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무집행 흑마법사-19화 (19/145)

# 19

S1 : 19화

* * *

삐빅.

사원증을 출입구에 찍는 소리.

저벅. 저벅. 저벅

대리석바닥이 울리는 소리.

꿀꺽. 침이 넘어가는 소리.

장관의 긴급 호출을 받고 헌특부 로비에 무장을 한 채 모여 있던 헌터들이 바짝 긴장한다.

저마다 장비를 점검하는 그들의 시선이 모인 곳은 헌특부의 입구.

감출 것도 드러낼 것 도 없이 너무 당연한 듯 걸어들어 온 후드 티 위에 양복 재킷을 걸쳐 입은 기묘한 차림의 남자.

김칠성이다.

“아니 뭐 이렇게 다들 모여 계셨어?”

칠성의 평범한 인사에도 긴장감이 흘렀다.

로비에 빼곡히 진을 치고 있는 대략 80여명 정도 되어 보이는 헌터들.

헌특부 산하 레이드 팀을 전부 동원한 것 같았다. 거기다 생전 처음 보는 흰 갑주를 둘러 입은 녀석들도 끼어있다.

멀리 지우혁과 김태홍도 보인다.

새끼들. 긴장 하기는.

“뭐 뭣들 하시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올라가 봐야 해서 이만.”

철컥 철컥 철커걱.

태연하게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기려는 칠성의 앞에 여덟 개의 방패. 여덟 명의 탱커가 길을 막아선다.

쉬이이잉-!

“*모든 것을 태워버릴...*”

“*땅에서부터 하늘로...*”

“*정화의 불꽃이여...*”

마치 합창을 하는듯한 주문을 중얼거리는 소리들과 함께 저 멀리서 열댓 개의 파이어 스피어가 차례차례 허공에 떠오른다.

‘새끼, 마음 약하긴.’

칠성이 슬쩍 보자 함께 주문 영창에 들어갔어야 할 김태홍은 그저 곤란한 표정으로 주문을 외우지 않고 있다.

“김칠성씨. 지금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우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칠성이 걸음을 멈추자 나이 지긋해 보이는 중년의 유시진 팀장이 칠성을 향해 경고했다.

깝깝하다.

“아니 뭐~ 나를 존나 무슨 범죄자 취급 하시는데....”

[‘최초의 헌터 강력범’ 김칠성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뭐야?

칠성이 슬쩍 뒤로 돌아보니 로비의 티브이에서 김칠성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후....”

칠성의 한숨.

범죄자 된 거 맞네.

“아니 뭘 이렇게 쫄고들 있습니까?! 저 새끼 꼴랑 혼잔데 지가 세면 얼마나 세겠어요. 후딱 처리 합시다.”

긴장된 대치상황, 검은 비니를 쓴 한명의 헌터가 정적을 깼다.

상황은 무려 80대 1.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리.

“...후!”

“후! 후!”

“후! 후!”

조심스러운 동조하는 듯한 함성에 이어 연이어 동조하는 무리들이 기합을 질렀다.

자존심과 정의감을 자극하면 못 부추길 일이 없다. 마치 삼국시대 무장과 같은 마인드를 지닌 게 태반의 헌터들 이었다.

“저 분수도 모르는 범죄자 놈이 우리 전체를 상대로 뭘 할 수나 있겠습니까? 헌터의 이름을 더럽힌 범죄자 놈 잡아다 경찰에 넘기고 광명 찾읍시다. 팀장님 제 말 틀려요?!”

틀렸다.

“홀드!”

비니 헌터의 말에 동화되어 당장이라도 김칠성을 향해 덤벼들 것 같은 헌터들에게 유시진 팀장이 주먹을 들어 올리며 멈추라는 명령을 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김칠성과 싸우는 건 무언가 위험하다.

라고 유시진 팀장은 생각하고 있었다.

수년간의 군부활동, 초창기 헌터 중 한명인 그에겐 수많은 전선을 넘어오며 몸에 체득된 어떠한 감각이 있었다.

그 자신도, 자기자신이 왜 이런 판단을 내리는 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저 평범해 보이는 헌터 한명에게 이곳의 80명 헌터 전원, 아니 그 이상이 덤벼도 김칠성을 상대로는 무리라는 직감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모르겠고 난 가야겠습니다.”

철걱, 철걱.

챙. 챙. 챙

칠성이 한 발 움직이는 순간 방패를 앞세워 압박해오는 탱커들, 그리고 뒷 라인의 기사들이 칼을 뽑아든다.

“잠깐! 잠깐.”

지우혁이다.

