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6화.세 개의 성물 (186/246)

◈ 세 개의 성물

전소된 대회당의 자리를 가득 에운 해골들.

그리고 신성회 기사단과 헌터 연대 특수 기동대까지 뒤섞인 대규모 전투는 어느새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확실한 강령술사의 열세.

제아무리 A급에 견주는 강령술사라고 한들, 신성력을 다루는 기사단과 고등급 헌터들이 다수 포진된 특수 기동대의 협공을 버텨낼 수는 없었다.

“크큭…….”

강령술사, 아이작이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을 호위하던 해골들은 이미 다 쓰러졌으며, 본인 또한 피투성이가 된 채 무릎을 꿇었음에도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철컥 -

프레디의 총구가 아이작의 머리를 향했다.

동시에 기사단장의 검 역시 놈의 목을 겨누었다.

아이작의 패배로 전투가 완벽히 끝난 순간.

프레디의 얼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네크로맨시아의 뿌리를 뽑기 위해선, 어떻게든 우리 헌터 연대가 이놈을 데려가야 한다.’

긴장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신성회에서 쉽게 놈을 넘겨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그 내막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보수적인 신성회와 연관된 사건이라면, 필히 신성회에선 놈을 내어주려고 하지 않을 것이었다.

기사단장이 서서히 입을 뗐다.

당연히 놈에 대한 권한을 언급하려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예상외의 말이 흘러나왔다.

“……네놈, 아이작이 아니구나.”

“크크큭!”

아무래도 신성회에서 쫓던 녀석이 이놈이 아니었던 모양.

그렇다면, 프레디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손쉽게 놈을 헌터 연대로 체포해갈 수도 있을 듯싶었다.

“얼굴은 물론, 풍기는 기운까지 아이작과 쏙 빼닮아 당연히 놈인 줄 알았더니만.”

기사단장이 놈의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던 새하얀 천을 드러냈다.

“설마, 아이작의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미끼가 되어준 것인가.”

“크크큭! 난 내 할 일을 다 했다. 여기서 죽어도 여한이 없지.”

기사단장은 더 이상의 말은 아끼기로 했다.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것으로 보아, 헌터 연대에게 자신들의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피하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

‘아이작이란 놈과 그렇게나 닮았다고?’

준우는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며 회귀 전 자신을 죽인 놈과 눈앞에 있는 놈의 모습을 비교했다.

정말이지 기사단장의 말대로 쌍둥이라도 되는 것처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놈은 강령술을 사용하지 않았어. 하지만, 그것만 빼면 외형을 비롯한 분위기와 마력의 흐름까지 너무나도 똑같아.’

물론, 회귀 전의 녀석보단 약하다.

당시 놈은 S급인 준우를 죽일 만큼 강력한 상대였으니까.

‘현재와 내가 죽었을 당시를 비교하면, 10년도 넘게 차이가 나. 지금의 아이작은 당연히 성장 중일 테고.’

준우는 자신을 죽인 녀석의 놈이 아이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한국 협회에서 잡아들인 놈과는 달리 눈앞의 놈의 눈동자엔 보름달이 박혀 있었고, 준우를 죽였던 그놈 역시 마찬가지였지 않은가.

게다가.

만약 놈이 아이작이 맞다면.

‘회귀 전처럼 놈과 싸워서 허무하게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성장 중인 시기일 테니, 회귀 전만큼 강하지 않을 터.

기껏해야 현재의 준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자는 저희 신성회로 데려가겠습니다.”

준우의 상념을 깨운 건 기사단장의 목소리였다.

비록 자신들이 쫓던 자는 아니나, 단서가 될 만한 녀석을 그냥 협회에 넘길 수는 없는 노릇.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프레디도 마냥 놈을 내어주고 싶지는 않았다.

해리 사건도 사건이지만, 이전부터 네크로맨시아 사건을 파헤쳐 왔던 그들이 아니던가.

“본교의 배반자입니다. 필라 신의 뜻을 거역했고, 반하였으며, 본교에 큰 죄악을 초래한 자이기도 하지요. 신성회의 일이니 저희 신성회의 방식대로 처리하겠습니다.”

“이 자와 신성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나라를 수호하는 헌터로서 범죄자를 체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네크로맨시아 사건과 관련된 자이며, 네크로맨시아는 왕족에 테러도 했던 집단이죠.”

