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화
아무튼 지윤이 녀석이 아무 쓸모가 없는 이상 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나 정도 밖에 없을 것같았다. 청이 선배나 윤아나 수연이의 모습에 영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고, 상혁이는 묘한 얼굴로 포니테일을 하고 있는 수연이를 눈으로 쫓고 있을뿐이니까. 거기다 상혁이의 누나인 상화는 지금의 수연이의 모습이 본래 모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니까 당연히 도움이 될 턱이 없다.
어떻게 해야하나-. 본래 오늘 목적은 수연이가 변한 모습을 보고 상혁이를 이용해 도발을 할 생각이었는데 지금의 모습을 보니 과연 그것이 먹힐지 의문이다.
가면을 썼다-라고 보기엔 뭔가 느낌이 달랐다. 평상시 녀석의 도망치고 있다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평상시와 태도를 달리 함으로서 자신의 마음을 감춘다는 것만으로 나에겐 녀석의 행동이 지금까지 그랬듯이 도망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 응? 뭘 그렇게 봐?"
나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씩웃으면서 말해오는 이수연. 역시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다. 하기야 언제나 무표정하고 냉정한 얼굴을 하고 있던 녀석이니까 어떤 표정을 짓던 익숙하지 않을 수밖에 없지만.
" 무슨 심경의 변화냐? 평상시엔 언제나 무표정하고 무슨 생각하는지도 모를 얼굴을 하고 있더만."
직접적으로 말하자 부실내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었다. 누구도 녀석의 앞에서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어떤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하며 차마 아무도 묻지 않았던 질문을 직접적으로 묻는다. 하지만 예상외로 이수연은 그 웃음을 잃지 않고 도리어 검지 손가락으로 쭉 뻗어 나를 가리키며.
" 여자애가 변하는데엔 특별한 이유는 없잖아? 후후~, 빨간 해파리에 불과한 너에겐 무리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 뭐가 빨간 해파리냐!"
기운찬 동작으로 말하는 그모습은 전과 달랐지만 그 말속에 담긴 내용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방긋방긋 웃으면서 남을 잘도 매도하는구나. 오히려 전보다 질이 나쁘잖아!
" 물러~, 겨우 그정도로 날 도발하는 것은 무리라고?"
크흐흐~,하고 웃으며 눈을 게슴츠레 뜨고 말하는 이수연. 전과는 전혀 다른 그녀의 모습이다.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이녀석이 뭔가를 감추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 나조차 당황할정도다. 진짜로 이렇게 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될 정도다.
하지만 그럴리 없잖아.
사람의 성격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여 그것이 모이고 축적되어 이루어지는게 사람의 성격이다. 저렇게 하루아침에 그다지 밝은 성격이라고 할 수 없던 녀석이 이상적인 성격으로 바뀌었을리는 더더욱 없었다.
실실 웃고, 웃는 낯으로 사람을 대하지만 도리어 전보다 상대하기 어렵잖아.
정말로 완전체다. 전이 철벽같은 무표정과 다가가기 힘든 냉정한 얼굴로 일관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맞받아칠때는 매서운 독설등으로 직접적으로 마주쳐왔다. 거부를 하기 위해선 우선 그것과 맞닿을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긍정하고, 그것을 틀어버리니 본래 의도조차 왜곡되어버린다. 이래서야 내가 도발을 한다해도 제대로 먹힐지는...
" 아항~, 그러셔?"
하지만 이대로 이녀석에게 휘둘릴수만도 없는 노릇이지. 생각보다 녀석이 상대하기 힘들어지긴 했지만 분명 이녀석이 변하게 된 계기에는 그날 상혁이와 헤어졌던 일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녀석을 끌어내기 위해선 상혁이가 필요하다는 것이겠지. 겸사 겸사 나도 다시 한번 상혁이에게 대쉬해볼겸. 뭐 이제는 무리인 것같지만- 이대로 포기하는 것은 나답지 않잖아.
" 응?"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이수연이 의아하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일일히 감정이 변화가 느껴지는 그 얼굴이 신선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역시 녀석에겐 예전의 냉소가 어울렸다.
" 상혁아~."
" 어, 으응?"
갑자기 내가 다가오면서 말을 걸자 상혁이가 수연이를 쫓던 시선을 나에게로 돌린다. 그 얼굴은 역시 내가 과거에 기억하고 있던 얼굴과는 많이 다르다. 물론 좋은 쪽으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상혁이의 모습은 좀더 어둡고, 남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마치 이수연처럼.
그런 상혁이의 모습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던 나지만, 우습게도 이미 상혁이의 모습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것조차 내가 아닌- 다른 아이가.
" -데이트하지 않을래?"
" 에?"
" 엑?!"
" 곱슬머리 소녀! 갑자기 너무 대담하잖아!"
