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4화.화이트 캐슬 (244/246)

◈ 화이트 캐슬

수재혁의 결혼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원래는 앞선 봄날에 진행됐어야 할 결혼식이었지만, 수재혁과 김 관장 모두 책임지고 있는 일이 많아 불가피하게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길일에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랄까.

“두 사람이 생각하기에도 기가 막히지? 이만하면 당대 최고의 결혼식이 될 거라고.”

수재혁의 집무실 내.

예비 신랑인 그가 눈앞의 결혼 선배들을 향해 물었다.

“국내에선 가장 큰 스케일의 결혼식이기는 하네. 엑시스 호텔 전체 대관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긴 하니까.”

“그렇지? 선화 네가 생각하기에도 역시 엄청나지?”

“확실히 오빠의 결혼식에 어울리는 초대형 스케일이야. 다만 꼭 호텔 전체를 대관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좀 있기는 한데…….”

“아버지께서 본인 손님들이 많이 오실 거라고 꼭 호텔 전체를 비워야 한다고 하더군.”

“……아빠 지인분들이 그렇게나 많이 오신대?”

“설마 그렇게까지 많긴 하겠냐만, 선화 너도 아버지 스타일 잘 알잖아?”

“우리 아빠가 통이 크긴 하지.”

“멀리서 오신 손님들께서 주무시고 가셔야 한다면서…….”

말을 잇던 수재혁이 준우를 쓱 살폈다.

아까부터 생각에 잠겨 있는 준우다.

“그나저나, 매제는 왜 아무런 말이 없어? 자네가 봤을 땐 결혼식이 별로인 것 같아?”

“아닙니다, 형님. 별로긴요. 엑시스 호텔이면 다들 거기서 결혼하고 싶어 해도, 쉬이 그럴 수가 없는 곳이지 않습니까?”

엑시스 호텔의 결혼식은 만인이 꿈꾸는 초호화 결혼식이다.

대관료와 식대는 물론이고, 결혼식 자체만으로도 국내 최고가를 자랑하는 곳이다.

누구는 쉬이 엄두를 낼 수 없는 결혼식이기도 하고, 항간에는 엑시스 호텔의 결혼식에 하객으로만 가도 소원이 없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상당했다.

오죽하면 결혼식 주인공들의 사진보다, 하객들의 사진들이 SNS에 더 많이 올라오겠는가.

“나는 아까부터 계속 매제가 고민하는 얼굴이기에, 결혼식 스케일이 좀 부족한가 했거든.”

“절대 그런 거 아닙니다. 그냥 나중에 선화랑 리마인드 웨딩을 하게 되면 저희도 엑시스 호텔에서 하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하느라…….”

“아?”

“에이! 갑자기 그렇게 미안하다는 듯이 쳐다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때야 저희가 반대를 무릅쓴 결혼을 해야 하는지라 어쩔 수 없었다지만, 이제는 저희도 나중에 엑시스 호텔에서 리마인드 웨딩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렇지 선화야?”

“그럼, 그럼! 난 우리 결혼식도 충분히 예쁘고 좋았어. 리마인드 웨딩 같은 거 안 해도 될 만큼!”

“그렇긴 했지. 야외에 생화 장식까지 해 두니까, 약간 하우스 웨딩 느낌도 났고 말이야.”

“신랑, 신부 행진 후에 제일 마지막에 이벤트 기억나?”

“당연히 기억나지. 풍선 날린 거?”

“맞아! 그때 하늘로 날아가는 풍선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지금도 보고 있으면 절로 행복한 기분이 든다니까.”

“우리 결혼식 이벤트들이 좀 특별하긴 했지. 그때 결혼식에 오신 하객분들이 많진 않으셨어도, 아마 다들 평생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었을 거야.”

“우리 결혼식 생각하니까 갑자기 진짜 리마인드 웨딩 하고 싶네. 오빠, 우리 만약에 리마인드 웨딩 하게 되면 또 예전처럼 하자. 어때?”

“좋지. 선화 네가 좋다면 나는 뭐든지 좋아.”

수재혁이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내 결혼식 얘기하다가, 왜 갑자기 둘이 추억에 빠져서 꽁냥꽁냥하고 있는 건지…….

‘……근데, 왜 내 결혼식도 갑자기 평범해지는 느낌이 드는 거지?’

