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
S1 : 21화
* * *
“크...크윽...”
두구두구두구두구-.
경찰의 헬기가 쏘아낸 스포트라이트가 헌특부 건물 12층 부근을 비춘다.
그 곳에는 마치 번지점프를 하듯, 연약한 밧줄에 온몸을 꽁꽁묶인 안희운이 능력자용 구속구에 묶여 바동거리며 15층에서부터 내려온 밧줄에 의지해 매달려서, 고층건물의 바람에 몸이 천천히 시계추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달각, 달가각.
“더럽게 튼튼하네!”
아이러니 한 것은 그가 꼼짝 못 하도록 그의 마나를 착실히 산화 시키고 있는 수갑형태의 능력자 전용 구속구 아티펙트가, 그가 자랑스레 말하던 바로 그 명품 중의 명품. 비장의 구속구 였다는 것 이다.
안희운이 아무리 애를 써도 그의 말 대로 명품은 명품.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젠자하아앙!!!”
젠자--앙 자--앙.
안희운의 절규가 여의도 상공에 메아리로 울려 퍼진다.
* * *
“앗”
칠성의 부축을 받으며 절뚝거리며 걷던 한솜이가 옆구리를 부여잡고 신음을 흘렸다.
“걸을 수 있겠어?”
“아 응...”
하지만 괜찮다고 말하기가 무섭게 또다시 밀려온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며 신음하는 한솜이.
“휴. 못 걸을 거 같구만 뭘.”
휙.
칠성이 한솜이를 안아 든다.
두근!
‘뭐지, 왜...’
한솜이가 자신을 안아든 체 저 멀리로 시선을 던지고 걸어가는 칠성의 옆얼굴을 바라본다.
‘말 놓지...?’
안희운 전의 대폭발로 인해 주변지역이 일시
정전인 헌특부 주변 여의도 일대.
헌특부 1층 출구로 나서자 김칠성과 한솜이에게 핀 라이트 같은 조명이 쏟아진다.
시선을 의식했는지 한솜이 쪽을 본 칠성과 한솜이의 눈빛이 마주친다.
말을 놓는 것 도 별로 나쁘진 않을 거 같아서, 넘어가기로 한다.
“걸을 수 있는데...”
민망함에 작게 중얼거릴 뿐이다.
그리고 그때, 한솜이가 보던 김칠성의 얼굴에 붉은 레이저 불빛의 점이 생겨난다.
하나로 시작된 점이 칠성의 미간에 머물더니 이내 점의 개수가 우수수 늘어나기 시작한다.
굳어지는 한솜이의 표정, 그 한솜이의 표정을 본 칠성도 표정이 굳어지며 시선이 앞쪽을 향한다.
경찰인가? 아니다.
벌써 여섯 일곱 대의 헬기가 여의도 상공을 가르고 헌특부 출입구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헬기에서부터 부드러운 레펠 하강을 통해서 내려오는 사람들.
이미 주변 곳곳에 자리를 편 저격수들.
김칠성을 기다린 듯한 수 십 여명의 병력들.
공통점은 금빛 혹은 은빛이 섞인 붉은 색의 방어구들.
“전방의 남성에게서 기준치 이상의 흑마력 확인.”
검은색 스코프를 만지작거리던 기사의 보고와 동시에 길게 기른 금발을 꽁지머리로 묶은 성기사가 칼을 뽑아 든다.
마력으로 강화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바티칸 성전 기사단의 이름으로 명한다. 순순히 투항하고 조사에 응하라.”
그의 칼끝이 김칠성을 가리킨다.
50, 60명의 성기사들이 완전 무장을 한 채 칠성을 노려본다.
한솜이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잠깐! 오해가...”
말려야 한다.
하지만 김칠성의 대답이 한솜이의 변명보다 빨랐다.
“싫다면?”
타타탕! 피피피퓽!
순식간에 김칠성을 향해 조준하던 저격수들의 총알이 굉음과 함께 바람을 가른다.
어느새 벗어서 휘두른 칠성의 재킷이 마치 수톤 무게의 방탄 천이라도 되는 양 날아오는 총알들을 가뿐하게 막아낸다.
한솜이를 자신의 등 뒤로 세운 김칠성의 옆구리를 성검을 쥐고 돌격해 온 성기사의 칼날이 아슬 하게 스친다.
꾸우욱- 파캉!
꽉 쥔 김칠성의 주먹이 헛 칼질을 한 기사의 안면에 카운터펀치가 되어 꽂힌다.
“커헉!”
주먹에 당한 기사의 몸뚱이가 바나나처럼 뒤로 휘어지며 저 멀리 나가떨어진다.
“크햐앗!”
동시에 검을 빼어들고 방패를 꿰찬 또 다른 성기사가 방패를 앞세우고 칠성의 정면으로 돌격해온다.
