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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병기 활-81화 (81/172)

◈ 81화. 적들을 마법에 싸먹어 보세요 (2)

“화력이 너무 압도적이군, 지금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허어, 씨발 학원장을 가두면 뭐해! 남은 놈들도 괴물인데!”

침공에 참여한 흑기사와 괴물들을 부리는 여섯 번째 가시가 인상을 구기고 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껏 생명력을 깎아가면서 소환했더니!”

실제로 그의 생명력을 깎아 만든 붉은 게이트에서 슬레이브들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 보기에는 든든하여 어떤 적이라도 압살해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결과가 이거다.

불꽃, 얼음, 바람, 대지, 번개 심지어는 용암이나 빛까지 온갖 원소란 원소는 다 모아놓은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전장은 화려했다.

각종 대단위 공격 마법들이 슬레이브들을 간단히 학살했다.

이마저도 마법 저항 40%라는 수치를 붙여줘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전투가 시작하고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모두 한 줌의 재로 돌아갔을 것이다.

마법 저항력 40프로.

받은 마력을 모두 사용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부활하는 회복력.

A급 헌터와 견줄 수 있는 강렬한 신체능력까지.

그런 놈들이 고삐가 풀린 마법사들에 의해 죽고 살아나길 반복하고 있었다.

“꺄하하하하 심연의 지배자여!”

“진홍의 여왕이 이곳에 강림한다!”

“우헤헤헤헿 펑펑!”

“크흐흐흐흐 이 힘은 쓰지 않으려 했건만!”

“창공의 주인이 깃털을 날리노라!”

성벽 위에서는 신난 마법사들이 각종 외계어 같은 마법 주문을 영창하며 무자비하게 마법을 난사하고 있었다.

“캬! 타격감 죽이네!”

“제발 더 버텨줘!”

“아직 못 쓴 마법이 많다고!”

오히려 단단하고 질긴 슬레이브였기에 학생들은 더 신난 상태였다.

오죽하면 교사들도 세 명이 모여 커다란 대마법으로 적을 쓸어버리니 침공이나 전투가 아닌 거의 축제나 다름없었다.

[화려하네요, 무슨 축제인가요?]

[아뇨, 장례식입니다.]

[古 삼가 마물놈의 명복을 비비빅]

[진짜 마법사가 이렇게 무서운 놈들이었구나.]

[나 마법산데 진짜 침 존나 흐른다.]

ㄴ 모솔임?

ㄴ 어떻게 알았냐?

그리고 궁수이지만 다른 마법사 못지않은 화력을 내는 미친놈이 한명 있다.

“크하하하하 쾅쾅쾅쾅!”

“흐익!? 님 왜 그러셈! 무섭셈!”

“존나 누구도 날 막을 순 없다아아아앗!”

“히이익!?”

처음에는 발리스타로 무자비하게 적들을 학살했으나 특유의 묵직한 장전과 답답한 연사 속도에 결국 컴파운드 보우로 무기를 변경했다.

화르르륵!

먼저 속성화살 중 화염을 잔뜩 적들에게 발사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타임 익스플로전 애로우를 잔뜩 쏟아 넣는다.

그리고는.

따악!

콰아아아아앙!

손가락을 부딪힘과 동시에 연쇄 폭발이 일어나며 전장의 적들을 무자비하게 쓰러졌다.

벌써 2시간이 넘게 전투가 이어졌으나 적들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전신이 터지고 머리통이 사라져도 부활하는 그 모습은 어찌보면 기괴하기 짝이 없었으나.

“캬하! 알아서 부활해주니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구만!”

“좋아 좋아! 더 부활해라 이 놈들아!”

“크하하하하 거지같은 교원평가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오히려 더욱 좋다고 마법을 난사하는 마법사들이었다.

“크흐으윽!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순 없지!”

슬레이브들을 통솔하던 여섯 번째 가시가 결국 앞으로 나섰다.

아카데미 최강인 학원장을 가둬 쉽게 해결할 줄 알았다.

그러나 눈앞에서 끝없이 몰려오는 적들을 보고 아카데미의 마법사들은 오히려 더욱 신나버리고 말았다.

보통 이렇게 끊임없이 부활하는걸 보면 질릴만도 하지만 오히려 질리는 것은 마물들 쪽이었다.

얼마나 신났는지 대놓고 마력 포션을 옆에 쌓아두고 마법을 난사하는 그 모습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광폭화!”

남은 마력을 모두 끌어 모은 여섯 번째 가시가 손을 뻗어 붉은 혈기를 날렸다.

무참히 쓰러지던 슬레이브들이 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푸취이이이익!

쏟아지는 포화 속에서 붉은 증기를 내뿜은 그들의 안광이 번뜩였다.

