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5화. 오빠, 차 뽑았다 (205/246)

◈ 오빠, 차 뽑았다

상하이에 갔던 수재혁이 복귀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는 화반 길드와의 축제와 관련된 사업을 따냈고, 동시에 왕친의 영입까지 성공해 냈다.

비록 한동안은 왕친이 고향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그곳에 엑시스 지부를 두는 조건이었지만, 딱히 손해 볼 일은 없었다.

앞으로 화반 길드와의 사업을 염두에 둔다면 상하이에 엑시스 지부를 두면 유용할뿐더러, 오히려 왕친을 필두로 한 방어구 사업 중국 시장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재혁이 녀석, 엊그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 같은데 순식간에 커 버렸군. 껄껄!’

기분이 들뜬 수태광은 고급 식당에서 황장미와 단둘이 좋은 시간을 보냈다.

흥분한 탓에 술을 좀 많이 마셨지만, 취기를 날려 보내진 않았다.

지금 이 기분을 있는 그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다.

식사가 끝난 후.

두 사람은 최 비서가 운전하는 차에 탑승한 채,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 도심의 야경에 빠져들었다.

빠르게 지나치는 도심의 불빛들.

저 멀리 남산 타워가 보이자 수태광이 짐짓 씁쓸한 미소를 내비친다.

“괜찮으면, 남산 가서 바람이나 좀 쐬고 갈까.”

“뜬금없이 무슨.”

“술도 좀 깰 겸.”

“술기운이야 마력으로 날려 버리면 되잖아.”

“오늘은 천천히 깨고 싶어서 말이야.”

“평소답지 않게 웬 무드를 잡고 그런데?”

수태광이 백미러에 비치는 최 비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최 비서가 눈치껏 남산을 향해 방향을 틀었고, 황장미도 딱히 거절하진 않았다.

어차피 가는 방향이지 않은가.

데려다준다는데, 잠깐 남산에 들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고.’

남산에 도착한 황장미는 수태광과 함께 잠시 걷기로 했다.

추억이 깃든 장소라 그런지, 툴툴대던 조금 전과는 달리 얼굴엔 묘한 그리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수태광과 함께 남산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처음 이곳에 왔던 날이 그에게 청혼을 받았던 날이었던가.

뭐, 대충 같이 살자는 말만 툭 던졌을 뿐이지만.

“아까부터 계속 분위기 잡네, 당신. 어쩐지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더라니.”

“나도 이제 많이 늙어서 그런가 보지.”

황장미가 자신보다 조금 앞서가는 수태광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본다.

그의 말마따나 많이 늙기는 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비하면 아주 많이.

세월이 야속하긴 하다.

두 사람이 젊었을 때의 이곳에선 젊음만이 가진 두근거림이 있었는데…….

“난 말이야. 당신이 허락 안 할 줄 알았어.”

“뭐가?”

“재혁이 결혼 말이야.”

“아아, 그거야 뭐. 내가 말린다고 해서 될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아니까.”

부모라면 자식의 행복을 빌어야 하는 것임을.

준우와 선화를 통해 비로소 그것을 느끼게 되긴 했지만, 많이 늦었다는 생각에 여전히 후회스럽기는 했다.

“여러모로 전 서방이 기특하네. 덕분에 당신 철들었잖아.”

“껄껄! 내 간만에 당신한테 칭찬도 다 들어 보는구만.”

“저번에 얘기하는 거 들어 보니까, 재혁이 결혼 좀 서두르려고 하는 것 같던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거야?”

“이왕 할 결혼이면 서두르는 게 낫지. 괜히 미뤄서 좋을 게 있나? 재혁이 녀석이 빨리 가정을 꾸리고, 안정이 되어야 나로서도 좋을 테고.”

“재혁이 빨리 안정되면? 그 이후에 또 다른 걸 바라는 게 있는 눈친데?”

“방어구 사업은 앞으로 재혁이 녀석이 도맡아서 잘할 터이니 걱정은 따로 없어. 다만, 앞서 블루 스톤 사업 건도 있으니 그건 내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될 때까진 지켜봐 줘야 하겠지.”

“당신답지 않게 너무 서두른다.”

“서두르는 거 맞아. 슬슬 은퇴를 생각하고 있으니.”

“……!”

“뭘 그렇게 놀라나?”

“다, 당신 입에서 은퇴라는 말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거든.”

