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그렇게 하여 상혁이와 함께 돌아다니게 된 나지만, 한가지 잊고 있었던게 있었다. 그건 바로 나에 대한 이야기가 점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서 생각보다 유명해져 버렸다는 것!
솔직히 말해 이런 단기간동안 뜬 코스플레이어는 나정도가 아닐 듯 싶다. 뉴스에 방영되었던 장면이 나라고 알려졌던 바람에 아직도 그것이 나인지 아닌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지만, 아니라고 딱 잡아떼자 다행히도 쉽게 수긍해줬다.
"...그 뭐라고 해야하나, 너랑 같이 다니면서 수명이 무지늘어나고 있는 듯한 기분이."
" 어머나. 그런 시선 아무나 받을 수 있는게 아닌걸? 자랑해도 좋아."
더불어 내가 상혁이 옆에 딱붙어서 다닌 탓에 내 코스 사진을 찍던 사람들은 간혹 '저 옆에 있는 들러니는 대체 누구냐.'라던지 '저걸 어떻게 해야될텐데...'라는 식으로 분노가 엿보이는 시선을 보내왔다.
특히 아침에 손을 잡고 걸었을때 본 사람들은 진심으로 상혁이를 어떻게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눈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으히히, 이런 시선은 기분 좋단 말이지. 뭔가 내가 예쁘긴 예쁘구나-라는 기분이 들어서 더 좋다고 해야하나. 좋아 좋아 더 질투하고 우러러 보도록 해!
" 그나저나 꽤 세트가 크네. 아직은 준비중이지만 이정도면 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겠는걸."
마침 애니송 페스티벌이 열릴 곳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어서 가는데 준비중인 세트장을 보고 상혁이가 말을 했다. 상혁이 말처럼 세트는 꽤나 본격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세트도 크고 좌석도 많았다. 단순히 조촐한 행사인줄 알았더니 꽤 커다란 것이었던 모양이다.
' ...윽, 너무 많으면 좀 그런데.'
나의 외모를 많은 사람들이 보고 '예쁘다, 예쁘다'보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역시 너무 많으면 긴장하게 된다. 사람들의 시선을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나지만 기본이 외톨이 속성을 지녔다보니 너무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되면 위축되는 감이 없잖아 있다.
덕분에 어제 사람들이 몰려왔을 때도 대 혼란이었지.
' 나만 오는건 아니라고 했으니까.'
아무리 내가 예뻐도 사람마다 취향은 다른 것이니 꽤 시선이 분산될 것이 분명했다. 거기다가 메인은 벤드인만큼 오히려 나에게 시선을 주는 것은 극소수일 확률이 높았다.
" 다음은 어디갈까?"
" 흐응."
아무래도 3일차이다보니 대략적으로 대부분의 서클에는 들렸었고, 유명한 서클이 파는 물품들은 대부분 매진된 상황인지라 사실상 이제 구경할 것은 없었다. 크으, 정말 아쉽네. 돈만 잃어버리지 않았어도 지금 손에 잔뜩 사들고 있을텐데. 상혁이에게 더이상 돈을 꾸는 것도, 빚을 지는 것도 싫었기에 물건을 사지 않았지만 정말정말 아쉬웠다.
' 개인적으로 이번에 던전앤파이터 캐릭터 안아배개(다키마쿠라)가 무척 끌렸는데... 아크 메이지 일러스트 그린분 누구야. 너무 귀엽다구!'
던파 동인부스에서 팔던 물건을 떠올리며 나는 몸을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었다. 보통 콘솔게임을 많이 하는 나지만, 온라인 게임도 자주하는 편이다. 특히 그중 던파의 마법사 캐릭터는 아주아주 좋아하는 편이라서 특히 아쉬웠다.
' 후, 물론 2차각성이후엔 다 쓸모없는 일이지.'
아직 이 세계에는 나오지 않은 마법사 2차각성을 떠올리며 나는 공허하게 웃었다. 마법사 2차각성에서 생각나는 것은 마도학자의 '죽인다냥'과 배틀메이지의 노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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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얼굴만이 남았었다. 으아! 너무해,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 마도학자 2각 호문쿨루스는 보는 것만으로 소름 돋았다고! 플루토가 두발로 걸어다녔단 말이야!
' ....잊자,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은 넘어가야지.'
물론 그날이 그리 오래남지 않았지만.
" 어라, 저거 어디서 봤던 만화에서 나오는 캐릭터인데, 잘 기억이 안나네."
" 응?"
딱히 이제 갈 곳이 없어 정처없이 구경을 하고 있는데 상혁이가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상혁이가 가리킨 곳에 있던 것은 다름아닌 코스프레. 그것도 다른 코스프레도 아닌...
