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Chapter 1 지옥 주술사Ⅰ(9권) (81/90)

 Chapter 1   지옥 주술사Ⅰ

야만족의 침공으로 라미셀 후작성 인근의 마을은 모두 후작성 안으로, 혹은 그보다 더 남쪽으로 피난을 떠났다.

하지만 후작성에서 꽤 멀리 떨어진 변두리 쪽의 마을은 대부분 피난을 떠나지 않았다. 그중 레오난드 마을은 리칠드 산 아래에 위치한 마을로, 인구가 1만에 달하는 꽤 큰 마을이었다.

레오난드 마을은 약초나 각종 짐승과 몬스터들의 가죽으로 라미셀 후작령에서 꽤나 유명했다. 때문에 마을 사람들 중 열에 일곱은 약초꾼이거나 사냥꾼, 그리고 그 가족들이었다.

마을의 규모는 컸지만 워낙 그 위치가 외지다 보니 야만족도 그 마을까지는 침공해 들어오지 못했다.

설사 야만족들이 침공해 온다 하더라도 마을 외곽의 울타리가 견고하고 마을 사람들로 구성된 자치대가 많았기 때문에, 꽤 많은 병력을 이끌고 오지 않는 한 마을을 점령하기란 쉽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사냥꾼으로 활과 무기를 다루는 데 능했기 때문에 그들 위주로 구성된 마을 자치대 병력은 어느 영지의 최정예 병사들 못잖았다. 그러니 레오난드 마을을 점령하기란 더 어려웠다.

그런 사정을 알고도 야만족이 굳이 무리해서 레오난드 마을과 같은 벽촌 마을을 점령해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때문에 전시임에도 레오난드 마을은 평상시와 다를 것 없이 평온하기만 했다.

레오난드 마을의 영지 관리인 루실드 준남작은 꽤 신중하면서도 유능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야만족이 라미셀 후작성을 포위하고 그 주변 마을을 약탈할 때 마을 사람들을 마을 울타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또 마을 주위 경계를 평소보다 몇 배로 강화시켰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마을 사냥꾼들 중 특히 민첩하고 지리에 밝은 자들을 뽑아서 리칠드 산 정상에 배치했다.

야만족이 레오난드 마을로 쳐들어오려면 길은 하나뿐이었다. 리칠드 산을 넘어 들어오는 것 말이다. 때문에 레오난드 마을에서는 리칠드 산 정상만 지켜도 적들의 침공 여부를 알 수 있었다.

루실드 준남작은 산 정상에 임시로 봉화대를 설치했다.

야만족이 나타나면 즉시 봉화가 피어오를 것이고 레오난드 마을은 즉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런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춰 놓고도 루실드 준남작은 최근 며칠 왠지 자꾸 불안했다. 이런 기분이 들 때면 항상 큰일이 터지곤 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실러드. 안 되겠다. 그대가 병사들을 데리고 리칠드 산으로 가 줘야겠다.”

루실드 준남작이 자신의 기사인 실러드에게 말했다.

“리칠드 산에 있는 자들은 마을 최고 사냥꾼들입니다. 설사 야만족들이 그들을 포위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능히 야만족들을 뚫고 빠져나올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굳이 저와 병사들까지 가는 것은 좀…….”

실러드는 루실드 준남작이 괜히 오버한다고 생각했다.

‘야만족이 뭐하러 이런 궁색한 오지 마을에 온단 말인가?’

라미셀 후작성이 점령된 것도 아니고 말이다. 라미셀 후작성을 공격하기에도 바쁠 야만족이 이런 촌구석 마을에 올 리 없었다. 누가 봐도 뻔한 이치를 왜 루실드 준남작만 모르는지 실러드는 답답했다.

그러나 실러드의 말에도 루실 준남작은 막무가내였다.

“느낌이 좋지 않아. 병사들과 훈련한다고 생각하고 리칠드 산에 가 주게.”

영지 관리가 부탁까지 하니 실러드도 별수 없었다.

“휘유. 알겠습니다.”

레오난드 마을의 기사 실러드는 즉시 휘하 병사 50명을 소집했다.

“무슨 일입니까?”

마을 경비를 서고 있던 병사들이 갑작스런 소집령에 어리둥절해 했다.

“지금 즉시 리칠드 산으로 간다.”

“네? 거긴 뭐하러요?”