문득 준우와 선화의 결혼식을 떠올려 본다.

격식 차린 결혼식과는 거리가 좀 멀었던 결혼식이었다.

마치 외국의 어느 결혼식처럼 식을 보면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고, 하객들의 수가 적었어도 그들 모두가 다 함께 여러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아버지의 반대만 아니었더라면 정말이지 최고의 결혼식이었어. 날씨가 좋았던 탓에 야외 배경도 환상적이었고, 어린아이들을 데려온 하객들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었으니 당연히 만족했을 수밖에.’

완전한 야외가 주는 특별한 느낌이라는 게 있었다.

호텔 건물 내에 위치한 야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개방감이랄까.

‘선화와 매제의 결혼식에서는 너도나도 결혼식을 진심으로 즐기는 듯한 모습들이었지.’

엑시스 호텔에선 즐긴다는 것보단 인증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거다. 다들 이곳에 왔었다는 사진을 SNS에 올리기 바쁠 테니까.

‘물론, 그것도 나름대로 즐기는 거긴 해도 내 결혼식에서도 선화와 매제 때처럼 분위기가 나면 좋겠는데…….’

두 사람의 결혼식을 했던 장소가 서울의 한 놀이공원과 맞닿은 곳이었다.

덕분에 기꺼이 결혼식을 위해 시간을 낸 손님들은 놀이공원과 주변 구경을 하며 식이 끝난 뒤의 주말을 좀 더 만끽하는 것도 가능했었다.

결혼식도 결혼식이지만, 결혼식에 온 하객들에게도 그 이후의 즐거움까지 더하게 됨으로써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날이 되지 않았을까.

“선화 너하고 매제가 하는 얘기를 듣다 보니 조금 뻔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

“뻔하다니? 뭐가?”

골몰하던 수재혁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호텔에서 하는 결혼식 말이야. 엑시스 호텔이야 대단하지. 국내 최고의 호텔이니까. 그런데, 사촌 형님들도 다 거기서 했고, 사촌 누님들과 동생들도 다 거기서 했고, 나까지 거기서 한다면 과연 그게 특별할까?”

“크, 큰오빠가 그, 그렇게 말하니까 그런 것 같기도…….”

엑시스 호텔에서의 결혼식을 분명히 특별하다.

그런데, 그게 수 씨 집안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묘하게 흔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나도, 김 관장도 체면을 차리려다 무조건 엑시스 호텔에서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지도 몰라. 그 강박 때문에 나는 물론이거니와 김 관장도 연애할 때 나눴던 이야기를 미처 잊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뭘 잊고 있었는데?”

“우린 말이야. 아주 로맨틱하고 판타스틱한 결혼식을 상상했거든.”

“로맨틱? 판타스틱?”

“구체적이진 않아도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상상 같은 거지. 외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거?”

“예를 들면?”

“아름다운 풍경이 쫘악! 펼쳐진 곳에서,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쫘악! 깔리면서…….”

식장을 정하는 데는 양가 어른들의 입김도 작용을 했을 거다.

어쨌거나 부모님 지인분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자리이니,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

엑시스 호텔이라면 절대 나쁘지는 않은 장소였다.

오히려 최고의 장소였기에 수재혁과 김 관장도 그 뜻을 따르기는 했는데…….

“……내가 얼마 전에도 영화 하나를 봤거든? 거기선 갑자기 비가 내렸는데도 꿋꿋이 비를 맞으면서 결혼식을 하더라고!”

엑시스 호텔이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나?

그런 생각에 미친 수재혁이 고삐가 풀린 듯이 자신이 상상하던 결혼식의 모습을 줄기차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비가 좀 오면 어때? 서로의 젖은 몸을 꽉 안아 주면서 온기로 따뜻하게…… 어때? 로맨틱하지?”

“크, 큰오빠. 아, 아무리 그래도 비 맞으면서 하는 건 좀 그런데. 어르신들께서도 하객으로 오실 거고, 손님들 모셔다 놓고 비 맞게 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그런가?”

수재혁이 고개를 갸웃거리던 사이.

조금 전에 이곳에 도착한 김 관장이 여태 수재혁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가,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아냐, 아냐. 비가 와도 괜찮을 것 같아. 오빠 얼마 전에 S급에 올랐잖아? 그 능력 뒀다가 죽 쑬 거야? 내리는 비야 얼려 버리면 되지!”

