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ilogue (69/74)


Epilogue

중앙을 에워싸고 있던 결계의 해제는 세계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바깥이 중앙의 사정을 모르는 것처럼 중앙 역시 바깥을 몰랐다. 천 년의 세월이 가져온 차이는 너무나 컸다.
중앙과 바깥, 양측 모두 상황이 달랐다.
바깥에도 인류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던 중앙은 일단 바깥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 했다. 중앙은 바깥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었다.
바깥의 국가들 역시 중앙과 거리를 두고 싶어 했다. 중앙과 바깥은 다른 모든 걸 제쳐 두더라도 일단 문명 레벨에서 차이가 너무 났다. 카무이와의 전투로 인해 용갑주 병력을 거의 다 소진한 바깥의 국가들 입장에선 중앙의 고도화된 문명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특히나 문제가 된 것은 정치체제였다. 카무이와 대천사들이 실질적인 왕으로 군림하긴 했지만 중앙은 어찌 되었건 민주정을 채택하고 있었다. 카무이도 중앙의 내정 그 자체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정치 활동도 상당히 활발한 편이었다.
왕정제를 유지하고 있는데다가 계급제까지 존재하는 바깥의 국가들에게 있어 중앙의 그러한 정치체제는 그 존재 자체가 위협이었다.
결국 중앙과 바깥 모두와 연이 있는 대천사 사리엘의 중재에 따라 중앙과 바깥은 일단 향후 1년간 직접적인 교류를 삼가기로 하는 조약을 체결하였다.
중앙과의 전투에 투입되었던 병력들은 각자의 고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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