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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병기 활-114화 (114/172)

◈ 114화. 심쿵사 메이커

파각!

“하나 추가요~”

두 번째 심장을 깨 부숴버린 궁수는 만족스럽게 부산물들을 챙겼다.

“하나 남았네요.”

“서둘러 처리하고 나가지.”

“흐음, 이번에는 어디로 가야할지….”

헌터들은 자연스럽게 궁수를 바라보았다.

“흐음….”

- 아직은 잘 모르겠군.

“근처에 다가가면 알 수 있어?”

- 음, 어느 정도 접근하면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런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몰라도 이곳은 놈의 가슴이다.

다른 심장은 반대편에 있을 터, 이대로 일직선으로 쭉 가기만 하면 될 것이다.

“방향이 문제인데 말이지….”

궁수가 고민하던 사이, 코를 킁킁거리던 법사가 앞으로 나섰다.

“오? 뭐라도 알 것 같아?”

“흐음! 조금!”

- 허! 마력의 잔향을 읽는 건가.

처음에야 심장이 세 개나 되었기에 갈피를 잡지 못했으나 지금은 달랐다.

남은 단 하나의 심장은 강렬하게 마력을 내뿜고 있었다.

“저기다!”

법사의 코를 찌르는 잔향에 파티원들은 어렵지 않게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저벅 저벅

기분 나쁜 땅을 밟아가며 일행은 남은 한쪽 심장을 향해 이동했다.

“저 쪽에는 뭐가 있을까요?”

“해봐야 뭐 있겠어요?”

“그래도 늘 긴장 해야죠~”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은우도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았다.

2시간을 더 이동하니 서서히 드래곤의 심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

“이거 가능해…?”

그리고 심장을 둘러싼 적들도 보였다. 붉은색 갑주를 입고 각종 병장기를 들고 있는 용족이었다.

그것도 500마리가 넘는 용족들이 살기를 머금고 궁수 일행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에 상대했던 놈이 특히 강한 개체인지 그 놈 만큼 강한 녀석은 없었다.

그래도 숫자가 깡패인지라 이 정도로 용족이 쌓이면 헌터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저거 언데드 타입은 아니죠?”

“언데드로는 안 보이네요.”

“최대한 버티면서 갑시다.”

“승윤씨는 함정을! 남은 근거리 전투원은 보호에 전념합니다!”

방어가 아닌 보호에 전념한다는 것.

다시 말해서 궁수와 법사에게 모든 지원을 넘긴다는 것을 뜻했다.

“쯧, 공격이나 먹히려나.”

- 마법 대미지가 경감되긴 하겠지만, 완전히 무효화 되진 않을 거다.

“쯧, 50프로만 들어가도 좋겠는데!”

척! 척! 척!

대방패를 든 적들이 발을 맞춰 대형을 갖추었다. 마치 로마 시대의 방패병들이 떠올랐다.

법사는 적들에게 걸맞은 마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노릴 틈 따위는 없는 공격이었으나 궁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궁수의 옆에 발리스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파지지지직!

거대한 화살에 황금빛 전류가 작렬했다.

궁수라 하더라도 반응하지 못할 초고속의 화살이 한발 장전되었다.

“어디 얼마나 버티나 보자!”

파지지지직!

공기를 찢어발기며 날아간 황금빛 화살은 허공에 황금빛 직선을 그렸다.

눈 깜빡할 사이에 날아간 화살은 최전선의 방패병들과 격돌했다.

콰콰콰콰콰콰콰!

방패병들도 뚫리지 않겠다는 듯 이를 악물고 버텼으나 궁수의 화살을 막아낼 순 없었다.

촤좌좌좌좌좍!

“끄아아아아악!”

궁수의 화살은 적의 방패를 뚫어버리며 그 앞에 있던 모든 적들을 쓸어버렸다.

전설의 보구나 신이 내려준 장비도 아닌 고작 평범한 방패로는 궁수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돌격해라! 틈을 주지 마!”

“온다!”

적들도 바보는 아닌 듯 궁수의 화력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돌격해오기 시작했다.

접근전에 취약한 궁수인 만큼 빠르게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였다.

평범한 헌터라면 당황하며 거리부터 벌리겠지만 이곳에는 법사가 있었다.

“오지마라!”

적들의 아래로 푸른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쩌어어억!

원래라면 적들의 하반신 자체를 얼려버리겠지만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효과가 절감되었다.

