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8화.매제를 설득하는 두 번째 방법 (208/246)

◈ 매제를 설득하는 두 번째 방법

하루 종일 수린이와 군대놀이를 하다가 귀가한 수재혁은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축 늘어졌다.

“애는 아무나 보는 게 아니야…….”

진이 빠진다.

유치원생 어린아이랑 놀아 주는 게 뭐 이리 힘든지.

육체도 육체지만, 정신적으로 상당히 벅찼다.

차라리 레이드를 가는 게 낫지.

“……후우.”

짧게 한숨을 내쉰 수재혁이 천장을 응시하다가 가만히 두 눈을 감았다.

새삼 준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협회 일은 물론, 엑시스의 일까지 부수적으로 하고 있는 마당에 육아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그가 아니던가.

‘매제는 역시 보통 사람이 아니야. 존경스럽다는 생각마저 드는군.’

나는 과연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 무렵, 현관 벨소리가 울렸다.

“아버지?”

“안색이 왜 이리 창백해? 아주 녹초가 되었구나.”

“요즘 안 풀리는 일이 좀 있어서요. 들어오세요.”

결혼을 앞둔 수재혁은 얼마 전에 수태광에게서 증여받은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아직 집 정리가 끝나지 않아 어수선한 상태였지만, 수태광은 괘념치 않고 수재혁의 맞은편에 앉았다.

“차라도 드릴까요?”

“됐다. 차나 마시려고 여기 온 건 아니니까.”

잠시동안 수재혁을 빤히 응시하던 수태광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전 서방 영입 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지?”

“소식 한번 빠르네요. 아버지껜 비밀로 한다고 해 뒀는데.”

“엑시스 내 일이 어찌 내 귀에 들어오지 않겠느냐. 그래, 전 서방을 만나서 얘기는 나눠 봤고?”

“매제가 아예 은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엑시스뿐만 아니라, 다른 길드에도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껄껄! 전 서방이 막상 엑시스에 올 때가 되니, 제 몸값을 불리려고 하는 거구만!”

“그런 게 아니라, 진짜 은퇴를 하려는 것 같던데…….”

수태광은 침착했다.

협회 퇴사 후 당연히 엑시스로 올 줄 알았던 준우가 은퇴를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 그는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전 서방처럼 능력 좋은 헌터가 한창때 나이에 은퇴를? 말도 안 되는 소리! 만약 내가 전 서방이었다면, 그런 능력을 갖고 절대 은퇴 따위는 생각지도 않겠다, 이 녀석아.”

“그, 그럼, 매제가 진짜로 몸값 불리기를 하려고 그런다는 말씀이십니까?”

“넌 설마 진짜 전 서방이 은퇴한다고 믿는 게냐? 남자라면 전 서방처럼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지.”

“아버지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물질적인 부분으론 도통 설득이 되질 않습니다.”

“전 서방이 언제까지 버틸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회장이 되면, 부마스터 자리를 마냥 오래 비워 둘 수는 없는 노릇!”

“좋은 방법이라도 있으십니까?”

“네 생각대로 정말로 물질적인 게 이유가 아니라면 말이다. 방해꾼이 있는 게다.”

“방해꾼이라면……?”

“누군가 엑시스 입사를 꺼리고 있는 거겠지. 예를 들면, 선화라든가.”

“아아, 그러고 보니 선화가 예전부터 그랬었죠. 매제는 절대 엑시스에 보내지 않겠다고.”

“제 남편이 우리처럼 바쁘게 사는 걸 원치 않는 거겠지. 일보단 가정에 충실하길 바랄 테니까. 하지만, 전 서방은 꼭 엑시스에 있어야만 해. 그래야 재혁이 너도 맘 편히 일에 집중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럼 답은 나왔군요.”

수태광이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서방 영입하는 것쯤이야, 약점을 알면 어렵지 않다.

“선화를 공략해야지.”

* * *

엑시스의 반려몬 동물원인 동물의 정원.

근무 중 잠깐 시간을 낸 선화가 동물원 입구를 두리번거렸다.

저만치 앞에 익숙한 고급 외제 차가 보인다.

보조석 창문을 내리며 운전석에서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는 수재혁의 모습도.

“오빠 요즘 바쁘다며? 갑자기 웬일이야? 나랑 커피를 다 마시자고 하고.”

