졌다.
인류의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승리를 너무나도 당연한 양 자신한 마계의 관리자의 생각도 당연하게 여겨졌다.
단지 그 존재감만으로 중력에 이상이 생길 정도의 영향.
그리고 그 영향력이 서서히 UHD 전진기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조소장은 UHD 의 쉴드 결계를 전력 전계했다.
“대표님!”
장영실 소장의 외침에 칠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륙을 허가한다.”
징- 지이잉-.
칠성의 허가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UHD 전진기지의 시스템을 조작하는 바쁜 손놀림들.
구우우웅-
그제 서야 평범한 건물처럼 바닥에 앉아있던 UHD 전진기지가 본 모습을 드러냈다.
허공으로 비상하는 UHD의 전진기지.
갈라진 땅에서 솟아나와 일렁이는 아지랑이를 만들어내며 본지를 허공으로 띄우는 엔진.
UHD 의 전진기지의 정체는
UHD 가 준비한 필살의 병기.
바다와 하늘, 땅, 그 어느 곳 이라도 진지를 펼칠 수 있는 항공 모선 마더쉽 (Mother Ship) 이였다.
어떠한 기상천외한 적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이쪽에서도 기상천외한 무언가를 준비한 결과물 이었다.
땅을 박차고 날아오른 UHD 의 항공모선이 수확선과 거리를 벌리며 허공을 유영한다.
눈도 코도 없는 불가사리 같은 모양.
백회색의 몸통은 건물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기괴한 모습.
생물인지 무생물인지 모호한 수확선.
하지만 그 느릿한 수확선은 생명의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끔찍한 비명소리!
몸체가 이쪽세계로 넘어오자마자 수확선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비명을 내지르는 것 이었다.
UHD의 항공모선이 덜덜덜 떨릴 정도의 격렬한 비명소리가 천지를 뒤집었다.
그것만으로 통신장비에 일대 혼란이 일었다.
해변가의 군인들이 모두 귀머거리가 되었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비명소리였다.
단지 소리로 죽은 사람이 있다고 해도 충분히 믿을 수 있었다.
이것이 200경MMP 의 무게!
“씨발 불가사리 새끼가.”
하지만 칠성은 곧 평정심을 되찾았다.
입에 단 욕지기는 긴장의 증거였지만.
곧 칠성을 태운 어둠의 거인이 수확선을 향해 날아올랐다.
꿍!
슈아아악!
단지 수확선, 그 불가사리 같은 물체가 바다에 발을 딛었을 뿐인데 지진이 일어났다.
동시에 주변의 바닷물들이 녀석의 다리를 휘감으며 소용돌이로 탈변해 갔다.
뿐만 아니다.
조금 더 거리가 가까워지니 녀석의 몸 주위의 공간이 왜곡되어 휘어있는 것이 보였다.
그 모든 것은 특별한 기술이나 마법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수확선, 불가사리가 너무 무거워서, 그러니까 질량이 너무나도 높아서 생기는 일 이었다.
마치 작은 블랙홀 지망생이 지구의 표면 위를 엉금엉금 기어 다니고 있는 격 이었다.
“*다크 미사일*!!”
칠성의 마법이 쇄도했다.
열개, 백개, 천개.
퍼퍼퍼퍼퍼펑!!
수많은 다크 미사일이 불가사리의 다리를 강타했다.
어마어마한 폭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분명히 데미지도 들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불가사리의 움직이는 기세는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너는 쏴라. 나는 내 갈길 간다.
그렇게 말하기라도 하는 듯 묵묵히 칠성의 공격을 맞아내며 모두 무시해버리는 불가사리.
“썩을.”
칠성이 혀를 찼다.
세계 각국의 수뇌부에서도,
이 장면을 각자의 방법들로 지켜보고 있었다.
실제로 수확선이 등장함과 동시에 지구의 상태 자체가 요동치고 있었다.
여러 바다의 수위가 이상하게 오르내렸다.
칠성의 공격이 별 효과가 없는 것을 확인한 각국 정상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러시아와 미국도 다를 바는 없었다.
미국의 대통령이 한숨을 내쉬었다.
“대통령님.”
“할 일을 해야죠.”
보좌관의 말에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칠성이 수확선을 막아 내 주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였으나.
그들은 늘 시나리오 B를 준비해 두었다.
미국 대통령이 특별한 케이스에 담겨있는 비밀번호를 보며 한 자리 한 자리 수화기 너머를 통해 일러주었다.
같은 시각,
러시아 어딘가의 비밀기지 에서도 역시 총리와 대통령이 서로 끄덕여 보이더니 함께 무언가의 열쇄를 돌리고 있었다.
세계 곳곳에서 마찬가지의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숨겨져 있던 장소에서,
혹은 공공연히 알고들 있던 장소에서 불꽃과 함께 솟아 오르는 백색의 기둥들.
슈슈슈슉-!
다음순간, 호주의 하늘을 가득 메운 것은 각국에서 쏘아올린 수천, 만에 가까운 숫자의 핵미사일 이였다.
인류 최고, 최악의 병기가 하늘을 메우고 불가사리를 덮쳤다.
세계 곳곳에서, 눈을 감고 손을 모으며.
각자의 방식대로 기도하는 사람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마치 지옥위를 걷는 것처럼.
여전한 너무나도 느린 걸음으로.
불가사리는 그렇게 세계의 위를 걷고 있었다.
모든 것을 파괴시킬 기세로.
그 뒤로 칠성은 온갖 수단의 공격을 다 펼쳐보였다.
메테오로 유성을 불러들이기도 하고, 영원히 타들어가는 지옥불을 붙여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녀석의 발걸음을 멈추지는 못 했다.
‘적어도 오스트레일리아는 망했군.’
오스트레일리아의 상징과도 같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수확선의 다리에 전격 같은 붉은 스파크로 갈갈이 찢겨져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수확선은 딱히 커다란 공격이나 그런 것 없이도.
게을러 보이는 몸짓으로 걸어 다니는 것 그것만으로도 모든 인류를 죽이고도 남을 것 같았다.
[김칠성! 해 볼 만한 방법이 있다.]
“뭐?”
그때 칠성에게 오는 무선 통신.
다름 아닌 연금술사 김규형이 보낸 것 이다.
[기억 안 나냐? 불기둥.]
고위마법을 넘어서는 신 급 마법.
불기둥.
신의 힘 그 자체.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론 인간이 실행할 수 없는 마법이기도 하다.
“다 아는데, 그걸 할려면...”
[최소 나정도 되는 연금술사가 만든 아티펙트. 그리고 그걸 감당할 수 있는 고위 마법사가 필요하지.]
그래, 그걸 아는 새끼가....
칠성은 바쁜 틈에 장난질을 하는 김규형에게 욕이라도 한바탕 해 주려다가 문 듯 무언가에 생각이 멈추었다.
“너, 이 새끼 설마...?”
[그래! 만들어 뒀잖아.]
칠성의 시선이 자신의 주변을 날고 있는 베이직 기간트에 멈췄다.
[300개나!]
“미친 새끼.”
칠성이 기가 막힌 듯 너털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