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
등기까지 쳤으니, 아파트 매수는 완벽히 끝난 상황.
중도금과 잔금은 죄다 현찰로 치렀으며, 마석을 판매해 4억 이상을 받아 낸지라 세금까지도 거뜬히 해결했다.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 좋았겠지만…….’
정책이 바뀌어,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된 마당에.
2주택자라 대출도 조금밖에 나오질 않는다.
‘괜히 대출 승인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타이밍 놓치면 곤란해지니까.’
절차 또한 예전에 비해 많이 복잡해졌다.
시간 관계상, 현찰을 쓴 건 옳은 판단이었다.
“그러니까, 오빠가 그 아파트를 또 사 놨다는 거야……?”
“혹시 몰라서. 헌터 아카데미에 자연 실드 관련 논문도 있고 해서.”
준우는 강철에게 했던 것처럼 비슷하게 둘러댔다.
아파트를 매수한 자금은 예전에 우연히 얻은 마석으로 대체했다고 솔직하게 말해 줬다. 딱히 숨길 것도 아니었으니까.
출근길, 차량 안.
선화는 유튜브 속 아파트 관련 소식을 찾아보며,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좀 더 큰 평수로 청약 넣을 걸 그랬나.”
“그랬다가 자연 실드 안 생겼으면?”
“히힛, 그냥 해 보는 소리지! 이럴 줄 알았으면, 인테리어 공부 조금씩이라도 해 둘걸.”
“이사 가면 직접 인테리어 하려고?”
“한 번쯤 해 보고 싶었거든. 관련 서적이라도 찾아볼걸.”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 주려는 찰나.
선화의 입에서는 계속 이럴 걸, 저럴 걸, 뭐할 걸 등의 말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걸, 걸, 걸… 무슨 걸무새야?”
“너무 좋아서 그래, 너무 좋아서! 내가 진짜 살면서 이런 행운을 맞이하게 될 줄이야.”
“남편 잘 둔 거지.”
준우가 농담스레 말했다.
하지만 선화에겐 그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맞아! 이것도 다 내 복이지.”
“그 복의 근원은 바로 나고, 에헴!”
“그럼, 그럼! 우리 오빠 자체가 복덩이지! 생각해 보니까, 예전에 친구들이랑 재미 삼아 점 본 적 있었거든? 내가 남편 복이 엄청 좋다고 했었던 것 같아.”
“그 점쟁이 용하네.”
강철이 갔던 곳과 같은 점집이려나.
은근히 기분 좋은 말에 준우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돈 벌기 쉽네.’
아내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 역시 쉬웠다.
물론 물질적인 게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하루아침에 큰돈을 벌어들인 이 상황에 기분이 좋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집으로 돈 번다는 게, 마냥 남 얘긴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회귀가 일생일대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줄을.
‘아직 멀었다.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는 건, 이제 시작일 뿐이야.’
지금처럼 밑천을 하나둘 모아 가며.
예전에 약속했듯이 넓은 마당이 있는 주택에서 반려몬,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과 달콤한 인생을 살고 싶었다.
회귀 전엔 하지 못했던 그 꿈.
이번엔 반드시 이뤄 내리라 다짐하는 준우였다.
“집값 최고점 찍었을 때, 둘 다 팔아 버리고 주택을 사는 거 어때?”
“주택?”
“유럽 감성으로 아, 아니, 유럽의 시골 감성으로다가.”
“최고점이 언젠 줄 어떻게 알고?”
나 회귀자야.
마치 그렇게 말하는 눈빛이랄까.
준우는 대답 대신 씩 웃어 보였다.
“쇼핑몰 아르바이트는 일단은 더 해 볼게.”
“집 사려고 돈 모으는 거 아니었어? 이제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잖아.”
“나름 재미있어서 그래. 그리고 나도 오빠한테 마냥 의지하고 싶지는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조금이라도 가정에 도움을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해.”
“가게 일도 바빠서 힘들 텐데, 굳이…….”