“루실드 준남작님의 명령이다. 군말 말고 따라라.”

병사들에게 일일이 대답하는 것도 귀찮았던 실러드가 영지 관리의 명령이라는 말로 병사들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 투덜대며 병사들이 준비를 갖췄다. 그리고 준비가 끝나자 실러드에게 보고했다.

실러드는 대열을 갖춘 채 떠날 준비가 끝난 병사들을 대충 살피고는 소리쳤다.

“출발!”

마을 울타리 문이 열리고 실러드가 병사 50명을 이끌고 리칠드 산을 향해 움직였다.

그때 레오난드 마을에서 유일한 3층 건물의 옥상에서 루실드 준남작이 걱정스런 시선으로 리칠드 산을 향해 움직이는 병사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제발 별일 없어야 할 텐데.”

루실드 준남작은 실러드와 병사들이 그의 눈에서 사라질 때까지 묵묵히 지켜보았다.

이때 리칠드 산의 정상에는 10여 명의 마을 사냥꾼들이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병사들도 아니기 때문에 지정된 자리에서 보초를 서지는 않았다. 편하게 앉아 있거나 아예 자리를 펴고 드러누운 자들도 있었다.

“이게 무슨 궁상맞은 짓인지 몰라.”

“그러게. 야만족이 여기에 올 리 없잖아?”

비교적 젊어 보이는 사냥꾼들이 투덜거릴 때 중년으로 보이는 사냥꾼이 그들에게 말했다.

“만약을 위해 이러는 것 아닌가? 마을에는 우리 가족들이 있다. 조금이라도 야만족이 침입해 올 가능성이 있다면 이렇게 지키는 것이 맞다.”

중년 사냥꾼의 말에 불평을 터트리던 사냥꾼들도 이내 입을 다물었다.

부스럭!

그때 산 아래서 무슨 기척이 들렸다.

“뭐지?”

“레오와 부틀러가 가 봐.”

중년 사냥꾼이 소리가 들린 쪽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두 젊은 사냥꾼에게 명했다. 그러자 레오와 부틀러가 단검을 뽑아 들고 그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클락. 너는 언제든 봉화에 불을 붙일 수 있게 준비 해.”

노련한 중년 사냥꾼은 자신의 임무를 잊지 않았다. 무슨 일이 터지면 즉시 봉화를 피우는 것이 그들이 산 정상에 있는 이유였다.

“알았어요.”

클락이 부싯돌을 챙겨 들고 봉화 쪽으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중년 사냥꾼이 주위에 남은 사냥꾼들에게 말했다.

“주위를 잘 살펴라.”

그의 명령에 앉아 있거나 드러누워 있던 사냥꾼들도 몸을 일으켜서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어떤 움직임도 그들 눈에 포착되지 않았다.

그때 소리가 난 곳으로 빠르게 접근해 들어간 레오와 부틀러는 수풀에 몸을 숨긴 채 주위를 살폈다.

“저건…….”

가시덤불에 새끼 노루가 갇혀 있는 것이 보였다.

“쳇. 놀랐잖아.”

“그러게.”

레오와 부틀러는 몸을 숨기고 있던 수풀에서 나왔다. 그리고 새끼 노루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오늘 저녁은 포식을 하겠군.”

레오가 새끼 노루를 보고 군침을 삼키며 말했다.

“뭐? 저 불쌍한 녀석을 잡아먹으려고?”

평소 인정이 많았던 부틀러가 발끈했다.

“고기 구경 못 한 게 벌써 사흘째다. 우리도 먹고는 살아야지.”

“…….”

레오의 말에 부틀러도 할 말이 없었다. 새끼 노루가 불쌍하긴 했지만 어차피 가시덤불에 갇혀 다른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혔을 녀석이었다. 부틀러도 사실 배가 많이 고팠다.

산 정상에서 그들은 하루 두 끼만 먹었다. 그것도 주먹만 한 옥수수 빵과 물이 다였다. 그것으로 사흘을 견뎌 온 마을 사냥꾼들은 배가 무척 고팠다. 저 새끼 노루면 오늘 저녁은 기름지게 먹을 수 있었다.

부틀러도 더 이상 말이 없자 레오가 성큼 가시덤불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덤불 속의 새끼 노루가 겁에 질려 날뛰었다.

“아프지 않을 거다.”

