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근접병기 활-99화 (99/172)

◈ 99화. 가시이이이가되어~

“가시…?”

새까만 가시가 궁수의 화살을 막아섰다.

“…죽여버리겠어.”

“응? 싫은데?”

궁수는 별 감흥 없는 눈으로 적을 노려보았다.

쿠쿠쿠쿠쿠쿠쿵!

“으어?!”

땅이 흔들리며 뭔가 불안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뒤로 빼요!”

“크흐으윽!”

우드드드득!

가시 줄기.

마치 장미의 줄기만을 똑 따온 듯한 줄기들이 바닥을 뚫고 솟아났다.

성인 남성만한 크기의 가시가 속속들이 박힌 거대한 장미 줄기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가 밟고있던 땅이 솟아오르며 그 안에 있던 거대한 장미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으음….”

절로 표정을 구긴 유강함은 이를 악물고 검을 꺼내들었다.

“제가 전위를 맡겠습니다.”

“전위가 가능해요?”

“어그로라도 끌어봐야죠.”

개당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가시 줄기들은 꿈틀거리며 일행들을 노려보았다.

[촉수라니 헤으응.]

[궁수형 잠깐만 19금 걸자.]

ㄴ 이게 맞지.

ㄴ ㄹㅇ 이거지ㅋㅋ

ㄴ 맞긴 뭘 맞아 병신들아ㅋㅋㅋㅋ

ㄴ 강호의 도리 모르냐?

ㄴ 다른건 몰라도 어머님이 고개는 도리도리하실 듯.

[ㅗㅜㅑ 촉수.]

ㄴ 꺼라.

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ABLE.

ㄴ 햇반 가져와!!

어느새 그녀는 장미속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추었다.

쾅! 콰아앙!

“크흐으윽!”

크게 분노한 놈은 거대한 촉수로 땅을 후려치며 궁수를 위협했다.

촉수가 박힌 곳에는 거대한 구멍이 남으며 궁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수호의 성벽!”

“나이스 한가은!”

한가은의 마법에 궁수와 일행 앞으로 투명한 보호막이 생겨났다.

은은한 푸른빛을 내는 보호막은 몰아치는 크게 흔들리며 적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얼마 못 버텨요!”

“알겠습니다!”

궁수는 장궁을 꺼내 화살을 메기고는 법사에게 소리쳤다.

“저거 자를 수 있겠어?”

이전 궁수의 화살도 간단히 부러트렸던 가시다. 웬만한 마법으로는 부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의 법사.

그는 잠시 줄기를 바라보며 자신의 입술을 톡톡 두드리더니 이내 힘차게 대답했다.

“가능!”

“오케이!”

“걸린다! 시간!”

“알겠어!”

잘라야 할 촉수는 총 다섯 개.

캐스팅에 들어간 법사를 뒤로하고 궁수는 이번에는 유강함에게 말했다.

“강함씨 저거 자를 수 있어요?”

“네? 저걸요?”

“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애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워낙에 두꺼워서 말입니다….”

“그래서 가능해요, 못해요.”

“시간만 있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흐음….”

궁수의 눈이 가늘어졌다.

“저걸 컨트롤 할 수 있으려나.”

장거리에서도 적의 손목이나 무기를 명중해 아군을 도왔던 궁수다.

이번에는 표적이 워낙에 거대하여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

- 흐음, 잘 하면 가능할 것도 같다만.

“뭐, 해봐야지.”

그렇다고 이대로 죽을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궁수는 유강함에게 외쳤다.

“제가 후방지원 하겠습니다. 촉수 하나만 잘라주세요.”

“네? 저걸요?”

“예, 저 못믿어요?”

잠시 유강함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으나 궁수의 자신감에 차있는 눈빛에 결국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해보겠습니다.”

“준비되면 바로 가요!”

“지금 바로 갑니다!”

땅을 박차고 튀어나간 유강함은 곧바로 적의 촉수를 향해 뛰쳐나갔다.

새하얀 도신의 검을 치켜세운 그는 안광을 번뜩이며 적의 촉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곧바로 다른 촉수들이 강함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트루 스나이핑을 활성화한 궁수는 곧바로 익스플로전 애로우를 장전했다.

궁수는 곧바로 유강함을 노리는 촉수들을 향해 화살을 발사했다.

퍼퍼퍼펑!

“계속 들어가! 내가 살려! 계속 들어가!”

“알겠습니다!”

옆에서 일어난 폭발에 순간 당황한 유강함이었으나 궁수의 외침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더욱 속도를 높였다.