적들의 무릎까지 얼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 마저도 눈치 빠른 용족들은 하늘 위로 날아올라 공격을 피해버렸다.

그러나 적들은 알지 못했다.

궁수 앞에서 하늘을 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말이다.

얼어붙은 적들은 근거리 딜러들에게 맡기고 궁수는 활을 들었다.

“내 앞에서 날아?”

곧바로 컴파운드 보우로 무기를 스위칭한 궁수는 전류를 머금은 화살을 겨누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화살에 비해 전류를 두른 화살은 그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 거의 낙차가 존재하지 않았다.

“공중분해 시켜주마!”

날아오른 적들은 곧바로 궁수를 향해 돌진했으나 그것은 오히려 죽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촤좌좌좌좍!

얼핏 보면 그저 화살을 난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하나 적들을 노리고 날리는 화살이었다.

백발백중이 아닌 백발백이십중.

궁수의 화살은 적을 관통하여 그 뒤의 적까지 대미지를 입혔다.

적들도 죄다 근거리 딜러만이 있는 것은 아닌지라 후방에서 궁수를 노리고 날아오는 공격들이 제법 있었다.

“으하하하! 어림없다!”

그러나 모두 셈의 방패에 막혀 궁수에게는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날아오는 공격들이 제법 묵직한 듯 셈은 종아리가 터질 듯 부풀어 오르며 공격들을 막아내었다.

“법사야. 큰 거!”

“알았다!”

말하는 순간까지도 궁수는 부지런하게 화살을 발사하고 있었다.

적들은 날개를 이용하여 현란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다만 그뿐이었다.

“뭐하냐?”

모두 궁수에게 읽혀 머리가 관통당하고 말았다.

어중이떠중이도 아닌 용족 병사들이 궁수 한명에게 쩔쩔매고 있었다.

은우와 승윤도 부지런히 발이 묶인 적의 목에 칼을 박으며 적들을 줄여나갔다.

돌격을 하자니 화살에 개죽음이고 방어를 하자니 방어까지 뚫고 들어온다.

그렇다고 회피를 하자니 그것까지 모두 읽힌다.

결국, 놈들은 얌전히 땅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홀로 적들의 돌격을 막는다니.

평범한 궁수가 아닌 나궁수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적들이 하늘을 포기하고 내려오자 궁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내려오면 뭐라도 다를 것 같냐?”

적들과 궁수 사이에는 제법 거리가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파멸적인 사거리와 정확도를 자랑하는 궁수가 전기 속성 화살까지 익히니, 그 위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럼 뭐 어쩌라고;;]

[얌전히 죽으라고 ㅋㅋㅋㅋㅋㅋ]

[궁수 하나에 저 인원이 밀리네ㄷㄷ]

[이 새끼 가까이 왔으면 분쇄자 들었음ㅋㅋㅋ.]

[1차로 화살로 저격당하고 2차로는 몽둥이 찜질 당하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궁…수?

ㄴ 나궁수는 궁수로 처주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

ㄴ 나궁수는 사람으로 처주지 마라고 ㅋㅋㅋㅋㅋ

그러나 적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곧바로 방어적인 형태를 취하며 원거리 견제에 들어갔다.

방금 전까지 파이어볼이나 날려대던 가벼운 견제가 아닌 마법사 여럿이 모여 준비하는 대마법이었다.

궁수의 앞에 거대한 붉은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문양. 다름 아닌 메테오가 떨어지는 마법진이었다.

“법사야!”

“알고 있다!”

메테오 앞에 초록빛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다름 아닌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법사의 마법이었다.

쿠콰콰콰콰!

휘이이이잉!

서서히 궁수 일행을 향해 메테오가 낙하하기 시작했다.

마법진에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메테오가 법사의 바람에 속도를 낮췄다.

“부족해?”

“조금!”

궁수도 곧바로 화살에 바람을 욱여넣었다.

전에 드래곤을 상대할 때 사용했던 태풍이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죽어!”

휘이이이이잉!

법사의 토네이도에 더하여 궁수의 바람이 메테오를 만나자마자 터져버렸다.

한계까지 응축된 바람이 터져 나오며 결국에는 떨어지던 메테오의 괴도를 바꿔버렸다.

“반품이요!”

“받는다! 안!”

마법사 수십 마리가 모여서 만든 대마법을 고작 헌터 둘이서 받아 쳐버렸다.

적들을 쓸어버릴 것이라 자신하던 마법사들은 이 기현상에 기함을 토해내었다.

