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Chapter 45. (57/74)


Chapter 45.

기계장치의 신은 태양의 왕과 달의 여왕의 정체와 기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인간을 위해 태어난, 오로지 인간만을 위하는 기계장치의 신이 태양의 왕과 달의 여왕에 대해 이렇다 할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그들의 정체와 기원에 대해 탐구하는 것은 무익한 일일지도 몰랐다.
최초의 대천사는 나의 의문 자체를 불쾌하게 여겼다. 여기서 맹세하건대 우연찮게 대천사의 처소에 들렸던 달의 여왕이 나서지 않았다면 나는 대천사에게 살해당했을지도 몰랐다.
달의 여왕 앞에서 한없이 온순해진 최초의 대천사를 보았기 때문인지, 나는 돌연 최초의 대천사와 태양의 왕과 달의 여왕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태양의 왕과 달의 여왕은 연인 관계가 분명했다. 그것에 관해서는 얼마 남지 않은 인류 모두가 동의할 터였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애당초 이름부터가 태양의 왕과 달의 여왕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과연 최초의 대천사 카무이는 둘과 어떠한 관계일까. 양자나 동생과 비슷한 관계일까? 카무이는 태양의 왕과 달의 여왕을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너무 천박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카무이는 달의 여왕을 여인으로서 사랑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태양의 왕이 죽은 지금 둘 사이에 어떤 극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았을까?
나는 거기서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아무리 호기심이 생겨도 그렇지 인류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영웅들을 대상으로 이런 저열한 상상을 이어 가는 것이 거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 영웅의 시대, 하멜 중령의 일지에서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