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근접병기 활-131화 (131/172)

◈ 131화. 그건 제 잔상입니다만.

[텔레포트 애로우.]

[적과의 거리를 벌리기 위해 고안한 기술입니다. 발사한 화살에 순간이동 합니다.]

[스킬 남용 시 어지럼증과 울렁거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금빛 섬광 나궁수!

“동해 번쩍! 서해 번쩍!”

-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겠지.

“동해부터 서해까지 한걸음이다 이말이야!”

궁수가 스킬을 확인하는 동안에도 광신도들은 서슬퍼런 날붙이를 들고 슬금슬금 접근하고 있었다.

“죽이면 안돼! 일반인이야!”

[칼 들고 광기 돌지만 일반인이라구욧!]

[어휴 ㅈ법 수준 하고는 ㅉㅉ]

[이건 정당방위 아니냐?]

ㄴ 세계 랭킹 1위 헌터한테 칼 든 일반인 수십명이 달려듬.

ㄴ 정당방위 안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파도를 솔로 클로징 새끼한테 일반인 수십명?ㅋㅋㅋㅋㅋㅋ

ㄴ 헌터 수십명 와도 안되겠누 ㅋㅋㅋㅋㅋㅋㅋㅋ

주변에는 살기를 등등하게 피운 적들이 가득했으나 궁수는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다.

천궁을 흡수한 궁수의 화살통에서 짧은 화살 한발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디 성능 좀 볼까!”

촤아아아악!

궁수의 손아귀를 떠나간 화살이 순식간에 광신도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궁수의 인영이 흐려지며 화살이 있던 곳에 궁수가 나타났다.

“오호!”

확실히, 아주 조금 어지러운 것이 있긴 하였으나 크게 어색하진 않았다.

눈을 깜빡이면 곧바로 정신을 차릴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뭣!?”

“뒤져!”

빠아아악!

궁수의 무릎이 적의 미간에 꽂혔다. 코피가 터져 나오며 놈은 그대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죽이면 안된다니까!”

“사지가 잘려도 목숨만 붙어있으면 되잖아!”

“그, 그건….”

궁수의 말을 들은 광신도들이 흠칫하며 한, 두 명씩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궁수는 적들을 쉽사리 보내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애초에 인신 공양에 칼 들고 설치는 새끼들이 무슨 일반인이야?”

“어…. 그런가?”

확실히, 이건 일반인과의 전투가 아닌 범죄 집단과의 전투다.

상대방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니 다소 출혈이 있어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크하하하! 죽어! 죽어!”

다만 출혈이 ‘다소’가 아니었을 뿐이지만 말이다.

개중에는 무기를 집어 던지고 도망치려는 놈도 있었으나 이미 이 성당은 광팔이의 마력에 의해 단단히 봉쇄되어 있었다.

“어.딜.도.망.가.?”

“히이이이익!”

휘이익!

겁에 질린 놈이 궁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고개를 숙여 간단히 화살을 피해낸 궁수는 놈의 복부 깊숙이 주먹을 꽂아 넣었다.

“크허어억!”

울컥 피를 토해내는 그 모습에 궁수는 놈의 멱살을 잡고 그대로 구석에 던져버렸다.

“그러게 착하게 살지 그랬어.”

궁수는 손을 털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체인지 쓰러진 사람인지 구분되지 않는 것들이 가득했다.

궁수는 이번에는 벽에 박혀있는 가시에게 다가갔다.

“안녕?”

“이 개자식이! 감히 내 신도들을!”

“니 신도지 내 신도는 아니잖아?”

“감히! 감히 이러고도 네가 멀쩡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으냐!”

궁수는 피식 웃으며 얇은 화살 한발을 꺼냈다.

“죽기 전에는 다들 그 말 하더라고.”

궁수는 다시 싱긋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적의 미간을 뚫어버리기 위해 화살을 처박으려했다.

콰드드득!

“아, 아아아아! 드디어!”

그러나 이번에는 놈의 앞에 붉은 막이 일어나며 궁수의 화살을 막았다.

“이건 또 뭐람.”

돌발 상황이었지만 궁수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화살에 힘을 넣었다.

- 어둠이군.

“혈기가 아니고?”

- 다른 부류의 어둠이다.

“괜찮아.”

궁수의 화살에 신성력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악을 멸하고 선을 숭상하는 화살이 붉은 막과 치열하게 격돌했다.

“순순히 죽어라 좀!”

“크하하하하하하! 강림하신다! 우리의 주인이 강림하신다!”

