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우리가 뭐 잘못했어?
서울 지부가 관리하는 S-09 지역.
앞의 알파벳은 관리 지부를 뜻하는 것이며, 뒤의 숫자는 해당 지역 내 존재하는 던전의 개수를 뜻하는 것이었다.
중요한 건, 이렇게 코드명이 붙는 지역 같은 경우는 해당 던전들이 서로 가까운 곳에 밀집되어 있다는 거다.
치이익-!
팀장님이 들고 있던 무전기가 울린다.
- 공략 예상 소요 시간은 열 시간으로 추측된다.
나도 모르게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오후 6시에 칼퇴근을 하려 했는데, 열 시간이라니.
‘일반적인 방법으로 공략하려 했다간 빼박 초과 근무다.’
해당 지역처럼 한 장소에 던전들이 몰려 있게 되면, 각 던전 내부에서 흘러나온 마력이 서로 뒤엉키며 간혹 기이한 일이 발생한다.
소멸 직전의 던전들이 가까운 곳에 모여 있을 때 나타나며, 두 개 이상의 던전들이 하나로 합쳐져 새로운 던전 게이트를 만들어 내는 현상.
그걸 ‘필드’라고 불렀다.
딱히 거창한 이유라기보다는 던전의 이름이 필드이기 때문이다.
“좋으시겠어요, 팀장님?”
“비상 터진 마당에 좋긴 뭐가 좋아?”
“저번에 사모님 몰래 모아 둔 비상금 걸려 가지고, 그냥 갖다 바치셨담서요? 이번에 필드에서 목돈 벌어들이면 그걸로 메꿀 수 있잖습니까?”
“시팔, 아무리 그래도 난 필드 공략은 징그러워서 영 못 해 먹겠더라. 몬스터 수가 워낙 많아야지. 가끔 보면 균열보다 더 많은 것 같더라니까?”
던전이 합쳐진 경우인지라 몬스터의 수가 상당하다.
게다가, 종류 또한 다양했기에 각각 상대할 때마다 전투법을 바꿔야 하는 것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칼퇴까지 남은 시간은 약 두 시간 반…….’
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이라고 판단된다.
회귀 후 실전에선 처음 사용해 보는 것이긴 하나, 내가 전력을 다해 ‘마격’을 사용한다면 말이다.
마격은 간간이 연습을 해 뒀다.
이전엔 능력치가 부족해 못했었지만, 장인어른께서 가족 구성원이 된 이후엔 얼추 마격을 흉내 낼 수 있을 정도는 됐다.
‘비록 완벽한 마격까진 아니어도 그만하면 충분하겠지.’
막 던전 안으로 진입하려는 그때.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팀원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돌아갔다.
꿀꺽꿀꺽-
시선이 향한 곳에서 들려오는 목 넘김 소리.
우리 팀 말고도 지원을 나온 타 협회 기동대가 있었는데, 그들이 마시고 있는 무언가가 팀원들을 사로잡았다.
박카스처럼 생긴 병 안에 담긴 분홍색 액체.
팀원들이 부러운 듯 입맛을 다신다.
“에너지 드링크네. 저쪽은 팀장님이 던전 진입 전에 저런 것도 싹 돌려 주시나 봐?”
부팀장님이 말했다.
우리 팀장님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엄청 대단한 건 아니어도 헌터들의 활기를 꽤 돋아 주는 에너지 드링크다.
섭취하면 전투 시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해 주는 효과가 있었다.
쉽게 말해, 일반인들이 먹는 박카스랑 비슷한 거다.
당연히 그것보다는 좀 더 효과가 있겠지만.
“팀장님, 저희는 뭐 없습니까?”
“에너지 드링크 한번 싹 돌려 주시죠. 자그마치 열 시간은 던전 안에 있어야 할 텐데.”
팀장님이 못 들은 척한다.
그럴 만도 했다. 자그마치 한 병에 10만 원씩 하는 음료였으니까.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네. 여기 사람 수대로 사면 그게 얼만데?”
“섭섭합니다. 다 같이 에너지 드링크 먹고 으쌰으쌰하자고 그런 건데. 약발 받아서 팀원들 모두 한몫 단단히 챙기면 되는 거잖습니까?”
“아까 못 들었냐? 비상금 다 털렸다고…….”
에너지 드링크라.
나쁠 건 없었다. 어쨌거나 팀원들의 활기를 돋아 준다면, 던전 공략하는 시간이 좀 더 줄어들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럼 나도 퇴근을 앞당길 수 있다.
이게 오늘 마지막 업무거든.