당장이라도 혈흔이 흩뿌려질 듯한 긴장감 속 지우혁이 인파를 뚫고 칠성에게로 다가온다.

“좀 비켜 봐요 좀.”

팀장도 지우혁을 말리지 않고, 방패부대 사이를 비집고 튀어나오는 지우혁.

“후우...칠성아.”

“...어. 간만이네.”

인사를 나누는 것도 잠시.

“가라.”

지우혁이 간결하게 명령하듯 뱉는다.

공격적으로 치켜 뜬 지우혁의 눈을 한참이나 노려보던 칠성.

고개를 천천히 끄덕 끄덕 거리며 돌아선다.

그리고 한발.

한참이나 멈춰있던 칠성이 다시 돌아서서 지우혁의 눈을 본다.

한참이나 그렇게 우혁의 눈을 바라보다가.

입을 떼는 칠성.

“야 우혁아. 나 믿냐?”

칠성을 바라보던 우혁이 눈을 감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진짜 친구는 어려울 때 알아볼 수 있다고 했던가?

좋아. 우혁이는 내편. 그렇다면.

“그럼 올라가자.”

“...어떻게?”

칠성의 말에 우혁이 뒤쪽의 헌터들을 힐끔 보며 묻는다.

“너 고딩 때 권투 하지 않았었냐?”

어리둥절한 표정의 우혁에게

씨익.

칠성이 어깨에 메고 있던, 아티펙트 건틀릿이 들어있는 자루를 내밀며 웃는다.

* * *

헌터특별부 15층.

고풍스러운 바닥 카페트와 엔틱한 가구들, 은은한 빛의 샹들리에. 기다란 식사용 테이블 한끝엔 헌특부 장관 안희운이 도심의 밤하늘이 담긴 통유리 창을 배경으로 스테이크 칼질을 하고 있다.

식사 시중을 들던 웨이터가 안희운의 잔에 와인을 채워준 뒤 목례를 하고 떠난다.

“좀 들지?”

칼질을 하면서도 자신의 접시엔 눈 도 안 준 안희운의 시선은 자신의 앞, 테이블 정 반대편 의자에 앉아있는 한솜이를 향한다.

한솜이의 앞에도 스테이크를 메인으로 한 음식들이 거하게 한 상 차려져 있다.

의자에 밧줄로 포박되어 있는 한솜이의 입엔 재갈이 물려져 있다.

한솜이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몸 곳곳엔 날카로운 것에 베인 듯한 생체기가 옷과 함께 뜯어져 피 흘린 자국들이 낭자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희운을 노려보는 한솜이.

“아, 먹기 힘드려나?”

재미있다는 듯 조소하는 안희운.

잘각, 잘각.

한솜이가 낑낑 거리며 몸을 버둥거리지만 한솜이팔에 채워진 수갑 같은 형태의 구속구만 달그럭 거린다.

“괜한 힘 빼지 마. 그거 우리가 만든 능력자 구속구 중에서도 명품 중 명품이거든. 또 우리 한팀장한테 내가 아무거나 쓸 순 없잖아?”

도넛 모양의 튜브 형태의 링 두 개가 매우 굵은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가공 에메랄드 재질의 도넛 모양의 구속구엔 수많은 나노 마법진이 적용되어 있어, 능력자의 마나가 활성화 될 때마다 빨아들여 산화시킨다.

“힘이 쭉 쭉 빠지는 기분이지? 그것만 채워두면 정질도 금강불괴가 아니라 두부방패가 될 걸? 벌써 우리 기술력이 이 정도라고.”

어쩐지 자부심 어린 안희운.

변함없이 안희운을 노려보는 한솜이.

안희운이 불현 듯 작은 한숨과 함께 칼질을 멈춘다. 칼과 포크를 내려놓고 냅킨에 씹던 고기를 뱉는다.

“고기가 질겨.”

“건방지게 말이야.”

어디다 대고 말하는 건 지 모르게 중얼거린다.

“왜 내가 나쁜 사람 취급당해야 하지? 기분 개 같게.”

한참이나 말이 없이 역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벌리고 있던 안희운이 혼자서 끄덕 끄덕 거리며 말문을 연다.

“하여간 자네 같은 헌터들이고 정부고 간에 헌터의 존재가 진정 어떤 의미인지 꿈도 못 꾸고 있어.”

와인으로 입을 헹군다.

“헌터들의 성장률 그래프를 본 적 이나 있나? 아니 그런 걸 분석이나 해 볼 생각이나 있었나?”

뜬구름 잡는 안희운의 말에 한솜이의 눈이 가늘어 진다.

