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해설 3
1) 예언
모든 세상 연대기에서는 예언이란 행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아주 작은 선택으로도 미래가 완전히 바뀌어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악한 비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고 있다고 해 봅시다.
여러분은 오른발을 먼저 땅에 디딜 수도 있고, 왼발을 먼저 디딜 수도 있고, 양발을 동시에 디딜 수도 있습니다. 이 순간 여러분에게는 3개의 미래가 탄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매순간마다 반복, 누적될 것이고, 결국에는 무수히 많은 미래가 생겨나 예언이란 행위 자체가 불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큰 흐름을 읽는 정도는 가능하고, 연대기 내에는 이러한 예언 비슷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자가 몇 있습니다. 보통은 투귀들의 왕 아수라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만 가엾은 음유시인 위레담을 예언 기능자로 꼽습니다.
2) 중앙
중앙은 영웅의 시대의 문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영웅의 시대 당시와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는 문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앙의 인구는 약 1천만 정도로 추산되며, 그 규모는 거대한 도시국가 정도입니다. 중앙 자체가 내륙에 있기 때문에 바다가 없고 땅이 비좁아 농업 등에 애로 사항이 있지만, 발달한 문물로 이러한 약점들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좁은 땅을 활용하기 위해서인지 건물들은 대부분 고층입니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뉴욕시를 연상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왕정 체제
현재 대륙 사대국은 모두 왕정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각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칠, 팔백 년 전부터 이러한 제도가 확립되었습니다. 고대사에 해박한 극소수의 학자들은 현재의 이러한 체제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영웅의 시대는 민주정이 지배하던 시대였고, 그 시대를 살았던 병사들은 당연히 모두 민주정을 경험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처음 세운 국가는 당연히 민주제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민주정 국가들이 일, 이백 년 만에 모두 무너져 지금의 왕정제 국가로 탈바꿈하였습니다.
학자들은 지금도 그 답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4) 레스베리아의 건국왕, 슈발츠 대왕
북방 대국인 레스베리아를 건국한 슈발츠 대왕은 본래 평범한 농가의 자식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 하늘의 계시를 받고 초인적인 능력을 각성, 그 힘으로 폭정을 일삼던 영주를 징벌하고, 독립 영주가 된 뒤 차례차례 주변 지역을 점령해 마침내는 스스로 나라를 세워 왕이 되었다고 합니다.
슈발츠 대왕의 여러 기록들 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역시나 그의 초인적인 능력에 관한 기록들입니다. 슈발츠 대왕은 홀로 1급 용갑주에 맞설 수 있었다고 하며, 심지어는 단신으로 몇 개나 되는 성을 함락시킨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하늘도 날 수 있었다고 하며, 공간을 넘어 먼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슈발츠 대왕이 사실은 고대의 비의를 습득한 대마법사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각종 기록을 보면 슈발츠 대왕은 마법에 대해 꽤나 무지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슈발츠 대왕의 곁에는 여섯 명의 기사가 있어 슈발츠 대왕을 보필했다고 하는데, 이 여섯 명 역시 초인적인 힘을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슈발츠 대왕의 힘의 근원에 대해서는 결국 밝혀진 바가 없고, 주변 국가들에서는 그저 레스베리아의 공갈이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지만, 레스베리아의 국민들은 지금도 슈발츠 대왕의 전설을, 전설의 소드 마스터의 전설을 믿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슈발츠 대왕은 레스베리아 건국한 후 40여 년 동안 나라를 다스리다가 향년 69세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슈발츠 대왕은 레스베리아 건국에 가장 든든한 동맹이었던 뷔트뮬러 공작의 장녀와 혼인하여 많은 아이들을 낳았지만, 고향에서 거병할 때부터 숨을 거둘 때까지 오로지 한 여인만을 사랑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여인에 대해서는 검은 머리칼을 길게 길렀다는 것 외에는 전해지는 바가 없습니다.
5) 아침을 그린 희망 호
아침을 그린 희망 호는 존자 전쟁 말미에 인류를 이끈 총사령함입니다. 제네식 플렌트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해 만든, 인류의 총력을 기울여 탄생시킨 전함으로 그 전투력은 인간의 다섯 시대 전체를 통틀어서 최강이라 전해집니다.
주포인 ‘내일을 향해 쏘아올린 기원의 외침’을 내장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수많은 용갑주들을 수납하고 있습니다.
기계장치의 신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최후의 전투에서 직접 아침을 그린 희망 호에 올라 전선을 지휘 했다고 합니다.
최후의 존자 아가레스와의 싸움에서 반파되었고, 현재는 제네식 플렌트 위에 자리를 잡고 일종의 요새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6) 잃어버린 낙원 호
잃어버린 낙원 호는 대반격의 날을 위해 건조된 수많은 전투함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장 200미터로 일단은 소형함으로 구분합니다.
대천사들과의 링크 기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으며, 그 때문에 영웅의 시대 이후에는 타입 에르프즈윤데 하나인 폭풍의 트롬베 전용으로 개수되었습니다.
트롬베의 취향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유사 천사병을 천 명이나 내장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강력한 병기들을 많이 탑재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주포가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7) 아침을 약속하는 여명 호
아침을 약속하는 여명 호는 아침을 그린 희망 호의 형제함입니다. 다만 그 설계가 유사할 뿐이지 실제 성능은 아침을 그린 희망 호에 크게 못 미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아침을 약속하는 여명 호는 영웅의 시대의 모든 전함들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강력한 전함입니다.