꽤나 갑작스런 나의 말에 주변에 수연이의 눈치를 살피기 바빴던 일행들이 놀라며 일제히 나를 응시한다. 특히 상화 언니는 양팔로 상혁이의 오른팔을 껴안으며 나를 뚱한 눈으로 노려본다. 야, 그보다 넌 친누나잖아!
상혁이도 갑작스런 나의 말에 당황한듯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다가 곤란하다는 듯이 웃으며 수연이가 신경쓰이는지 슬쩍 바라본다음 거절의 말을 꺼내려는듯 입을 움직였다.
하지만 그것을 두고볼 수 없었으므로 나는 급히 고개를 숙여 상혁이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 -수연이 녀석때문이니까 협력해줘."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상혁이는 나와 어울려주지 않겠지. 그정도로 이미 나에게선 기회가 멀어졌다는 점이 조금 슬프지만.
" ....."
아니나 다를까 나의 말에 상혁이는 거절하기 위해 열었던 입을 꾹 다물며 나를 빤히 응시해왔다. 그 눈은 마치 지금 한 나의 말이 사실이냐는 듯한 모습이었다. 난 그런 상혁이의 모습에 속으로 쓰게 웃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수연이가 앉아있는 쪽으로 슬쩍 돌아보았다.
" ....상관없지?"
내가 도발하듯 그렇게 묻자 이수연은 보기엔 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웃음을 지은체 여유롭게 말했다.
" 왜 나를 보며 말해? 나야 상관없지. 이렇게 다른사람들이 다보는 앞에서 대쉬하는것은 여자로서 어떨까-생각하지만 말이야. 아하하, 뭐 너답다면 너답지만."
역시 겉으로는 전혀 무반응이다. 오히려 자신과는 상관없으니 마음껏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듯한 모습이다. 그리곤 상혁이에겐 관심없다는 듯이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지윤이를 조련(내 눈에는 그렇게만 보였다)하며 즐겁게 웃었다.
그 옆에서 좋다고 갸르릉 거리는 지윤이 계집애는 이젠 애완동물과 다름없으니 이젠 무시하기로 하자.
" 지금 당장 갈까?"
" 앗, 뭐야! 상혁이 너 저 곱슬머리 소녀랑 정말 데이트할 생각이야?"
내가 수연이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상혁이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옆에 상화가 좀 징얼거리긴 했지만 상혁이가 게슴츠레 눈을 반쯤뜨고 바라보자 단숨에 움찔하며 떨어져 의기소침해졌다. 저 상화라는 사람은 정말 동생에게 약한 모양이구만. 적극적으로 달라붙는 주제에 뭔가 상혁이가 거부하면 싫어하는 짓은 금방 그만둔단 말이야.
" 아니~, 지금 가봐야 집에가서 옷도 갈아입고 장소도 정하고 이러려면 시간이 촉박하니까 내일 만나자. 내일 아침에 내가 전처럼 상혁이의 집으로 찾아갈게."
" 에에?! 전에도 찾아온 적이 있었다는 거냐! 뭐야 이녀석 의외로 엄청 적극적인 아이였어!"
옆에서 하나하나 경악하는 상화 언니는 무시하고 그렇게 말하자 상혁이도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힐끔 수연이를 바라보는게 어지간히 수연이를 신경쓰는 모양이다.
분명 이수연도 이런 상혁이의 모습을 알고 있을텐데 어째서 저렇게 모른척 앉아있는 거지. 솔직히 나로선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다. 분명 녀석은 상혁이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상혁이도 아마-.
뭐 아무렴 어때. 녀석이 직접 말하기 전까지는 모두 내 추측일 뿐이고. 이번 일로 순순히 녀석이 내 생각처럼 움직여 주길 바라는 수밖에.
" 응, 그렇게 하자."
수연이 녀석때문이라고 하니 순순히 협력해오는 상혁이의 모습에 솔직히 나로선 영 마음에 안들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사람의 마음이 내가 원하는 것처럼 되는 것도 아니고 나로선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엔 내가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뭔가가 변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상혁이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연이 녀석 때문이라고 하고, 수연이를 도발하고 어떻게든 바꾸려는 것도 사실 수연이 녀석을 바꾸기 위해서라기보단 상혁이 때문이니까. ...더불어 지윤이 녀석이 하나하나 신경쓰이는 것도 있고.
물론 전혀 수연이가 상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녀석과는 나름 친구고-. 뭐 친구라는 이유면 됐잖아.
" 으으으~."
상화 언니가 나를 지그시 노려보고는 있지만 특별히 해코지를 하지는 않았다. 그냥 뚱하게 노려볼뿐.