“본교의 일이 마무리되면 헌터 연대로 보내드리죠.”

프레디가 내심 코웃음을 쳤다.

일전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여럿 있었고, 단 한번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필라 신을 걸고 약속할 수 있겠습니까?”

“…….”

“거짓말이 자연스럽진 않으시군요. 하긴, 신성한 필라 신을 모시는 성기사가 거짓을 말해서야 되겠습니까?”

“이 또한 신께서도 이해해주실 겁니다.”

“왜요? 신께서 거짓말해도 된다고 한 겁니까?”

“지금 필라 신을 모독하시는 겁니까!”

이랬다가 저랬다가.

신을 믿지 않는 프레디로서는 눈앞의 성기사가 제 입맛에 맞춰 신의 이름을 이용한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아무튼, 이건 정부의 일입니다. 저희가 데려가서 모든 수사를 다 끝낸 뒤에 신성회로 넘겨드리죠.”

“본교의 일엔 정부가 멋대로 개입할 수 없다는 걸 아실 텐데요? 이번 일은 정부에서도 모든 것을 저희 신성회에 일임하기로 얘기가 다 끝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무슨 소립니까? 처음 듣는 얘긴데.”

어쩔 수 없이 서로 같은 편에 서서 싸우기는 했지만.

지금은 서로의 입장 차이로 적이 되어 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으르렁거리며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

그때, 상황 종결을 알리듯 프레디의 핸드폰이 진동을 울렸다.

‘사령관님……?’

꽤 높은 곳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통화는 짧게 끝이 났으며, 내용 또한 간결했다.

- 네크로맨시아 관련 모든 사건은 앞으로 신성회가 맡는다. 헌터 연대에서는 이만 손 떼도록.

영국 협회는 군 소속.

고로 상관의 명령엔 복종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

“연락을 좀 늦게 받으신 모양이군요. 아무래도 의사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프레디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기사단장이 눈앞의 늑대인간 놈을 체포해 돌아가려는 그 순간.

“궁금하네요. 트레비스 급 초대형 균열이 아닌 이상 움직이지도 않던 성기들이, 왜 이런 일에 개입을 하는 건지 말입니다.”

준우가 그를 붙잡았고, 기사단장이 멈칫했다.

“신성회 내부의 일이라 발설할 수 없습니다.”

“성기사들이 움직인 거면 엄청나게 큰일 같은데.”

“간혹 본교에서 일어나곤 하는 일입니다. 비록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예를 들면, 중요한 뭔가를 잃어버렸다던가요?”

“……!”

순간, 기사단장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의 떨리는 눈동자가 준우를 향했다.

‘뭔가를 알고 저렇게 말하는 건가? 아니지. 그럴 리가 없다. 외부인이 알 수 있는 수준의 사건이 아닌데…….’

준우가 어깨를 살짝 으쓱였다.

살짝 떠봤는데, 정말로 반응이 올 줄이야.

기사단장이 거짓말을 못 하는 스타일임에 분명한 것 같다.

***

아이작을 체포하러 갔던 기사단이 복귀했다.

기사단장은 곧장 영국의 신성회주에게 조금 전 있었던 일을 보고 했으며, 신성회주는 아이작을 놓쳤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언젠가 교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긴 했었지. 아이작 부회주랑 쌍둥이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있다고.”

“……아무래도 그 소문이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작이 런던을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스스로 미끼가 될 만큼, 그들이 가지고 달아난 물건이 중요했던 거겠지. 어쩐지 너무 일이 수월하게 풀린다 했더니만.”

중요한 물건.

그것은 신성회주, 아니, 신성회의 모든 교인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물건이었다.

“죄송합니다, 회주님.”

“단장이 죄송할 게 뭐 있나. 본교에 우리가 쫓던 ‘에일리언’ 이 숨어들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던 우리의 잘못인 것을.”

에일리언.

균열을 열어냄과 동시에 다른 차원에서 넘어와 이 땅에서 온갖 죄악을 퍼뜨리는 자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준우가 쫓는 늑대인간들이 바로 그들이었고.

또한, 몇 년 전부터 신성회가 조사하고 있는 자들이기도 했다.