대천사 가운데 하나인 전쟁의 카마엘의 기함으로 사용되었으며, 존자 전쟁 말미에 카마엘과 함께 침몰했다고 전해집니다.
8) 청허류
세상군 대헌장the Great Charter of Freedoms에 속하는 세상 동방East의 이십사대괴 중 하나인 괴력난신 청허묘도진군이 창시한 무술입니다.
영혼의 힘의 형상화와 존재감 피력법을 동시에 활용하는 사기적인 권법으로, 이론상 모든 세상 걸쳐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힘의 운용법입니다.
기본기를 제외한 기술 전부가 오의이며, 그에 어울리는 강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오라를 사용하는 다른 무술을 한 번이라도 익혔거나 마법을 익혔던 자는 청허류를 배울 수가 없습니다.(모든 영혼의 힘의 군주인 로드 카시리온은 예외입니다.)
더욱이 영혼의 힘과 존재감 모두 어느 정도 수준이 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수련이 불가능합니다. 그 때문에 청허류 기능 보유자는 모든 세상을 통틀어도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세상 무적함대Armada의 존재인 시안은 로드 카시리온에게 사사를 받았으며, 세상 무적함대에서 유일한 청허류 정통 계승자입니다.
9) 태양의 왕
24개의 세상에는 모두 태양의 왕이 존재합니다. 데일라잇이라 하여 태양을 상징하는 이들은 보통은 다른 수호의지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존재하는 것으로 세상의 시스템이 원활히 유지되는 것에 일조합니다.
다만 이들이 다른 수호의지들과 다른 점이라면, 24개의 세상에 존재하는 태양의 왕들이 굉장히 유사한 기록을 서로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주로 제4세대 인간 종에게서 나타나는 ‘동명이인’들 간의 유사함을 넘어설 정도입니다.
세상 무적함대Armada의 태양의 왕은 존자 전쟁으로 인해 인류가 괴멸 위기에 몰리자 스스로 현신해 인류의 수호자가 될 것을 결심하였습니다.
열두 존자 가운데 여섯을 쓰러트린 그의 활약이 없었다면 인류는 멸망했을 것입니다.
일곱 번째 존자와 동귀어진한 태양의 왕은 아들이나 다름없는 최초의 대천사 카무이에게 자신의 오른팔을 물려준 뒤, 세상을 지켜 달라는 유언을 전하고 사망했습니다.
10) 달의 여왕
태양의 왕이 그러하듯 달의 여왕 역시 셀레네란 이름하에 24개의 세상 모두에 존재합니다.
태양의 왕과 함께 현신한 달의 여왕은 인류를 위해 헌신적으로 싸웠고, 태양의 왕이 전사한 이후에도 그 같은 행동은 지속되었습니다.
영웅의 시대의 기록에 따르면 굉장히 발랄한 성격이었다고 하며, 그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인류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합니다.
대반격의 날 직전에 벌어진 전투에서 최강의 존자 아가레스에게 치명상을 입어 결국엔 사망하였습니다. 죽기 직전에 최초의 대천사 카무이에게 자신의 두 눈을 물려주었고, 인류를 지켜 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하멜 중령의 일지에 따르면 카무이는 그녀를 여인으로서 사랑한 것 같습니다.
11) 인간을 지키는 강아지 견신 미티어 블루
견신 미티어 블루는 동물신 가운데서도 전투력이 뛰어난 투신 가운데 하나입니다.
강아지라는 이명답게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존자 전쟁 이전에도 인간들과 어울리기를 무척이나 즐겼다고 합니다.
존자 전쟁 발발과 동시에 동물신들은 인류를 버렸고, 기도할 신조차 잃어버린 인류는 존자들의 압도적인 힘 앞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같은 인류의 절망을 보다 못한 미티어 블루는 동물신들의 수장인 용신 레드 저지먼트의 명령을 어기고 존자 전쟁에 참전, 함락되기 직전인 헤이스팅스 요새를 구원합니다.
그 대가로 미티어 블루는 동물신으로서의 신성을 잃었고, 약속의 땅으로 돌아갈 권리마저 박탈당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로지 사랑하는 인류를 위해 싸우고 싸웠습니다. 그가 없었더라면 태양의 왕과 달의 여왕이 강림하기 이전에 인류는 멸망했을 것입니다.
열두 존자 가운데 하나인 단탈리안과의 치열한 혈전 끝에 단탈리안을 쓰러트리는 데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미티어 블루는 오른쪽 눈과 왼팔을 잃었습니다.
존자 전쟁이 끝난 뒤에는 인류에게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고, 강아지를 지켜보는 고양이 묘신 화이트 로커스와 함께 어딘가로 떠났다고 전해집니다.
12) 중앙의 결계
중앙은 현재 기계장치의 신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펼친 결계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결계로 인해 중앙과 바깥 사이에는 지난 천 년 동안 그 어떠한 교류도 이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인간을 위해 태어나 오로지 인간만을 위하는 기계장치의 신이 어째서 저런 결계를 중앙에 펼쳤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