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는 조용히 살고 싶다 (4)
말이 유격 훈련이지, 사실상 반려몬 카페에서 즐겨할 수 있는 장애물 코스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놀이였다.
유격 훈련 프로그램 또한 장애물 코스가 전부 다였으며, 장애물 역시 반려몬 아이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것들로 구성했다.
“본 교관이 먼저 시범을 보이겠다!”
동혁이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소리쳤다.
나름 폼 난다고 생각했는지, 아까부터 계속 선글라스를 썼다가, 벗었다가 하는 중이다.
첫 번째 장애물 코스는 통나무 뛰어넘기였다.
말 그대로 차원문 내부에 있는 호수 안에 설치된, 높낮이가 다른 통나무를 뛰어넘어 호수 반대편에 도달하면 끝이다.
“교관이 하는 걸 잘 보고, 너희들도 따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성큼성큼 호수 앞으로 다가간 동혁이가 눈앞에 있는 통나무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살짝 도약해 조금 전 것보다 높은 통나무에 안착했다.
그렇게 하나둘 통나무를 뛰어넘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통나무가 눈앞에 보였다.
‘후후, 교관이 되어 가지고 이렇게 멋없게 끝낼 수는 없지!’
대대장이자, 유격 훈련의 교관으로서 중책을 맡은 동혁이었다.
훈련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과 동시에 대대장으로서의 비범한 면모 또한 보여 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마지막 통나무는 평범하게 뛰어넘을 생각이 없었다.
파앗-!
동혁이가 이전보다 높이 뛰어올랐다.
화르르륵!
공중에서 텀블링을 한 동혁이는 몸에서 작게나마 불꽃을 뿜어냈고, 자연스레 반려몬 아이들의 시선 또한 집중되었다.
터억-
비틀거림 없는 완벽한 착지.
그리고 여전히 타오르는 불꽃.
“우와아아아! 역시 삼촌! 완전 머시따! 나도 삼촌처럼 되고 싶어!”
화려한 퍼포먼스에 반려몬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수린이의 감탄사가 함께 터져 나왔다.
유치원생인 자신과는 달리, 초등학생은 달라도 확실히 다르구나.
수린이는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눈앞의 동혁이를 존경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후후후! 학교에서 텀블링 연습을 꾸준히 해 놓길 잘했어!’
각성 후 헌터 아카데미로 전학을 간 동혁이었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훈련이 있었고, 요즘 초딩들 사이에서는 ‘멋있게 착지하는 법’이 유행이었다.
“나도 해 볼래! 나도!”
수린이가 냅다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호수 앞에 섰다.
동혁이는 걱정스런 마음에 수린이를 말리려고 했으나, 바로 옆에 준우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자각한 뒤 이내 행동을 멈췄다.
‘문제가 생기면, 매형이 바로 해결해 주겠지.’
정작 준우도 그럴 생각으로 마력을 피워 올린 상태.
수린이 역시 그런 준우를 믿고 있는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통나무를 성큼성큼 뛰어넘었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통나무를 눈앞에 둔 순간.
파앗!
수린이가 동혁이가 했던 것처럼 텀블링을 했다.
“오오! 제법……?”
동혁이의 입에서 감탄이 터져 나오려는 찰나.
공중에서 회전하는 수린이의 몸에서 불꽃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입을 막았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불꽃까지 따라 할 수 있는 거지?’
동혁이가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화려하게 착지까지 마친 수린이는 반려몬 아이들을 향해 배시시 웃어 보이며 말했다.
“짜잔! 수린이도 성공!”
여느 때보다 활짝 웃는 수린이.
하지만, 아직 어린 조카가 자신과 똑같은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 동혁이는 마냥 반겨줄 수만은 없었다.
수린이의 완벽한 모습을 보고 난 뒤 생각에 잠겼기 때문이었다.
나이가 어린 수린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라기보단, 비슷하지만 조금 더 성숙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빠가 그랬지. 조카를 지켜 줄 수 있을 만큼, 강한 남자가 되어야 한다고.’
지금의 실력으론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조카인 수린이를 지키려면, 수린이보다 더욱 강해져야만 하지 않겠는가.
‘나는 아직 한참 부족한 거야. 내 조카를 지키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해야 해. 그래야 내가 수린이를 지켜 줄 수 있어.’
