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도사가 무려 12차례에 걸쳐서 라미셀 후작성을 점령하는 데 실패했을 때 쿤다가 이끄는 야만족 패잔병 5천이 파르미르 고원 아래 평원을 가로질러 라미셀 후작령의 국경성에 도착했다.
그때 야만족을 대표하는 두 부족의 대족장인 수아레스와 우툴라가 추가 지원군 5만을 이끌고 파르미르 고원을 넘어 라미셀 후작령의 국경성에 모습을 드러냈다.
쿤다는 바로 야만족 추가 지원군에 합류했다. 수아레스와 우툴라는 쿤다로부터 압실론 후작령과 콘라드 후작령에서의 일을 전해 들었다.
“뭐, 뭐라고? 맨도사가 지옥의 주술사들을 보냈다고?”
무엇보다 지옥의 주술사로 인해 5천 명이나 되는 야만족 부상병들이 허무하게 죽었다는 소식에 수아레스와 우툴라는 모두 경악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자신의 수하이기도 한 맨도사였기에 우툴라가 받은 충격은 컸다.
야만족 추가 지원군은 다음 날 라미셀 후작령의 군사 요새인 루드실 영지성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맨도사가 라미셀 후작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채 고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쿤다. 너의 생각은 어떤가?”
그때 우툴라가 쿤다에게 물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지금 우리가 과연 라미셀 후작성으로 가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그 말씀은 라미셀 후작성은 버려 두고 바로 트렌시아 제국의 수도로 진격하실 의향에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맨도사로 하여금 라미셀 후작성을 묶어 두실 생각이시라면 그 생각은 재고하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째서 그렇지?”
“제가 직접 콘라드 후작성에서 당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맨도사가 지휘하는 아군에 열두 차례나 버텨 냈다면 그곳의 지휘관 역시 콘라드 후작성의 지휘관만큼이나 뛰어난 자일 것입니다. 만약 맨도사가 저처럼 그를 막아 내지 못한다면 추가 지원군의 퇴로가 완벽히 차단당하게 됩니다.”
현재 야만족이 이동할 수 있는 길은 라미셀 후작령과 카라엔 후작령 방면뿐이었다. 물론 기온 후작령도 있었지만 콘라드 후작령이 압실론 후작령에 의해 수복되면서 그쪽으로 향하는 길도 전부 차단된 상태였다.
콘라드 후작성을 장악한 압실론 후작군은 쿤다가 이끄는 야만족 패잔병들이 군사 요새인 포드넨 영지성을 거쳐서, 국경성으로 가 바로 파르미르 고원으로 이동하자 즉시 병력을 보내서 포드넨 영지성을 탈환하고 국경성까지 단숨에 장악했다.
그러곤 파르미르 고원 평원의 일부를 장악해서 더 이상 야만족 병력이 서쪽 기온 후작령 쪽으로 오지 못하게 막아 버렸다.
때문에 야만족들은 동쪽인 라미셀 후작령과 카라엔 후작령으로 병력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쿤다의 말처럼 만약 맨도사가 당하게 되면 남은 것은 카라엔 후작령밖에 없는데 그곳에는 야만족 병력이 거의 주둔해 있지 않았다. 한마디로 라미셀 후작령에 문제가 생기면 퇴로가 모두 차단될 공산이 컸다.
“으음. 이 문제는 맨도사에게 결정하게 하는 것이 좋겠소.”
그때 고란족의 대족장인 수아레스가 우툴라에게 말했다. 어차피 야만족 총사령관은 맨도사였다. 그에게는 그만한 권한이 있다는 것이 수아레스의 의견이었고 우툴라도 수긍했다.
우툴라는 즉시 라미셀 후작성 주위에 주둔 중인 야만족 진영으로 전령을 보냈다. 전령으로부터 추가 지원군이 바로 트렌시아 제국의 수도 바룬으로 진격해 들어가는 데 대한 맨도사의 의견을 묻자 맨도사가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맨도사도 그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반드시 라미셀 후작성을 함락시켜서 라미셀 후작령을 완벽히 장악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았다. 만약 실패하고 무너진다면 야만족은 완전히 퇴로가 끊기게 되었다.
한참을 고심하던 맨도사가 결심을 굳힌 듯 우툴라가 보내온 전령에게 말했다.