“생각해 보니, 될 것 같기도 하고.”

“될 것 같은 게 아니라 무조건 돼. 오빠 팬클럽에서 지어 준 별명이 자그마치 얼음 왕자야, 얼음 왕자!”

“어, 얼음 왕자라는 별명은 좀 안 썼으면 좋겠…….”

“아무튼. 만약 비를 얼리는 정도가 가능하다면, 오빠의 별명에 딱 맞는 컨셉의 특별한 결혼식이 가능할 거라구!”

“와아! 만약 비를 얼어붙게 하는 게 가능하다면 환상적이긴 하겠네요, 형님. 비가 얼어붙는 모습도 장관이겠지만, 야외 결혼식의 단점 중 하나인 비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구요.”

“매제 생각도 그래?”

“딱입니다, 딱! 얼음 왕자! 아주 잘 어울려요!”

“선화 네 생각도 괜찮은 것 같아?”

“확실히 호텔 결혼식보다는 특별하긴 하지.”

“효정이 너는?”

“나는 무조건 찬성이야!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결혼식이 될 것 같은데, 싫을 리가 있겠어?”

“흐음. 그럼 식장 장소를 바꾸기만 하면 되는 건데…….”

“그 전에 일단 해결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형님. 일단은 시간이에요. 결혼식 보름밖에 안 남았는데, 그 안에 과연 환상적인 식장을 찾는 게 가능할까요?”

“그건 문제가 안 될 것 같은데. 식장이야 만들면 되지.”

“시, 식장을 만든다고?”

“큰오빠 얘기 듣다가 마침 괜찮은 계획이 떠올랐거든. 그러니까 식장 문제는 상관없을 거야.”

선화의 말에 준우가 두 눈을 휘둥그레 치켜떴다.

어째 스케일이 점점 더 커지는 느낌이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이미 다 돌려 버린 청첩장이야. 결혼식 장소가 엑시스 호텔로 되어 있고, 그걸 되돌리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해. 보름밖에 안 남은 와중에 장소를 변경하면 하객들이 혼란스러울 거고.”

“흐음. 보름이면 촉박하긴 한데…….”

턱을 괴고 고민하던 수재혁이 두 눈을 번뜩였다.

막상 생각이 트이니 이래저래 해결 방법들도 딱딱 맞춰서 떠오르는 모양.

“매제. 자네가 장소 문제는 해결해 줄 수 있지 않나?”

“예, 가능하긴 하죠.”

“부탁 좀 해도 될까? 자네라면 혼란 없이 깔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세요. 이미 일이 꽤 커진 것 같은데…….”

에라, 모르겠다.

준우도 그냥 이 작전에 동참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최대 관문이 하나 남아 있어요.”

“최대 관문?”

“장인어른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자그마치 엑시스 장남의 결혼이라며 있는 시간, 없는 시간을 죄다 끌어다가 결혼식에 공을 들였던 수태광의 뜻은 과연 어떻게 꺾을 것인가.

“형님께서도 알다시피 아버지께서 엑시스 호텔을 결혼식 장소로 원하시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집안에 의미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하객들의 모든 편의를 고려한 것이니까요.”

“그건 나하고 효정이가 어떻게든 설득해 볼게.”

“어떻게 해도 그건 좀 힘들 것 같은데요.”

“아버지도 이해해 주실 거야. 설마, 자식 결혼을 갑자기 반대라도 하시겠어?”

“형님. 저희를 보시고도 그런 말이 나오세요?”

수재혁이 빙긋 웃었다.

안 되면 뭐, 일단 아버지 몰래 진행하는 수밖에.

* * *

결혼식 당일, 토요일 오전.

다행히도 하늘은 맑았다. 일기 예보에 따르면 비가 내릴 확률이 거의 없어 야외 식을 즐기기엔 최적이 날씨였다.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구만. 어지간하면 내 말 대로 호텔에서 식을 올리라니까는.”

식이 시작되기 전.

혼주 메이크업을 받기 위해 보다 일찍 식장으로 향한 수태광이 문득 걸음을 멈춰 세웠다.

엑시스 호텔 입구가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이 안에서 진행이 되었어야 할 결혼식이었는데…….