파칭!
칠성이 불러낸 어둠의 창이 금강석으로 만들어진 성기사의 방패를 종잇장처럼 뚫고 들어가 기사의 어깨를 관통한다.
“크학!”
퍼펑!
어둠의 창이 폭발하며 방패를 두동강 내 버린다.
그 여파에 휩쓸린 기사가 두 눈을 까뒤집으며 칠성의 발치에 머리를 처박는다.
아드득.
칠성이 품안에 간직하고 있던 고압축 마석 하나를 꺼내어 절반쯤 씹는다.
“*보이드*”
콰창!
“끄아악!”
“단장님!!”
칠성이 손을 갈고리 모양으로 만들어 끌어올리자
거대한 보이드의 손이 어둠속에서 튀어나와 성기사들을 유린한다.
그리고 생겨나는 이변.
구우웅-.
보이드의 손길이 어느새 나타난 빛의 형상의 인간의 손끝에 저지당한다.
마치 거인의 손을 막아선 난쟁이 같은 모습.
“*아후라 마즈다*”
꽁지머리 성기사가 빛의 형상을 향해 손짓하며 무언가 명령한다.
빛의 형상이 품안에서 빼쭉한 빛의 검을 꺼내들더니 마구 휘둘러 보이드의 손을 수십 조각으로 찢어버린다.
“...저게 광염의 왕 이었던가?”
칠성이 혀끝을 찬다.
어떻게 재주도 좋게, 일게 인간 성기사가 빛의 정령왕과 계약을 해낸 모양이었다.
그림자 군주 보이드와는 정 반대속성.
물론 정령은 주인의 마나에 영향을 받기에 칠성의 마나를 잔뜩 불어넣으면 이곳에서 만큼은 보이드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눌러버릴 수 있다.
피슝-.
이렇게 말이다.
아후라 마즈다가 두 눈을 크게 뜬다.
어느 사이 자신의 가슴을 뚫고나온 어둠의 갈고리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콰앙!
순식간에 아후라 마즈다의 신체가 해체되어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투쾅! 쾅! 쿠쿵!
그 뒤로 덤벼드는 기사들도 죄다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쳐 박게 될 뿐.
“치야아아앗!!”
“무릎 꿇어라 악이여!”
하지만 쉴 세 없는 기세로 저격수의 총알과 기사들의 검격이 칠성을 향해 날아든다.
“그만! 그만! 그만!!!”
칠성과 대치중인 성기사들, 그 사이에 한솜이가 끼어든다.
“제발 그만들 좀 해요!”
파상공세를 지시하며 공격을 이어가던 꽁지머리의 성기사가 멈추라는 수신호를 보냄과 동시에 칠성을 향해 덤벼들던 성기사들이 멈춘다.
그르렁 거리며 한 성기사의 머리를 밟고, 다른 성기사의 머리채를 쥔 채 한 손엔 다크 스피어를 쥐고 있던 칠성도 멈춘다.
일시적인 소강상태.
“마나 파장 분석 결과 저 여자는 성기사입니다.”
꽁지머리 기사 옆에서 스코프를 만지작 거리 던 기사가 꽁지머리 기사에게 언질 한다.
“그대는 누구인가?”
금발의 꽁지머리 기사가 묻는다.
그제 서야 한 숨 돌린 한솜이가 예를 갖추며 꽁지머리의 진영으로 다가가 지갑에서 무언가 꺼내어 건내준다.
“흠.”
바티칸의 일원임을 증명하는 붉은빛의 카드다.
“졸업생이군. 흑마술사와는 무슨 일로 함께 하는 것 이지?”
“저 사람은 저의 팀원... 아니, 이야기가 깁니다.”
그리고 한참이나 이어진 한솜이의 설명.
이야기가 끝나 갈 때 쯤. 고개를 끄덕이며 듣던 꽁지머리가 옆에서 보조해주는 기사에게 눈짓한다.
“정황상 사실이 맞는 것 같습니다.”
꽁지머리 기사의 귓가에 속삭인다.
“...그런데 그런 큰일을 한 김칠성을 흑마술사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이렇게 몰아붙이시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차분히 김칠성을 변호하는 한솜이.
“알겠냐?! 이 개새끼들아. 온갖 나쁜 짓 다 하는 새끼 혼자 조져놨더니 정의의 편입네 하는 새끼들이 와서 뒷북은커녕 은인을 조지려고 해? 니들 미쳤어?!”
그리고 별로 차분하지 않은 칠성의 일갈.
“지금 너네가 나한테 절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새끼들이.”
정말로 흥분했는지 씩씩거린다.
촥.