“한평생 엑시스만 바라보면서 살아왔어. 그 과정 속에서 가정을 비롯한 크고 많은 것들을 놓쳤지. 엑시스야 이제 내가 이뤄낼 만큼 이뤄 냈고, 재혁이도 성장할 만큼 성장했으니 이제 뒷일은 녀석에게 맡겨도 되지 않을까 하네.”

“은퇴하면 뭐 할 건데? 일밖에 모르던 사람이 노후 계획을 뚜렷하게 세워놨을 리도 없고.”

수태광이 천천히 걸음을 멈춰 세웠다.

어느새 황장미와 처음 결혼을 약속했던 장소에 우뚝 서 있는 전망대가 보인다. 그땐 아마 전망대가 없었더랬지.

“무작정 모아 둔 돈이나 펑펑 쓰면서 지내려고?”

“일단 놓친 것들을 하나, 하나 되찾아 볼까 생각 중이네만.”

품속에서 목걸이 케이스를 꺼내는 수태광.

일전에 래비토에게 도난당한 적이 있었으나, 준우와 함께 간신히 찾아낸 바로 그 목걸이였다.

그가 조심스레 케이스를 연다.

그리고는 쭈뼛거리며 그 안에서 반짝이는 목걸이를 황장미에게 건넸다.

“재혁이 결혼식 때, 혼주석이 비어 있으면 좀 그렇지 않겠나?”

“그것 때문에 이 목걸이를 받아달라는 거면, 영 받기가 꺼려질 것 같은데.”

“내 옆자리에 당신이 있어 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야.”

“……참 멀리도 돌아온다.”

황장미가 피식 웃으며 등을 돌린다.

목걸이를 직접 걸어 달라는 뜻이다.

“크흠! 요즘 수전증이 생겼나, 왜 이렇게 손이 떨리는지 원.”

황장미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화려한 목걸이.

수태광이 목걸이를 걸어 주고는 천천히 손을 떼어 냈다.

“후회 없는 은퇴가 되겠군.”

떼어낸 양손이 아직도 묘하게 떨려 온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내심 두근거림을 숨겼었던.

젊은 날의 아름다운 그 날처럼.

* * *

계절이 바뀌고 봄이 찾아왔다.

차가운 바람에도 어느새 온기가 스며들었고, 나에겐 이 온기가 채 가시기 전에 해결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아이작, 놈을 잡을 계획은 전부 갖춰졌어.’

화반 마을 추모 공원에 대량의 블루 스톤이 사용되면서 시간이 다소 지연되긴 했으나, 아이작을 끌어낼 미끼인 블루 스톤 역시 얼마 전에 준비가 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 조금 더 기다릴 필요는 있었다.

블루 스톤을 함정이 설치될 곳으로 운송하기 위해선, 해당 장소를 이용하기 위한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블루 스톤에 지분을 가진 장인어른과 칸나의 승인은 이미 받았고, 이젠 마지막 관문을 남겨 둔 상황이랄까.

‘놈을 잡으면, 나도 슬슬 은퇴를 해야겠지.’

하고 싶은 건 할 만큼 했다.

회귀 전에 이미 차고 넘칠 만큼 해봤다.

만약, 아이작이 우리 가족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면 애당초 협회에 입사도 하지 않았을 거다.

이번 생은 오직 선화와 우리 가족만을 위해 온전히 시간을 썼을 터.

소비한 시간이 있긴 했지만 마냥 아깝지는 않았다.

그 시간 동안 처가와도 좋은 관계를 만들었고, 가족과도 같은 동료들이 생겼으며, 선화와도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으니, 나름 그걸로 뜻깊은 시간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꽃 말이야. 맡을수록 향이 참 좋아. 매번 맡을 때마다 향이 다른 느낌?”

선화는 내가 가져다준 오향화를 참 좋아했다.

워낙에 꽃을 사랑하는 여자였고, 그런 선화에겐 더없이 만족스러운 선물이었다.

“생각해보니까, 우리 처음 사귀기로 한 날에도 오빠가 나한테 꽃 선물해 줬었는데. 기억나?”

“당연히 기억나지.”

“안 나는데, 나는 척하는 건 아니고?”

소파에 앉아 있는 내 옆으로 선화가 배시시 웃으며 다가온다.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는 것이, 어째 테스트를 해 보려는 것만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싹 다 기억나. 내가 어떻게 그날을 잊어버리겠어? 떨려서 죽는 줄 알았는데.”

