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장님 클라스
누구나 작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헨더가 저지른 실수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대, 대체, 이것들은 뭐야? 갑자기 왜 이런 괴물 같은 것들이 나타나선…….’
살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실수가 있다면, 바로 그게 오늘의 실수이지 싶었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타지에서 죽고 싶진 않아! 제발 살려 줘!’
준우를 암살하러 왔다가.
도리어 압살당하게 되어 버린 꼴.
크아아아앙!
고통 속에서 비명을 내지르는 헨더.
허리 밑으로 하반신이 모두 꽁꽁 얼어붙었고, 단순한 냉기가 아닌 뼛속까지 파고드는 강력한 통증마저 느껴졌다.
“춥나?”
수재혁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크아아아앙!
헨더는 대답을 대신해 울부짖었다.
“춥다는데요, 회장님?”
“그럼 따뜻하게 해 줘야지.”
수태광의 눈썹이 비틀렸다.
동시에 얼어붙어 있던 헨더의 하반신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하지만.
얼어붙은 하반신이 자유로워졌다고 해서, 고통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화르르르륵!
이번엔 하반신이 화염으로 뒤덮였다.
털이 순식간에 타들어 감과 동시에 헨더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시작부터 수재혁에 의해 발을 묶인 탓에 제대로 된 반항조차 해 보질 못했다.
‘발이 자유로웠다 한들, 저항할 수 있었겠냐만은.’
준우가 애처로운 시선으로 헨더를 응시했다.
놈의 입에선 거친 숨이 계속해서 새어 나왔지만, 눈빛은 여전히 적의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사실,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눈빛이었지만.
웨어울프 종족 특성상 태어날 때부터 눈매가 사나운 탓에 생긴 오해였다.
“요놈 눈빛 봐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만.”
헨더의 눈빛을 짐작한 수태광이 헛웃음을 쳤다.
조금 전 피워 낸 화염은 그가 가진 능력에 비해 극히 일부분일 뿐이었다. 만약, 온 힘을 다했더라면 이미 헨더는 재가 되어 사라졌으리라.
수재혁 역시 마찬가지.
자신이 가진 능력의 맛보기만 보여 준 상황이었다.
“몸이 뜨끈하니 살 만한가 봅니다, 회장님.”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
“너무 더워 보이는데, 몸을 좀 식혀 줄까요?”
“그게 좋겠구나.”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준우가 마른침을 삼켰다.
정말이지 수태광의 말마따나, 두 사람 앞에선 헨더가 그저 갓 태어난 늑대 ‘새끼’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고문이 따로 없네.’
얼렸다가, 녹였다가, 태웠다가, 또 얼렸다가.
여기까지 오는 내내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이, 이럴 땐 죽이 아주 잘 맞았다.
수태광과 수재혁의 모습은 마치 악마와도 같았다.
눈앞의 놈을 고문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보인달까.
‘네가 나한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잘 알겠다만, 오늘 우리 집에 찾아온 건 너무 큰 실수였다.’
수태광의 딸이자, 수재혁의 동생이 사는 집이었다.
게다가 자그마치 선화의 생일날이지 않은가.
두 사람의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장인어른, 이만하면 된 것 같은데 이제 흥분을 좀 가라앉히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형님께서도 진정하시고…….”
준우는 두 사람을 중재하기 시작했다.
계속하다간 정말로 헨더가 죽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회귀 전, 나를 죽인 놈의 유일한 단서가 될 녀석인데 이대로 죽일 수는 없지.’
수태광과 수재혁을 겨우 달랜 준우는 두 사람을 일단 집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고는 곧장 이건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엔 그에게 먼저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었다.
호송 중에 헨더가 탈출을 했는데, 혹시나 준우에게 찾아간 것이 아닐까 하는 노파심에.
‘그런데, 정말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할 줄이야.’
신호음이 몇 번 가더니.
이내 이건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예, 준우 씨.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수색 작전 중이라 정신이 없어서, 나중에 다시 연락을 드려도 괜찮……?
그가 말을 채 잇기도 전.
준우가 달가운 소식을 그에게 전했다.
