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8화.새로운 취미 (58/246)

◈ 새로운 취미

시험장 아래로 내려오던 준우가 고개를 쓱 돌렸다.

들것에 실려 나가는 한태평의 모습이 보인다.

‘기절했나? 꼴랑 그거 한 방 맞고?’

대인전투술로 이름 좀 날랬다기에 기대 좀 했건만.

‘이건 뭐, 엑시스 신입들 수준도 못 되네.’

준우는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토너먼트 형식의 시험인지라, 차례가 될 때마다 계속해서 상대를 쓰러뜨려야만 했다.

하지만, 수석 후보라는 한태평까지 기절해서 실려 나간 마당에 다른 지원자들이 준우의 상대가 될 리는 만무.

< 대인전투술 >

전준우 : A+

김종수 : C+

강하늘 : B-

….

준우는 당당하게 1등을 거머쥐었다.

예상했던 결과인지 본인은 무덤덤했다.

협회 교육 센터에서 별문제 없이 수료만 마친다면, 수석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이만큼 했으니, 면접이야 쉽게 패스할 수 있을 거고.’

시험을 마친 준우가 시험장을 나서려는 그때였다.

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따봉을 날리고 있는 한 남자를 향했다.

‘날 아는 사람인가? 처음 보는 사람인데?’

아까부터 계속 따봉을 날리고 있는 김강수였다.

그 옆에서는 이건형이 흐뭇하게 준우를 바라보는 상황.

‘이왕 이렇게 만난 거, 건형이 형님한테 잠깐 가 볼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준우는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시험은 아직 모두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굳이 협회 관계자와 마주쳐서 긁어 부스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은가.

사실, 이건형도 그 점을 우려하여 준우에게 접촉하지 않는 중이기도 했다.

엑시스 레이드에 참여했던 준우가 어떤 연유로 협회 특채 시험장에 나타나게 된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이래저래 준우에게 궁금한 게 많음에도 말이다.

‘……이번엔 쌍 따봉이네.’

준우와 저 멀리 김강수의 눈이 마주쳤다.

김강수는 뭐가 그리 좋은지, 쌍 따봉은 물론 호탕한 웃음까지 아끼지 않았다.

‘대충 분위기 보아하니 건형이 형님보다 윗사람 같은데.’

그렇다면 준우에겐 좋은 일이었다.

이건형의 경력을 고려했을 때, 그보다 위라면 최소 기동대 팀장급일 테니까.

‘팀장급이라면 계획대로 아주 나이스고. 아무튼, 기분은 좋네.’

준우는 김강수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쌍 따봉에 대한 감사의 의미다.

- 오빠, 시험 어떻게 됐어?

협회 건물을 나선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선화에게 전화가 걸려 왔고.

“구천오백 원어치 동전 던진 게 효과가 어마어마했어.”

웃으며 대답한 준우는 가는 길에 떡볶이를 주문했다.

아내가 좋아한다는 떡볶이, 그중에서도 요즘 유행하는 로제 떡볶이로다가.

* * *

아직 시험이 모두 끝난 건 아니지만, 수석은 기정된 사실이나 마찬가지.

준우는 가장 배점이 높은 실기 시험을 1등으로 마친 기념으로 선화와 소박한 파티라도 할 생각이었다.

“오빠 혼자 먹어.”

“……진짜 안 먹어?”

“응, 나 다이어트할 거거든.”

선화가 난데없이 다이어트 선언을 할 때까지만 해도 즐거운 파티를 상상하고 있었거늘.

“떡볶이 이렇게나 많이 시켰는데? 잘 봐 봐. 이거 자그마치 당신이 요즘 꽂혀 있는 로제 떡볶이라고!”

“아는데, 아무래도 다이어트를 해야 될 것 같아. 요즘 부쩍 살이 너무 쪘거든.”

“뭐가 살쪄!”

“오빠가 몰라서 그래. 나 배 나온 거 봐 봐. 사람들이 보면 욕한다, 욕해. 아무튼, 다이어트 할 거야. 말리지 마.”

“어제까지 삼겹살 같이 구워 먹어 놓고?”

“고기는 단백질이고.”

“…….”

“요즘 저탄고지가 유행이라, 이번엔 그걸로 한번 시도해 보려고. 오빤 그런 거 잘 모르지?”

한 달에도 수십 번씩 하는 선화의 다이어트 선언이었지만, 어느 순간 돌아보면 자연스레 다이어트는 없던 일로 돌아가고는 했다.