“닥치고 죽어!”

콰드드드드득!

궁수의 팔 근육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자 붉은 막에 쩌억 금이 가기 시작했다.

콰드득!

“드릅그 든든흐느….”

퍼어어어어엉!

이를 악문 궁수와 붉은 보호막의 대결은 그 사이에서 일어난 폭발에 무마되고 말았다.

터져 나온 폭발에 다급히 뒤로 물러선 궁수는 미간을 구기고 상황을 바라보았다.

“쯧, 귀찮네.”

붉은 막에 휩싸인 고치가 파르르 떨렸다. 이내 쩌억 금이 가더니 그 안에서는 전과는 다른 모습의 가시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크하하하하! 드디어…. 드디어! 주인님의 힘이 발현하였도다!”

- 흐음, 귀찮게 됐군.

“왜?”

- 어지간한 고위 마족의 힘이다. 쉽게 볼 수는 없을 거다.

“흐음, 그래.”

“나궁수! 저거 뭐야!”

“뭐긴 2페이즈 몰라?”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난 것은 붉은 악마였다. 머리 위로 드러난 검은 뿔에 붉은 안광, 날카로운 손, 발톱에 날개까지.

전체적으로 새빨간 악마였다. 생긴 것처럼 놈에게서 느껴지는 압박도 장난이 아니었다.

“월드컵도 아닌데 악마라니.”

쿠콰콰콰콰콰콰!

“오오!”

그러나 놈이 등장과 동시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광팔이가 직격으로 브레스를 때려 박았다.

신성하다 못해 극락행으로 프리패스 해버릴 것만 같은 엄청난 기운이었다.

“환영식이 제법 거세구나!”

“저걸 막아?!”

궁수조차도 막기 버거울 브레스였으나 놈은 손으로 붉은 보호막을 전개하여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마냥 쉬운 것은 아닌지 놈의 팔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궁수도 놈이 마냥 방어하게 둘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궁수의 명령에 따라 기다란 신성 화살이 놈을 향해 날아갔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오죽하면 허공에 새하얀 선이 그어질 정도였다.

콰아앙!

“흐흐흐흐! 어딜!”

그러나 놈은 남은 한쪽 팔로 궁수의 화살을 쳐내며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

파앗!

“차라리 그걸로 죽지 그랬냐.”

화살과 위치를 바꾼 궁수는 곧바로 마력을 듬뿍 모은 주먹을 놈에게 휘둘렀다.

“크하하하! 내게 접근한 것을 후회하게 될 거다!”

“응!?”

놈의 왼손에서 터져 나온 붉은 보호막이 확 그 크기를 키우며 궁수를 집어삼켰다.

***

“이건 뭐 뭔데카이저도 아니고.”

“왜 그러지 인간이여? 설마 두려운가? 공포감에 미쳐버린 건가?”

내부는 온통 새빨간 벽으로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궁수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등 뒤로 다섯 발의 화살을 띄웠다.

“그렇게 맞고 싶었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

“푸하하하! 여기까지 와서도 그런 오만함이라니!”

타앗!

순간적으로 놈의 인영이 흐려지며 순식간에 궁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표정을 구긴 놈은 궁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네 놈이 죽는 거다.”

콰아앙!

궁수는 단 한 걸음도 뒤로 빼지 않고 놈의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부딪히며 말했다.

“까고 있네. 난 안 죽어.”

“뭣?!”

인간이라고는 볼 수 없는 대담함에 당황한 놈은 날개를 펄럭이며 뒤로 도망가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놈의 주변은 이미 궁수의 화살이 통제하고 있었다.

“야.”

“뭐, 뭐냐!”

“진실의 방으로.”

뻐어억!

“흐윽!?”

궁수의 주먹이 놈의 복부에 꽂혔다. 마력을 듬뿍 머금은 일격에 놈이 부웅 공중으로 떠올랐다.

곧바로 화살이 놈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이는 곧 궁수로 모습을 바꾸었다.

“상황 파악이 좀 되나?”

“이런 씨….”

뻐어억!

양손을 모은 궁수가 그대로 놈을 있는 힘껏 내려쳤다.

콰아아아앙!

땅에 처박힌 놈의 위로 신성력을 듬뿍 머금은 궁수의 화살들이 쇄도했다.

궁수는 공중에 화살을 띄워 그 위에 앉아 이를 관음하고 있었다.

궁수의 손짓에 따라 화살이 처박히며 놈을 당장에 고슴도치로 만들고 있었다.

“내가, 내가 고작 이 정도로 죽을 것 같으냐!”