“혹시 모르잖아. 이쪽 일 경험 살려서, 나중에 우리 가게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환하게 웃는 선화의 모습이 절로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회귀 전에도, 회귀 후인 지금에도 아내는 언제나 가정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아가, 자신을 위해서는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준우에겐 한없이 고마운 아내였다.
우우웅-
가게에 도착한 그때.
핸드폰이 길게 진동을 울렸다.
‘뭐라도 알아낸 건가?’
이건형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준우는 선화를 먼저 들여보낸 뒤, 전화를 받았다.
- ……아쉽게도 놈의 목적이라든가, 정체에 대해선 아직 뚜렷한 정보는 얻어 내지 못했습니다. 도통 의사소통이 되질 않아서.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모양이었다.
언어 능력 관련 헌터가 협회에 있지만, 그들 역시 놈이 으르렁대는 소리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 그나마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놈의 외형입니다.
“외형이요?”
- 손끝과 발끝에서 변형이 일어났어요. 몸 전체에 비하면 극히 일부지만, 마치 사람의 손과 발처럼 변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생각이라는 걸 하는 놈이라면, 본모습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만약, 온전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면 의사소통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저희도 준우 씨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으로서는 거기에 희망을 두고, 일단 기다려 보는 수밖에요.
협회에 이건형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마저도 없었으면 놈의 소식마저도 듣지 못하게 됐을 테니 말이다.
- 아, 참! 그리고 일전에 던전 쇼크 지역에서 잃어버렸다던 아내 분 가방 말입니다. 사고 수습 본부에서 용케 찾기는 했는데…….
가방 여기저기에 손상이 많다고 한다.
광견들에 물리고, 찢겨 가방인 걸 간신히 알아볼 정도로.
“괜찮습니다. 어쩔 수 없죠.”
- 죄송하게 됐습니다. 엄청 비싼 한정판 가방이라고 들었는데.
“아닙니다, 팀장님께서 죄송할 게 뭐 있나요. 오히려 감사해요. 여태 알아봐 주셔서.”
통화를 끝낸 준우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한낱 가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듯 비싼 명품 한정판이었다.
게다가.
처남에게 선물 받은 아끼던 물건이 아니던가.
‘다음 달인가, 선화 친구가 결혼한다 했었던 것 같은데.’
결혼식장에 명품 가방 하나 없이 가는 건 내키지 않았다.
적어도 준우에겐 그러했다.
‘한정판으로 가방 하나 새 걸로 사 줘야겠네.’
1회차의 이맘때는 해 주고 싶어도 못 해 줬다.
그땐 돈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준우는 아니었다.
하루아침에 큰돈을 벌지 않았던가.
“몇천만 원이면 되겠지, 뭐.”
회귀 전엔 이맘때엔 해 주지 못했던 것들.
이번 생엔 죄다 해 주리라 다짐하는 그였다.
준우는 휴일이 되자마자, 명품 매장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났다.
* * *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명품 브랜드 ‘플라라’.
서울의 한 매장에 준우가 언젠가 선화에게 사주려고 눈여겨보았던 가방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고작 가방 하나 사는 건데, 생각보다 까다롭네.’
한정판이었으며.
운이 따라 줘야 살 수 있단다.
아무 매장에서나 살 수 있는 가방이 아니란 얘기다.
준우 역시 다른 매장들을 돌고 돌다가, 이제야 이곳에 도착했다.
‘뭔 줄이 이렇게 길어? 이러다 가방 또 못 사는 거 아냐?’
줄도 길고, 보안을 위해 매장에 머물 수 있는 사람의 수도 제한되어 있었다.
보안 직원들이 일일이 인원수를 체크한 뒤, 한두 명씩 들여보내는 방식이다.
‘이미 해외에서도 못 구한다던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다홍치마라고, 이왕이면 선화가 갖고 싶어 했던 한정판을 사 주고 싶었다.
한데.
이렇게 기다리다간 다른 사람한테 뺏길 수도 있었다.