“어쿠쿠“
괜히 머리채를 붙잡혀 있던 성기사만 성질난 칠성의 손에 뺨을 한 대 맞는다.
“...정황은 이해했습니다, 우리가 오해를 한 부분은 유감입니다.”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근엄해 보이던 꽁지머리가 의외로 쉽게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한다.
“...하지만 또 한 가지 사실은, 우리는 기준치 이상의 암흑 에너지를 감지... 즉, ‘마왕의 재림’ 으로 추정될만한 에너지를 본부에서 감지했기에 출동 한 것입니다.”
바티칸 성전 기사단.
그 이름의 무게는 무겁다.
바티칸 최후의 정예 병력인 이들은 오로지 단 하나, 예언 속 마왕의 강림을 막기 위해서만 존재했다.
예언이 있은 지는 매우 오래전, 던전의 등장으로 예언이 사실임을 확인한 것이 벌써 십년 전.
그들이 본격적으로, 속세와의 인연도 끊고.
속세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에 대한 관심도 끊고 모든 전력을 집중 해 온 세월이 이미 십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즉 엄청난 전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공식적으로, 인간계의 문제를 떠나 오로지 마왕의 강림만을 막아 내기위해 모든 힘을 아끼겠다고 선언한지가 이미 오래 인 것 이다.
한솜이 같은 졸업생들이 바티칸과는 관련 없는 각국의 헌터 관리기관에서 일 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직접적으로는 속세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의 표방인 것 이다.
“...그리고 확실 한 것은 지금 눈앞의 김칠성씨가 엄청난 실력의 흑마술사 란 것입니다.”
사실은 이들의 마나 감지 레이더를 울린 것도 칠성이 맞았다.
안희운을 상대하며 잠깐 불러내었던 고위마법. 그것도 하나가 아닌 20여기의 다크 미사일.
적어도 이 지구에 그 정도 마법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는 것이 바티칸의 상식.
상식을 초과한 운용을 한 칠성의 마나가 그들의 수정구를 울린 것 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족쇄’를 해 주셔야 겠습니다.”
“족쇄?”
“일종의 안정장치... 그러니까 흑마술사가 일정 레벨 이상의 흑마법을 사용하면 발동 되도록 되어있는 위치 추적 장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절 한 다면?”
“...이시각 부로 본부 최후의 병력까지 김칠성씨를 포박할 때 까지 쇄도 할 것입니다. 이건 제 뜻이 아닌 사명입니다.”
이 것 만큼은 단호한 눈빛이다.
“어지간해서 신경 쓰이실 일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우리의 기준은 마왕의 강림 레벨이니까요. 어지간한 흑마술사가 평생 도달할 리 가 없는 경지입니다.”
꽁지머리가 달래듯 말을 덧붙인다.
아마 진심으로 한 소리기야 하겠지만,
하지만 찝찝할 수밖에 없다.
우선 칠성은 어지간한 흑 마술사가 아니다.
일정수준 이상의 고위마법을 난사하거나 하면 어디선가 당장 성기사들이 쫒아오게 된다는 것 이다. 번거롭게 시리.
둘째로 그렇게 달려온 놈 들은 지금보다 성가시게 굴 게 틀림없다는 점.
그리고 족쇄가 녀석들의 설명 이상의 기능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흑마법을 쓰는 순간 팔목이 날아갈지 어떨지 알게 뭐 란 말인가. 무얼 믿고.
하지만...
“후딱 하고 치워.”
칠성이 팔을 걷으며 말했다.
이내 다가온 기사들이 족쇄의 설치작업을 진행한다. 은빛의 아티펙트들 여러개가 칠성의 몸 주변에 대어진다.
그런 것 이야 그때 가서 생각 하고,
무엇을 준비 해 놓았길래 마왕을 막아낸다느니 자신 만만하게 구는 진 모르겠지만...
‘아후라 마즈다도 있고....’
꽁지머리 놈이 바티칸의 보스도 아닐터, 기껏해야 이 자리에 모인 5-60여명중 가장 높은 수준의 놈 인 것 같은데 광염의 왕의 계약자.
어쩌면 이 라인 위의 녀석들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녀석이 끼어 있을 수 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이 녀석들과 수백 수천의 병력을 상대하는 대전쟁을 벌일 필요는 없다.
칠성의 왼쪽 팔목에 황금빛의 고리가 맴돌더니 서서히 팔목 속으로 흡수되어 완전히 사라진다.
“됐냐.”
찝찝. 하게 황금고리가 흡수된 손목을 비벼본다.
“...예. 실례 많았습니다.”
꽁지머리가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양새로 한쪽 무릎까지 꿇어가며 예를 올린다.
꽁지머리가 무릎을 꿇자 주변의 수십의 성기사도, 심지어 김칠성에게 얻어 터져 갑옷이 부서진 녀석들도 자신들의 대장같이 김칠성에게 예를 올린다.