“에너지 드링크 제가 사겠습니다.”
요 앞에 마켓 하나 있었다.
후다닥 달려가서 금방 사 오면 될 것 같았다.
“됐어. 그냥 내가 살게. 됐지, 이 자식들아?”
그런데 갑자기 팀장님이 태도를 바꾸셨다.
눈치를 보던 부팀장님도 품에서 지갑을 찾으시더니, 갖고 있던 현찰을 꺼내 보태셨다.
“진짜 팀장님 너무하십니다. 막내가 산다니까, 바로 태세 전환하시고!”
“막내만 편애하지 마십쇼!”
팀원들이 야유를 보내자.
인상을 찌푸린 팀장님이 언성을 높였다.
“편애하는 거 아냐, 짜식들아! 잘 알지도 모르면서.”
“팀장님 말이 옳다. 막내가 요즘 많이 힘든 것 같아서, 배려하는 거니까 다들 오해 말도록.”
부팀장님도 팀장님의 말에 맞장구를 친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내가 요즘 힘들다니?
“막내야. 돈이라는 건 원래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또 생기고 그런 거다. 그러니까 엑시스 사위라고 괜히 체면 차려야 한다는 강박 같은 건 버려도 괜찮다.”
팀장님이 내게 다가와 작게 속삭이셨다.
으음, 사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다.
“막내가 힘들다니? 뭔 소리야, 이게?”
“나도 잘 모르겠는데.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건가?”
“에이. 경제적인 거면 우리 팀에서 팀장님이 제일 힘들어 보이는데, 무슨.”
팀원들도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는 듯했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굳이 팀장님께 묻진 않았다.
찡긋-
나를 향한 배려라는 듯 윙크까지 하시는데…….
민망할 수도 있으실 테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에너지 드링크도 받아먹었겠다.
이제 던전을 부수러 갈 때였다.
[ 02 : 00 : 00 ]
핸드폰으로 타이머를 맞췄다.
두 시간, 그 안에 모든 걸 끝낼 생각이었다.
* * *
던전이 합쳐져 생성된 필드는 일회성 던전으로 필드의 위험은 던전 공략이 지연됐을 상황에 크게 드러난다.
다른 일반 던전들과는 달리,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던전 내 몬스터들이 외부로 소환이 되기 때문이다.
고로, 빠른 시간 내에 공략을 하지 못하면 외부에 소환된 몬스터들로 인해 민간인이 다칠 수도 있었으며, 그 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비상경보를 울려 급하게 지원을 명한 거다.
해당 필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시팔, 아주 미쳐 버리겠네!”
합쳐진 세 개의 던전은 C급 필드로 재탄생했으며, 김강수는 생소한 필드에서 전투를 시작하자마자 욕부터 내뱉었다.
“이거 던전 맞아? 균열 아냐?”
필드의 환경은 조합된 던전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매번 달라진다.
그렇기에 필드에 진입할 때마다 매번 낯설 수밖에.
오늘 김강수의 기동 3팀이 진입하게 된 필드는 세 개의 던전이 합쳐진 것이었으며, 각각 ‘트롤 군락’과 ‘오크 군락’ 그리고 ‘야생의 미로’라는 이름의 던전이었다.
“차라리 C급 균열이 훨씬 더 쉽겠네!”
그도 그럴 것이.
몬스터 수가 너무 많았다.
미로와 합쳐진 필드인지라 길 찾는 데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첫 번째 길목에서부터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몬스터 종류 또한 많았다.
지능적인 코볼트부터 힘이 강한 오크, 그리고 재생력이 강한 트롤에 잡다한 동물형 몬스터들까지 아주 잡다했다.
“이게 진짜 열 시간 안에 끝나기는 하는 건가?”
무전 내용도 추측일 뿐이었다.
여태 발생한 필드를 통계로 낸 결과겠지.
“잘하면 이거 오늘 집에 못 갈 수도 있겠…….”
몬스터들이 팀원들을 향해 다가오던 그때.
옆에 있던 준우가 먼저 지면을 박찼다.
“……는데, 가 아니라 무조건 갈 수 있겠구나?”
요즘 들어 이상하리만치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던 준우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 더욱 이질적이었다.
던전 진입 전부터 진득하게 피워 올렸던 마력은 주위에 있는 팀원들조차 살기를 느낄 정도로 살벌했다.
가끔은 팀원들의 훈련 목적으로 배려 차원에서 전력을 다하진 않았는데, 오늘만은 달랐다.
후웅- 후웅-
몬스터들과 직면하기 전부터 검을 휘두른다.