‘빨리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
준우가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 대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때, 매장 한편에 고급 수입차가 멈춰 서는 게 보였다.
‘어라?’
차에서 내린 남자가 매장 정문이 아닌, 측면의 다른 입구로 걸어간다. 얼핏 봐도 VIP나 되는 사람이나 출입할 수 있는 공간 같았다.
‘어쩔 수 없지. 일단, 급한 대로 이용하는 수밖에.’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든 아내의 가방을 손에 쥐는 것이었다.
길게 늘어진 대기 줄을 이탈한 준우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수입차 앞에 있는 그 남자 옆에 멈춰 섰다.
“형…….”
“……형이라고?”
형님이라 불러야 했지만, ‘님’ 자는 겨우 삼켰다.
사적인 장소에서 가족 관계를 밝히지 말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장인어른의 명이었다.
결혼식도 직계 가족끼리 단촐하게 했으며, 자신의 딸이 결혼을 했다는 사실도 극히 일부 지인들에게만 알리지 않았던가.
사위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 고집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혼식에 와 주신 것만 해도 다행이지.’
준우도 당시엔 그냥 장인어른의 뜻을 받아들였다.
그만큼 선화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극구 반대했을 결혼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준우의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회귀 전에도 형님의 지인만 아니었으면, 내가 엑시스의 사위였다는 사실은 퍼지지 않았겠지. 낙하산이라는 소문도…….’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던 수재혁이 두 눈을 껌뻑였다.
그가 멍한 표정으로 눈앞의 준우를 응시했다.
“……지금 나보고 ‘형’이라고 한 건가?”
“장인어른께서 가족인 거 밝히지 말라고 하셔서.”
“그래도 형님이라고 부르는 건 상관없었을 텐데.”
“아? 그러네요?”
두 남자가 낮은 어조로 속삭인 뒤.
다시금 거리를 벌려 섰다.
“그런데, 자네가 여긴 무슨 일로?”
“선화 선물 사려고 왔죠. 형님께서는?”
순간, 수재혁이 몸을 움찔 떨었다.
마치 들키고 싶지 않은 사실을 들킨 것처럼.
“내, 내가 사생활까지 자네한테 보고를 해야 하나?”
“그럴 리가요. 단지 궁금해서 여쭤본 겁니다.”
준우가 해맑게 웃어 보였다.
굳이 말 안 해 줘도 이유는 알고 있었다.
‘미래에 결혼하게 되실 분의 선물을 사러 왔겠지.’
그게 아니라면 명품 매장에 뭐 하러 왔겠는가.
그것도 여성 의류 전문 브랜드에.
하지만, 안쓰럽게도.
수재혁은 여자 선물 고르는 센스가 영 없었다.
‘형님께서 지금 사려고 하는 게, 그때 그 가방인가?’
준우는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형님댁 집들이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 형님이 연애 시작 전에 ‘그분’에게 처음으로 선물한 게 가방이라고 했다.
당시 옷장에 있던 그 가방을 꺼내며, 아내와 나눴던 대화가 어렴풋이 스쳐 지나갔다.
-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디자인이라, 선물 받아 놓고도 쓰는 일이 거의 없었네요. 워낙 비싼 가방이라 오랫동안 이렇게 보관만 하고 있는 것도 좀 아깝기도 하고…….
- 어머! 그 예쁜 아이가 별로라구요? 제 눈엔 완전 예쁜데요, 언니?
- 아가씨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은데, 괜찮으시다면 제가 이거 선물로 드릴까요?
선화는 애써 그걸 거절했었다.
의미가 있는 선물을 어찌 가져갈 수 있겠냐면서.
‘못내 아쉬워하긴 했었지. 한정판이었으니까.’
그 가방이 이 매장의 브랜드였다.
또한, 준우가 회귀 전에도, 지금도 사 주고 싶어 했던 가방이기도 했다.
‘왠지, 원하던 가방을 살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준우는 자연스레 수재혁의 뒤를 따라 매장에 입장했다.