유강함이 깊숙하게 들어가자 궁수는 바로 화살을 바꿨다.

폭발 화살에서 빙결 화살로.

애초에 폭발보다 들어가는 마력이 현저히 적다 보니 같은 마력으로도 훨씬 더 많은 빙결 화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다만 폭발이 적의 공격을 바로 받아치는 수준이라면 빙결은 촉수의 공격을 느리게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유강함.

그는 어중이떠중이도 아닌 S급 헌터다.

그렇지 않아도 커다란 덩치로 느릿한 놈의 공격이 한층 더 느려졌다.

그런 눈 먼 공격을 맞아주기란 그에게 있어 너무나도 요원한 일이었다.

촉수를 위를 질주하는 그의 검에 붉은 마력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의 칼날에 모인 섬뜩한 기운이 더욱 그 크기를 키웠다.

마치 장인이 도자기를 만들 듯 계속해서 마력을 욱여넣은 그의 검은 어느새 3미터를 가뿐히 넘고 있었다.

“알아서 피해요!”

쐐애애애애액!

유강함을 제압하기 그의 머리 위에서 촉수가 내리쳤으나 곧바로 궁수의 익스플로전 애로우에 제압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 내 공격 피하라고 ㅋㅋㅋㅋ]

[위험해!! (내가!)]

[나궁수 - 팀킬 장인.]

[아군도 킬에 포함되나? ㅋㅋㅋㅋㅋㅋ]

[나궁수 - 피아 구분 못하는 편.]

[그만큼 신난다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법사 - 아직 한발 남았다.]

그는 몸을 낮춰 궁수의 폭발을 피해내었다. 위에서 일어난 폭발에 그의 머리칼이 휘날렸다.

“버서크리에이션!”

그의 전신이 붉게 물들며 혈기사가 현현하였다. 유강함의 등 뒤로 붉은 날개 한 쌍이 돋아났다.

“오우.”

- 호오? 광폭화를 제어할 수 있는 인간이 있다니.

푸욱!

유강함의 기다란 검이 놈의 촉수에 박혀들어갔다.

“궁수씨! 밀어줄 수 있어요?!”

“오케이!”

궁수의 화살통에 끝이 뭉툭한 화살 한 개가 만들어졌다.

그 위로 빗어진 둔탁한 바람이 몰아쳤다. 적을 밀어내기 위한 바람이었다.

“갑니다!”

“오케이!”

궁수의 손아귀를 떠나간 화살이 호선을 그리며 유강함의 등 뒤로 날아갔다.

휘이이이잉!

“그으으그으윽!”

화살에서 바람이 터져 나오며 유강함은 날아가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티며 검을 거세게 쥐었다.

“간드아아아아악!”

[가즈아아아아아!]

[조져어어어어!]

[오빠 달려!!!!!!!!!!]

궁수의 바람을 받은 그는 검을 꽂은 채로 놈의 촉수를 한 바퀴 회전했다.

촤좌좌좌좌좍!

날개를 사용한 그는 순식간에 한 바퀴 회전하며 깔끔하게 촉수를 베어내었다.

“그렇지!”

“나이스!”

그는 깔끔하게 촉수를 베어내고 날개를 퍼덕이며 안전하게 땅에 착지를.

콰아아아앙!

“크허어어억!”

“괜찮아요!?”

“괘, 괜찮습니다.”

다치지 않았으니 안전하게 착지한 거다.

카아아아아아악!

쿵쿵쿵쿵쿵!

“우와아아악!”

촉수가 잘려 분노한 장미 괴물은 더욱 난폭하게 남은 촉수들을 놀리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쾅!

“크흐으으윽! 배리어가!”

남은 네 개의 촉수는 뾰족한 가시를 앞세워 미친 듯이 궁수와 일행을 몰아쳤다.

“나법사 얼마나 남았어!?”

“아직! 아직!”

“젠장!”

시간이라도 벌고자 궁수는 장궁에 기다란 화살 한 개를 메겼다.

곧바로 화염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최대한 크게, 아니! 최대한 요란하게!”

놈의 이목을 끌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불꽃에 궁수의 바람을 더해지니 화살은 한층 더 화려해졌다.

쐐애애액!

빈 깡통이 요란하다고 궁수의 화살은 곧바로 놈의 줄기를 향해 날아갔다.

워낙에 요란한 공격이었기 때문에 궁수의 화살은

곧바로 촉수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아직인가….’

법사를 곁눈질로 확인한 궁수는 그가 캐스팅을 마칠 수 있도록 최대한 화살을 날리며 관심을 끌었다.