보이지 않는 검에 미심이의 얼음 속성을 부여해, 원거리에서 투척 무기를 날려 댈 코볼트부터 얼려 버렸다.
스윽 -
그리고는 눈앞에서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려는 오크의 손목을 잘라 낸다.
손목이 잘려 나간 오크가 공허한 그 자리를 움켜쥐며 솟아오르는 피를 억눌렀고, 준우의 보이지 않는 검은 재차 번쩍였다.
이번엔 무형의 칼날이 여러 갈래로 쏘아지며 저 멀리 연달아 달려드는 오크 놈들의 심장에 틀어박혔다.
준우의 위용에 놀란 것일까.
매섭게 뛰어오던 트롤들이 주춤했다.
스슥!
망설이던 녀석들이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
시야의 왼쪽 끝에 준우가 서 있었다. 모든 마력을 끌어 올린 탓에 파랗게 물든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푸우욱-
준우가 가차 없이 검을 찔러 넣었다.
평소와는 달리, 보이지 않는 검의 형태가 변화한 상태.
마력을 방출시켜 검 끝에서부터 ‘마격’을 통해 검의 길이를 늘린 거다.
준우의 키를 훌쩍 넘기는 검의 길이는 마치 기다란 쇠꼬챙이를 연상케도 했다.
보이지 않은 검이 트롤의 목 세 개를 동시에 꿰뚫는다.
마시멜로에 꼬챙이 꽂듯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준우의 검에는 몬스터들의 피가 흥건하게 묻어났다.
한 놈의 피가 묻어 나오면, 마를 틈조차 없이 또 다른 놈의 피가 더해졌다.
“마, 막내 너무 살벌한 거 아닙니까?”
“이거 말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시팔. 쟤가 무슨 사람 잡는 것도 아니고, 몬스터 잡는 건데 말리긴 뭘 말려?”
다소 덤덤하게 말하는 김강수였지만.
내심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저건 분명 마격이야. 최소 A급 정도의 헌터는 되어야 다룰 수 있는 테크닉인데…….’
마력을 방출해 장비나 신체를 강화하는 것을 넘어, 변형시키는 것에서부터 마격이라 칭한다.
테크닉이 뛰어나면, 그 마격을 마치 탄환이나 미사일처럼 어떤 형태를 갖추어 쏘아 보내는 것도 가능했다. 손에 무기를 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물론, 준우의 기술이 그만큼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여태 보지 못했던 상상 이상의 모습이었기에, 그것만으로도 놀랄 이유는 충분했다.
‘저게 막내의 진짜 전력인가?’
전력으로 전투에 임하는 건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마력 방출로 머리카락은 물론, 신체 주변마저 마력으로 물들 정도라니.
당사자인 준우도 이렇게까지 전력을 다하는 전투는 회귀 후 처음이었다.
수태광이 가족이 되면서 모든 능력치가 10씩 상승한 이후부터는 전력을 다할 상황도 딱히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전력을 다해야만 했다.
얼마 전에 가족 구성원이 된 이선호로 인한 능력치까지 죄다 끌어 올려서까지.
‘오늘 저녁 최대한 맛있게 차려 주겠다고 선화한테 설레발쳤는데. 퇴근하면서 장도 봐서 가려면, 좀 더 서둘러야 돼!’
새파랗게 물든 전신의 기운 때문일까.
굳이 비유를 하자면, 팀원들의 눈에는 눈앞에서 칼춤을 추고 있는 준우의 모습이 마치 신들린 무당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그냥 미친 것 같은데?”
“쟤 요즘 스트레스받는 일 있나?”
쇠꼬챙이처럼 만든 검을 한번 찌르는 것만으로 트롤의 목 여럿을 꿰뚫어 버리는 광기.
이번엔 무려 다섯 개를 동시에 관통했다.
씨익-
그 와중에 준우는 웃고 있었다.
당연히 곧 퇴근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지만, 팀원들은 그 미소가 섬뜩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저희도 도와야 되는 거 아닙니까?”
“아서라. 막내 쟤 지금 눈에 아무것도 안 뵈는 것 같은데, 괜히 저기 꼈다가 너도 마시멜로 된다.”
“……그렇겠죠?”
“농담 아니고 진짜야. 내 생각엔 재수 없음 죽어.”
그만큼 준우는 전투에 미쳐 있었다.
몬스터 학살자가 강림한다면, 아마 저런 모습일 거다.
“우리도 마냥 구경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 막내하고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는 몬스터 시체에서 파편이나 꺼내자. 이거라도 모아서 나중에 가져다주든지 해야지.”