“근데, 이건 뭐야?”

준우가 식탁 위에 있는 사료들을 가리켰다.

“그건 말순이 사료.”

“다이어트 사료네……?”

“말순이도 요즘 살이 너무 쪘어. 다른 애들은 안 그런데, 유독 얘만 푹푹 찌더라고. 비만 기준치도 넘어선 것 같고.”

선화는 얼마 전에 쇼핑몰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쇼핑몰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려, 가게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런칭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반려몬과 보호자의 커플티라나.

아무튼, 그 첫 번째 모델이 바로 선화와 말순이었다.

‘사업 때문이라면, 살을 빼려는 것도 이해는 한다만…….’

준우의 눈엔 도대체 선화의 배가 어디 나왔다는 건지 의문이었다.

다이어트가 왜 필요한지도 모를 정도로 선화는 정말이지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물론, 남자의 눈과 여자의 눈은 다르겠지만.

중요한 건 선화 본인이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면 필요한 거다.

“오빠, 협회 교육 센터 과정 마치면 그것도 수료식 하는 거잖아?”

“그렇겠지.”

“수료식에 가족들도 가는 거고. 그럼 당연히 나도 가서 사진도 찍고 해야 하지 않겠어? 좋은 날 사진 찍는 건데 예쁘게 나와야지.”

“충분히 예쁩니다. 여기서 더 예뻐지시면 제가 정신을 못 차려요.”

“헤헤, 그럼 간신히 정신 차릴 만큼 조금만 뺄게?”

준우는 식탁 위의 떡볶이를 옆으로 밀어냈다.

아내와 말순이가 다이어트를 한다는데, 옆에서 이걸 먹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신경 쓰지 말고 먹으라고는 했지만…….’

이미 선화는 아까부터 침을 삼키고 있었다.

얼마나 먹고 싶어 하는지 잘 알기에, 도무지 떡볶이에 손이 가질 않았다.

“마냥 굶어서 하는 다이어트는 오히려 몸에 안 좋아.”

“아는데, 조금이라도 먹으면 바로 찌는걸.”

“차라리 조금씩 먹으면서 운동을 하는 게 어때? 말순이도 내가 주말마다 어질리티 교육하면서 같이 운동해 볼 테니까, 당신도…….”

“그래서!”

“응?”

“내가 아이템을 하나 준비했지.”

“아이템……?”

선화가 준우를 끌고 어디론가 향했다.

이끌려간 그곳은 작은 방의 문 앞이었다.

“짜잔!”

“……언제 샀어?”

홈 트레이닝용 자전거.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피닝 바이크가 방 안에서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저번 주에 홈쇼핑에서 샀지! 멍크도 집에서 이걸로 운동한대! 엄청 유명한 거야. TV에 자주 나오는 트레이너 알지?”

“양종수 관장인가 그 사람?”

“그래, 그 사람! 이게 바로 그분이 직접 제작한 슈퍼바이크라고!”

“흐음, 거실에 있는 런닝머신은 이제 안 타는 건가?”

“런닝머신은 나랑 좀 안 맞는 것 같아.”

“그치. 런닝머신은 지금처럼 옷걸이로 쓰는 게 딱이지.”

“……지금 나 꼽 주는 거야?”

“아, 아니, 그럴 리가! 아무래도 우리 옷장이 좀 좁으니까…….”

작년에 샀던 런닝머신은 이미 옷걸이가 된 상태.

준우는 왠지 눈앞의 바이크도 곧 신형 옷걸이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빠, 이것 봐봐. 이게 진짜 좋은 게 이렇게 접힌다? 이렇게 접어 놓으면 침대 밑에 넣어 둘 수도 있어. 대박이지?”

“접이식인 건 잘 알겠어. 근데, 왜 벌써부터 그걸 어디 치워 놓을 생각부터 하는 거야?”

“……어쨌든, 이거 엄청 좋은 바이크야.”

아무렴 어떠랴.

아내가 좋다는데.

“아무튼, 떡볶이는 안 먹는다는 거지?”

“그, 그렇지.”

선화가 말을 더듬었다.

눈빛도 묘하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쩝, 냄새가 너무 좋은데.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할까?’

다이어트는 원래 내일부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잠시 냄새에 현혹되었던 선화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참자, 참자.

이 고비만 넘기면 살을 뺄 수 있으리라.

그렇게 암시를 걸고 있는 사이.