“가서 전해라. 이 맨도사, 라미셀 후작성에서 뼈를 묻을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제국의 수도를 공격하시라고 해라.”
전령은 즉시 루드실 영지성으로 달려갔고 맨도사의 뜻을 우툴라에게 전했다. 그러자 우툴라는 수아레스와 상의 끝에 라미셀 후작성을 지나치고 곧바로 남진해서 제국의 수도 바룬을 치기로 결정했다.
그때 맨도사는 지옥 주술사들의 우두머리인 오르테를 만나고 있었다.
“나는 또 맨도사 님께서 우리를 잊은 줄 알았습니다.”
오르테가 이제야 자신을 찾은 맨도사를 향해 심드렁하니 말했다.
“하하하. 잊기는…… 그럴 리가 있는가? 내 약속까지 했거늘. 지금까지 그대들을 쓸 만큼 어려운 일이 없었을 뿐이다.”
“우리가 할 일이 무엇입니까?”
오르테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맨도사가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
“이미 알고 있을 텐데?”
“라미셀 후작성을 원하십니까?”
“그러네. 그것도 간절히…….”
“알겠습니다. 내일 맨도사 님께서는 그 간절한 염원을 이룰 수 있으실 것입니다. 대신 한 가지 해 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뭔가?”
“잘 아실 텐데요?”
맨도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잠시 고심하던 맨도사는 이내 결심을 한 듯 말했다.
“조용히. 그리고 흔적도 남기지 말게.”
맨도사의 말을 듣고 오르테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그때 대답하는 오르테의 얼굴에 비릿하니 미소가 어렸다. 오르테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 미소는 사라지고 없었다.
맨도사를 만난 후 오르테는 곧장 자신을 기다리는 21명의 지옥 주술사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럼 오늘 밤 안에 라미셀 후작성을 점령해야겠군요?”
“그런 셈이지.”
지옥의 주술사들의 주로 마계의 괴물들을 소환했다. 마계 괴물들은 어두울 때 그 힘을 완벽히 발휘했다. 하지만 괴물들을 가능한 많이 소환하기 위해서는 제물이 필요했다. 그것도 마계 괴물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 말이다.
“제물들은?”
지옥의 주술사 하나가 오르테에게 물었다. 그러자 오르테가 라미셀 후작성 주위 마을 지도를 펼쳤다. 그리고 그중 두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두 곳에 사는 자들을 제물로 삼는다. 두 곳 모두 살아 있는 생명체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지?”
오르테의 말에 지옥 주술사들의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걸렸다.
맨도사의 뜻에 따라 야만족 추가 지원군은 라미셀 후작성을 지나쳐서 곧바로 남진했다. 그 소식은 곧장 수도 바룬에 전해졌다. 그 소문에 수도가 발칵 뒤집어졌다.
“북방이 뚫렸다.”
“위로부터 야만족들이 몰려온다.”
수도는 연일 흉흉한 소문들이 무성했고 수도를 버리고 피난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그때 수도에 위치한 루키아 상단의 본부에서 곤잘레스는 신경질적으로 손에 잡히는 것은 전부 집어던졌다.
“빌어먹을…….”
루키아 상단을 제국 최고의 상단으로 키워 낸 곤잘레스였다. 그런데 그 전부가 전쟁으로 인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곤잘레스를 보고 그 부친인 산체스가 말했다.
“아들아. 진정해라.”
“지금 진정하게 생겼습니까? 우리 상단이 끝장나게 되었는데 말입니다.”
루키아 상단의 주요 자금줄은 산체스의 고리대업에 있었다. 고리대업이라는 것이 비싼 이자를 받는 이자 놀이였다. 그런데 전쟁이 터지면서 돈을 빌려 간 자들이 다들 피난을 떠나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피난 가기 전에 돈을 갚고 떠나는 것도 아니었다.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돈을 받아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마디로 야만족이 일으킨 전쟁 덕분에 빌려 준 돈들을 떼이게 생긴 것이다.
“전쟁이 끝난 다음에 다시 재기하면 된다. 그러니 우리도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산체스는 이번 전쟁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곤잘레스는 달랐다. 북방마저 무너졌다면 자칫 야만족이 제국을 집어삼킬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만약 야만족이 제국을 장악하게 된다면 정말 빌려 준 돈을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었다.