내일 학교에 가면 쉬는 시간도 없이 훈련에 몰두하리라.
생각을 마친 동혁이가 뒤늦게 수린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훌륭하다, 수린이 조교!”
“고맙습니다, 교관니임!”
이어, 반려몬 아이들의 실습이 진행됐다.
녀석들은 아까부터 하고 싶어 난리였다.
준우가 코스를 놀이라는 수준에 맞춰 쉽게 짰을뿐더러, 물에 빠져도 호수가 얕아서 큰 문제가 없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좋아하는지라 오히려 빠져도 좋다.
더군다나.
모든 통나무를 다 넘으면 특제 영양 캔디까지 주어졌다.
반려몬 카페에서도 줄까지 서 가며 즐겨 하는 재미있는 놀이에, 실컷 놀고 나면 최고의 간식까지 주어지니, 그야말로 여기가 천국이 아닐 수가 없었다.
크릉!
레오 역시 이번 유격 훈련은 썩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특제 영양 캔디, 저번에 맛을 봤는데 황홀할 정도로 맛이 있었더랬지.
영양 캔디에 맛을 들인 아이들은 다음 코스가 기대됐다.
또 어떤 재미난 코스와 얼마나 많은 간식이 주어질지.
외줄 타기, 타잔 나무 타기 등 준우가 계획해 둔 코스들이 연달아 진행됐다.
이윽고.
대망의 마지막 코스를 남겨 뒀을 때, 선화가 살짝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오빠, 우리 애들 잘 할 수 있겠지?”
“할 수 있을 거야. 애들이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는 수준으로 계획한 거니까.”
준우는 자신이 직접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짠 코스였기에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내 기준보다 훨씬 더 쉽게 느껴질지도 모르지.’
반려몬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나름대로 ‘협동심’을 발휘한다면 말이다.
* * *
- 이번 코스는 시범 없이 너희들끼리 해결해 나가야만 해. 숲길 끝에 붉은색 깃발과 함께 영양 캔디 서른 개가 있을 거고, 깃발을 가져오면 유격 훈련은 끝이야.
마지막 코스 시작 전, 준우가 말했다.
반려몬 아이들은 이 재미있는 훈련이 끝난다는 사실이 아쉬웠으나, 마지막에 서른 개의 캔디가 주어진다는 말에 반색했다.
- 첫 관문부터 다소 어려워 보이긴 하겠지만, 너희들 능력이라면 충분히 쉽게 해결할 수 있어. 부디 협동심을 발휘해서 캔디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길 바랄게.
레오는 준우의 ‘협동심’이라는 말을 되짚었다.
마지막 코스인 숲길의 진입로엔 날카로운 가시나무 넝쿨들이 잔뜩이었고, 절대 맨몸으로 진입할 수는 없었다.
비록 은퇴했으나 현장 감각이 남아 있는 레오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침착하게 생각했다.
가시나무 넝쿨.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며 날카로운 가시로 위협하고는 있지만, 균열 현장에서 종종 봐 왔던 것이기에 딱히 두렵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레오는 눈앞의 가시나무 넝쿨이 불에 약하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크릉!
레오가 말순이를 응시했다.
준우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의 동료, 아니, 가족들이 뭘 잘하는지는 이미 파악을 끝냈기 때문이었다.
화르륵!
레오의 뭐라고 말을 하자, 말순이가 화염 방패 스킬을 사용해 가시넝쿨에 불을 질렀다.
타닥타닥-
불에 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가시 넝쿨.
너무나도 쉽게 해결됐고, 반려몬 아이들은 곧 영양 캔디를 또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발을 동동 굴렀다.
레오는 이에 그치지 않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은실이에게 부탁을 해 깃발이 있는 최종 목적지까지 정찰을 요청했다.
‘확실히 레오가 리더 느낌이 있네. 이게 현장 짬인가?’
준우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뒤에서 아이들을 지켜봤다.
레오가 가장 나이가 많기도 하지만, 풍기는 아우라 때문인지 다른 아이들이 유독 잘 따르는 느낌이었다.
‘미심이는 여전히 시큰둥하긴 하지만…….’
……점점 나아지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 두 번째 관문이 등장했다.