“우리 결혼식이 아니잖아요. 애들 결혼식이니까 애들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둬야 하지 않겠어요?”

“그, 그렇긴 하지만, 우리 손님들이 많기도 하고, 그 하객들이 갑자기 바뀐 식장 장소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게지.”

“그럼 끝까지 반대하지 왜 마지막에 허락했어요?”

“내가 언제 허락을 했어? 그냥 재혁이 네 마음대로 하라고 했을 뿐인데…….”

“그게 허락이에요, 여보. 나도 그렇게 들었고.”

“나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니라…….”

“그리고! 오늘 보는 눈이 많으니 서로 존중하며, 존대하자고 했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끄응!”

황장미가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며 수태광을 잡아끌었다.

꽉 막힌 호텔의 입구에 꽃길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그 꽃길을 1분쯤 따라 걷다 보니, 익숙한 무언가가 시야에 보이기 시작했다.

< 예식장 입구 >

떡하니 붙어 있는 안내문 아래 반짝이는 무언가.

“차, 차원문? 설마 저 안에서 결혼식을 하겠다는 건가? 아니, 왜 멀쩡한 우리 호텔을 두고 굳이 저 안에서…….”

“저 안에서 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데로 또 이동하는 건지 그건 아직 모르는 거예요.”

“그러게 왜 결혼식 장소를 이렇게 꽁꽁 숨겨서는…….”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 싶다잖아요. 하객들도 즐겁게 해 줄 자신이 있다고 그랬으니, 당신도 그만 툴툴거리고 얼른 가요. 우리 메이크업하려면 빨리 움직여야 해요.”

눈앞의 차원문이 누구의 것인지는 잘 알고 있다.

역시나 준우가 옆에서 도와줬을 터.

“여보. 누누이 말하지만, 우리 결혼식이 아니라 아이들 결혼식이에요.”

“그건 나도 아는데…….”

“이번엔 아이들 마음대로 할 수 있게 그냥 두자구요. 반대는 예전의 그 한 번으로 족해요, 여보.”

“……아, 알겠어…… 요.”

황장미가 수태광에게 살며시 팔짱을 낀다.

그리고는 억지로 잡아끌 듯 차원문 내부로 진입했다.

“이 안에서 결혼식을 하려는 건 아닌 것 같으니, 그나마 다행이구려.”

“재혁이하고 우리 며느리가 설마 그렇게 생각이 없겠어요?”

차원문 내부에 또 하나의 포탈이 보인다.

아마, 저것이 진짜 결혼식장으로 이어지는 문인 모양이었다.

‘갑자기 결혼식 장소를 변경하면 하객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을 염려하여 차원문 내부를 통로로 사용했다라…… 재혁이 녀석, 머리를 좀 쓰긴 했구만.’

그래도 조금은 기대가 되긴 했다.

하물며 엑시스의 차기 회장이 될 녀석인데, 이상한 장소를 결혼식장으로 잡지는 않았겠지.

그런데.

“여기서 결혼식을 하겠다고?”

진짜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차원문을 통과한 그 순간.

수태광은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야 말았다.

익숙한 차원문만큼이나 낯이 익은 장소.

다름 아닌 선화가 운영하는 엑시스의 동물원이 바로 결혼식 장소였던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물원 내 중심부.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넓고 큰 호수였다.

“서, 설마 진짜로 여기서 결혼식을……?”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볼만한 것이라곤 눈앞의 호수밖에 없었으니까.

“아,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것도 없긴요. 저 호수가 얼어붙는다면, 정말 멋진 결혼식 무대가 될 것 같은데요?”

그때였다.

뒤늦게 주변을 살피던 수태광의 시야에 누군가가 보였다.

“저 녀석은 저기서 뭘 하고 있는 게야?”

막내아들, 동혁이가 호수 반대편에 서 있었다.

기를 모으듯 숨을 한껏 들이쉬면서.

“엘사아아아! 가즈아아아아!”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거친 숨과 함께 울려 퍼졌다.

또 한 번 숨을 크게 들이마신 동혁이가 이번엔 더 크게 소리를 내질렀다.

“렛 잇 꼬오우우우우우!”

정적만이 감돌던 호수가 빠르게 얼어붙더니.

그 위에 아름다운 얼음의 성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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