“동생이랑 커피 좀 마실 수 있지. 그게 마치 엄청 대단한 일인 것처럼 말하네.”

“대단한 일이지. 오빠랑 나랑 딱 둘이, 그것도 오늘같이 평일에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둘이서 본 적이 없긴 왜 없어?”

“있어?”

생각해 보니 없다.

선화가 보조석에 탑승하고 차를 몰고 가는 와중에 계속 생각해 봐도, 다른 사람 없이 둘이서만 커피를 마셔 본 적은 없었다.

“……없네.”

“거봐, 없잖아? 오빠 각성하고 나선 매번 훈련하느라 바빴지, 엑시스 입사하고 난 뒤로도 일하느라 바빴지, 가끔 커피 한잔 마실 때도 항상 비서님들이 옆에 있었지.”

“그, 그래서, 뭐? 나랑 둘이서만 커피 마시는 게 어색하다는 거야, 뭐야?”

“어색하지. 어떻게 안 어색해? 이런 경우가 처음인데.”

“난 하나도 안 어색해. 사랑하는 여동생과 단둘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귀한 시간, 그게 어색하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사, 사랑하는 여동생? 징그럽게 왜 이래, 갑자기?”

“사랑은 표현하는 법. 내가 그동안 선화 너한테 마음 표현을 잘 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말이야.”

“오빠. 그런 거 안 해도 돼. 그런 건 그냥 새언니한테 가서 하라고.”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돼. 나는 오빠로서 네게 진심을 전하고 싶을 뿐이니까.”

“아니, 부담이 어떻게 안 돼? 하지 말라니까?”

“사랑이라는 말이 좀 과하면, 애정한다?”

“에잇, 진짜!”

선화가 질색했다.

친오빠고, 가족이니까 당연히 사랑은 하겠지만, 이걸 직접 오빠에게서 면전에 대고 들으니 좀 이상하달까.

신호가 걸렸다.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차량 안엔 침묵만이 맴돌았다.

선화가 오빠랑 둘이서만 있는 게 어색하다고 해서인지, 수재혁 본인도 괜히 이 분위기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더군다나.

오늘 선화를 불러낸 이유가 준우의 엑시스 입사 건을 설득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기에 눈치를 보고 있는 탓도 있었다.

‘조금 어색하다고 해서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지. 나 수재혁, 한다면 하는 남자. 어떻게든 선화의 환심을 사서 매제 영입에 성공해 내리라!’

“바, 밥은?”

하지만, 입 밖으로 튀어나온 말은 심히 어색한 한 마디였다.

“아직. 좀 이따가 밥 먹으려고 했는데, 오빠가 불러서 나온 거야.”

“뭐? 그럼 애정하는 우리 선화가 지금 엄청 배고플 수도 있다는 얘기?”

“하, 하지 말라고, 오늘 왜 이래 진짜?”

“먹고 싶은 거 있음 말해 봐. 내가 서울 전역, 아니, 전국 팔도를 다 뒤져서라도 뭐든 사줄 테니까.”

“냉면 먹을까. 요즘 날씨가 슬슬 풀려서 그런지, 시원한 게 좀 땡기네.”

“선화 너 평양냉면 좋아하지? 내가 지금 당장 차를 돌려서 판문점 쪽으로…….”

“오빠, 어디 아파?”

“……난 멀쩡하다. 괜한 헛소리 같은 거 아니니까 걱정 안 해도 돼. 북한 측 협회 사람과 얘기만 잘하면, 평양에서 냉면 먹는 것도 마냥 불가능하진 않다고.”

“아니, 오빠 능력은 알겠는데 뭔 냉면 하나 먹으러 북한까지 가? 초밥 먹고 싶다고 하면 일본 갈 꺼야, 그럼?”

“일본이라. 어렵지 않지. 그나마 가까운 이웃 나라니까.”

이 인간이 진짜 돌았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화가 수재혁의 이마에 손을 짚어 본다.

“열나는데?”

“기분 탓일 거야.”

기분 탓이 아니었다.

진짜로 열이 나고 있었다. 수재혁 본인도 자신이 했던 말들이 쪽팔렸는지, 상당히 창피해하고 있었기에.

하지만 어쩌겠는가.

