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무집행 흑마법사-65화 (65/145)

# 65

S3 : 20화

토마토 던지다 헌터로 각성하는 경우도 있나...?

일전에 칠성이 칠선의 마나샘을 뚫어준 일이 있었는데-그것도 숙취 해소라는 같잖은 이유로-,

방금 순간적으로 마나를 끌어내 사용하는 사용법을 익힌 것 같다.

이거야 어찌 되었던.

정도현이 칠선의 토마토를 정면으로 맞고 쓰러지자, 얼어있던 사람들로부터 환호성이 와아악 일어난다.

그 순간 칠성이 끌고 왔었던 밴드가 신나는 축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쓰러진 정도현에게 관심을 보여 주는 것 은 불륜의 상대인, 그 자신도 토마토 범벅이 된 미연 뿐.

“나... 괜찮아. 괜찮아 미연아.”

“어떡해 형부, 우리형부 어떡해.”

힘이 빠져 몸은 안 움직여지는지, 간신히 눈만 떠 바들거리는 정도현을 살피는 미영.

그리고 또 그렇게 신파를 찍고 있는 두 사람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그림자.

“여...여보?”

그림자의 주인을 올려보다가 사색이 된 정도현.

관중들 사이에 숨어있던 정도현의 아내다.

“당신... 미영이....”

짝! 짝!

경쾌하게 올라가는 뺨들.

더럽다는 듯 뺨을 때린 손을 손수건으로 닦아, 손수건 까지 버리는 정도현의 사모.

“둘다 내 앞에 나타날 생각 하지도 마!”

냉랭한 칼날같이 말을 씹어 뱉는 사모.

도도한 걸음으로 칠선의 앞 까지 걸어오더니 선다.

그리고는 허리를 90도로 훅 굽혀 인사한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아니에요. 몰랐잖아요.”

사모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어서 였을까.

얼결에 되려 사모를 달래는 칠선.

“제가 저 미친 인간 말을 믿고....”

“아니, 아니에요. 사모님도 좀 그렇긴 했지만... 진짜 나쁜 건 저 인간이죠.”

자연스럽게 또 다시 정도현에게 집중되는 시선.

휴...

“에라이!”

칠성이 그 꼴을 보곤 도저히 못 참겠는지 자기 손으로 토마토를 던진다.

쉬웅- 딱!

깽그랑!

날아간 토마토는 마치 야구공이라도 된 듯 정도현의 이마빡을 치고 뒤편의 유리창에 날아들어 유리창에 구멍까지 뚫어버린다.

털썩.

안 그래도 비실거리던 정도현이 방금의 일격으로 기절 해 버린다.

“풍악을 울려라!”

칠성의 파이팅 넘치는 말을 시작으로

또다시 축제장으로 변하는 사무실.

탁. 탁.

손을 터는 칠성.

뒤 처리야 같이 온 인력들이 알아서 잘 해줄 것 이고.

뭐, 이쯤 했으면 난 할거 다 했다.

라고 생각하며 셔츠 주머니에 꽂아 둔 선글라스를 꺼내 쓰는 칠성.

“나 갈게 누나.”

그리고 사무실을 떠나려는데.

“고마워 칠성아.”

칠성을 불러 세우는 칠선.

그런 칠선을 쓱 보던 칠성.

아무 말 없이 칠선에게 다가가 한번 꾹 안아 준다.

“갈게.”

그러고는 떨어져서 손 인사를 하며 나가려는데.

쿠우우웅!!!

엄청난 폭음이 사무실을 덮친다.

그 바람에 사무실의 통 유리창들에 쩍쩍 하얗게 금이 간다. 전등이 전기가 모자라기라도 한 듯 번뜩거린다.

순간 고개를 수그렸던 칠성이 서서히 허리를 편다.

“꺄아아악!!”

저 멀리 창문 너머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도 칠성이 아니라면 이곳에서는 듣기 힘들 정도로 먼 소리다.

사무실 사람들은 웅성웅성. 무슨 일이 벌어진지 혼란스러워 하는 가운데.

꿀꺽.

칠성이 침을 삼킨다.

눈으로는 소란이 일어나고 있을 곳의 방향을 보며.

불길한 직감에 이를 으득 간다.

무언가 이 세계에서는 느껴지지 말아야 할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 * *

그리고 다음순간이었다.

콰창!

사무실 통유리창을 박살내며 무언가 검은 물체 하나가 유성처럼 사무실 바닥에 처박힌다.

“으악!”

“이게 뭐야?”

그것은 물체가 아니었다.

마치 무슨 포대기 같은 것으로 둘러싸인 듯 했던 물체는 꼬물꼬물 꿈틀 거리더니 벌떡 하고 고개를 들었다.

“키에에엑?!”

그것은 검붉은 맨들 맨들한 파충류의 피부를 가지고 있는, 소 악마. 임프였다.

소 악마라고 해도, 이 녀석은 유달리 큰 놈인지 키가 얼추 180은 되어 보였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거리를 두고 물러났다.