“오호? 그러셔?”

“동해 바다였어. 보름달이 예쁘게 떴던 날이기도 했고. 그날 낮에 문득 선화 네가 꽃을 엄청 좋아한다고 했던 말에, 부랴부랴 꽃을 사러 찾아다녔지.”

“결국 꽃은 못 샀고.”

“맞아. 하필이면 그때가 일요일이라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고, 내가 꽃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그 시점엔 이미 늦은 밤이었으니까.”

아마 썸이라는 걸 타던 때였을 거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선화가 강원도로 MT를 간 상황이었는데…….

‘……바다가 예쁘다고, 같이 보면 좋겠다는 선화의 말에 무작정 강원도로 달려갔었지.’

당시엔 차도 없었다.

헐레벌떡 기차표를 예매해서 대책 없이 강원도로 향했고, 진짜로 내가 강원도에 갈 줄 몰랐던 선화가 엄청나게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쉽게도 그날은 선화와 함께 있지 못했다.

뭐에 홀린 듯 생각 없이 강원도로 향했던 것이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진짜 오빠 막무가내였던 거 알아?”

“나도 신기했어. 내가 그만큼 선화 너한테 푹 빠져 있었다는 거겠지.”

“지금은 아니고?”

“지금은 더하지. 사랑에 허우적대는 중.”

“푸흡.”

당일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대신.

선화의 MT가 끝난 다음 날 낮부터, 집에 돌아가기까지의 시간을 같이 보냈었다.

‘장인어른이 무서워서 외박은 꿈도 못 꿨지만, 쩝.’

아무튼.

중요한 건, 선화에게 꽃 선물을 하며 고백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 그런 꽃은 진짜 처음 받아봤거든. 아직도 생생하네. 아니, 생생할 수밖에 없지. 지금도 그 꽃이 눈앞에 전시되어 있으니까.”

선화가 정면을 응시하며 히죽 웃는다.

그때 선물한 꽃이 여태 살아 있을 수 있다. 관리를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닌, 죽지 않는 꽃이기 때문이다.

꽃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꽃은 구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마침 우연히 찾은 장난감 가게에서 꽃 모양을 조립할 수 있는 레고를 발견했다.

“얼마나 초조하고 힘들었었는데. 선화 너랑 만나기로 한 낮까지 저거 다 조립하려고 혼자 끙끙 앓으면서.”

“그래도 성공적으로 고백했잖아? 내가 그 보답으로 첫 뽀뽀도 해줬고.”

“성공하기 전까진 엄청 조마조마했었지. 혹시나 차일까 봐. 여자들이 남자가 꽃 주면서 고백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평범한 꽃이 아니었잖아. 오빠 얼굴도 평범한 외모가 아니었고.”

“아아? 결국 내가 잘생겨서 받아 준 거다?”

“잘생겼다는 말 좋아하면서 또 아닌 척하네?”

포커페이스 제대로 했는데.

용케 또 내 속을 읽으셨구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온다.

갑작스레 옛 모습이 떠올라 나눈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모처럼 그날을 회상하니 참으로 예뻤던 우리 같다.

“선화야.”

“응?”

“나 은퇴할까.”

“난 좋아. 오빠가 그러고 싶다면.”

선화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회귀 전, 내가 하는 일에 그 어떤 반박도 없이 믿고 따라줬던 그때의 날들처럼.

“협회 입사하기 전에 약속했었잖아. 꼭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일만 마무리하면 헌터 생활은 그만하겠다고.”

“은퇴를 하는 이유가 나 때문이라면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 오빠. 나는 오빠가 행복하길 바라고, 오빠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끝까지 믿고 지지해 줄 테니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사람.

그렇기에 더 사랑스럽고, 훌륭한 사람.

‘……그래서 더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

“선화 너 때문 아냐. 오랫동안 고민해 왔거든. 내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둬야 할까. 그런데, 거기가 우리가 함께해야 할 시간이라고 판단했어.”

“후회하지 않겠어?”

“전혀. 오히려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

더 이상의 후회는 하고 싶지 않다.

회귀 전에 실컷 했으니까.

“예상했던 것보다 일이 빨리 마무리될 것 같아. 바로 은퇴를 할 생각이고, 은퇴하고 나면…….”

“여행 갈까?”

“유럽 여행 어때? 유럽의 시골 감성이 진득하게 남아 있는 곳으로 말이야.”