레오가 단숨에 새끼 노루의 목을 따려 할 때였다.

턱!

뭔가 레오의 머리통을 한 번에 움켜쥐었다.

“헉!”

그때 뒤쪽의 부틀러가 놀라 입에서 헛바람 소리가 나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퍼석! 파파파팟!

레오의 머리통이 터졌고 하얀 뇌수와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털썩!

머리통이 박살 난 레오의 몸통이 맥없이 덤불로 쓰러졌다. 그것을 보고 부틀러가 막 소리를 지르려 할 때였다.

부웅!

육중한 통나무가 부틀러에게 날아왔다.

퍽!

얼굴을 정면으로 통나무에 맞은 부틀러가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공중을 훨훨 날아갔다.

퍽! 철퍼덕!

나무에 튕겨 올랐던 부틀러의 몸이 땅바닥으로 추락해 널브러졌다. 그런 그의 얼굴은 통나무에 맞아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너무 강하게 통나무에 맞아, 맞는 그 순간 이미 절명한 듯 그의 몸은 움직임이 없었다.

“크륵!”

그때 두 마리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통나무를 들고 있던 괴물이 죽은 부틀러에게 그 통나무를 휘익 던졌다.

그리고 레오의 머리통을 터트려 버린 괴물은 손에 묻은 레오의 뇌수와 피를 혀로 날름날름 핥았다.

직립한 이들 괴물은 키가 4미터에 제법 다부진 근육질 몸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손으로 도구를 사용할 정도의 지능을 갖추고 있었다.

괴물의 정체는 바로 마계의 하급 괴물인 로건이었다.

로건은 오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그보다 키와 덩치가 작았다. 하지만 로건 한 마리가 오거 10마리는 거뜬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만큼 빠르고 힘도 오거에 비해 훨씬 셌다.

그러나 그래 봐야 마계에서는 하급 괴물에 불과한 로건이었다. 하지만 녀석들이 지상에 있다면 얘기는 달랐다.

스르르르!

그때 로건들 앞에 검은 로브에 후드를 덮어쓴 존재가 나타났다. 그리고 음습한 목소리로 로건들에게 명했다.

“위에 있는 놈들도 처리해.”

“크르르르!”

로건들은 산 정상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으르렁대다가 이내 움직였다. 로건들이 사라지고 나자 검은 로브에 후드를 덮어쓴 존재 옆에 또 다른 검은 로브에 후드를 덮어쓴 자가 나타났다.

“제롬.”

“오르테 님.”

제롬이라 불린 검은 로브의 사내가 오르테에게 머리를 숙였다. 지옥 주술사들의 실질적인 우두머리인 오르테가 제롬에게 물었다.

“어떻게 됐나?”

“로건들을 풀었습니다. 산 정상에 있는 자들을 제거하고 나면 오늘 밤 마을에서 피의 축제를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케드릭도 지금쯤 페오나드 마을에 도착했겠군.”

“그렇겠지요.”

라미셀 후작성을 치기 위해 준비된 지옥 주술사의 수는 오르테를 포함해서 22명이었다.

오르테는 그중 10명을 데리고 레오난드 마을로 은밀히 움직였고 그의 최측근인 케드릭이 나머지 10명의 지옥 주술사들을 이끌고 페오나드 마을로 조용히 이동했다.

두 마을 모두 인구가 1만이나 되는 제법 큰 마을이었다. 마계 괴물들을 소환하기 위한 제물의 양으로는 충분했다.

“아아악! 괴물…… 컥!”

산 정상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오르테와 제롬이 산꼭대기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리 봐도 별 이상이 없자 레오난드 마을의 사냥꾼들은 긴장을 풀었다. 하지만 사냥꾼들의 우두머리인 중년의 남자는 계속 한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바로 좀 전에 기척이 났던 그 방향이었다.

“이상하군. 레오와 부틀러라면 벌써 도착했을 텐데…….”

중년 사냥꾼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직접 움직였다. 그가 막 산 아래를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척!

뭔가가 그의 뒤로 떨어져 내렸다. 놀란 중년 사냥꾼이 몸을 틀었을 때였다. 육중한 덩치의 괴물이 그를 보고 서 있었다.

“헉!”

놀란 중년 사냥꾼은 입에서 비명을 지르며 몸을 날렸다. 노련한 사냥꾼답게 위기의 순간 그의 몸이 바로 반응을 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 그는 운이 나빴다. 그가 뛰어든 쪽에 하필 다른 괴물이 서 있었던 것이다.

