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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화.즐거운 놀이 시간 (2) (144/246)

◈ 즐거운 놀이 시간 (2)

집 근처에 제법 큰 장난감 가게로 향했다.

반려몬 아이들의 대형 수영장을 만들기 위한 준비물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을 사기 위해서다.

- 수영장을 만들 건데, 장난감 가게를 다녀온다고?

선화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었는데.

집으로 돌아가서 깜짝 놀래켜 줘야지.

장난감 가게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각종 애니메이션 영화에 나오는 인형들이었다.

‘어라? 얘 우리 미심이랑 닮았는데?’

진열되어있는 인형들 한편에 여우 인형 하나가 보인다.

얼굴이 꼭 마치 미심이를 닮아, 자연스레 미심이의 선물로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냥 이대로 줄 생각은 없었다.

인형 크기가 내 손바닥만 해서 너무 작았기 때문에, 아티팩트로 살짝 손을 봐줄 필요가 있을 듯싶었다.

‘일단, 인형부터 챙기고. 수영장 만드는 데 쓸만한 게 뭐가 있으려나…….’

가게 안을 둘러보던 중.

괜찮은 게 눈에 띄었다.

‘……이게 좋겠네!’

레고였다.

그것도 차원문 내부의 고요한 수목원과도 잘 어울리는 온화한 호수의 테마랄까.

‘호수 분위기가 나게 수영장을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제법 인기가 좋은 테마인지, 딱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막 레고를 손에 집으려는 그 순간.

“어?”

“아?”

“팀장님, 아니, 본부장님? 레고 사러 오셨어요?”

“설마, 너두?”

나보다 먼저 레고를 집은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게 본부장님일 줄이야.

언젠가 들은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꽤 예전부터 이 근처 동네 살고 계신다고.

“우리 에이스를 장난감 가게에서 다 볼 줄은 몰랐네? 근데, 설마 이거 사려고?”

“본부장님도 하필이면 꼭 이걸 사려고 오신 거군요.”

“우리 딸내미가 꼭 이거 사 오라고 했거든.”

“저도…….”

“저도? 뭐, 뭐야? 막내 너 딸도 있었냐?”

수린이의 탄생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했었다.

딱히 할 기회도 없었거니와 갑자기 서, 너 살 된 딸이 덜컥 생겼다고 하면 이상한 오해를 할 수도 있기도 하고 말이지.

“딸 있다는 얘기 왜 안 했어?”

“아, 뭐…….”

“몇 살인데?”

“이제 서, 너 살 정도 됐습니다.”

“서, 너 살은 뭐야? 세 살이면 세 살이고, 네 살이면 네 살이지. 딸 나이도 몰라? 아빠 자격 하나도 없네 이거.”

“세, 세 살입니다.”

아직 태어난지 얼마 안 됐으니 보다 어린 게 맞겠지.

본부장님께서 수린이의 나리를 듣더니 작게 중얼거리셨다.

“세 살이라……우리 막둥이보다 네 살은 더 어리네.”

문득 나를 향해 웃으시는 본부장님.

그러시더니 하나밖에 남지 않았던, 먼저 집었던 레고를 내게 건네신다.

“너 해라, 이거.”

“예? 따님께서 이거 사오라고 하셨다면서요?”

“우리 딸이 언니니까 양보한 셈 치지, 뭐.”

“따님이 엄청 화 내는 거 아닙니까?”

“우리 딸 엄청 똘똘해. 잘 얘기하면 알아들어.”

본부장님은 억지로 레고를 내게 넘기셨다.

괜찮다며 다른 걸 사겠다고 했는데도, 굳이 이걸 가지고 가란다.

거기다 계산까지 직접 해주시기까지 했다. 조카에게 주는 선물이라면서.

“직장 내 에이스의 따님이신데, 내가 레고 하나 못 사주겠냐?”

“감사합니다, 본부장님.”

기분 좋게 사주셨으니.

나도 그냥 기분 좋게 받기로 했다.

“근데, 조카님이 아직 세 살이면…….”

“……?”

“레고 가지고 놀기엔 아직 너무 어린 거 아냐?”

“아아, 괜찮습니다. 저희 딸도 엄청 똘똘해서요.”

본부장님 정도면 우리 애들에겐 삼촌 정도 되려나.

삼촌이 사준 첫 선물인데, 부디 우리 애들이 이 선물을 꼭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

***

본부장님 말대로 수린이가 레고를 가지고 놀기엔 아직 어릴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보통의 평범한 애들의 경우고…….

“……확실히 수린이가 도와주니까 빠르네.”

수린이는 역시나 남달랐다.