그 뒤 특별히 다른 이야기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내가 상혁이에게 데이트를 하자는 것때문에 잠시 술렁이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다들 수연이의 눈치를 보기 바빴고 수연이도 다른 사람들에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평범하게 책을 읽는 다던지 소소하게 지윤이와 잡담을 했던터라 눈에 띄는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무척심심했으므로 수연이가 사용하지 않는 휴대용 게임기로 띵가띵가 놀았지만-. 근데 의외로 재밌었다. 일본어 일색인지라 불편하긴 했지만 언제나 수연이가 붙잡고 있던 이유를 알 수 있을만큼 나름 시간을 죽이는데에는 일품이었다.
다음에 빌려달라고 해봐야지.
- - - - - - -
" 후, 방심했어요."
" 뭘 방심해. 그냥 대놓고 흐물흐물 녹고있더만."
다들 집에 돌아가게 되자, 나는 수연이와 함께 가려는 지윤이를 붙잡고 이렇게 따로 돌아가게 되었다. 수연이랑 떨어지게 되어 좀 걸으니 정신을 차린 것인지 전과 같이 시크한 얼굴로 새침하게 말을 내뱉어왔지만 이제와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 그,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순도 백퍼센트 과거의 언니라고요! 궁극체인 언니를 이제 성장기인 제가 이길 수 없잖아요!"
" 무슨 드립인지 전혀 이해 못하겠어."
이녀석 알게모르게 자기 언니에게 이것저것 물들었다고 생각한다.
" 아무튼 그런거에요. 안타깝지만 이번 일에선 전 도움이 되지 못할것같네요. 언니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고 있는 것은 진심이지만- 뭐라고 해야하나..."
" 전혀 안타깝진 않지만 조금의 쓸모도 없다는 것은 성가시긴 하네. 즉 말하자면 네가 지금의 언니만 보면 헤롱거려서 노답이 된다는 거잖냐."
" 뭐가 노답이에요! 크으-, 뭐라고 쏘아 붙여주고 싶은데 이번엔 할 말이 없긴하네요."
지윤이는 진심으로 분하다는 듯이 부들부들거리긴 했지만 스스로도 지금의 수연이에게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어깨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 언니 정말 최고-였냐. 무슨 세뇌라도 받은거 같다고."
" 이, 잊어요! 어쩔 수 없어요, 정말로 어렸을때 언제나 언니가 말버릇처럼 저에게 시킨거라 저도 모르게..."
정말 시킨거냐. 세삼 이수연이 무서워졌다.
" 그리고 보다시피 지금의 언니는 정말 결점이 없는 상태거든요. 말의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들어보면 매력있고 애교도 있는데다가 못하는 것도 하나 없는 이상적인 사람이에요. 괜히 어린시절 제 우상이 아니니까요."
이상적인 사람이라-, 확실히 그렇게 보였다. 정말 꾸민 것처럼 완벽한 여자아이. 성격이 드센 것도 아니고, 유머도 있고 융통성도 있다. 취미도 쉽게 어울릴만한 독서-(로 설정)인 것같고. 보는 것만으로 즐거워보이는 활기찬 인상이다.
특히 그녀석이 포니테일이라는 머리스타일이 그토록 잘어울린다는 것을 처음알았다. 오죽했으면 상혁이가 '역시 포니테일이 좋은데...'라고 혼잣말을 하다가 자신의 누나에게 뒷통수를 맞겠는가. 나는 포니테일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관계로 하진 않지만.
" 아무튼 너는 집에가서 수연이 녀석에게 뭔가 이상한 점이 있으면 문자를 보내던지해. 나도 내일 따로 손을 쓰긴 하겠지만 오늘 학교의 모습만 봐서는 정말 하나도 관심없어 보였으니까."
" 알겠어요. ...그런데 정말 그런식으로 해도 상관없나요? 이러나 저러나해도 그 구더기 오빠는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잖아요? 지금 모습은 마치 언니에게...."
지윤이 녀석이 뭔가 쓸대없는 소리를 하려는 것같았기에 나는 오른손을 들어 걸어가는 녀석의 머리를 확 헝클며 쓰다듬었다. 갑작스런 나의 행동에 지윤은 몸을 휘청하며 나를 뚱하게 노려보았다.
" ...갑자기 뭐에요. 머리 헝클어지니까 손때시죠, 이 빨간 해파리가."
" 그러면서 피하진 않네?"
" 머리쓰다듬는 행동자체를 싫어하진 않아요. 물론 당신에게 쓰다듬어지는 점이 불쾌하긴 하지만."
정말 솔직하지 않은 녀석이다. 예전이라면 몸을 피하던지 손을 쳐냈을텐데. 나는 동생이 없어서 지윤이의 이런 모습이 새롭고, 귀엽게만 느껴진다. 만약 나에게도 여동생이 있었다면 지금 지윤이와 나의 모습같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된다.
" -뭐 신경쓰지마. 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뿐이야. 네 언니를 돕는 것같지만, 난 상혁이를 위해서이고. 그리고...."
" 그리고?"