“케륵!”

덥석!

괴물이 몸을 날린 중년 사냥꾼의 어깨를 잡아 들어 올렸다. 중년 사냥꾼은 재빨리 허리춤의 단검을 뽑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괴물이 다른 손으로 단검을 뽑은 사냥꾼의 팔을 잡아챘던 것이다.

그리고 어깨를 잡았던 손으로 반대편 팔을 잡았다. 녀석의 가슴과 팔 근육이 실룩거렸다.

“아아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중년 사냥꾼의 한쪽 팔이 뽑혀 나왔다.

“괴물…….”

끔직한 고통에도 중년 사냥꾼이 산 정상의 동료 사냥꾼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때 괴물이 들고 있던 중년 사냥꾼을 땅바닥에 패대기를 쳤다.

퍽!

땅바닥에 메다꽂히며 머리가 깨지고 목이 옆으로 완전히 꺾여 버린 중년 사냥꾼은 즉사했다. 하지만 그 소리를 산꼭대기의 동료 사냥꾼들이 들었다.

“뭐, 뭐야?”

“크륵!”

그때 산 정상에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 맙소사.”

괴물들을 발견한 사냥꾼들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각종 짐승과 몬스터들을 사냥해 왔던 사냥꾼들은 괴물들을 보고 한눈에 놈들이 보통 괴물들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튀어. 마을에 이 소식을 알려야 한다.”

사냥꾼들이 마을이 있는 쪽을 향해 몸을 날렸다. 민첩한 움직임이었지만 그들을 뒤쫓는 괴물들은 그들보다 더 빨랐다.

“아아악!”

10여 명의 사냥꾼들 중 절반이 괴물들에게 잡혀서 몸이 찢겨 죽었다. 괴물들은 배가 고픈지 찢어발긴 사냥꾼들로 배를 채운 뒤 도망친 나머지 사냥꾼들을 뒤쫓았다.

비명소리와 함께 사냥꾼들이 죽어 갈 때 산 정상의 한쪽에 돌로 쌓인 제단 위에 클락이 봉화를 피우려 하고 있었다.

봉화대에서 괴물들을 본 클락은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타타탁!

부싯돌이 부딪치며 불꽃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오늘따라 불이 잘 붙지 않았다. 클락은 심장이 다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어서 봉화에 불을 붙이고 달아나야 했다. 그러다 보니 그의 손이 심하게 떨리면서 부싯돌이 어긋나기 일쑤였다.

그때였다.

타탁!

운 좋게 부싯돌이 부딪치며 불똥이 튀었다.

화르르!

“됐다.”

불똥이 마른 짚에 붙으며 불길이 올랐다. 이제 장작으로 그 불이 옮겨붙기만 하면 됐다.

턱!

그때 뭔가가 불씨를 덮었다. 클락이 올려다보자 검은 로브에 후드를 덮어쓴 자가 그의 앞에 서 있었다.

지옥 주술사 중 하나가 클락 앞에 나타난 것이다. 검은 로브에 클락이 어렵사리 붙여 놓은 불씨가 꺼지고 말았다.

클락은 제단에서 뛰어내렸다. 제단의 높이는 4미터는 되었지만 그 아래에는 장작과 짚단이 놓여 있었다. 그것을 잘 아는 클락이 짚단 위로 몸을 날렸던 것이다. 짚단 위에 안전하게 떨어진 클락은 제단으로 나 있는 좁은 길을 따라 달렸다.

“크르르!”

그때 괴물 하나가 클락의 뒤를 쫓아왔다. 그런데 그 빠르기가 엄청났다. 이대로라면 클락은 괴물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

‘어쩌지?’

그때 클락의 뇌리에 산을 내려가는 좁은 통로가 떠올랐다. 리칠드 산의 좌측은 괴암들이 많았다. 그 괴암들 사이로 좁은 통로가 있었는데 겨우 사람의 몸이 빠져나갈 정도로 협소했다.

때문에 평소 레오난드 마을 사람들은 그 길을 이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냥꾼들은 가끔 그 길을 이용했다.

괴암지대에는 산양들이 많았고 사냥을 허탕 친 사냥꾼들에게 산양은 아쉬운 대로 그들의 배를 채울 요깃거리가 되어 주었다. 또 그 털은 필요한 생필품을 살 정도의 돈은 됐다.