그리고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던 악마, 돌연 품에서 꺼낸 쇠사슬을 휘두른다.

휘리릭!

“썩을!”

칠성이 욕지기를 하고 달려간다.

악마의 쇠사슬이 향한 곳이 칠선이었기 때문이다.

“어...어...어....”

칠선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쇠사슬을 멍하니 보고 있다.

“숙여!”

전속력으로 달린 칠성이 칠선을 엎드리게 하곤 뜀틀 넘기를 하듯 칠선의 등을 짚은 탄력으로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쉬쉬식!

찰그강!

칠성이 고의적으로 내민 팔에 악마가 휘두른 쇠사슬이 무자비하게 휘감긴다.

“크윽.”

칠성이 낮게 신음한다.

동시에

콰콰콰콰카칵!!

악마가 칠성에게 감긴 쇠사슬을 엄청난 기세로 끌어가고, 의지할 곳 없던 허공에서 쇠사슬에 낚여진 칠성은 그대로 악마의 손아귀로 빨려 들어간다.

“칠성아!!”

칠선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진다.

씨익.

악마가 낚여온 칠성의 멱살을 낚아채며 잇몸이 드러나 보이도록 웃어보인다.

끔찍한 톱니 같은 짐승의 잇빨이 드러난다.

하지만 다음순간.

퍼퍼퍼퍽!!

“키익?!”

보이지도 않는 수 십 개의 칼날이 악마의 머리를 찢어놓는다.

쿠-웅!

하지만 악마는 저항하며 멱살을 잡은 칠성을 그대로 바닥에 내리 꼽는다.

푸-욱.

하지만, 칠성이 바닥에 내팽겨쳐짐과 동시에 들어 올린 발.

그 발의 그림자에서 거대한 칼날이 악마를 관통해 사무실 천장을 찌른다.

“키에엑!”

칠성이 벌떡 일어난다.

비명을 지르며 한발 물러난 악마.

칠성이 낸 상처들이 타오르며 다시 봉합되고 있다.

“후!”

그 모습을 본 칠성이 한손을 사무실 사람들 쪽으로 뻗자 사무실 집기들 밑의 그림자가 꿈틀대나 싶더니 사무실 집기들이 저절로 움직이며 사람들을 출구 쪽 으로 몰아가며 스스로 쌓여 바리케이트가 된다.

슥- 슥- 슥.

찌이잉-.

바리케이트가 된 집기들을 향해 칠성의 손이 몇 개의 호를 거리며 휘저어 지자 완성된 결계의 마법진이 허공에 머물다 사라진다.

“...인간?!”

소악마가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칠성에게 물었다.

마치 저게 인간일 리가 없다는 듯한 표정이다.

“너 같은 것도 악마냐?”

“...뭣? 크릉!”

칠성의 말을 되씹던 악마가 자신을 무시한 걸 뒤늦게 알아채고 그르렁 거렸다.

칠성이 반바지를 걷어 올리자 허벅지 부근에 마치 비밀리에 감추어둔 총이나 암기처럼 홀스터에 고압축 마석 여러 개가 부착되어 있다.

그 중 하나를 뽑아 씹은 칠성.

당장이라도 덤벼 들 것 같은 악마에게 잠깐만 기다리라는 듯 손을 들어 보이더니, 이번엔 발치에 떨어져 있던 담배 갑을 주워 담배를 한 대 빼어 문다.

식후땡이다.

악마의 손톱에 긁힌 칠성의 얼굴에서 피가 뚝 뚝 흘러내린다.

“본격적으로 시작 해 볼까.”

칠성이 던진 반쯤 빤 담배가 사무실 바닥에 천천히 떨어진다.

파삭!

반쯤 빤 담배의 재가 바닥에 부숴져 흩날리는 것을 시작으로 악마와 칠성이 서로에게 덤벼든다.

파바바박!

서로 몇 합의 수 가 오간 뒤.

콰악.

이번에는 칠성이 악마의 멱살을 틀어쥔다.

멱살이라고 해 봐야 옷가지가 없었기에 그대로 쇄골 과 목 주변의 가죽을 들러잡은 꼴 이다.

휘릭!

칠성이 무게를 실어 악마의 한쪽 다리를 걸어 차며 유도 기술을 걸 듯 바닥에 매다 꼽는다.

콰아앙!!

칠성보다 훨씬 큰 덩치가 바닥에 꽂힌다.

콰드드득!!

어찌다 강하게 꽂았는지 사무실의 바닥재가 마치 유성을 맞아 생긴 달 표면의 크리에이터처럼 악마를 중심으로 크게 움쑥 들어간다.

“크에엑!”

고통에 몸부림치는 악마.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다.

슈스스슥-.

칠성의 주변으로 생겨나는 수 십 개의 어둠의 창.

“뒈져.”

“키릭?!”

콰슈슉!!

칠성이 멱살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물러남과 동시에 수십 개의 창이 악마를 관통한다.