이번엔 마력 웨이브였다.
무해한 것이지만, 앞쪽에서 몰려드는 마력의 파도에 그냥 나아가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이 역시 균열에서 종종 경험했던 것.
크릉!
레오의 시선이 자연스레 오복이들을 향했다.
오복이들 역시 당연히 자신들의 순서라고 생각했는지, 나란히 열을 맞춰 섰다.
우우웅 -
강력한 웨이브가 아니었기에 오복이들이 금세 만들어낸 배리어로도 방어가 가능했고, 오복이들은 신나게 엉덩이까지 흔들어 대며 배리어를 연달아 생성해냈다.
‘오복이 녀석들도 그새 많이 성장했네. 이 빠른 시간 내에 배리어를 저렇게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걸 보면.’
배리어를 만들고 앞으로 살짝 전진.
그리고 또 배리어를 만들어 전진하기를 반복하자, 두 번째 관문 역시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여기까진 내 예상대로 잘해 주고 있긴 한데…….’
준우가 눈앞을 응시했다.
세 번째 관문인 방어형 목각 인형들이 그곳에 서 있었다.
일종의 트랩이었으며, 생명체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장벽을 만들어 내는 방어형 훈련 장비였다.
어지간한 헌터들조차 부술 수 없는 단단한 장벽이었고, 최대한 장벽을 만들어 내지 않는 쪽으로 진행을 해야만 했다.
벽이 만들어진다면 그 순간부터 진행은 어려울 테니까.
크릉…….
레오 역시 이번에 누구의 도움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방어형 장비야 협회에서 자주 봤던 장비였고, 목각인형이 생명체 인식만 하지 못한다면 어려움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고로, 미심이의 은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어색한 두 녀석이기에 좀처럼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모양.
캬앙!
미심이가 콧방귀를 뀌듯, 묘한 울음소리와 함께 걸음을 내딛었다.
은신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미심이가 꼬리를 살랑거리려던 그때.
끼이!
마지막 코스 시작 때부터 깃발이 있는 곳까지 정찰을 갔던 은실이가 돌아왔다.
크릉-?
은실이에게서 무언가를 전해 들은 레오가 고민에 잠겼다.
최종 목적지에도 목각 인형이 존재한다는 정보다.
‘머리 좀 써야 할걸?’
준우가 은근히 기대하는 표정으로 레오와 아이들을 지켜보았다.
가장 특성으로 인해 여태 성장을 해온 미심이가 고급 은신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나, 횟수와 지속시간에는 제한이 있다.
만약, 눈앞의 관문을 통과했다고 해도 뒤쪽의 관문에서 시간을 지체하거나 은신 스킬을 남발하게 되면, 최종 목적지 앞에서 가로막힐 가능성이 있었다.
‘최종 목적지에서도 은신 스킬이 필요할 테니까.’
준우는 아이들의 결정을 기다렸다.
머리를 맞댄 아이들이 잠시 후 판단을 내렸다.
크릉!
레오와 미심이, 오복이들 중 일복이만 이번 관문을 통과하기로 한 것이다.
미심이의 은신 스킬을 최소화하고, 최종 목적지를 위해 남겨 두기 위함이었다.
남아 있는 관문들엔 말순이의 능력 효율이 떨어졌고, 오복이들의 배리어 능력은 일복이 하나로만 버티기로 판단한 거다.
‘은실이야 뭐, 날아서 통과하면 거니까.’
은실이가 날아가서 깃발을 가져오면 가장 간단하긴 하다.
하지만, 코스를 나름 쉽게 짜 놓았다고 해도 그런 허점을 만들어 두진 않았다.
어떻게든 아이들이 함께 생각하고, 도와가며 해결할 수 있도록 거기에 중점을 맞춰 뒀을 뿐.
어느덧.
아이들은 마지막 관문에 도달했다.
앞선 목각인형이 방어형이었다면, 이번엔 공격형이다.
생명체를 인식하게 되면 묵직한 주먹을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참고로 영양 캔디가 바로 주먹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캬앙!
미심이가 살짝 표정을 구겼다.
자칫 목각인형이 자신들을 인식했다간, 그대로 주먹이 움직여서 아래에 있는 영양 캔디를 죄다 부숴 버릴 거라는 레오의 말 때문이었다.