여동생의 환심을 사기 위해선 일단 말이라도 최대한 좋게 포장해서 하는 수밖에.

“아무래도 오늘 이상해. 나한테 뭐 부탁할 거 있지?”

“부탁은 무슨. 그냥 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애정하는 여동생과 단둘이 데이트나 해 볼 겸 부른 거지.”

“징그럽게 데이트는 무슨! 데이트 같은 건 새언니랑 해! 나랑 하려고 그러지 말고!”

오빠가 여동생한테 데이트하자는 게 그렇게 징그럽나.

수재혁은 골몰했다. 다른 친남매들은 과연 어떤지.

차는 꽤 오랫동안 도로 위를 달렸다.

커피 한잔 마시자더니 동물원과 한참 멀어진 탓에 선화가 문득 물었다.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 진짜로 북한 가는 거 아니지?”

“가만있어 봐. 너 좋아할 만한 곳으로 데려다줄 테니까.”

잠시 후.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양평의 한 플리마켓이었다.

작은 노점들에서 음식과 커피는 물론, 각종 물건들을 판매하는 곳.

“어? 여긴……?”

“오늘이 플리마켓 마지막 날이라고 하더라.”

“나 여기 진짜 와 보고 싶었는데! 인스타에서 엄청 유명한 구제 옷 파는 상점이 이 플리마켓에서 하고 있다고 그랬거든!”

“후후. 여동생을 애정한다면, 이 정도 정보는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지.”

“그런 이상한 대사만 안 쳤으면 진짜 최고였을 텐데. 근데, 플리마켓이 오늘 마지막 날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나도 오빠랑 오려고 했었는데, 시간 안 맞아서 미루다 보니까 까먹고 있었거든.”

“선화 너도 나랑 오려고 했었다니. 좀 감동이네.”

“아니! 큰오빠 말고, 우리 오빠 말이야. 내 남편!”

“아?”

“아무튼, 대단하네. 큰오빠가 이런 센스가 있는 줄은 몰랐는걸? 확실히 사람이 연애를 하다 보니까 좀 변하긴 하는가 봐.”

수재혁이 흐뭇하게 웃어 보였다.

일단, 준우의 이야기를 언급하기 전 선화의 기분을 띄우는 데는 성공한 것 같았다.

- 아가씨 말인데. 빈티지한 옷들 엄청 좋아하지 않아? 오빠가 시간 내서 아가씨랑 같이 여기 한번 가 봐. 유명한 구제 옷 상점이 있는 플리마켓인데…….

수재혁은 김 관장의 조언을 떠올렸다.

선화 공략법은 연인인 그녀와 상의를 했었는데, 때마침 괜찮은 정보를 준 것이었다.

‘역시 우리 효정이. 지혜롭다, 지혜로와.’

남매는 커피 한 잔씩 구입해 손에 쥐고는 플리마켓 내부를 누볐다.

선화는 아이처럼 신나서 마켓 곳곳을 돌아다니는 데 여념이 없었고, 수재혁은 그런 동생의 뒷모습을 묵묵히 뒤따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틈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선화의 기분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준우를 설득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나저나. 매제가 아니어도, 이런 데는 친구들이랑 올 수 있지 않나? 왜 항상 매제랑만 다니는 거지? 결혼하면 친구들 만나기가 힘들다던데, 선화도 마찬가진가?’

준우랑 함께 있는 게 가장 즐겁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친구들 역시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서 만남이 어려운 걸 수도.

‘아버지는 그간 워낙 바쁘셨고, 어머니도 최근 들어서야 한국에 돌아오셨으니…….’

부모님과 함께 오는 것도 시간 문제로 힘들었을 거다.

수재혁 본인을 포함한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말이다.

‘……나도 결혼을 하게 되면 선화랑 지금처럼 마냥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 날은 앞으로 더 없을 수밖에 없겠지.’

준우를 영입하기 위해 시간을 낸 오늘이었지만, 무척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경험상 오늘과 같은 날을 만든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았으니까.

“어머! 이거 엄청 귀엽다!”

작은 나무 인형을 판매하는 노점 앞에서 선화가 소리쳤다.

“이것도 귀엽네? 얘는 꼭 큰오빠 닮았네.”

“내가 이렇게 물고기처럼 생겼다고? 이래 봬도 내가 여태껏 못생겼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데!”