“자.”
“응.”
한솜이를 부축한 칠성이, 양 편으로 길을 만들며 물러나 예를 올리는 수많은 성기사들 사이로 걸어 나간다.
* * *
에필로그....
칠성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아이고 아들!!”
호들갑스런 어머니를 필두로 식구들은 돌아온 칠성을 부등켜 안았다.
“아유, 뭐 아들이 죽기라도 했어? 하하.”
“재수 없는 소리 하기는!”
안희운은 일렬의 사태의 주모자로 구속되었다.
김칠성이 쫒기 던 당시 한솜이가 찾아낸 물증들이 도움이 되었다.
구속된 사람 중 에는 연구실의 조소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언론은 변덕스럽고 파렴치하다.
최초의 강력 범죄자 헌터이자, 사악한 흑마술사로 소개되던 칠성에 대한 평가는 180도 바뀌어,
주요 뉴스 마다 구국의 영웅으로 떠받들어 지고 있었다.
“이 시대의 영웅. 김칠성씨의 활약으로...”
낭랑한 목소리로 스크립트를 읽는 아나운서.
자신의 병실에서 몸을 일으켜 뉴스 화면을 지켜보던 박정민은 주먹을 콱 쥐며 이렇게 외쳤다.
“좋아! 나도 질 수 없지! 내일부터 수련이다!”
“네 몸이나 챙겨! 미련한 자식아!”
사과를 깎아주던 그의 어머니는 그의 등짝을 내려치며 타박했지만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아마 박정민은 훈련을 하면 김칠성만큼 강해질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다.
* * *
그러고도
며칠의 시간이 흐른 뒤,
대통령 실.
“그래서 어쩌자는 겁니까. 헌특부를 해체하기라도 해요?”
대통령이 책상을 내려치며 분개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 민간 헌터 업체에게 도어관리를 맡기곤 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민영화를 함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아뇨, 그것만큼은 절대로 안 됩니다. 헌터는 국가 산하 기관에서 관리해야 합니다.”
헌터기관을 민영화 해 관리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었다. 효율성의 문제 때문이었다.
사실 이특별보좌관이 헌터의 가치를 정확하게 알 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헌터는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할 자원이라는 확실한 인식은 가지고 있었다.
그 증거로 미국과 중국 등의 초강대국은 헌터기관의 국영정책을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도 반대, 저것도 반대, 민영화도 반대하시면, 대체 보좌관님의 생각은 뭡니까? 어쩌잔 겁니까?”
대통령이 보좌관을 향해 의문스럽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생각을 고르듯 망설이던 보좌관이 입을 땠다.
“...장관만 교체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게 의례적으로 하는 절차 아니겠습니까.”
“이보좌관님 감이 떨어지신 거 같습니다? 지금 국민 여론이 바닥을 치고, 헌특부가 뭘 하던 불신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텐데. 대충 장관하나 교체하고 넘어 가자? 사람 수십 명 납치한 장관하나 바꾸면 해결이 된다? 그 교체된 장관은 사람들이 믿어 주고요?”
보조관과 마주 앉아있던 배불뚝이 신사가 모질게 다그친다.
대통령 또한 아무 말 없이 이보좌관에게 시선을 던지고 있을 뿐 이다.
보좌관은 조심스럽게, 긴장한 듯 헛기침을 하고. 서서히 입을 땠다.
“그렇습니다만 딱 한사람. 딱 한 사람 만큼은 사람들이 전적으로 믿어줄 만한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실에 묘한 분위기의 침묵이 흘렀다.
“...아니 지금, 설마 보좌관님이 말씀 하시는게...”
“헌특부는 살려야 합니다. 헌터들은 국가 산하에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게 현재로선 마지막 방법입니다.”
“...법재 상으론 가능 하고요?”
대통령이 자신의 노트북을 부팅하며 영혼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보좌관이 대답한다.
“예, 충분히 검토 해 보았습니다. 법상으론 문제 없는 부분입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말이 됩니까? 그 새파랗게 어린 자식을요?”
배불뚝이 신사가 투덜거린다.
“...말 조심 하세요. 차기 장관이 되실지도 모르는 분입니다.”
대통령이 한숨과 함께 노트북 화면을 바라본다.
노트북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뉴스 화면 속 주인공.
김칠성이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야! 들어 와봐!”
모 휴양지, 리조트 호텔에 딸린 수영장 안에서 손짓하는 칠성의 누나.
“흠!”
첨벙!
기합을 넣은 칠성이 물속으로 펄쩍 다이빙 하자 물이 넘친다.
“아 진짜!”
“하하하하.”
천진난만하게 한 때를 보내는 칠성의 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