클락은 방향을 좌측으로 틀었다. 그리고 괴암들이 있는 쪽으로 몸을 날렸다.

“크륵!”

괴물의 팔이 아슬아슬하게 클락의 옷자락을 잡아챘다. 하지만 클락은 괴암 틈 사이로 몸을 날렸고 괴물은 그 좁은 틈 사이로 들어갈 수 없었다.

“크르르르!”

아쉽다는 듯 한동안 틈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괴물은 무슨 소리가 울리자 곧장 몸을 틀어 달려갔다. 클락은 괴암들 사이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산 중턱까지 내려왔다.

졸지에 산행을 하게 된 마을 병사들은 입에 툭 튀어나와 있었다. 괜한 짓을 하고 있다고 불만들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기사 실러드 앞에서는 감히 표현하지 못했다. 그랬다가는 실러드가 군법으로 엄하게 야단을 쳤을 테니 말이다.

“응? 무슨 소리지?”

“뭐가?”

“산 위에서 무슨 소리 못 들었어?”

“글쎄?”

“나도 들은 거 같아. 비명소리 같았어.”

“그렇지?”

산 중턱에 이른 병사들이 휴식을 취하다가 산 정상에서 울려 퍼진 무슨 소리를 들은 모양이었다. 기사 실러드가 웅성대는 병사들을 보고 그들에게로 걸어갔다.

“뭔가?”

실러드가 묻자 병사들이 산 정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서 무슨 소리가 들렸습니다.”

“분명 사람의 비명소리였습니다.”

“뭐라고?”

그 말에 실러드의 얼굴이 심각하게 변했다. 산 정상에는 마을 사냥꾼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는 것은…….

실러드가 산 정상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연기는 피어오르고 있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다면 봉화가 피어올라야 정상이었다.

“으아아아! 사, 사람 살려!”

그때 가까운 곳에서 사람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너희 다섯은 나를 따라와라.”

실러드가 병사 다섯을 데리고 즉시 그쪽으로 움직였다.

“헉헉! 저기다.”

실러드와 병사 다섯이 힘겹게 내달려 소리가 울린 곳에 도착했을 때였다.

“허억!”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시체 한 구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떨어진 팔다리가 여기저기 주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뭐, 뭐야?”

실러드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저, 저자는 코렌입니다.”

“코렌이라면 산 정상에 있는 사냥꾼이 아닌가?”

“맞습니다. 아무래도 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분명합니다.”

“젠장…….”

실러드의 입에서 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영지 관리인 루실드 준남작의 그 불길한 느낌이 들어맞은 것이다.

“가자.”

“저 시신은…….”

“시신은 뒤에 챙겨도 된다. 지금은 어서 이 변괴를 마을에 알려야 한다.”

실러드가 막 몸을 돌렸을 때였다.

“헉!”

다섯 명의 병사들의 입에서 동시에 놀람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실러드가 즉시 고개를 돌리자 그의 앞에 괴물 다섯 마리가 나타나 있었다.

“어, 언제…….”

실러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괴물들이 실러드와 다섯 병사들을 덮쳤다.

지옥 주술사들은 자신들이 소환해 낸 괴물들과 같이 산 아래로 도망친 사냥꾼들을 추격했다. 제롬 역시 자신의 소환해 낸 로거들을 데리고 사냥꾼을 쫓다가 산 중턱에서 그 사냥꾼을 잡았다.

그런데 그때 그 인근에서 병사 50여 명을 발견했다. 제롬은 일단 자신이 소환해 낸 다섯 마리 로거들을 어둠의 장막 뒤로 숨겼다.

그것도 모르고 기사 하나와 병사 다섯이 사냥꾼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왔다. 그리고 참혹하게 죽은 사냥꾼의 시체를 보고 경악하고는 도망가려는 순간 제롬은 어둠의 장막 뒤에 숨겨 둔 로거들을 다시 밖으로 내보냈다.

갑자기 나타난 로거들을 보고 기사와 다섯 병사들은 기겁하며 놀랐다. 그때 로거들이 그들을 덮쳤다.

“으아아악!”

놀란 병사들은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로거들에게 붙잡혔다. 그리고 처참히 팔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크륵!”