" 네 녀석이 자꾸 신경쓰잖냐."
씩,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지윤이가 얼굴을 확 붉히며 새침한 표정으로 휙 고개를 돌렸다. 양팔로 팔짱을 끼고 언제나 처럼 삐뚤어진 말투로.
" ....그렇게까지 신경쓰진 않았네요."
" 뭐래, 맨날 언니언니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주제에."
" 흥."
어둑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지윤은 가만히 걸었다. 그리곤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나를 슬쩍 바라본 뒤에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 제가 신경쓰는 것이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죠? 그냥 무시해도 상관없잖아요?"
하나하나 묻는 것이 정말 성가신 녀석이다. 그냥 말하면 척하면 척 알아들으면 좋을텐데. 아니면 알면서도 그 말을 직접 듣고 싶은지도 모르지. 뭐라해도 솔직하지 못한 언니를 둔 솔직하지 못한 여동생이니 말이다.
나는 그런 둘의 관계가 부럽다고 생각한다. 학기 초에 만나 그때부터 만나온 지윤이는 귀엽고, 이런 여동생을 가지고 싶다고 언제나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린시절부터 혼자였기에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어머니를 잃고,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당시에는 그저 아버지가 싫고, 운동을 하는 아버지가 무섭고.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의 어렸고 약했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마음에 동생이 있었으면. 아니면 함께 있을 수 있는 다른 가족이 있었으면하고 바랐다. 지금은 그런 마음은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지윤이에게 하는 짓을보면 그때의 마음이 아무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있었나 보다.
거기다 지윤이는 나와 닮았다. 노력하고,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닿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그렇게 살아가는 아이.
" 네가 동생처럼 생각되서."
그렇게 말하자 지윤은 나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고개를 휙돌리고 팔짱을 꼈다. 그리곤 눈을 감고 화내듯이.
" 해파리 주제에 건방지네요, 저에겐 당신보다 훨씬 훌륭한 언니가 이미 있다구요."
" 안다, 알아."
" ...뭐어 그래도."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지윤은 이야기하며 감았던 눈을 슬며시 떴다. 그리고 그 눈을 나에게 살짝 돌리며.
" 그 마음은 고마워요."
그 말은 꽤나 의외였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말하고도 부끄러운지 볼을 붉히며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가는 지윤이의 모습에 잠시 멍하니 있던 나는 잽싸게 녀석의 뒤를 쫓아가며 녀석의 작은 어깨를 팔꿈치로 쿡 찌르며 빙글빙글 웃었다.
" 헤에, 의외잖아. 솔직할때도 있구나?"
" 정말 하나하나 시끄러워요, 당신은!"
" 좋아, 좋아. 그럼 가는 길에 기분이다! 분식집에서 떡볶이나 먹고 가자!"
" 에잇, 귀찮게하지 말고 떨어지라니까요!"
우리는 그렇게 티격 태격하며 나란히 걸어갔다. 앞으로 어떻게할지, 그리고 수연이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잊고, 그냥 이런저런 농담이나 하면서.
============================ 작품 후기 ============================
이제 정말 연참해야지. 다음편은 곱슬이와 상혁이의 데이트 편입니다. 곱슬이 편인데 수연이가 주역인것처럼 느껴지시는 분이 있다고 하는데 그야 그럴 것이 이 소설의 주인공은 수연이니까 비중을 줄일 순 없죠!
참, 이번에 마영전 업데이트 될 내용들을 봤는데... 그냥 이비 키워야 겠네요. 드레너어의 전쟁군주 결제하고 지금 들어가보지도 못했는데 클났네요 ㅎㅎㅎㅎㅎ.... 이비에게 설마 메테오가 생기다니...
덤으로 제가 이번에 포켓몬에서 가디안하고 엘레이드 실전개체 뽑다가 부모용 겁쟁이 6v랄토스가 네마리가 생겼거든요(한마리는 대담) 덤으로 네명다 싱크로 특성이구요. 암수 암수 이렇게 두쌍인데 전이제 가디안과 명랑 엘레이드를 둘다 뽑았고 한쌍만 남겨두고 남은 한쌍은 배포할까 생각중인데 받아가실분 있나요. 물론 싱크로 특성에 6v인건 싱크로 용겸, 부모용이니 이것을 실전에 쓰긴 그렇구요.(가디안은 공이 낮아야되고) 또는 싱크로 특성 랄토스 각종 성격 5v는 엄청많은데 성격 싱크로용으로 필요하신분 말씀해주세요. 이제 내일부터는 6v이어롭을 뽑아야지. 물론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 포켓몬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싶지만ㅋㅋ;
또또 마영전 하면 같이 하실분 계신가요. 랩은 80이고 이비거든요! 복귀자용 소소를 끼고 있지만! 혹시 마영전하시는분들은 연락주세요. 캐릭 이름은 유적소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