두 사람이 일행이라고 생각했는지, 어느 누구도 준우를 제지하지 않았다.
* * *
매장 내 따로 마련된 VIP 룸.
수재혁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여 비싸고, 유명한 라인의 몇몇 가방들을 이곳에 가져다주었다.
항간에는 VIP가 매장을 방문할 시 영업 시간이 아님에도 매장 문을 열어 준다는 말이 돌고는 했었는데, 그 말이 허황된 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확실히 대우가 다르긴 하네. 호텔 스위트룸에서 VIP를 위한 패션쇼를 해 준다는 말도 있던데, 쩝.’
준우가 긴 줄을 서지 않고도 매장에 입장할 수 있었던 건은 모두 수재혁 덕분이었다.
매장 직원들이 그와 일행이라고 착각 아닌 착각을 한 것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수재혁도 부정하진 않았으니까.
그런데.
이번엔 그런 수재혁이 준우의 방해물이 되었다.
‘역시나였구만.’
준우가 원하던 가방이 수재혁의 손에 쥐어졌기 때문이다.
추측은 하고 있었지만, 부디 아니기를 바랐건만.
‘아마 이 한국에 있는 것도 저게 마지막일 것 같은데.’
플라라 창립 20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가방이다.
전 세계 매장에서 각 하나씩만 판매되는 한정판.
“형님, 그거 사시려구요?”
“……그런데, 왜?”
수재혁에게 우선권이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 길드의 장남, 부마스터라는 직책을 떠나, 그는 이 매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사용한 VIP였다.
대기업 자제답게, 친척 혹은 지인들 선물로 항상 거액의 명품 선물을 했던 탓이리라.
아무튼.
이처럼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이 매장에 들어오면, 자연스레 VIP인 그에게 먼저 연락이 가게 되어 있는 구조다.
‘형님이 안 사시면, 그다음부터는 차례차례 순서가 밀려서 일반 손님들도 살 수 있긴 하겠지만…….’
수재혁이 가방을 원한다면, 준우의 순서는 당연히 없다.
그러나 원하지 않는다면, 해당 가방을 자신이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수재혁이 가방을 사서 준우에게 되팔게 만드는 것.
준우가 막 카드를 꺼내려던 수재혁을 제지했다.
“뭐 하는 거지?”
“그게…….”
“아까부터 계속 내 주변을 맴도는 것 같은데. 혹시 나한테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그분께선 그 디자인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아서요.”
“……뭐?”
결국, 쓰이지도 않을 가방이다.
이왕 선물하는 거면 상대방이 원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자네가 뭘 안다고?”
“그분께 선물하려고 그러신 것 아닙니까?”
수재혁은 그분과 아직 연애하는 사이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럴 만한 이야기가 나돌 만큼 특별한 뭔가가 있지도 않았고.
물론, 호감이 있긴 하겠지만.
지금은 단지 그냥 선물 하나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설마, 뭘 알고 말하는 건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하지만.
준우는 마치 그 상대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수재혁 본인의 친한 지인들도 모르는 사실을 말이다.
“그분? 누굴 말하는 건지 모르겠군.”
고개를 끄덕인 준우가 조심스레 다가가.
자신이 낼 수 있는 제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김 비서님께 선물하시려는 거 아닙니까……?”
수재혁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
속마음이 까발려진 것처럼 어딘가 모르게 민망했다.
몰래 연애를 하다가 들킨 것만 같은 기분이랄까.
얼떨결에 준우와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서, 선화한테는 말하지 마. 분명 호들갑 떨 거야.”
“사내 비밀 연애 같은 거군요?”
“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서였을까.
수재혁은 본인이 다루는 차가운 얼음들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썰미 좋은 내가 가방 하나 골라 드리든지 해야지.’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두 사람 모두 서로 마음에 드는 가방을 골라 준다면.
‘당연히, 내가 원했던 아까 그 가방은 필요 없게 되겠지.’
준우는 민망해하는 수재혁을 끌고 매장을 누비며.
김 비서에게 어울릴 가방을 찾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