하지만 기사는 달랐다. 섣불리 덤벼들었던 로거가 기사의 검에 팔이 베였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로거를 더 흉포하게 만들었다.

화가 제대로 난 로거가 근처의 커다란 통나무를 주워 들었다. 그리고 기사를 향해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붕! 붕!

“헉!”

기사는 그 기세에 연방 뒷걸음질을 쳤다.

물러나던 기사 실러드가 재빨리 주위를 살폈을 때 살아남은 병사는 보이지 않았다. 다섯 병사 모두 팔다리가 뜯겨 나간 채 참혹히 죽어 있었다.

‘나라도 살아남아야 한다.’

실러드가 몸을 뺄 생각을 할 때 그런 실러드의 의중을 간파한 제롬이 뜯어 놓은 병사들의 팔다리에서 피를 빨던 로거들에게 명했다.

“도망치지 못하게 포위해.”

순간 로거들이 실러드를 에워쌌다.

‘틀렸다.’

실러드는 주위가 차단되자 절망했다. 하지만 기회는 있었다. 그 절호의 기회를 바로 눈앞의, 두 눈이 뒤집어진 괴물이 제공했다.

실러드에게 팔을 베인 로거가 미친 듯이 실러드를 향해 통나무를 휘두르며 돌진해 온 것이다. 그 덕분에 실러드를 포위하고 있던 나머지 로거들이 주춤거렸다.

‘이때다.’

로거의 빈틈을 발견한 실러드가 들고 있던 검을 과감히 옆으로 던졌다. 그리고 그의 몸도 그쪽으로 뛰었다. 검은 정확히 괴물의 눈으로 날아갔고 놀란 그 괴물이 팔로 얼굴을 가렸다.

툭!

검은 괴물의 팔에 맞았지만 녀석의 두꺼운 가죽을 뚫지는 못했다. 바로 그때 실러드가 빠르게 그 괴물 옆을 스쳐 지나갔다. 괴물이 팔을 들어 그의 검을 막을 때 그사이의 빈틈을 파고든 것이다.

괴물이 놀라 손을 내밀었지만 실러드의 몸이 먼저 포위망을 뚫었다.

“날래군. 하지만…….”

도망치는 실러드를 나뭇가지 위에서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 바로 로거들을 소환해 낸 지옥 주술사 제롬이었다. 제롬의 입에서 주술의 주문이 흘러나왔다.

지옥 주술사들은 대부분 소환술만 사용할 줄 알았다. 하지만 특별한 몇 명은 마력을 사용할 줄 알았다. 제롬은 바로 그 특별한 케이스였다.

“죽어!”

제롬이 도망치는 실러드의 등 뒤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미증유의 기운이 빠르게 실러드를 향해 날아갔다.

펑!

“커억!”

폭발음과 함께 실러드의 몸이 앞으로 솟구쳐 올랐다가 그대로 추락했다.

털썩!

“우우욱!”

땅바닥에 추락한 실러드가 꿈틀거렸다. 그리고 입에서 한 움큼의 피를 토해 냈다. 실러드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할 때 그의 눈에 커다란 다리가 보였다. 실러드가 고개를 들자 괴물이 그를 보고 침을 흘리고 있었다.

실러드와 병사 다섯을 제거한 제롬은 근처 동료 지옥 주술사들을 불렀다. 그리고 산 중턱에서 실러드와 다섯 병사들을 기다리고 있던 45명의 병사들을 덮쳤다.

“쿠워어!”

“크아아악!”

“괴, 괴물들이다.”

“사, 사람 살려!”

기사 실러드가 없는 병사들은 괴물들의 등장에 변변히 저항 한번 해 보지 못하고 괴물들에게 잡혀 죽었다.

대부분 도망치다가 잡혀 죽었기 때문에 산 중턱 여기저기 시체들이 군데군데 널렸다.

“다 끝났나?”

자신들이 만든 처참한 광경을 아무렇지 않게 쳐다보며 제롬이 근처 동료 지옥 주술사에게 물었다.

“그런 거 같군. 주위에 더 이상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됐다. 그럼 산 정상으로 간다.”

제롬은 동료 지옥 주술사들을 데리고 오르테가 기다리는 산꼭대기로 다시 올라갔다. 그곳에서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밤이 되면 마을에서 화려한 피의 축제를 펼칠 터였다.