“그놈 잡았습니다.”
- 잡아요? 누가요? 준우 씨가요?
따지고 보면, 준우의 장인과 형님이었지만.
어쨌든, 잡은 건 사실이었다.
“네, 지금 제 앞에 있습니다.”
준우의 시선이 아래쪽으로 향했다.
번갈아 가며 냉기와 열기에 혹사당하던 헨더가 그곳에 기절해 있었다.
- 대, 대체 그놈을 어디서 잡았다는 겁니까? 본청 수색대까지 합세해 며칠을 뒤져도 꽁무니조차 안 보이던 놈이었는데!
“이건형 씨 예상대로, 저희 집 앞에서 잡았어요.”
막상 예상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고, 말하는 걸 들어 보니 준우도 멀쩡한 듯했다.
거기에 탈출했던 놈까지 잡았으니, 참으로 다행인 일이었다.
하지만, 이건형은 조금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다.
너무나도 태연한 준우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 무슨 포켓몬 고 하다가 포켓몬 잡은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오히려 그것보다 더 쉬웠어요.”
기가 찬다는 듯 이건형이 헛웃음을 삼켰다.
잠시 후, 협회 소속 헌터들이 준우의 집 앞에 도착했다.
* * *
집 앞에서 벌어진 소란과 협회 소속 헌터들의 등장으로 아파트 단지가 떠들썩해졌다.
협회원들의 노력으로 주민들이 다시금 안정을 취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입주민들 중에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야.’
녀석의 타깃이 다른 집이 아닌, 우리 집이었던 게 오히려 일을 빨리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 셈이었다.
‘우리 집이야, 어차피 놈의 능력으론 현관조차 못 뚫을 테니까.’
놈의 능력은 많이 쳐줘야, B등급 수준.
이미 오복이들이 겹겹이 쌓아 올린 우리 집의 배리어는 절대 뚫을 수가 없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만들어 놓은 배리어가 아니던가.
‘장인어른이나 형님이 계시지 않았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덕분에 좀 더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어.’
늑대인간 놈은 이건형에게 넘겼다.
놈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 보고도 싶었지만, 간단하게 몇 마디만 주고받고 나중에 따로 약속을 잡기로 했다.
‘일단, 오늘 행사부터 진행해야 할 테니까.’
장인어른의 개인적인 일로 생일 파티가 미뤄진 마당에 느닷없이 늑대인간 놈까지 들이닥쳐 시간이 더 지연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내가 괘념치 않아 한다는 것이랄까.
생일 파티가 늦어진 것보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식사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하는 모습이었다.
“자! 한 잔 받게나, 전 서방!”
“예, 장인어른.”
야심한 시각에 시작된 생일파티, 그리고 이어진 술자리는 어느새 몇 시간째 지속되고 있었다.
“자네, 아까 내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 자칫하면 늑대 새끼가 집 안에 들어와 난동을 피울 수도 있는 일이었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장인어른 덕분에 저희가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껄껄껄!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장인어른의 같은 말 되풀이도 계속 지속되고 있었다.
오랜만에 딸과 함께한 식사 때문인지, 아니면 간만의 술자리가 마냥 좋으신 것인지.
‘……얼큰하게 취하셨어.’
형님께서는 이미 좀 전에 취침 모드에 들어갔다.
다들 오늘따라 유난히도 느슨했다.
마력을 운용하면 취기는 어느 정도 날려 보낼 수 있는 것을, 마치 취하고 싶어서 그러지 않은 것 같은 모습들이었다.
연달아 술잔을 비운 장인어른께서 문득 말했다.
“나는 몬스터가 아주 싫다네.”
“이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몬스터 따위가 뭐가 좋겠는가? 내 현역 생활의 마지막 꿈이 있다면, 이 세상에서 몬스터를 뿌리 뽑는 걸세!”
정말 그 이유가 맞는 걸까.
나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장인어른의 손을 가만히 응시했다.
쓰담쓰담-
옆에 누워 있는 말순이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는 장인어른의 손이었다. 어째, 싫어한다는 몬스터의 기준에서 반려몬은 제외인 듯했다.