차원문 내부에서 레고를 조립하고 있던 나를 보더니, 불쑥 다가와 조립을 돕는 것이 아닌가.

“설명서를 보면서 하긴 하는 건가?”

“오빠, 우리 수린이는 감으로 하는 거야.”

“이게 정확하게 하려면 감으로 안 되는 걸 텐데?”

“감으로 하면 어때. 봤을 때, 예쁘기만 하면 됐지.”

선화의 말도 나름 일리가 있다.

비록 부품 몇 개는 남더라도, 얼추 레고 상자 표지와 비슷하기만 하면 썩 나쁘진 않았다.

사실상, 레고 상자 표지만 보고 결과물을 어느 정도 도출해내는 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능력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레고로 어떻게 수영장을 만들겠다는 거야?”

“장모님께 받은 아티팩트를 쓰면 쉽지.”

총 두 개의 아티팩트를 얻었다.

‘볼룸’ 과 ‘컨버트’ 라는 이름을 가진 아티팩트들.

전자는 사물의 부피를 줄였다가, 늘였다가 기능을 가졌고.

후자는 속성을 띄는 모든 것의 속성을 변환할 수 있는 효과를 가졌다.

“레고를 완성한 다음에 아티팩트로 부피를 대폭 늘리는 거야. 차원문 내부야 워낙 넓으니 부피야 아무리 커져도 상관이 없을 거고, 호수 안의 물이 비어 있겠지만 그것도 채우기만 하면 돼.”

물을 공급하는 건 쉽다.

얼음의 칼날을 만들어 녹이면 그만이다.

미심이와 말순이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끼이 - ?

나무 위에서 은실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녀석은 아까서부터 내가 레고를 만드는 걸 구경 중이었다.

나도 그렇고, 수린이도 그렇고, 게다가 선화까지. 비슷한 블록 장난감도 차원문 내부에서 조립했던 적은 없었으니 궁금하긴 하겠지.

오복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말순이의 등에 들러붙어 내 쪽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미심이는……?’

역시나 뾰로통하다.

이쪽이 궁금하긴 한 모양인데, 삐친 게 풀리지 않았는지 곁눈질하고만 있는 중이랄까.

“다 됐다!”

레고가 완성이 됐다.

수린이의 도움이 컸다. 아마 수린이 없이 나와 선화 단둘이 조립을 했더라면 몇 시간은 더 걸렸을 일이었다.

“수린이 덕분에 반려몬 언니, 오빠들 수영할 수 있게 됐네. 기특해.”

나는 수린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준 뒤.

곧바로 반지 형태의 아티팩트 기능을 사용했다.

[ ‘볼룸’ 효과를 사용합니다. ]

[ 범위 내 사물의 부피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

하루 3회, 최대 지속시간은 6시간.

제한이 있긴 했으나, S급 아티팩트 답게 한 개체의 사물이 아닌, 일정 범위 내에 있는 사물 모두의 부피를 조절할 수 있었다.

‘역시 장모님의 아티팩트!’

아티팩트를 이런 곳에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쨌거나 우리 가족을 위한 곳에 쓸 수 있게 되니 나로서로 기쁠 따름이었다.

우우우웅 - !

조립을 마친 온화한 호수 테마의 레고에 빛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이내 판타지 영화 속에서나 보던 마법처럼 순식간에 부피를 늘려갔다.

끼이! 끼이! 끼이!

은실이가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고.

오복이들은 흥미진진한 눈앞의 광경에 말순이의 등을 때려대며 오두방정을 떨어댔다.

그리고 미심이는.

‘이젠 고개를 돌렸구나?’

아까는 곁눈질로 훔쳐보기만 하더니, 지금은 아예 고개를 돌렸다. 역시 우리 애들에겐 호기심만한 게 없는 모양이다.

“얘들아! 아빠 좀 도와줄래?”

자그마치 우리 동네 체육생활관 안에 있는 수영장 급의 크기인 호수다.

레고 자체의 부피를 그렇게까지 늘렸으니, 당연히 레고로 만든 호수 또한 늘어났을 수밖에.

“여기가 오늘부터 너희 수영장이야. 그런데, 수영장을 완성하려면 말순이하고 미심이 도움이 조금 필요해.”

커엉 - ?

키잉 - ?

차갑던 반응의 미심이도 어느샌가 내 앞에 와 있었다.

단연 ‘수영장’ 이라는 말 때문이다.

우리 애들이 정말이지 물놀이에 환장을 하기에, 자신이 삐쳤던 상태라는 것도 잠시 망각한 듯싶었다.

키잉?

“그래, 수영장. 너희 물놀이 할 수 있다고, 이 안에서.”

키잉!