산체스는 곤잘레스가 눈앞의 이득에 눈이 멀어서 더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가 뭐라고 한들 곤잘레스는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니 무슨 말을 한들 그 말이 곤잘레스에게 먹혀 들어갈 리 없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재상가로 가자.”
곤잘레스는 매달 꽤 많은 돈을 트렌시아 제국의 재상인 루드리히 공작에게 뇌물로 바쳤다. 제국의 2인자인 루드리히 공작이라면 앞으로 전황이 어떻게 될지 말해 줄 터였다. 곤잘레스는 서둘러 채비를 하고 루드리히 공작가로 향했다.
이때 루드리히 공작은 국가 비상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막 공작 저택을 나서고 있었다. 그가 마차에 오르려 할 때 곤잘레스가 공작 앞에 나타났다.
“공작님!”
곤잘레스를 발견한 루드리히 공작이 다행히 발걸음을 멈췄다.
“아. 자네는 루키아 상단의 상단주가 아닌가? 여긴 어쩐 일인가?”
“공작님. 제발 사실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제국이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곤잘레스의 질문에 루드리히 공작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자네도 참 딱한 사람이로군. 제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네. 이 정도 위기는 수없이 겪어 왔지. 하지만 결국 제국은 살아남았네. 자네는 눈앞의 숲은 볼 줄 알아도 그 너머 산을 보지 못하고 있군. 조급히 굴지 말고 차분하게 생각해 보게.”
그 말을 하고 루드리히 공작이 손을 내밀어 곤잘레스의 어깨를 다독인 뒤 마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마차가 출발했다.
곤잘레스는 루드리히 공작을 태운 마차가 그의 눈에서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서있었다.
“내가 숲만 보고 산을 보지 않는다고?”
루드리히 공작의 말이 곤잘레스에게 무슨 깨달음을 준 것이다. 부친인 산체스의 말은 먹혀들지 않았지만 루드리히 공작의 말은 곤잘레스를 깊게 생각하게 했다. 공작의 말처럼 곤잘레스는 차분히 생각했다.
“가자.”
뭔가 결심을 한 듯 곤잘레스가 자신이 타고 온 마차에 오르며 소리쳤다.
트렌시아 제국의 재상인 루드리히 공작은 즉시 황궁으로 가서 국가 비상 회의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국방장관인 레이놀드 후작이 대책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수도의 동서 방면에 위치한 루퍼슨 후작령과 로토스 후작령에서 야만족을 막고 있던 중앙군이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레이놀드 후작의 말에 내무 장관인 인테르 후작이 물었다.
“그럼 루퍼슨 후작령과 로토스 후작령은 누가 지킵니까?”
“대신 남부의 대영지인 그레고리 후작령과 미네바 후작령의 지방군이 중앙군을 대신해서 루퍼슨 후작령과 로토스 후작령에서 야만족을 막기로 했습니다. 두 곳 대영주들에게는 이미 연락해 두었습니다.”
레오놀드 후작의 말에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는 장관들이 없자 재상이자 국가 비상 회의의 의장인 루드리히 공작이 말했다.
“으음. 중앙군을 움직이기로 결정하겠네. 자, 그럼 누가 중앙군을 이끌고 야만족을 막을지가 문제로군.”
루드리히 공작이 힐끗 국방장관인 레이놀드 후작을 쳐다보며 말했다.
트렌시아 제국에서 군부의 수장은 황제였다. 하지만 황제로부터 군권을 위임받은 자리가 바로 국방장관의 자리였다.
전쟁이 터지고 제국군이 계속 패배하면 국방장관은 그 책임을 면키 어려웠다. 현재 제국은 수도가 위태로울 지경에 처했다. 국방장관의 목이 떨어져도 몇 번 떨어졌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레이놀드 후작이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총애만 믿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어떤 식으로든 공을 세워 과오를 만회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국방장관이 직접 전장에 나갈 필요가 있었다.
노련한 재상이 국방장관 레이놀드 후작에게 그럴 기회를 주려 하고 있었다. 한때 루드리히 공작은 공작 영애 엘리자를 레이놀드 후작가의 앨빈과 결혼시키려 했었다. 그런데 앨빈에게 갑자기 사고가 터지면서 그 결혼이 깨지고 말았다.