‘……아니면, 그냥 아티팩트 특성 충전하려고 그러시는 걸 수도.’
부화부순처럼 불 속성 몬스터와 접촉해야만 지속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장인어른의 아티팩트였다.
하지만, 마냥 그것만 이유로 꼽기엔 말순이를 만지는 장인어른의 손길이 너무 부드러웠다.
“아빠도 한 마리 키워. 집도 넓은데, 혼자 살기 외롭잖아.”
“말도 안 되는! 감히 내 집에 몬스터를 들여? 내 평생 살면서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다!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이야!”
아내의 말에 장인어른께서 발끈하셨다.
그 와중에도 손은 말순이의 엉덩이 위에 있었다.
‘요즘 최 비서님이 말순이와 같은 레드 독 입양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계신다던데…….’
문득 일전에 형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하지만, 장인어른께선 그 사실이 부끄러우신 건지 계속해서 강하게 부정 중이셨다.
“아, 참! 딸내미 생일인데, 선물 줘야지.”
장인어른께서 술잔을 들어 올리시다가 멈칫했다.
술기운에 달아오른 뜨거운 숨이 한쪽 팔에 채워진 팔찌에 닿았다.
‘저건…… 아공간 아티팩트?’
회귀 전에 사용하시는 걸 몇 번 본 적이 있다.
장인어른의 만능 가방이라 할 수 있는 아공간 아이템.
투욱-
아공간 안에서 가방 하나를 꺼낸 장인어른께서 그것을 나와 아내 쪽으로 들이밀었다.
“웬 가방이야, 아빠?”
“돈이다.”
“도, 돈……?”
딸 생일 선물로 돈이라니.
정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가장 좋은 선물이기도 했다. 세상에 이보다 좋은 선물이 어디 있겠는가.
‘필요한 게 있으면 이 돈으로 사면 되는 거고.’
얼마나 되려나.
나도 사람인지라, 액수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찾아보니, 요 근처에 괜찮은 아파트 단지가 하나 있더구나. 아까처럼 괜히 몬스터 따위가 습격하거나,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거기로 이사를 가는 게 어떻겠느냐?”
장인어른께서는 늑대인간을 단순히 몬스터라고 판단한 듯했다. 놈과 비슷한 생김새의 몬스터가 존재하기 때문일 거다.
그렇게 생각하셨으니 죽일 각오로 놈을 고문했겠지.
뭐, 비록 완벽한 몬스터라고는 할 수 없어도, 수배 중인 중범죄자였으니 헌터 특별법상 정당방위가 인정되긴 할 거다.
그게 아니더라도 장인어른 정도의 사회적 위치라면, 적당히 원만하게 해결하실 수도 있을 거고.
‘아마, 놈이 온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신다면…….’
그땐 그저 몬스터라고만 판단하실 수 없을 것이다.
몬스터는 반인반수의 모습을 유지할 뿐, 온전히 인간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는 없었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그냥 내 집으로 들어와 살았으면 좋으련만. 그럼, 나도 마음이 편하고…….”
은근슬쩍 속마음을 내비치시는 장인어른.
하지만, 다행히도 아내가 고개를 거세게 내저었다.
“최고급 인공 실드 설치해서 주택이라도 한 채 지어 주고 싶다만, 재혁이 놈이 그건 너희가 너무 부담스러울 거라고 해서…… 흠, 흠!”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장인어른.”
“자네 선물 아닐세. 선화 선물이지.”
“아?”
“로열파크 실드? 아파트 이름이 그랬던 것 같은데. 자연 실드가 발생해서, 근방에선 가장 안전한 집인 듯하고.”
로열파크 실드라면.
이미 내가 두 채나 갖고 있는데?
“선화 너도 이 아비가 소박하게나마 하는 선물이니, 이 정도는 부담 갖지 말고 받아도 된다. 별것 아닌 걸로 고마워하는 것도 습관 되면 나쁘게 작용하기 마련이니.”
소박하게라고? 별것 아니라고?
로열파크 실드 제일 작은 평수가 현재 20억은 거뜬히 넘을 텐데?