미심이의 얼음 속성 부여 효과를 받아, 있는 힘껏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죄다 호수 위에 얼음의 칼날을 만들어 내는 데 사용했다.

중간중간 말순이가 얼음을 녹였고, 얼음은 녹아 물이 되어 그대로 호수에 쌓여갔다.

“온도도 적당한 것 같고.”

물이 어느 정도 채워지자.

저 멀리 지켜보고 있던 녀석들이 발을 구른다.

다다다다닷!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서 호수 안으로 차례차례 뛰어 들어가는 오복이들.

비록 은실이는 수영을 즐기진 못하지만, 호수 옆에 걸터앉아 날개로 물을 튀기며 놀기 시작했다.

“자, 문제는 말순이인데.”

말순이는 불 속성 몬스터다.

때문에, 우리 애들이 물놀이에 환장한다고는 했지만, 말순이는 물놀이를 맘 놓고 즐길 수 없었다.

물을 좋아하긴 한다.

다른 사람들은 반려몬 샤워시킬 때 힘들어서 난리라고들 하던데, 말순이는 너무 수월해서 탈일 정도다.

하지만.

샤워하는 정도 이상의 물놀이는 힘들다.

물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각종 상태 이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회귀 전 테이머들의 말이 있었던 탓이다.

“그래서 여태 물놀이를 실컷 즐기게 해줄 수는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컨버트’ 라는 이름의 아티팩트가 하나 더 있지 않은가.

하루 3회, 최대 지속시간 6시간.

볼룸과 마찬가지로 제한이 있긴 하지만, 속성을 변환해 전보다 훨씬 더 많이 물놀이를 즐기게 해줄 수 있었다.

[ ‘컨버트’ 효과를 사용합니다. ]

[ ‘말순이’ 의 효과를 물 속성으로 변환합니다. ]

그야 말로 물 만난 물고기.

아니, 물 만난 개라고 해야 할까.

풍덩 - !

평소와는 달리 내가 말순이 걱정에 물놀이를 말리지 않으니, 유독 신이 나서 개헤엄을 치기 시작하는 말순이었다.

어느새 수린이도 물속에 들어가 반려몬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중이었고.

이제 남은 건 미심이 하나.

녀석만 아직 삐친 게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는지, 물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내가 아까 애들한테 싹 물어봤어, 오빠. 미심이 왜 삐쳤는지.”

“뭐 그런 걸 물어보기까지 해. 그야 우리가 요즘 반려몬 애들보단 수린이한테 더 신경을 쓰다 보니까…….”

“우리라니? 말은 제대로 해줄래, 오빠? 나까지 공범으로 만들진 말아줘.”

“응?”

“오빠가 어제 공놀이 하자고 해놓고, 안 해줘서 그렇다잖아.”

“수린이한테 관심 쏠려서 그런 게 아니라?”

“그래! 얘들도 다 이해한대! 아직 수린이가 어려서 그런 거라고!”

“그, 그럼 오복이들은 뭐야? 쟤네들은 어제 왜 흙으로 성을 만들었다가 갑자기 무수고 그랬대? 내가 수린이 블록 만들어주는 게 질투나서 그런 게 아니었어?”

“아니었어.”

“뭐였어, 그럼?”

“오빠가 수린이 블록 만들어주는 거 보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뿐이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

“……엄청 격하게들 노시네. 오복이들답다.”

아무튼.

중요한 건, 미심이는 삐쳤다는 거다.

고로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했다.

“자, 이거.”

작은 인형을 건넸다.

아까 사 온 미심이를 닮은 작은 여우 인형이었다.

키잉 - !

미심이가 마음에 드는지 눈동자를 빛냈다.

스스로도 자기를 닮았다는 걸 아는 것 같다.

‘마음에 안 들 리가 없겠지.’

인형이 입고 있는 옷에 미심이가 좋아하는 반짝이는 큐빅 같은 것들이 잔뜩이다.

한 마디로 취향을 저격당했으니, 미심이가 방방 뛸 수밖에.

“공놀이 하자고 해놓고 모른 척해서 미안해, 미심아. 너희는 아니라고는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간 수린이한테만 너무 신경쓴 것도 그렇고…….”

키잉!

괜찮다고 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내 마음이 안 괜찮다.

“……그리고, 앞으로는 수린이 얌전할 때 있지? 그 뭐냐, 맞다! 적어도 수린이가 울지 않을 때! 그럴 때는 내가 맨날 오늘처럼 꼭 이렇게 수영장 만들어서 같이 놀아줄게! 그러니까 화 풀어, 응?”

얼음 만들고, 물 채우려면 시간 좀 걸린다.