“푸흡. 농담이지! 어머머! 쟤도 되게 귀엽게 생겼다!”

선화는 구경하듯 노점을 살피다가 구제 옷 상점을 발견하곤 부리나케 그곳으로 달려갔다.

가만히 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수재혁은 여전히 나무 인형을 판매하는 노점 앞에 서 있었다.

“이거 얼마예요?”

“5천 원이에요. 한 쌍 드릴까요?”

“아아, 이 인형들 두 개가 세트인가요?”

“네. 철수와 영희라고, 서로 단짝인 아이들이죠.”

“의미가 있는 인형들인가요?”

“제가 직접 만든 인형들인데, 친구들 간의 깊은 우정을 뜻하며 만들었어요. 보통 구매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친한 친구분께 선물용으로 드리면 좋지 않을까, 라고 설명을 해 드리곤 해요.”

“아하. 그럼 이거 한 세트 주세요.”

수재혁은 노점상에서 나무 인형 한 쌍을 구입했다.

비싼 선물은 아니지만, 조금 전에 선화가 유독 귀여워했던 인형들이었기 때문이다.

‘선화한테 선물해 줄 만한 게 또 있으려나…….’

선화는 구제 옷 상점을 뒤지느라 정신이 없었다.

수재혁이 뒤늦게 그곳에 갔을 땐, 이미 선화가 여러 벌의 옷들을 계산하려는 상황이었다.

“내가 사 줄게.”

“나도 돈 있거든! 오빤 돈 있으면 그거 새언니한테 가서 써!”

“사 준대도 그러네…….”

“됐다니까! 내가 오빠 속내를 모를 줄 알고?”

“응?”

“옷 사 주고 나한테 부탁하려고 그러는 거지?”

“뭐, 뭐, 뭘?”

순간, 당황한 수재혁이 말을 더듬었다.

“우리 신랑 엑시스 입사 건, 그거 아냐?”

“……!”

“나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다?”

사람이 갑자기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

선화와 준우는 바보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수린이의 환심을 사려는 것도, 느닷없이 선화와 단둘이 만나자는 것도 그 이유가 너무나도 티가 나지 않았던가.

‘내가 그렇게 티를 냈나!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나름대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접근하지 않았나?’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은 절대 아니었다.

언젠가 준우가 그랬듯, 업무 외 다른 일들은 너무나도 서툰 수재혁이었으니까.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오빠.”

“어, 어…… 그래.”

선수를 뺏겼다.

여태 본론을 꺼낼 틈만을 보고 있었고, 옷을 사 주며 쓱 꺼내 보려고 했는데…….

‘……망했다!’

식사 메뉴는 라면이었다.

근처 식당으로 자리를 옮길까 하다가, 플리마켓 내에 작은 라면 가게가 있어서 이곳으로 정했다.

“맛있는 거 사 준다니까.”

“나 라면 엄청 좋아해. 특히 이 짜장라면! 몰랐지? 완전 환장하는데.”

“모, 모를 리가. 그냥 더 비싼 거 사 주고 싶어서 그런 거지.”

“거짓말. 오빠 앞에서 짜장라면 먹은 적 한 번도 없는데?”

상황이 더욱 어렵게 돌아간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스윽-

수재혁이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선화에게 건넸다.

아까 구입한 한 쌍의 나무 인형들이었다.

“어? 이거 아까 내가 귀엽다고 했던 거잖아?”

“가게 주인분이 그러더라. 우정을 뜻하는 나무 인형이라고, 친한 친구한테 선물하면 좋을 거래. 이게 비싼 건 아니어도, 선물은 마음이 중요한 거라고 하니까…….”

선화가 나무 인형들을 빤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살며시 손을 들어 올려 인형들을 어루만진다.

“큰오빠.”

“어?”

“혹시 그거 알아? 나 결혼하기 전까지 친한 친구 단 한 명도 없었던 거.”

“무슨 말이야, 그게? 선화 네가 친구가 없었다니?”

선화가 잠시 서글픈 표정을 짓다가.

이내 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근데 말이야.”

“……?”

“큰오빠가 나한테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만들어 줬다? 그래서 고맙다고. 그냥 갑자기 이런 선물을 받게 되니까, 문득 그 말이 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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