그러자 레이놀드 후작은 앨빈 대신 그 동생인 아벨을 공작 영애 엘리자와 약혼시켰다. 전쟁만 터지지 않았다면 둘은 결혼까지 했을 터였다. 그렇게 레이놀드 후작은 황제에 이어 2인자인 루드리히 공작과도 혈연을 맺는데 성공했다.
“중앙군은 제가 직접 이끌도록 하겠습니다.”
“국방장관이 중앙군을 이끌고 출정하면 수도는 누가 지키란 거요?”
즉각 반대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사돈인 루드리히 공작이 나섰다.
“수도 방위군은 괜히 있나? 그곳 총사령관이 국방장관의 사제이니 그가 수도를 잘 지켜 줄 것이야. 자, 그럼 국방장관이 중앙군을 이끌고 야만족을 막으러 가는 것으로 오늘 회의는 끝내도록 하겠네.”
루드리히 공작이 서둘러 회의를 마쳤다. 레이놀드 후작은 고맙다는 뜻으로 루드리히 공작을 보고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것을 봤는지 루드리히 공작이 회의장을 나서며 가볍게 한 손을 들어 보였다.
국가 비상 회의의 결과는 즉시 황제에게 보고되었다. 그 소식을 듣고 황제가 국방장관인 레이놀드 후작을 찾았다.
안 그래도 수도를 떠나기 전 황제에게 인사를 올려야 했던 레이놀드 후작은 황궁으로 향했다.
여섯 채로 나눠진 트렌시아 제국의 황궁은 지상으로도 높게 솟아 있었다. 그 황궁들 중 제3황궁에 바로 황제인 레인 2세의 화려한 대전이 있었다.
수십 개의 거대한 기둥들이 줄지어 늘어선 황궁의 내실, 그 넓은 바닥을 금실로 치장된 붉은 카펫이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높은 곳에 위치한 황금 옥좌가 있었다. 그 옥좌 뒤 벽면에는 트렌시아 제국을 상징하는 황금 독수리가 곧 날아오를 듯 그려져 있었다. 대제국인 트렌시아의 대전은 들어서는 순간 누구나 기가 죽을 정도로 타인을 압도하는 위용을 뽐냈다.
그 대전의 중심, 황금 옥좌 위에 현 제국의 황제인 레온 2세가 늠름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넓은 대전 안에는 황제와 황제의 그림자로 불리는 황궁 대내궁장관 허크스 백작밖에 없었다.
레이놀드 후작은 곧장 황제가 있는 계단 가까이 걸어갔다. 그리고 계단 바로 앞에서 묵묵히 허리를 굽혔다. 그러자 황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중앙군을 이끌고 야만족을 막으러 간다고?”
“그러하옵니다.”
“경이 수도를 떠나면 누가 짐을 지켜 준단 말인가?”
“폐하. 염려 마십시오. 비록 제가 수도를 떠나지만 제 사제들이 폐하를 지켜 드릴 것입니다.”
“경의 사제들이라면?”
황제가 힐끗 허크스 백작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허크스 백작이 바로 말했다.
“레이놀드 후작의 사제들이라면 수도 방위군의 총사령관인 베일리 후작과 황궁 수비대 총대장인 아돌프 후작, 수도 자경대 총감인 도널드 후작 등입니다.”
“아아. 이제 기억이 나는군. 그들이 경의 사제들이었군. 그렇다면 안심이 된다. 짐은 그대의 충성심과 그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지 잘 알고 있다. 가라. 가서 야만족들에게 철퇴를 내리라.”
“황은이 망극하나이다. 신 레이놀드 후작. 이 한목숨 바쳐 수도를 지켜 내고 제국을 수호하겠나이다.”
황제의 윤허가 내려지자 레이놀드 후작은 즉시 출정을 준비했다. 동서로 나뉘어 야만족을 막고 있던 8만의 중앙군이 수도로 집결하자 그들을 이끌고 곧장 북상했다. 그리고 수도의 젖줄인 부르나크 강에서 야만족 5만 5천 병력과 대치했다.
수도 바룬을 두고 야만족과 트렌시아 제국의 중앙군 간의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비로소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강철영주 9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