쩌어어억!

입을 쩌억 벌린 슬레이브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갈며 뾰죡한 손톱을 드러내었다.

쿠워어어어어!

마치 마물의 광폭화처럼 순식간에 신체능력이 압도적으로 변한 그들은 전속력으로 달려 성벽에 몸을 부딪혔다.

쾅! 콰아앙!

“어딜!”

그 와중에서도 쏟아지는 마법에 쓸려 나가는 적들이 절반이 넘었다.

성벽까지 도착한 적들은 고작 채 40프로가 되지 않았다.

“크흑! 놈들이 성벽에!”

“바람으로 날려버려!”

“웬만한 마법으로는 꿈쩍도 안 합니다!”

“치잇! 그럼 벽채로….”

“미쳤어!? 다 죽을 일 있어!”

성벽에까지 공격 마법을 사용할 순 없었기에 마법사들은 우왕좌왕 당황에 빠졌다.

교사들은 침착하게 바람을 일으켜 적들을 날려버리려 했으나 땅에 깊숙이 다리를 처박은 놈들은 쉽게 날려버릴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제 마력이 다 했는지 한번 쓰러진 적들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패닉 상태에 빠지기 직전 궁수의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마법사들은 이제 전방에서 추가로 오는 적들만 견제 하세요!”

어느새 성벽 아래로 내려간 궁수는 우드득 우드득 몸을 풀며 근접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뒤로는 근접 클래스의 교사와 학생들이 대열에 맞춰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성문으로 나갑니다!”

“성문이 없는데요?”

생각해보니 벽을 쌓고 그 위에만 따로 작업을 했지 성문을 만들어 두진 않았다.

그러나 궁수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벽 앞으로 다가갔다.

“문이 없으면!”

“서, 설마!”

“만들면 되지!”

콰아아아앙!

슬레이브들의 공격으로 성벽은 약해진 상태였다.

분쇄자로 벽을 날려버린 궁수는 성벽에 구멍을 뚫어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띵동이다 이 씹새끼들아!”

“출겨어어어억!”

“성벽을 지켜라아아!”

그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근접 전투원들이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두려운 이는 없었으며 오히려 모두 앞선 마법사의 전투를 보고 자신들 또한 달아오른 상태였다.

[궁수에요! 궁수라고요! 궁수!]

[근딜, 탱, 저격, 범위 공격 다 되는 궁수라구욧!]

[씹 밸붕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헤헤헤헤헿 아몰랑!]

[거 우리 궁수가 근거리도 팰 수도 있지 왜 꼽을 주고 지랄이야 씻팔]

ㄴ 손맛이 없다잖아 손맛이!

ㄴ 그치 전투는 손맛이지 ㅋㅋㅋ

ㄴ 그건 낚시 아님?

ㄴ 그 gun은 무슨 총인가요? 하하하!

ㄴ 이 새끼부터 죽여!

“흐아아아압!”

벽의 파편을 밟고 뛰어오른 궁수가 그대로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적들을 향해 낙하했다.

콰아아앙!

“일단 한 놈 재끼고!”

불행히도 궁수의 아래에 있던 놈의 머리통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분쇄자에 의해 터져나갔다.

남은 적의 수는 약 1000마리 정도.

그에 반해 이쪽은 200명이 채 되지 않는 미비한 수였다.

적은 한 마리 한 마리가 B급 보스몹에 필적하는 수준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워낙에 육중한 체구에 그 공격 속도는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

물론 학생들과 달리 교사들은 모두 S급 헌터였기에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추가로 성벽의 위에서 날아오는 자잘한 보조 마법과 저격 마법들이 한 마리 한 마리를 노리고 있었다.

게 중에서도 법사의 마법은 단연 압도적이었다.

학원장의 스태프를 든 법사는 정확히 적들의 머리통을 터트리며 공세를 이어나갔다.

본래라면 전투가 성립이 안 되는 수준의 전력 차이였으나 전장에 선 두 명이 이를 성립시키고 있었다.

궁수의 잇몸 가득 광소가 만연했다.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콰직! 콰아앙!

바람을 실어 적의 머리를 통째로 날려버린 궁수는 압도적인 전투력을 바탕으로 전장에 군림했다.

[저 그냥 나갈게요.]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거기가 왜 너네 집인데 ㅋㅋㅋㅋㅋ]

[겨우겨우 마법사 뚫고 왔더니 이제는 나궁수네 씹 ㅋㅋㅋㅋㅋㅋㅋ]

[위에서 폭격 날리던 새끼가 갑자기 근접 깡패로 변함 ㄷㄷㄷ]

[에이 씨팔 나도 모르겠다ㅋㅋㅋㅋ 이게 국산 궁수지 ㅋㅋㅋㅋㅋ]

그렇게 궁수가 날뛰기도 잠시.