“오올! 전준우! 센스 좋은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걸 정확히 기억해 내다니!”

“은퇴할 때쯤 지금 짓고 있는 우리 새집도 완성이 될 거야. 거기서 우리 애들하고 마음 편히 여유를 즐기면서 사는 거지.”

“돈은 걱정 마! 내가 벌어다 줄게, 오빠!”

처음부터 돈 걱정은 안 했다.

회귀 버프를 이용해 주식으로 돈깨나 벌었으니까.

노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여행은 자주 다니자. 매일 신혼여행 하는 것처럼 여기저기 전부 다 다녀보는 거야. 전국 일주를 해 보는 거지.”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여행지에 가서는 현지 사람처럼 옷도 맞춰서 입고!”

“사진 많이 찍어서 형님께 자랑도 하자.”

“헤헤, 큰오빠 엄청 약 오르겠는데?”

옛 생각에서부터 시작해 앞으로의 미래까지.

행복한 모습들에 흠뻑 빠진 탓일까.

문득, 선화와 함께 동해 바다를 보고 싶어졌다.

선화에게 마음을 고백했던 그날의 바다를.

“우리 바다 보러 갈까?”

“바다 좋지! 근데, 우리 지금 차가 수리 중이라…….”

안타깝게도 현재 차가 없다.

오늘 아침 갑자기 시동이 안 걸려서 수리를 맡겼고, 내일까진 기다려야만 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걱정마, 선화야.”

“……?”

“오빠, 차 뽑았거든.”

곧 오기로 했는데.

타이밍 좋게 형님께 문자가 도착했다.

- 집 앞으로 나와.

자!

기분 좋게 새 차 타고 바다를 보러 가 보실까나.

* * *

페라리 F8 스파이더 Hunt.

기존 차량 모델에 마력 저항력과 회복력, 일시적인 실드 기능까지 탑재된 10억을 호가하는 최고급 차량.

찰칵-

사진으로 담아도 너무나도 멋진 이 차량이 바로 얼마 전에 내 차가 된 바로 그 차였다.

약속대로 형님께서 선물해 주셨고, 선물 받은 당일에 선화와 함께 동해 바다를 보러 갔었더랬지.

공무원 신분상 문제가 될까, 일단 선화의 명의로 뒀다.

그래도 문제가 된다면 다른 조치를 취하긴 해야겠지만…….

찰칵 -

……계속 사진을 찍고 싶은 차의 자태를 보고 있자니, 그런 문제쯤은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황홀하다.

“차 사진은 그만 좀 찍고 안으로 들어가는 게 어때?”

“그만큼 형님께서 선물해 주신 이 차를 소중히 다루겠다는 염원 같은 겁니다. 저번에 형님께서 손수 인도해 주신 이 차를 타고 선화와 동해에 갔었는데, 어땠는지 아십니까?”

“어땠길래?”

“바다 앞에 차를 세워 놓으니까, 글쎄 바다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 보이더라니까요.”

“……그만하고 들어가자니까.”

여러 기능을 탑재하느라 출고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래도 형님의 용한 인맥 덕분에 출고일을 앞당길 수 있었다.

형님 최고, 내 차 최고다.

아무튼.

차 사진 찍는 건 이쯤 하도록 하고.

“진지하게 하실 말씀이라는 게?”

조용한 카페 안.

형님께서 짐짓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아버지께서 곧 은퇴를 하신다고 하시더군.”

“버, 벌써요?”

놀랄 일이다.

장인어른의 은퇴라면 내가 회귀하기 직전쯤, 그러니까, 앞으로 10년은 훨씬 더 지나야 이뤄졌을 일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은퇴는 그저 한 명의 헌터가 은퇴하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니야. 엑시스는 아주 큰 전력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그래서 말인데.”

“……?”

“자네 슬슬 엑시스로 올 때가 되지 않았나?”

어, 음, 그게.

예전에 그러겠다고 약속을 한 것 같기는 한데.

“곧 기업 승계가 이뤄질 거야. 내가 엑시스의 새로운 회장이 될 테고.”

“그렇겠죠. 형님께서 후계자로 낙점되셨으니까.”

형님께서 아공간을 여시더니 무언가를 꺼냈다.

여러 장의 서류들. 엑시스 부마스터 직 제안서를 포함한 계약서였다.

“매제. 나의 엑시스엔 자네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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