지옥 주술사들과 괴물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서 한 시간쯤 지났을 때였다. 산 중턱에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괴암들이 있는 산 좌측을 한참 돌아 산 중턱으로 온 클락이었다.

“오오. 신이여!”

산 중턱 여기저기 널려 있는 마을 병사들의 주검을 발견한 클락은 공포에 질려 더 이상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어서 마을에 알려야 했다. 클락이 정신을 차리고 막 산 중턱을 내려가려 할 때였다.

“크르르르!”

괴물 한 마리가 클락의 앞을 가로막았다. 조심성 많은 제롬이 만약을 위해 산 중턱 길 아래 숨겨 둔 로거였다.

로거와 눈이 마주친 클락은 움직일 수 없었다. 공포심이 그의 몸을 완전히 제압한 것이다. 녀석이 로거 앞으로 걸어왔지만 클락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녀석의 입에서 떨어진 침이 클락의 얼굴로 떨어졌다.

‘죽었다.’

괴물의 손이 클락의 양어깨를 잡으려 했다. 클락은 질끈 두 눈을 감았다.

서걱!

그때였다. 무슨 소리가 들렸고 이어 뭔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데구루루!

클락이 눈을 떴을 때 비탈길 아래로 둥근 뭔가가 굴러 내려갔다. 이어서 클락의 앞에 서 있던 괴물이 허물어졌다. 그리고 비탈 아래로 굴렀다. 그런데 그 괴물은 머리가 없었다.

“괜찮소?”

그때 클락의 뒤에서 사람 소리가 들렸다. 클락이 고개를 돌리자 덩치 큰 남자가 자신의 키만큼 긴 대검에서 피를 털어 내고 있었다.

“누, 누구요?”

클락의 물음에 그 남자가 대답했다.

“시스턴이오.”

그때였다. 시스턴의 뒤쪽에서 10여 명의 검은 로브에 후드를 덮어쓴 자들이 나타났다. 클락이 놀라자 시스턴이 말했다.

“무서워할 것 없소. 당신들을 지켜 주러 온 사람들이니.”

자신을 구해 준 시스턴의 말이니 클락도 일단 진정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스턴을 비롯한 검은 로브의 존재들을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우리는 라미셀 후작성에서 왔소. 지옥 주술사들이 아무래도 당신의 마을을 노리는 것 같소.”

“지옥 주술사?”

클락이 어리둥절해 하자 시스턴이 말했다.

“일단 마을로 갑시다. 가서 자세히 얘기하는 것이 낫겠소.”

시스턴이 클락을 앞장세우고 레오난드 마을로 내려갔다. 그때 검은 로브에 후드를 덮어쓴 자들 중 하나가 시스턴에게 목이 잘려 죽은 로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죽은 로거가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의 잘린 머리를 주워 들었다. 그리고 다시 목에 붙이자 로거가 다시 살아났다.

그런 로거를 보고 검은 로브에 후드를 쓴 자가 말했다.

“네가 죽게 되면 놈들도 의심하겠지?”

죽은 로브를 다시 살려 낸 검은 로브에 후드를 덮어쓴 자는 바로 에반스가 제자로 받아들인 어둠의 주술사 데릭이었다.

에반스로부터 어둠의 주술을 전수받은 데릭은 소환술뿐 아니라 어둠의 주술의 고위 술법들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야만족들과 지옥 주술사들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라미셀 후작성에는 에반스가 있었다.

에반스가 누구인가? 야만족 주술사들에게 신이나 마찬가지인 윈스트런의 후계자였다. 또한 어둠의 주술사들의 수장이었다. 에반스로 인해 어둠의 주술사들은 야만족의 원정에 참가하지 않았다.

에반스는 야만족의 주술사들이 이번 전쟁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싫었다. 그런데 주술사들 중 한 부류가 겁도 없이 개입한 것이다.

이에 격분한 에반스는 즉시 파르미르 고원에 있던 어둠의 주술사들을 불러냈다. 에반스가 직접 나서도 되었지만 그럴 경우 라미셀 후작성을 비워야 했다. 맨도사가 그 틈에 공격이라도 해 온다면 곤란했기 때문에 에반스는 자신의 두 제자인 루미나와 시스턴을 불렀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어둠의 주술사로 에반스의 제자인 데릭과 샘을 만나게 했다.

“지옥 주술사들을 제거해라.”