“시보 기간 이후로 남을 위해서 줍줍하긴 처음이네요. 그래도 뭐, 이렇게나마 도움이 된다면야.”
필드 던전에서 임의의 확률로 얻을 수 있는 마석 파편.
그것이 공무원들이 이곳에서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는 이유였다.
‘저 녀석 대체 주식에 얼마를 물린 거야?’
김강수는 아마 준우 역시 이 파편을 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몬스터를 잡은 사람이 파편도 갖기 마련이니까.
“야, 너희들은 절대 주식 같은 거 하지 마라. 주식이 저렇게 무서운 거다.”
“갑자기 웬 주식?”
마석 파편을 수거하던 김강수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었다.
“준우 저 녀석, 주식에 크게 물렸단다. 그거 만회하려고 저렇게 미친 듯이 몬스터 때려잡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주식으로 돈 날린 것 때문에 사람이 저렇게 미치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럼?”
“제수씨랑 엄청 크게 싸운 거 아닐까요? 그래서 이렇게 스트레스 푸는 거라든가.”
“집에 안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고요. 저 정도 광기면 상당히 심각한 일일 것 같기는 한데.”
“그런 게 아니면, 우리가 뭐 큰 잘못을 했다거나?”
“우리가 막내한테 잘못할 게 뭐가 있어?”
그때였다.
준우의 시선을 피해 모습을 숨기고 있던 코볼트 한 마리가 단검 한 자루를 내던졌다.
푸욱-
단검이 준우의 어깨 뒤쪽에 박혔다.
재생력이 강한 트롤인지라, 놈이 회복하지 못하게 그쪽에 신경을 쓰고 있었건만.
푸슉!
준우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에 박힌 단검을 뽑아냈다.
사실 트롤에게 집중하고 있기도 했지만, 미처 단검이 날아오는 걸 감지하지 못할 만큼 전투에 미쳐 있었다.
투욱-
손에 쥐고 있던 트롤의 목을 내려놓은 준우가 뒤쪽을 응시했다. 자신과 시선이 마주치자 움찔 몸을 떠는 코볼트 한 마리가 보였다.
‘다쳐서 집에 가면 선화가 걱정할 텐데.’
은실이의 도움으로 충분히 상처를 회복한 뒤에 귀가해야 할듯싶었다.
몬스터 피 냄새가 배었을지도 모르니, 최대한 빨리 공략을 끝낸 뒤 협회 샤워실에서 몸도 씻는 게 좋을 것 같고.
쉬익-
가볍게 단검을 던져 다시 주인에게 돌려줬다.
녀석은 그대로 목이 뚫린 채 바닥에 쓰러졌다.
쨍그랑!
얼어붙은 코볼트 놈들을 조각 내는 걸로 첫 번째 전투가 끝이 났다.
조각난 얼음 파편 사이로 놈들의 피가 몸에 튀었지만, 준우는 아무렇지 않게 툭툭 털어 낼 뿐이었다.
전투복이야 어차피 또 있으니까.
전투가 끝나자, 입을 떡하니 벌린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팀원들이 뒤늦게 눈에 들어온다.
“주, 준우 씨. 혹시 저희가 뭐 잘못한 거 있나요?”
“무슨 잘못이요?”
“아니, 그냥…… 평소랑 너무 달라서.”
이선호가 조심스레 물었다.
준우가 웃으며 고개를 내젓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팀원들이었다.
“아무래도 제가 너무 설쳤나 보네요, 팀장님.”
“서, 설치긴, 인마.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 스트레스받는 일 있으면 여기서 다 풀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으니까. 마석 파편은 우리가 깔끔하게 수거해서 가져다줄 테니 신경 쓰지 말고.”
팀장님의 배려인지, 공포인지는 모르겠으나.
미소로 화답한 준우는 다시금 지면을 박찼다.
‘이 정도면 생각보다 더 빨리 퇴근할 수 있겠어.’
보스의 위치는 원하는 시간 내에 찾을 수 있을 거다.
이선호가 휴대용 소형 레이더를 이용해 탐색을 하고 있으니까.
비록 필드가 미로 유형인지라 조금 돌아가긴 해야겠지만, 조금 전 준우의 전투 속도라면 큰 문제는 없을 터였다.
‘보스 역시 빠르게 처리할 방법도 있고.’
[ 전용 스킬 ‘부화부순’의 지속 시간이 최대치입니다. ]
[ ‘아내의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가족들이 보고파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지금.
바로 이때가 아내의 힘을 사용할 가장 적절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