“그럼, 떡볶이는 어떻게 할까. 혼자 먹긴 좀 그런데.”

“난 진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오빠 혼자라도 먹으래도? 오빠가 이럼 내가 마음이 약해지잖아.”

“당신이 고생해서 살 뺀다는데, 남편이 되어 가지고 옆에서 얄밉게 떡볶이나 먹고 있을 수는 없지.”

말은 준우 혼자 먹으라고 했지만, 막상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면 정말로 다이어트는 내일로 미뤄졌을 거다.

먹는 모습을 보며 참는 건 그야말로 고문이니까.

이미 선화의 코는 움찔거리고 있었다.

맛을 느끼지는 못해도, 후각으로나마 떡볶이를 느끼고자.

‘떡볶이 칼로리가 얼마나 됐더라?’

자기합리화를 시작하던 선화의 표정이 다소 비장해졌다.

뭔가 대단한 고민이라도 하는 모양.

‘떡볶이 다이어트 같은 건 없나? 좋아하는 거 먹으면서 살 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순간, 선화의 두 눈이 번뜩였다.

정말이지 좋은 수라도 떠오른 것만 같은 표정이다.

‘설마, 그걸로 가능한 거 아냐?’

호기심과 기대로 가득 찬 두 눈.

바이크에 닿은 그녀의 눈빛에 이채가 발했다.

우우웅-

동시에 바이크 주변에 빛이 일렁이기 시작했고.

방을 나서려던 준우가 멈칫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라?”

조금 전까지는 그저 평범해 보이기만 했던 바이크.

그 바이크 앞에 갑자기 홀로그램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 양종수 관장의 슈퍼바이크 - 가장(家長) >

* 등급 : 조강지처

* 속성 : 땅

* 효과 : 없음

* 특성 : [ 체중 감소 Lv.1 ] [ 한계 돌파 Lv.1 ]

! 가장(家長) 등급의 아이템은 오직 가족 구성원만 사용 가능합니다.

멍하니 바이크를 바라보던 준우가 선화를 응시했다.

그리고는 헛웃음을 삼키며 물었다.

“여보, 대체 바이크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준우의 집에 아주 특별한 바이크가 생겨 버렸다.

* * *

휘이이잉-

바이크 바퀴가 빠르게 회전한다.

선화는 땀을 뻘뻘 흘려 가며, 페달을 밟고 있었다.

허벅지의 통증이 조금씩 몰려왔지만,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 댔다.

“안 힘들어?”

준우가 물었고.

“허억, 허억! 저, 전혀! 오히려 행복한걸?”

선화는 환한 미소로 대답했다.

거친 숨소리와는 상반되는 표정이었다.

바이크 타는 걸 진정 즐기고 있는 자의 모습 같달까.

사실, 즐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슈퍼바이크의 효과가 너무나도 뛰어났으니 말이다.

[ ‘체중 감소 Lv.1’ 효과가 적용됩니다. ]

[ 체중이 1kg 감소하였습니다. ]

눈앞에 떠오른 홀로그램을 마주한 선화가 히죽거린다.

고작 10분 만에 얻어 낸 성과였으니, 가히 대단한 수준이었다.

‘조강지처 스킬로 이런 것도 가능하게 할 줄이야.’

준우는 얼마 전의 일을 떠올렸다.

선화가 슈퍼바이크에 조강지처 스킬을 사용했던 그 날을.

타이밍 좋게도, 스킬에 필요한 염원 레벨은 여유로운 상태였으며 그로 인해 진정한 슈퍼바이크가 탄생했다.

선화 딴에는 혹시나 슈퍼바이크의 성능이 향상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었는데 그게 그대로 적중한 것이다.

10분당 1kg의 체중 감소.

체중 감소의 최대치는 하루 3kg가 전부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효과임엔 분명했다.

‘그나저나, 이번엔 특성이 두 개나 생겼는데 말이지.’

이전에 샤넬 백과는 달리 조강지처로 인해 두 개의 특성이 생겼다.

한데, 두 번째 특성인 한계 돌파의 발동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알아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한계 돌파가 어떤 특성인지도 모르겠고. 분명히 발동 조건이 있긴 할 건데…….’

준우가 고민에 빠져 있던 사이.

막 30분의 운동을 마친 선화가 땀을 닦으며 바이크에서 내려왔다.

“……후우, 살 빼기 힘드네.”

“그 정도면 엄청 쉽게 뺀 것 같은데?”