‘……이게 회장님 클라스인가.’
어쩌면 형님께서 만류하지 않았더라면, 더 어마어마한 걸 주셨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내는 돈 가방을 돌려드리며, 장인어른의 뜻을 거절했다.
이미 해당 아파트 두 채를 보유 중이라는 말과 함께.
“끄응! 장사한다더니, 가게가 꽤 잘 되는 모양이구나.”
“먹고살 만해요. 남편 잘 만난 덕분이랄까?”
“……네가 남편 하난 잘 만나긴 했지.”
지금 날 인정해 주시는 건가.
새삼 흐뭇해지네.
“아닙니다. 제가 아내를 잘 만난 겁니다.”
아내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어찌 엑시스의 거물들과 연을 맺었겠는가.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한들, 아내의 집안에 비하면 비빌 것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나를 위해서 아직까지도 가게 일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투잡을 이어 가고 있는 아내가 아니던가.
‘이런 게 행복이지.’
남편 잘 만났다는 말.
그 말이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물론, 선화가 투잡 한다는 말은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괜히 꺼냈다가 된통 혼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였다.
“……이 돈도 받지 않겠다?”
“예, 장인어른. 저희 힘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허어, 참. 이러면 내가 곤란해지는데…….”
뭐가 곤란하다고 하시는 걸까.
장인어른이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술잔을 들어 올렸다.
“전 서방.”
“예.”
소맥 한 잔을 거칠게 말아 넘기신 장인어른께서 비장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내가 평소라면 이런 말을 자네에게 하진 않겠지만, 이번엔 술기운을 핑계 삼아 물어봄세.”
“말씀하시지요.”
“……앞으론 어쩔 건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앞으로의 행보 말일세. 거처를 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어떤 길드에 몸을 담을 것이냐는 뜻.
결국, 하고 싶으셨던 말씀이 이거였던 것 같다.
설마, 돈 가방도 뇌물 같은 거였나.
“이미 내로라하는 길드에서 접촉이 있었을 거란 예상은 하고 있네. 하지만, 범 새끼가 개새끼랑 어울리는 모습은 영 좋지 않아서 말이야.”
엑시스의 수장.
장인어른이기에 할 수 있는 비유였다.
‘어쩌면, 내가 이번 내기의 소원으로 엑시스 입사를 바라고 있었을 거라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군.’
물론, 추측일 뿐이다.
“안 그래도 저도 많은 고민을 해 봤습니다.”
“고민의 여지가 있긴 한가? 자네 장인이 엑시스 회장인데. 게다가 우리는 가족이지 않나?”
부전자전.
일전의 형님처럼 ‘가족’으로서 회유법이 시작됐다.
앞서 형님께서 먼저 영입하려 했지만 그토록 반대하셨던 나를, 딸을 데리고 도망을 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던 도둑놈인 나에게 말이다.
아무리 술기운을 빌려 하는 얘기라지만.
장인어른의 성격상,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나를 스카우트하려는 셈.
‘이건 제안이나 권유가 아닌, 협박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나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앞으로 나의 대답에 따라 장인어른과의 사이가 다시 멀어질 수도 있었다.
때문에, 나는 최대한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저는 최대한 가족을 중심으로 고민을 했습니다.”
“가족을?”
“제가 어떤 길을 택해야, 저희 가족이 행복할 수 있을지를 말입니다.”
“……해서?”
다시금 술잔을 들어 올리며 나를 바라보는 장인어른.
살짝 뒤틀린 눈썹 아래로 게슴츠레 뜬 두 눈이,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비수와도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 법.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킨 뒤.
“저는 헌터 협회 기동대 특채에 지원할 생각입니다.”
합당한 이유에 따른 고민의 답을 입 밖으로 꺼냈다.
“그으래? 그렇단 말이지? 뭐, 자네 의견을 존중해야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나? 어디 한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게. 나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니, 괜히 부담 갖지 말고.”
덤덤하신 것처럼 들려오는 목소리였지만…….
장인어른께서 쥐고 있던 술잔의 술은 어느새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