“...자원을 집중시킨 헌터는 인간 사이즈의 핵병기가 될 거야. 만화 영화에나 나오던 슈퍼 히어로 같은 헌터 수백 명의 칼날이 던전이 아닌 적국을 향하는 순간이 반듯이 오게 될 거야.”

부릅 커진 눈으로 한솜이를 뚫어져라 노려보는 안희운.

“지금에야 미사일 디펜스가 어쩌니 그거가지고 난리지만, 던전 테크놀로지와 헌터들 앞에서 현대병기는 장난감이 될 걸세. 그때가 왔을 때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윤리는 중요하지 않아. 사사로운 인권을 따질 때가 아니야. 이건 이 나라 존망의 문제일세. 지금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놓치게 돼. 자네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알겠나?”

안희운이 목에 핏대를 세운다.

“이게 다 국민들 지키려고 이러는 거란 말이야. 내 말 뜻 알겠나?”

너무 힘을 주어 잔뜩 충혈 된 안희운의 눈.

씩씩대는 호흡을 천천히 진정시킨 뒤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겠네. 자네는 우리 편이 되면 상당히 쓸 만한 전력이야. 어떤가. 나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함께하지 않겠나?”

한솜이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묻는다.

한솜이 코앞에 다다른 안희운.

“우리는 자그마한 오해가 있었던 거야. 그렇지?”

한솜이가 떨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조용히 끄덕거린다.

“그래 자. 한번 말 해 보게. 자네 생각을.”

안희운이 그렇게 말하며 한솜이의 입을 묶고 있던 재갈을 풀어준다.

퉤.

잠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파악하지 못 해 벙쪘던 안희운이 천천한 동작으로 자신의 미간에 한솜이가 뱉은 침을 손으로 닦는다.

“웃스워. 사람들 파리 목숨취급 하면서 지켜주려고 그러는 거라고?”

울음기 있는 떨리는 목소리.

한솜이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린다.

자신의 몸은 완전히 포박당하고, 자신의 목숨을 멋대로 주무를 수 있는 상대가 눈앞에서 자신의 사상을 펼친다면 보통은 그의 말에 동조하는 것 이 좋은 판단이다.

설사 본심으론 동의하지 않더라도 말 이다.

그런데 아주 가끔은, 그런 것조차 개의치 않는 멍청한 사람들이 있다.

한솜이의 눈동자에서 불꽃이 피어오른다.“그런 나라 필요 없어.”

아스라이, 단호한 목소리로. 고개를 저으며 안희운을 향해 딱하다는 듯 말을 뱉는다.

안희운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벌레 같은 계집애가.”

벌것게 달아오른 얼굴로 욕지기를 뱉는다.

쿵! 다음순간 안희운의 주먹이 한솜이의 얼굴을 친다. 한솜이가 묶여있는 의자 채로 바닥에 쓰러져 신음한다.

“이런! 개같은! 계집애가! 기회를! 주는데! 분수도! 모르고!”

안희운의 구둣발이 연거푸 한솜이의 얼굴로 향한다.

“몸은 또 쓸데없이 튼튼해서.”

그러고도 분이 안 풀리는지 주변을 둘러보다 진열장 속의 골프채를 꺼내든다.

“죽어! 죽어!”

휘둘러지는 골프채에 한솜이의 입술이 터지고 눈가가 찢어진다.

그러면서도 신음을 참아 삼킬 뿐 내지르지 않는 한솜이를 보며 안희운의 심사가 뒤틀린다.

“너 아직도 자존심 챙기는 거냐? 니년은 좀 있으면 마나 베터리가 돼서 식물인간 되는 걸로 생 마감하는 거야. 생각 없기는 지금도 식물인간이나 마찬가지니까. 알겠어? 아!”

독설을 이어가던 안희운이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탄성을 터뜨린다.

“혹시 아직도 네년 남자친구가 구하러 오기라도 할 거라고 기대하는 거야? 김칠성 그 나부랭이가?”

클클클 우습지도 않다는 듯 비웃음을 흘리는 안희운.

“설사 온다고 해도... 왔다고 해도 이미 화이트 하운드들이 길을 막아설 거야. 그리고 화이트 하운드 들은....”

안희운이 한솜이를 노려보며 저주어린 말들을 주워섬기는, 바로 그때였다.

콰카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안희운과 한솜이가 있던 방이 먼지로 뒤덮힌다.

안희운이 급하게 몸을 움츠린다.

폭음의 정체는 갑작스럽게 폭발한 한쪽 벽.

방공호에 버금가는 두꺼운 방탄벽이 마치 종잇장 찢기듯 찢겨져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이 몸 등장!!”