바로 눈앞에 맛있는 영양 캔디가 있는데!
그것도 자그마치 서른 개씩이나!
한데, 잘못되면 영양 캔디가 죄다 으스러져 버릴 판이다.
그렇다면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아까 했었던 것처럼 은신을 사용해 영양 캔디와 맨 끝에 있는 깃발을 가져오면 되는 걸까?
캬앙-?
미심이가 은근히 레오에게 의지하듯 눈길을 보낸다.
그러나 이번엔 레오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까와 같은 방법으론 불가능하다는 뜻.
목각인형 이마에 붉은 점이 찍혀 있다.
그것은 곧 앞선 목각인형들보다 등급이 높다는 얘기.
따라서 레오는 미심이의 고급 은신이 간파되어, 목각 인형에게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캬앙…….
미심이가 레오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두 녀석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비록 사이가 영 가깝진 않으나.
목적이 같은 두 녀석이었다.
이런 상황엔 서로 합심하여 목적을 이루는 데 최대한 중점을 둘 수밖에.
크릉…….
하지만 쉽사리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 것 같았다.
은실이와 일복이도 함께 고민을 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시간만 지체될 뿐이었다.
‘뭘 고민하는 거지? 다 끝났는데?’
반면, 준우는 의아했다.
목각인형이야 아까 전처럼 미심이의 은신 스킬을 이용해 돌파하면 된다.
레오와 미심이가 친해지는 과정 또한 레오의 경험과 판단력, 그리고 미심이의 스킬의 합작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냥 아까처럼 하면 되는데, 왜 고민하고 있는 거야? 설마…… 목각 인형 이마에 찍힌 붉은 점 때문에?’
고등급 목각 인형에 붉은 점이 찍혀 있긴 했다.
하나, 눈앞의 목각인형에 있는 붉은 점은 수린이가 마지막 보스인만큼 무서워 보여야 한다며 물감으로 칠한 것이었다.
‘이런, 단단히 착각한 것 같은데.’
아까처럼 하면 된다.
그렇게 알려 줄까 하다가, 준우는 멈칫했다.
왜인지 모르게 아이들에게 기대가 됐기 때문이었다.
계획에 없던 것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나타났을 때 과연 녀석들이 어떻게 해결을 할지.
크릉!
레오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리고는 목에 차고 있던 여러 개의 훈장들 중 하나를 벗어 냈다.
캬앙-?
미심이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레오가 바닥에 떨어뜨린 훈장 하나를 발바닥으로 살짝 짓눌렀다.
딸깍-
훈장의 중심부가 반으로 갈라진다.
그 안에서 푸른빛이 일렁이는 작은 ‘콩’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 레오. 파트너로서 부족한 나랑 그동안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웠어. 이건 담당관님과 우리 훈련관들이 네 은퇴 선물로 따로 준비한 거야. 아무래도 네가 나이가 좀 많잖아? 나중에 기력 달린다 싶으면 먹으라고…….
거금 주고 산 영약 같은 거랬나.
노령견인 레오가 갖고 있는 능력만큼은 보존하길 바라는 마음에 준비해 준 훈련관들의 은퇴 선물이었다.
노령견인 레오가 먹게 되면 능력이 보존될 테지만.
아직 한창인 미심이가 먹는다면, 가진 능력이 보다 향상되지 않을까.
아깝긴 하지만, 또 그리 아쉽진 않았다.
준우의 가족이 된 이상, 그와 함께 생활한다면 능력이야 앞으로 더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질 일은 없을 테니까.
하물며 이 집에 오고 더 건강해지지 않았던가.
흔쾌히 콩 하나쯤은 미심이에게 내어 줄 수 있었다.
캬앙-?
크릉!
뭐라고 말을 주고 받는 레오와 미심이.
잠시 실랑이를 벌이던 두 녀석이었지만.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 듯 미심이가 눈앞의 콩을 집어삼켰다.
우우우웅-
미심이의 몸이 눈부신 빛으로 물들었고.
준우의 눈앞에는 느닷없이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 미심이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 미심이의 ‘은신’ 스킬 레벨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얼라리? 내가 계획한 건 이게 아니었는데……?”
벙 찐 표정의 준우가 멋쩍음에 볼을 긁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