“도…. 도망쳐!”

“끄아아아악!”

“막아! 막으라고!”

“정신 나갔어? 저런 걸 어떻게 막아!”

적들은 모두 혼비백산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강력한 메테오가 궁수와 법사의 바람을 받아 더욱 빨라졌다.

아무리 마법사들이 공격을 받아치기 위해 스킬을 사용해도 그 둘의 화력을 따라갈 순 없었다.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메테오가 적들에게 종말을 고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메테오는 적들을 가볍게 뭉개버렸다.

“후우…. 착불이다, 이 자식들아.”

눈에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차, 고작 두 명이 수백의 화력을 이겨버리는 일은 적들의 마음을 꺾게 만들기 충분했다.

살아남은 용족 또한 전투 의지를 상실하여 감히 궁수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적들은 무기를 버리며 항복을 표했다.

“항복하는 건가?”

“그런 것 같은데요.”

얼어붙은 적들을 모두 처리한 은우는 전신에 피칠갑을 하며 궁수 옆에 섰다.

그는 방금 전까지 격렬한 전투를 치룬 듯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었다.

적들은 모두 무기를 버리고 바짝 엎드리며 궁수에게 자비를 빌었다.

궁수의 말 한마디에 적들의 목숨이 정해지는 상황.

“딱히 포로는 필요 없어서.”

그러나 적들에게 내려진 것은 사형이었다.

“그, 그런!”

“젠장! 저런 걸 어떻게 이겨!”

“크흐으으윽! 이렇게 된 이상!”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항복을 표하던 적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무기를 들고 일어났다.

[태세전환 하는거 보소.]

[우두루가 저기있네.]

[엎드린 건 추진력을 위한거 였구연ㅋㅋㅋ]

그런 적들을 바라본 궁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 한 번 더 빌면 살려주려 했는데.”

당연히 거짓말이었지만 적들은 순간 혹하여 살살 눈치를 살폈다.

[씹 악질이네 이거 ㅋㅋㅋㅋㅋㅋ]

[용용아 추하다…]

[100점… 100점이요…]

[사탄아 보고 배우렴, 이게 희망고문 이라는 거란다.]

ㄴ 사탄 : 엄마 저는 커서 나궁수가 될래요!

ㄴ 관부터 맞추겠누 ㅋㅋㅋㅋㅋㅋ

적들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무기를 내리고 다시 엎드렸다.

“하하하하.”

양손을 공손히 모으고 땅에 머리를 박은 적들을 보며 궁수는 천천히 화살을 한발 집었다.

궁수의 마력을 먹은 화살은 붉은 빛이 나기 시작하며 순식간에 폭발물로 변했다.

체인 익스플로전, 연쇄폭발을 일으켜 다수의 적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스킬이었다.

장궁에 화살을 겨누고 궁수는 적들을 향해 시위를 당겼다.

적들은 모두 땅에 머리를 처박고 있어 아직 궁수의 만행을 모르고 있었다.

적들에게 화살을 날리기 직전 궁수는 외쳤다.

“또 속냐 용용아!”

붉은 화살이 적들을 향해 날아갔다.

펑!

“끄아아아아악!”

먼저 맨 앞의 적들에게 폭발이 일어났다.

아무리 용족이라 하더라도 폭발을 직격으로 맞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리 없었다.

더군다나 그들은 순혈도 아닌 혼혈 용족. 궁수의 폭발로도 충분히 목숨을 끊을 수 있었다.

퍼퍼퍼퍼퍼펑!

“캬, 이게 낭만이지.”

“제길!”

뒤늦게 눈치챈 적들이 궁수를 공격하려 했으나 이미 놈들은 체인 익스플로전에 집어삼켜졌다.

적들의 몸으로 하는 불꽃놀이를 보며 궁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용족의 자재는 몹시 희귀하여 비싸게 팔린다지만 궁수는 그런 것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연쇄 폭발은 남은 적들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시체가 되어버린 적들의 뒤로 드래곤의 심장이 보였다.

다른 헌터들은 궁수가 저 심장을 부술 수 있도록 기꺼이 양보하였다.

“심정지 어태애애애액!”

콰아아아앙!

분쇄자를 들고 심장 앞에 선 궁수는 있는 힘껏 후려쳤다.

파직!

심장이 부숴지며 대량의 경험치가 궁수에게 흘러들어왔다.

“음? 저건 뭐야?”

그러나 궁수는 들어온 경험치보다 다른 것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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