그것이 에반스가 그의 제자들에게 내린 명령이었다. 루미나와 시스턴, 데릭과 샘은 라미셀 후작성을 포위하고 있던 야만족들 진영에서 지옥 주술사들의 흔적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이 라미셀 후작성을 치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마계 괴물들을 대량으로 소환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놈들이 마계 괴물들을 소환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제물들이 필요합니다.”

“제물이라면 인근 마을 사람들일 거요.”

어둠의 주술사인 데릭과 샘은 누구보다 지옥 주술사들에 대해 잘 알았다. 달리 그들이 지옥 주술사들의 천적으로 불리는 게 아니었다.

데릭과 샘의 말을 듣고 이미 콘라드 후작성에서 마계 괴물들을 상대한 경험이 있는 루미나와 시스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놈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

루미나가 강경하게 말했다. 그러자 시스턴도 바로 동조했다.

“놈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기 전에 먼저 제거해야 하오.”

“그래야겠지요. 하지만 놈들이 야만족 군영에 있는 한 놈들을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소.”

“일단 두고 봅시다. 어차피 제물을 바치려면 놈들도 움직여야 하니 말이요.”

그렇게 오르테와 지옥 주술사들을 감시하고 있던 루미나와 시스턴, 데릭과 샘은 지옥 주술사들이 둘로 나뉘어서 어디론가 움직이는 것을 포착했다.

“우리도 둘로 나눠서 움직입시다.”

그렇게 시스턴은 데릭과 루미나는 샘과 같이 지옥 주술사들의 뒤를 쫓았고 그들이 맡은 쪽은 오르테와 10명의 지옥 주술사들이었다.

시스턴이 먼저 산 정상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냥꾼 클락을 데리고 레오난드 마을로 향했다.

데릭과 그 휘하 어둠의 주술사들은 마을에 들어가지 않고 산 아래에 대기했다. 그들이 레오난드 마을로 들어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구보다 그들이 잘 알았다.

트렌시아 제국에서 주술사란 존재는 모두 사악한 존재들이었다. 레오난드 마을의 사람들 역시 다를 것은 없었다.

그들이 나타나면 레오난드 마을이 발칵 뒤집어질 게 뻔했다. 그러니 어둠의 주술사들이 알아서 마을로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어서 문 열어라.”

클락이 레오난드 마을의 외곽 울타리 문 앞에서 소리쳤다.

“어? 너는 클락이잖아.”

울타리 위 감시 망루에서 병사를 대신해서 경계를 서고 있던 자치대 대원 하나가 클락을 알아보았다. 잠시 뒤 울타리 문이 열리고 클락이 웬 덩치 큰 사내와 같이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산 정상에 있어야 할 클락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을 관리인 루실드 준남작이 달려왔다.

“클락. 어떻게 된 것이냐?”

루실드 준남작이 다급해 묻자 클락이 산 정상에서 자신이 당한 일과 산 중턱에서 참혹히 죽은 병사들에 대해 얘기했다.

“괴, 괴물들이라니?”

루실드 준남작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처음에는 클락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얘기가 계속되면서 그 생생한 얘기에 사람들은 클락이 결코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실러드와 50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다 죽었단 말인가?”

영지 관리인 루실드 준남작은 가기 싫다고 했던 실러드와 병사들을 억지로 산 정상으로 보낸 것을 후회했다.

“그들을 보내지만 않았어도…….”

루실드 준남작이 반쯤 넋이 나가 있을 때였다.

“당신이 이곳 관리요?”

시스턴이 루실드 준남작을 보고 말했다. 그제야 루실드 준남작과 마을 사람들이 클락의 옆에 있는 덩치 큰 사내를 쳐다보았다.

“제 목숨을 구해 주신 분이십니다.”

클락이 시스턴을 소개했다. 시스턴이 간단히 자신을 소개했다. 시스턴이 라미셀 후작성에서 왔다는 말에 루실드 준남작을 비롯한 주위 마을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걱정할 것은 없소. 여러분은 이 안에만 있으면 되오. 괴물들은 내가 처치할 테니 말이오. 그 말을 하러 왔소.”

시스턴은 정말 그 말만 하고 레오난드 마을을 나갔다. 그리고 마을 밖에 있던 데릭과 어둠의 주술사들과 만났다.

“갑시다.”

시스턴이 산 정상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