화아아아아악!

먼지 속에서 붉은 빛이 터져 나오며 궁수의 화살들을 모두 날려버렸다.

그러나 궁수는 별 감흥 없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화살을 발사했다.

“이런 것 이제 통하지 않는다아아아!”

“오오, 그것 참 대단하네.”

놈의 손에는 붉은 역 십자가가 들려 있었다.

십자가를 검처럼 휘두르며 끈질기게 화살을 쳐낸 놈은 공격이 잦아들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궁수를 올려다보았다.

“하! 이런 것 통하지…. 통….”

“응? 다했어?”

궁수의 뒤로는 추가로 생성된 수십 발의 화살이 신성력을 머금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 얼마든지 와라! 이 힘을 얻은 나는 무적이다!”

“네~”

궁수는 들었던 오른손을 내리며 수십 발의 화살이 놈을 향하게 했다.

[네~ 들어드렸습니다~.]

[이게 넉넉한 시골 인심이지 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누가 마왕이지?]

ㄴ 씹ㅋㅋㅋㅋㅋ악마가 더 용사같네ㅋㅋㅋㅋㅋㅋ

ㄴ 나궁수 (최종보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악마 - 기르던 펫이랑 동료를 잃고 각성한 용사.

ㄴ 맞네ㅋㅋㅋㅋ 미노타우로스랑 신도들 잃었네 ㅋㅋㅋ

푸욱! 푹!

“끄하아악!”

쏟아지는 화살이 하나, 둘 박히며 점점 검을 휘두르는 것이 늦어졌다. 새까만 피가 흐르며 놈은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죽은 신도들을 위해서라도….”

캉! 카카카캉!

날아온 다섯 발의 화살을 모두 처낸 악마는 궁수를 향해 검을 치켜들고 외쳤다.

“기필코 네놈을 쓰러트리겠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용사 맞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 그걸 니가 왜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캬… 이게 붉은 악마지.]

“크하하하하하하하!”

이를 바라보던 궁수는 크게 광소하며 악마에게 소리쳤다.

“네 놈의 애완동물도! 동료들도! 가족들도 내게 죽었다! 그런 네놈에게 뭐가 남지!”

“크흐으으윽! 네놈! 네노오옴!”

[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라이 이제 나도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의가 뭐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마업!악마업!악마업!악마업!악마업!악마업!]

[사탄! 루시퍼! 벨제붑! 아스모데우스!]

[오늘부터 악마 숭배합니다.]

ㄴ 2222222

ㄴ 3333333

몰아치던 화살이 잦아들었다.

궁수의 오른손에는 3미터가 넘는 거대한 화살 한 발이 일렁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심판을 내리는 처형자처럼 궁수는 고고하게 놈을 내려 보았다. 이를 바라본 악마는 피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악마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십자검을 땅에 꽂았다. 피가 흘러내렸지만 놈은 검에 몸을 기대어 피식 웃었다.

“잃을게 없는데, 두려울 게 있겠어?”

“음, 훌륭하다!”

궁수의 손아귀를 떠나간 화살과 놈의 십자 검이 격돌했다.

쿠콰콰콰콰콰콰!

“이겨…. 이겨 내야만 해!”

“크하하하하 어림없다 악마여!”

“나를 위해 희생된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죽어라!”

“나는 여기서 쓰러질 수 없다!”

콰아아아아앙!

[진짜 염병하네.]

[이 정도 지랄이면 1등급 지랄이지.]

[순간 우리가 악당인줄 ㅋㅋㅋㅋㅋ]

ㄴ ㄹㅇ 우리가 잘못한 줄 알았자너 ㅋㅋㅋㅋ

어둠과 빛의 대결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내 궁수의 화살이 터지며 거대한 신성 폭발이 일어났다.

화아아아악.

먼지가 잦아들고 그 안에 쓰러진 악마의 모습이 드러났다. 당장에라도 숨이 끊어질 듯 허약한 모습이었다.

이를 바라본 궁수는 땅으로 내려와 악마를 바라보았다.

“허억…. 허억….”

“마지막으로 할 말은?”

화살을 놈의 머리에 겨누며 궁수는 덤덤하게 말했다. 악마는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이계의 전사여, 쿨럭! 나는 죽더라도…. 뜻을 함께한 내 동료들은, 쿨럭! 살려다오….”

마지막까지 동료를 생각하는 그 마음에 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왜 병신아.”

콰직!

그렇게 놈은 궁수의 화살에 머리통이 터져 사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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