“에일리언들이 이 땅에 넘어오는 것을 이제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성물’ 을 도난당하게 될 줄이야…….”

신성회의 목표는 하나였다.

에일리언들이 이 땅에 넘어오지 못하도록 차원의 문 개방을 막아내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신성회가 보유하고 있는 세 개의 성물이 필요했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이 세 곳의 신성회 대회당이 보유하고 있는 세 개의 성물 말이다.

그런데.

영국에서 보유 중인 성물 중 하나를 아이작이 가지고 자취를 감춘 것이었다.

보수적인 신성회라지만, 이들도 바보가 아니었다.

자신들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가 버거운 세계적인 문제였기에, 이들 역시 전 세계를 설득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한 뒤 그들과 협력할 계획이었다.

신성회라고 아무 조건 없는 권력을 행사할 수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성물을 도난당한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세 개의 성물은 곧 필라 신의 근간이자, 신성회의 근원이다. 성물이 사라졌다는 것은 교인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게 될 터.’

종교에선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성물을 도난당했다는 사실이 조금씩 퍼지기 시작하면, 교인들 역시 신성회에 대한 믿음을 져버리게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일단, 이탈리아에 있는 대회주님과 상의를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니, 대회주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회주님께서 모든 책임을 지게 되실 겁니다.”

“그 역시 신의 뜻이니…….”

“이탈리아로 향할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하겠네.”

신성회주가 막 자리를 뜨려던 찰나였다.

기사단장이 그를 붙잡으며 말했다.

“아, 참! 현장에서 좀 기이한 일이 있었습니다.”

“기이한 일? 특수 기동대와 마찰이 있었던 건가? 하긴, 그들이 조사해오던 사건이니 얌전히 물러서진 않았을 테지.”

“회주님께서 정부와 미리 연락을 취해주신 덕분에 특수 기동대와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다만?”

기사단장은 준우의 모습을 떠올렸다.

특히나 성물 도난 건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풍기던 그 남자의 언행에 대해서.

“전준우라는 자, 혹시 아십니까? 팔라딘과 가족 관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름은 몇 번 들어봤네.”

“그자가 성물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한 눈치였습니다.”

“흐음. 확실한가?”

“그것까진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만, 본인은 확신하고 있는 듯한 말투였습니다.”

“팔라딘의 믿음이 필라 신의 뜻을 져버릴 만큼 가벼운 자가 아니지 않나?”

설마, 팔라딘이 누설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팔라딘은 성물이 도난당한 시점에 폐관 수련 중인 상태였다.

“추측성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저를 떠보려는 듯한…….”

“성물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대회주와 각 국가의 회주들 뿐이네. 영국에선 유일하게 나와 단장만이 알고 있지.”

“하지만, 아무래도 팔라딘이 한국의 회주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려서…….”

“어허! 단장! 팔라딘을 모욕하는 것은 필라 신을 모욕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모르는가?”

“죄, 죄송합니다.”

자그마치 성검 칭호를 가진 팔라딘이다.

비록 의심이 된다고 한들 그 의심조차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엄연한 신에 대한 모독이었기에, 신성회주도 따끔하게 단장에게 주의를 준 것이다.

“일단 내가 대회주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네. 그러니 단장은 그 부분에 대해선 함구하도록 해주게. 팔라딘의 신앙심과 명예에 누가 될 수도 있으니.”

“알겠습니다, 회주님.”

다음 날, 영국의 신성회주는 곧장 이탈리아로 향했다.

팔라딘의 폐관 수련이 끝나기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

이건형에게 건네준 S급 아이템인 ‘나찰의 팔찌’ 는 일시적으로 스킬의 범위를 확장시켜주고, 스킬의 효율을 높여주는 효과를 갖고 있었다.

단점이 있다면 지속시간이 짧고 일회성이라는 것.

때문에, 해리를 조사할 땐 사용하지 않았었다.

기왕이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놈에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 테니 말이다.

‘성기사와 강령술사한테 사용했던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어. 성기사들이 움직였다는 건, 크레비스 급 이상으로 대형 사고가 터졌다는 것일 테니까.’

물론, 나찰의 팔찌를 사용하더라도 A급에 견주는 강령술사나, 기사단장의 기억을 온전히 읽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짐작하고 있기는 했다.