“오빠, 내 얼굴 좀 봐. 홀쭉해진 거 안 보여?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홀쭉해졌겠어?”

“……그래, 30분 힘든 것도 힘든 거니까.”

상대적으로 쉽게 살을 빼긴 했어도 운동을 열심히 한 건 명백한 사실이긴 했다. 다만, 그 효과가 너무 뛰어나 되려 덜 힘들어 보이는 것뿐.

샤워를 마치고 나온 선화가 TV를 켰다.

때마침 치킨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치킨은 못 참지.”

“뭘 못 참아. 그냥 참아.”

좀 참을 때도 되지 않았나, 싶었다.

얼마 전에 떡볶이도 안 먹는다면서 결국 먹지 않았던가.

“우리도 치킨 시켜 먹을까?”

“방금 운동했잖아? 기껏 힘들게 살 뺐다면서 무슨.”

“먹은 만큼 빼면 되지 않을까? 내일 또 30분 타면 금방 빠질 테니까, 헤헤.”

“…….”

“오빠 안 먹을 거면, 나 혼자 시켜서 먹는다?”

준우는 의문이 들었다.

아내가 정말로 살 빼는 게 힘들다고 생각했는지를.

과연 이 슈퍼바이크가 생긴 게 좋은 일일까.

이러다 야식 먹는 횟수가 더 늘어나면, 오히려 건강에 더 안 좋지 않을 것 같은데.

‘그냥 갖다 버릴까?’

준우는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만약 버렸다간, 선화가 난리를 칠 거다.

‘내가 적당히 조절을 할 수 있도록 지켜보는 수밖에.’

그때였다.

치킨 주문을 마친 선화가 준우를 쓱 훑었다.

“그나저나, 오빠도 살 좀 빼야겠는데?”

“나는 왜……?”

“당장 내가 살이 빠져서 그런가. 오빠 얼굴이 예전처럼 분위기가 있는 것 같지가 않단 말이야.”

“기분 탓이야.”

“특유의 샤프한 느낌이 사라졌어. 안 되겠다. 오빠도 살 좀 빼야겠다. 얼굴에 살 붙으면 아저씨 소리 들어.”

“나 아저씨 맞는데? 그래도 배는 안 나왔잖아?”

“됐고. 여기 타 봐. 난 아저씨랑 살고 싶지 않아.”

선화가 바이크 안장을 두드리며 말했다.

이미 아저씨랑 살고 있는데, 살고 싶지 않다는 건 무슨 뜻인지.

“근데, 이거 좀 조심해야 하는 거 아냐? 지방이나 근육량 뭐가 어떻게 빠지는지는 제대로 알고 타야 할 것 같은데…….”

“내가 나중에 인바디라도 해 볼 테니까, 일단 잔말 말고 얼른 타 봐.”

“…….”

“설마, 운동하기 귀찮아서 그래? 나도 했는데?”

평소 운동을 즐겨 하지 않는 준우이긴 했다.

딱히 이유는 없다. 굳이 꼽으라면 헌터로서 그가 가진 능력치상 필요성을 못 느껴서였다.

사실, 귀찮기도 했고.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 앞에서 게으른 남편의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법.

“참나, 운동하는 게 싫기는. 바이크 강도가 너무 낮아서 그렇지. 이거 더 높일 수 있지?”

바이크에 탑승한 준우가 손잡이 사이의 화면을 가리키며 물었다. 현재 레벨이 1이었고, 최하 강도라는 뜻이었다.

“높이면 힘들 텐데?”

“최고 강도로 올려서 해 볼게.”

“괜찮겠어, 오빠? 너무 무리하진 않아도 되는데.”

“에헴! 날 뭘로 보고.”

최초로 엑시스 회장에게 직접 스카우트를 사람이자.

기동대 특채 수석에 유력 후보까지이기 한 준우였다.

‘이깟 바이크, 최고 강도로 타는 것쯤이야.’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혹시나 바이크 강도를 최고로 올리면, 살이 빠지는 효과도 더욱 극대화되진 않을까 하는.

띠링 -

레벨 10.

준우가 바이크 강도를 최고로 올린 그때.

[ ‘한계 돌파 Lv.1’ 효과가 발동됩니다. ]

[ 계기판상, 이동 거리 5,000km를 달성할 시마다. ]

[ 영구적으로 ‘체력’ 능력치 레벨이 1 상승합니다. ]

“나 운동 좋아하네?”

눈앞에 떠오른 홀로그램에 준우의 두 눈이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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