유강함 또한 앞으로 뛰쳐나가 계속해서 촉수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나법사!”

“조금! 더! 조금만!”

궁수의 손에서 열 번째 화살이 떠나간 순간.

“다 됐다!”

드디어 법사가 캐스팅을 마치며 마법을 발동시켰다. 유강함은 후다닥 다시 배리어 안으로 몸을 숨겼다.

먼저 적들의 네 개의 촉수에 마법진이 두 개씩, 총 여덟 개의 마법진이 나타났다.

붉은 빛의 마법진은 촉수가 도망갈 틈도 없이 곧바로 불꽃을 가득 머금은 쇠사슬을 발사했다.

콰직!

카아아아아아악! 카아아악!

“어, 저거…?”

다름 아닌 이전 아카데미에서 보았던 학원장의 마법과 유사했다.

촉수에 각각 두 개씩 쇠사슬이 박히며 적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러나 아직 나법사의 마법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남아있던 마력을 몽땅 일으켜 푸른색 마법진을 만들어 내었다.

“만년설!”

화아아아아악!

장미 위로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푸른 마법진은 안에서 새하얀 눈을 내렸다.

“눈…?”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눈이었다.

그러나 눈이 괴물에게 닿은 순간 궁수의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눈을 맞음과 동시에 괴물이 엄청난 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한 것이다.

멀리서 보기에는 하늘하늘 내리는 아름다운 눈이었으나 그 위력은 사뭇 남달랐다.

“궁수! 끝! 끝!”

“알겠어!”

법사는 마력이 고갈되어 당장에라도 쓰러질 듯 비틀비틀 거렸다.

궁수는 이 기회를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곧바로 땅을 박차고 놈에게 돌진했다.

궁수의 화살통 안에 길이가 2미터가 넘어가는 거대한 화살이 한 개 생성되었다.

“뉴클리어!”

인벤토리에 남은 포션을 마시며 궁수는 남아있는 모든 마력을 화살에 때려 박았다.

은은한 붉은 빛이 아닌 적을 멸하는 환한 붉은 빛이 화살에 담겼다.

마음 같아서는 발리스타에 담아 화살을 발사하고 싶었으나 언제 적의 구속이 풀릴지 몰랐다.

확인사살을 위해서라도 놈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필요가 있었다.

“크흐으으윽!”

포션 한 병을 순식간에 비운 궁수는 발에 마력을 모아 터트렸다.

화아아아악!

“흘…. 스 있드으윽!”

궁수의 전신이 총알처럼 튕겨져 나가며 쏜살같이 적에게 돌진했다.

화살을 앞세운 궁수는 마치 창기병이 적에게 돌진하듯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놈에게 닿기 직전, 궁수의 팔 근육이 강렬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화살이 부서질 정도로 강하게 쥔 궁수는 그대로 왼발을 거세게 밟아 한층 더 속도를 높였다.

“뒤져 이 촉수충 괴물 새끼야아아악!”

푸우우욱!

카아아아아아악!

거대한 궁수의 화살이 정확히 놈의 줄기에 박혀 들어갔다.

그리고 궁수는 다시 다짜고짜 뒤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우드드득!

“속박이 불완전합니다! 궁수님 빨리!”

“으그으으윽!”

카아아아악! 카아아아악!

쩌어어어억!

실제로 법사의 쇠사슬에 금이 가며 하나 둘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쨍그랑!

놈을 얼리던 얼음이 부서지며 촉수를 가로막고 있던 쇠사슬 또한 모두 깨지고 말았다.

술사인 법사가 쓰러져버렸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아직 사정거리 바깥으로 도망가진 못했으나 궁수는 놈의 줄기가 충격을 완화시켜 줄 거라 생각하며 마력을 일으켰다.

퍼어어어어어어엉!

카아아아아아아아악!

미리 박아둔 뉴클리어가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터져 나온 섬광이 장미 괴물을 집어삼켰다.

“끼야아아아아아악!”

“퍼펙트 쉴드!”

한가은이 준 보호 마법 덕분에 궁수는 가까스로 자신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지끈!

궁수가 화살을 박았던 줄기는 완전히 폭사하여 가루가 되어버렸다.

[레벨업! - LV 132]

“흐어어어억! 살았드아아아악!”

그리하여 궁수는 자신에게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나궁수 - 자폭 잘하는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스전에서 지가 한 공격을 피해야하네 ㅋㅋㅋㅋㅋㅋㅋ]

[??? : 살지 않으면 죽여버리겠어!]

[보스전에서 제일 주의할 것 - 나궁수.]

[세계 최초 셀프 카운터형 헌터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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