흰색 갑주로 보아 화이트 하운드 중 한명일 것 으로 생각되는 남자의 몸뚱이를 스케이트보드처럼 타고 미끄러지듯 등장한 김칠성이었다.

“오케이. 너 이 새끼 현행범이다. 감히 준법국가에서 여자를 패?”

김칠성이 안희운에게 손가락질 하며 외친다.

“흐흐흐흐....”

안희운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자네가 그 문제로 여기까지 목숨 걸고 온 건 아닐텐데... 헛소리를 하는구만.”

“닥쳐. 여자 패는 건 쓰레기다. 쓰레기 새끼야.”

말이 통하지 않는다. 제대로 상대할 생각이 없다는 소리다. 안희운은 한숨을 내쉬며 김칠성, 그리고 한솜이와 거리를 벌려 원래 자신이 식사하던 자리를 향해 걸어갔다.

안희운. 그는 여태껏 이런 패기어린 청춘을 한 둘 봐 온 게 아니었다.

윤리, 정의? 다 좋지. 입으로는 잘도 떠든다.

그것도 그때 뿐, 조금만 강한 힘으로 찍어 누르면 찍소리도 못한다.

“자네가 어떤 생각으로 이러는지도 알겠고,

자네의 생각이 구지 틀렸다고 하지도 않겠네.”

그렇게 말하며 안희운은 품속에 품었던 칠흙같이 검은 마석을 꺼내 들었다.

김칠성을 처음 만난 날, 그가 분풀이 하듯 만지작 거린 바로 그 물건이다.

최상품을 상징하는 흰색의 문양도 새겨져 있는 물건.

이 마석은 일반적인, 마나를 응축 해 두기만 한 종류의 마석이 아니었다.

수도 없는 희생자들에게서 끝도 없이 뽑아낸 마나의 응축체. 그 자체에 던전 테크놀러지를 부여해 헌터라면 자신의 마나 수용량과도 상관없이 바로 마석에서부터 마력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만든 특수한 아티펙트이자, 값어치로나 들어가는 비용으로나 그 위력으로나 핵탄두에 버금가는 어마 무시한 물건이었던 것 이다.

그리고 바로 그 물건에서, 미리 설정해 둔 어둠계열 최고위 마법. 다크 미사일이 발현되었다.

순식간에 허공에 그려진 마법진에서 성인 남자 팔뚝만한 어둠의 집결체들이 무려 다섯 개나 생성되었다.

단 한기만으로 어지간한 건물을 폭사 시킬 수 있는 물건이었다.

바로 그런 어마무시한 마법의 미사일이 총 다섯 개. 안희운의 주변에 떠올라 김칠성을 향해 머리를 돌리고 있었다.

저도 흑마술을 배웠다면 이게 무슨 마법인지 어느 책에서라도 읽어보았을 것.

“하지만 말이야... 힘이야 말고 윤리고 정의다. 그렇지 않나?”

정적.

안희운의 물음에 김칠성은 쉽게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김칠성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어마어마한 우주적 힘.

어지간한 상대는 제 멋대로 한방에 때려눕히던 김칠성이라도 이정도의 강대한 힘은 생전 처음 보리라.

‘우물 안 개구리 놈.’

안희운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마음 같아선 박장대소라도 해주고 싶지만 김칠성은 잘 구슬려서 이용할 데가....

“지랄하고 자빠졌네.”

김칠성의 입을 뚫고 정적을 가른 말은 한 줄의 욕설이었다.

“뭐?”

“*다크 미사일*”

다음순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김칠성의 시동어에 따라 김칠성의 등 뒤로 어둠의 기운들이 몰려들더니 거대한 건물 기둥만한 다크 미사일들이 하나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뭐...뭐야!”

안희운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파카앙!

김칠성의 다크미사일들이 만들어낸 중압감에 방탄 소재의 통유리창이 설탕 조각이라도 된 듯 산산조각 나 터진다.

슈아아앙!

고층 건물 사이의 바람이 그대로 방안을 덮친다.

“무...무슨 속임수를 쓰는 거냐!”

어느세 김칠성의 등 뒤로 모습을 모두 드러낸 20개의 어둠의 기둥. 틀림없는 고위마법 다크미사일 20기.

파칭- 파칭- 파지지직-

거기다 안희운의 것과 달리 그 강대한 힘 덕분에 다크미사일의 주변엔 검붉은 스파크가 쉴새없이 오가며 미사일들을 감싸고 있었다.

서서히 고개를 든 김칠성이 기가 차다는 듯 웃으며 뱉는다.

“강하다고 정의면, 김정은은 정의의 사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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