- 계약자여 뭔가 오는군.

“뭐?”

- 흐음, 글쎄다 기운이 너무나도 이질적이라 잘은 모르겠군.

“응? 그거….”

콰아앙!

“흠, 역시 기습으로는 무리군.”

흑기사의 대검을 막아낸 궁수가 씨익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이거 맞지?”

- 그래 보이는군.

“흐으으읍!”

분쇄자를 들어 올리며 궁수는 그대로 적의 가슴팍을 발로 찼다.

카가가가각!

마력이 듬뿍 담긴 궁수의 발길질에 밀려난 흑기사는 두 발로 굳건히 버티며 궁수를 향해 검을 치켜세웠다.

어느새 궁수와 그 주변에는 마물들이 오지 않아 전장 한가운데 둥근 원이 생겼다.

궁수는 분쇄자를 들고 유심히 놈을 노려보더니 그제야 알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 나한테 개처발리고 도망간 놈이구나.”

“….”

“팔은 나았네? 그쪽도 제법 기술이 좋은가 봐?”

흑기사 반호.

처음에는 일본, 두 번째로는 에티오피아에서 상대했던 녀석이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했으나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섬뜩한 기운은 이 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러나 궁수는 오히려 드디어 상대할만한 놈을 만났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분쇄자를 어깨에 메고 말했다.

“네 마검 쩔드라?”

콰아앙!

그 말이 심기를 건들였는지 발끈한 흑기사가 땅을 박차고 궁수에게 돌진했다.

그의 손에는 거대한 대검이 들려 있었다.

겉모습과 달리 무시무시한 예기를 담은 검은 궁수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흐으으으!”

카카카카캉!

왼쪽으로 몸을 튼 궁수는 분쇄자로 검의 옆면을 타고 들어가며 흑기사와 눈을 맞았다.

이글이글 타오르듯 붉은 안광이 빛나며 궁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안녕?”

콰직!

곧바로 화살통에서 화살을 꺼낸 궁수가 놈의 눈에 이를 처박았다.

그러나 흑기사는 당황하긴 커녕 오히려 팔꿈치로 궁수의 가슴팍을 후려쳤다.

“크흐으으윽!”

땅을 질질 끌며 밀려난 궁수가 만족스러운 듯 피식 웃었다.

주르르륵.

이를 악문 궁수의 입가에서 한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재밌네.”

흑기사도 눈에 박힌 화살을 뽑아내며 우드득 우드득 몸을 풀고 있었다.

“씨발, 무슨 하후돈도 아니고.”

분명 안광이 빛나는 곳에 화살을 박았으나 그는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듯했다.

잠시 자신의 정보를 확인한 궁수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흐으음, 조금만 더 모으면 되겠는데.”

궁수의 눈이 날카롭게 가늘어졌다.

탓!

“도망치는거냐!”

반대쪽으로 뛰어가는 궁수를 추격하며 흑기사가 거리를 좁혀왔다.

“반으로 갈라주마!”

어느새 궁수의 바로 뒤까지 따라온 흑기사가 거대한 대검을 휘둘렀다.

“크흐 각도 좋고!”

“뭣!?”

그러나 궁수는 바람을 담은 분쇄자로 하늘 높이 올라갔다.

흑기사의 관심은 자신에게 끌려있고 전투의 양상도 확인했다.

“이쯤이면 되려나.”

장궁으로 무기를 스위칭한 궁수는 최대한 빠르게 화살에 마력을 쑤셔 넣었다.

그리고 곧바로 아군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들이 몰려있는 쪽에 화살을 발사했다.

콰아아아앙!

“그렇지!”

폭발의 외곽에 있던 놈들은 아쉽게도 죽이지 못했으나 공격을 정통으로 맞은 놈들은 더 이상 살아있지 못했다.

[레벨업! LV 120]

[새로운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차 전직을 한 궁수였기에 스킬에 선택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쉐도우 파트너.]

[자신과 똑같이 행동하는 그림자와 함께합니다. 모든 공격이 그림자의 수만큼 추가로 들어갑니다. 스킬 숙련도가 증가할수록 그림자의 수가 늘어납니다]

[현재 그림자 수 - 1]

스킬을 확인한 궁수는 땅에 착지함과 동시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야.”

“같잖은 수를 부리는군.”

전투에서 벗어난 궁수가 맘에 들지 않는 듯 그는 낮게 으르렁거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숨이 턱 막히는 기백이었으나 궁수는 오히려 거만하게 턱을 까딱이며 말했다.

“뒤졌다고 세 번 복창해라 이새끼야.”

그와 동시에 궁수의 옆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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