적어도 수린이가 울 때나, 땡깡 부릴 때는 수영장 만들기가 좀 번거로울 수도 있었다.

“이건 약속의 선물이자, 사과의 선물로 받아주면 좋겠어.”

여우 인형을 미심이의 앞에 내려놓았다.

[ ‘볼룸’ 효과를 사용합니다. ]

그리고 이왕 선물 주는 거.

최대한 크게 만들어줬다.

***

일주일 뒤.

준우가 쉬는 날인 주말이었다.

키잉!

미심이의 진두지휘 아래.

반려몬들이 거실로 향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준우의 모습이 보였고.

그 옆에 앉아서 장난감 블록을 가지고 놀고 있는 수린이의 모습이 잇따라 보인다.

- 수린이 얌전할 때, 수영장 또 만들어서 놀아줄게!

미심이는 일주일 전에 준우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수린이가 울지도 않고 얌전할 때라면, 지금이 아주 적기라고 판단했다.

아마 준우가 점심을 먹고 난 후가 되려나.

그때도 수린이가 얌전하다면, 저번 주처럼 수영장을 크게 만들어 물놀이를 해주겠지.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으음, 조금만 기다렸다가 수영장 만들어줘도 될까? 너희들도 알다시피, 수린이가 요즘 탈피를 하는 시기라.”

드래곤은 탈피를 한다.

성장기의 드래곤이라면 당연히 있는 일이었으며, 한층 더 성숙해지고 강해지는 계기이기도 했다.

“탈피 기간의 드래곤들은 엄청 예민해. 신경이 아주 날카롭다고.”

키잉 - ?

컹 - ?

“그래서 일단 수린이를 좀 재워야 돼. 잠잘 때 탈피가 빠르고, 수월하게 이뤄지거든. 수린이 재울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줄래?”

반려몬들은 빠르게 판단을 마쳤다.

그 말은 즉, 수린이만 잠들면 물놀이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지 않은가.

키잉!

미심이가 오복이들을 향해 턱짓한다.

그러자 오복형제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다섯이서 동시에 수린이를 들쳐 올리는 게 아닌가.

“응?”

의아한 표정의 준우는 잠깐동안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봤다.

“이게 무슨……?”

오복이들이 들쳐 올린 수린이를 말순이의 등에 태운다.

그러자, 말순이가 아이들이 잠들기 좋은 미디엄 템포로 걸음을 움직이며 살랑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너희 수린이 재우는 거야?”

그렇다는 듯 고개만 까딱인 은실이가 날개를 펄럭인다.

이내, 수린이의 침대가 있는 방의 불을 꺼버리는 녀석.

마무리는 미심이의 몫이었다.

말순이가 방 안에서 수린이를 태우고 좀 더 주변을 돌자, 어느 순간 수린이의 눈꺼풀이 내려오는 게 보였다.

살랑살랑 -

미심이가 다섯 개의 꼬리로 수린이의 몸을 천천히 쓰다듬는다. 아주 포근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잘 자라, 우리 아가.

마치 선화가 그런 말을 하며 쓰다듬는 손길처럼 말이다.

“진짜 잠들었네.”

결국, 수린이는 잠들었다.

반려몬이 애를 재운 거다.

준우가 수린이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꽤 깊이 잠에 빠졌는지, 자신도 모르게 살짝 손을 만졌음에도 미동이 없었다.

키잉!

미심이가 달려와 말했다.

이어 오복이들과 말순이, 은실이까지 합세했다.

수영장 만들어달라는 소리였다.

***

반려몬 아이들에게 수영장을 만들어줬다.

솔직히, 수린이까지 재워줬는데 그것도 안 해주면 진짜 나쁜놈이지.

아무튼.

반려몬이 애를 재웠다는 이 사실을 나만 알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기상천외한 일이며, 이걸 내 마음대로 방송에 내보내는 건 어렵더라도, 선화에겐 꼭 알려야 했다.

저번 주에 밀린 아티팩트 대량 주문 건으로 지금쯤 한창 힘들 선화일 텐데, 이 얘기로 잠깐이나마 즐겁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우우우웅 -

그런데.

내가 전화를 걸기도 전에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본부장님?”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가.

보통 주말엔 연락이 잘 없으신데.

“여보세……?”

- 준우야. 미안하게 됐다.

“예?”

- 아무래도 이번 건에 엑시스는 안 될 것 같다.

“그게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립니까?”

- 뚱딴지같은 소리라니? 너 설마, 아직 뉴스 못 봤어?

본부장님의 말에 나는 잠시 핸드폰을 귀에서 떨어뜨린 후.

곧장 포털 사이트를 열어 검색어 1위부터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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