“키릭...킥..”

짝!

가볍게 박수를 치는 칠성.

퍼퍼펑!!!

순식간에 타오르며 폭발하는 어둠의 창들.

하지만-.

칠성이 됐나? 라고 생각 한 순간,

전신이 화염에 휩싸여 벌떡 일어나는 악마.

“휴.”

그럼 그렇지.

회복력도 좋은데다 흑마법에 대한 기본적인 저항력 까지 있다.

악마와 싸워본 게 처음이 아니니 그 정도는 알 고 있다.

칠성 입장에선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칠성이 검지손가락으로 악마의 복부쪽을 가리키자 잽싸게 만들어진 어둠의창이 악마의 복부의 가죽에 구멍을 뚫어놓는다.

“천...만번을 해 보아라 인간...크르륵...”

피식 웃는 악마.

자신 있다는 투다.

개의치 않고 잽싸게 덤벼든 칠성.

악마 복부에 난 상처에 자신의 손을 집어넣는다.

“키리릭?!?!”

악마가 칠성의 목을 물어뜯던, 어께에 손톱으로 생채기를 내건 개의치 않는다.

악마가 채 칠성이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칠성은 계속해서 자신의 손을 밀어 넣어 마침내 손목까지 악마의 복부에 처 밀어 넣었다.

“쫌 닥쳐... 곧 편하게 해 줄 테니까.”

칠성은 그렇게 말하며 전신의 마나를 끌어올렸다.

마나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칠성의 입꼬리 역시 슬슬 끌어올려졌다.

그것은 천재적인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감탄이었다.

악마와 처음 싸워본 게 아니니,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

“무ㅡ슨... 키익?!!”

그때, 악마의 두 눈이 크게 부릅 떠 졌다.

계속해서 마나를 끌어올리는 칠성.

그러자 칠성의 손목 부근에서,

바티칸 기사단이 칠성의 몸에 심어놓은 바티칸의 기술이 집약된 마법의 황금 고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팔찌같이 모습을 드러낸 고리는 점차 칠성의 마나를 빨아들여 크고 빛나는 황금의 고리가 되어 빙글빙글 돌아갔다.

그것도, 악마의 몸 속에서.

“키에에에에엑!!!!!!”

악마가 찢어지는 비명을 울부짖었다.

“크에에에에에엑!!!”

악마가 몸부림치는 통에 사무실 바닥에 악마의 주먹이 찍힌 자국이 움쑥움쑥 생겨났다.

황금의 고리는 더더욱 속도를 높이며 악마의 속살을 파헤쳤다.

칠성은 그대로 핑글핑글 돌아가는 황금의 고리가 돌아가고 있는 팔을 주욱 그어 올렸다.

콰콰콰콱!!

황금의 고리는 마치 전기톱이라도 된 듯 악마의 몸뚱이를 잘라내고 있었다.

불꽃과 시작되는 예의 회복의 징조는 성마법 덕분에 일어나지 못 하고 있었다.

“키엑!”

일갈의 비명과 함께 악마의 머리통까지 양 쪽으로 찢어졌다.

고통 때문에 퍼드덕 거리던 몸짓도 이내 멈추었다.

“후우....후”

칠성이 한 발 물러나 팔목에서 악마의 초록빛 피를 털어냈다.

이게 도움이 될 때가 다 있군.

칠성은 바티칸이 자신에게 심어둔 족쇄 같은 황금 고리가 서서히 엷어지고 사라져 다시 자취를 감추는 것을 보며 거친 숨을 내 쉬었다.

다음순간, 악마의 몸이 서서히 회색 빛 시멘트 빛깔로 굳어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석상처럼 변한 악마는 마치 바닥에 떨어진 백자 자기처럼 산산히 부숴져 내렸다.

“후....우.”

악마의 시체를 보며 잠시 고민에 빠진 칠성.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어놔야 한다.

악마의 시체위에 손을 휘둘러 마석을 수급한다.

조그만 축구공 크기로 시작된 마석은 이내 70여평의 사무실을 거진 다 채울 정도로 커다란 크기가 된다.

마법에 가까운 생물 그 자체.

칠성이 가지고 있는 2단계, 3단계 정제술로 그 크기를

두 번에 걸쳐 줄이자 컴퓨터 키보드 정도 되는 크기가 된다.

고압축 마석보다도 한 단계 위의 물건.

자주 쓸 일이 없어 이름조차 안 붙인 물건.

“초고압축 마석이라고 할까.”

자신의 손에 들려진 검은 석판을 보며 중얼거리던 칠성.

손을 휘둘러 사무실 한 켠에 만들어둔 결계를 해제한다.

결계 밖으로 나와서 웅성거리며 패닉에 빠진 사람들.

“칠, 칠성아. 괜찮아?”

결계 덕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 누나가 칠성에게 물었다.

“어.”

칠성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헌터폰을 주머니에서 빼든다.

대한민국 수호*헌터부.

비상사태를 선언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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