그렇기에 그들보다 강한 자나 회주급의 신성력을 보유한 자들이라면, 이건형의 능력 역시 무력해진다는 것도.

‘또 필요하다면, 큰형님께 부탁해서 몇 개쯤은 더 구할 수 있을 테니까…….’

나름대로 적절한 순간에 잘 사용했다는 판단이었다.

덕분에, 아주 중요한 정보를 얻기도 했고.

“강령술사를 신성회에 뺏겼습니다. 영국 협회도 더 이상 손 쓸 방도가 없다고 하구요. 이렇게 되면, 저희 한국에서 측에서 진행하던 수사도 또 다시 막혀버린 셈 아닙니까?”

“그건 아니죠. 이 팀장님이 읽어낸 기억이 있으니까요.”

“강령술사에게서는 전혀 기억을 읽어내지 못했고, 기사단장에게서 얻은 정보도 문장 하나가 고작이었습니다.”

“고작이라니요. 엄청난 성과였는데요.”

이건형이 기사단장에서 얻어낸 문장은 바로 이것.

- 어떻게든 성물을 되찾아와야 한다.

확인 사살 겸 기사단장은 떠봤는데, 사실인 것 같았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고려해 생각을 해봤을 때, 회귀 전 나를 죽인 아이작이라는 놈이 영국 신성회에 잠입해 성물을 갖고 튄 거다.

‘놈이 성물을 사용해 뭘 하려는 것인지까지는 알 수 없겠지만…….’

단 한 가지만은 확신할 수 있다.

놈이 성물을 가져갔다면, 놈을 꾀어낼 방법도 있다는 것.

“지금까진 저희가 놈들의 뒤꽁무니만 쫓았다면, 이번엔 놈들이 먼저 저희를 찾아오게끔 시도해보죠.”

“어떻게요?”

“영국 대회당에서 보관하고 있던 성물이라면, ‘바다의 틈’ 일 겁니다. 근데, 그게 지속적으로 막대한 양의 블루 스톤을 지급해줘야 하는 거거든요.”

“바다의 틈이요?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어떻게 알기는.

회귀 전에 있었던 크레비스 때, 팔라딘이 직접 사용하는 걸 봤으니까 알지.

“블루 스톤으로 인해 주입된 마력이 모두 소진되면, 성물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우린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미끼를 던져 보는 거죠.”

지금까진 각 국가의 신성회가 블루 스톤을 조달했을 거다.

던전에서도 낮은 확률로 종종 구할 수 있는 블루 스톤이기에, 수 많은 교인들이 지원을 해줬다면 성물을 유지하는 것 정도는 가능했을 것이다.

게다가, 신성회 교인들 중에는 유명 사업가나 각 국가의 길드 마스터들도 다수 포진되어 있었으니, 마냥 어렵지만은 않았겠지.

하지만.

신성회가 아닌, 타인의 손에 쥐어진 성물이라면, 과연 성물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을까.

놈이 얼마나 많은 세력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신성회만큼의 연대감과 세력은 아닐 테니, 던전에서 구하는 걸로 충당할 수는 없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미끼라면?”

“당연히 블루 스톤이죠.”

“막대한 양의 블루 스톤이 필요하다면서요? 얼마나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성물이라고 말할 정도면 분명히 어마어마한 양일 텐데, 대체 그걸 어디서……아!”

이건형이 뒤늦게 떠올린 것 같았다.

신켄이 블루 스톤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켄의 상당수 지분을 엑시스가 갖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바다의 틈에 내재된 블루 스톤 마력치가 최대일 경우, 성물을 보존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한, 두 달이다.

‘그 안에 놈을 꾀어내서 승부를 봐야 해. 중국 측이 보유하고 있는 블루 스톤 광산이 있으니, 그쪽도 신경을 써야 할 테고…….’

성물의 힘을 사용한다면 상대하기가 버거울 수도 있겠지만, 성물의 힘은 세 개의 성물을 모두 보유해야만 그 진정한 힘이 발휘되기에 큰 문제는 없을 터였다.

‘아이작이라 했었지. 빌어먹을 자식. 이제 네놈을 잡을 날도 그리 머지않았다.’

준우는 그렇게 믿으며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워갔다.

놈을 잡을 수 있는 완벽한 미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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