" -해피니스의 와타라세 준....."
" 아, 맞다맞다. 그런 이름이었어."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2005년도에 발매되었던 미연시, 해피니스에서 나오는 캐릭터이다. 애니로도 방영된 적이 있고, 2005년 당시 미연시 차트 순위 2위까지 갈정도로 꽤 인기가 많았던 미연시다. 당시 1위가 페이트 할로우 아타락시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성공한편. 그중 와타라세 준은 작중에 굉장히 인기가 많은 캐릭터였는데 가장 특이한 점은.
" 여장남자-라는 점이지. 뭐 그렇다고 현실에서 코스프레를 한다면 어울릴만한 사람은 여자뿐이겠지만."
" 근데 되게 잘어울리는데? 저 애도 얼굴이 되게 예쁘고."
코스프레의 완성은 얼굴이다-라고 해야하나. 뭐 아무튼 매우 희귀한 코스프레인 것은 분명하다.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좀 다가가니 그 얼굴에서 묘한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코스프레가 어울리지 않아서 라던가 뭔가 캐릭터적으로 이상해서-라는게 아니었다. 도리어 너무 잘어울렸다. 그것도 이상할정도로! 가발이 분명할 연보랏빛 머리카락에 와타라세 준의 교복차림, 그리고 특유의 팬티스타킹! 남자같지 않을정도로 예쁜 얼굴, 거기다가 아담즈 에플까지....!
" 엑."
" 에?"
나도 모르게 그것을 알아차리고 이상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덕분에 사진을 찍어주던 '그'는 천천히 이쪽을 돌아보았다. 이렇게 마주보자 더더욱 믿기지 않는다. 저 얼굴에... 목젖이라니. 그럼 남자라는 소리지 저거...?
" 아, 당신은 저번에 해변에서 보았던 여왕의 친구분 아니신가요?"
" ...응?"
여왕? 아, 이녀석 설마 그때 해변에서 만났던 이상하게 예쁜 그 낭자애 아니야? 그러고보니 코스프레해서 사진 올리고 그런다고 했지.
" 아, 안녕하세요."
" 헤헤, 말 편히 하세요. 저보다 연상이시니까."
" 응, 그래."
참 귀엽게도 웃는다. 하지만 잊지말자. 이녀석은 남자라는 것을. 내 옆에 있는 유상혁씨는 그사실을 몰라서인지 나한테 귓속말로 '아는 여자애야?'라고 눈치없이 물어보고 있었지만 굳이 알려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 ...그, 잘어울리네."
특히 팬티스타킹이. 차마 치마 아래쪽이 어떻게 되어있을지 보고 싶지는 않지만. 다리 라인도 절대 남자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유려한 곡선을 지닌 여성의 다리라고 해야하나. 내가 정말 팬티스타킹을 입고 있는 다리를 좋아하는데 저정도면 초 합격선이라고.
나도 팬티스타킹이라면 두말할 것없이 최고로 잘어울리지만 이녀석도 보통내기가 아니야!
물론, 남자지만.
" 가, 감사해요."
수즙게 답하는 녀석. 이녀석 진짜 남자 맞냐. 곱슬이보다 백만배는 여성스러운데.
" 사실, 최근 인터넷에 화제가 되셔서 계신것은 알고 있었어요. 사진으로 보다가 실제로 보니 진짜 싱크로율이 장난 아니신 것같아요. 애니틱한 머리색을 하지 않으셨는데도 말이에요."
그러고보니 이녀석, 인터넷에서 자주 활동하고 올린다고 했었지. 이녀석이 활동하는 곳에서 내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확실히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테지.
' 치마 올려보고 싶다.'
특별한 의도는 아니고 진짜 남자인지 아닌지 너무 궁금해서... 보다시피 내 옆에 있는 유상혁은 유상혁은 '호오호오 정말 잘어울리네.'라는 아주 평범한 감상을 내뱉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남자라는 사실을 눈치체지 못한 모양이었다.
거기다가 꼴에 눈이 너무 높은 탓인지 눈앞의 이렇게나 예쁜 낭자애가 있음에도 '그냥 잘 어울리네.' 정도로 감상을 끝내는 것도 대단하지만. 주변의 사람들만 봐도 다들 사진 찍기 여념이 없는데 말이야.
참고로 내가 이녀석과 대화하는동안 나를 발견한 사람들이 나와 이녀석이 같이 있는 사진을 찍기를 바래서 함께 몇장 사진도 같이 찍었다. 그 사진들은 무보정임에도 하나같이 잘나와서 '과연 나!'라는 뿌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옆의 녀석도 무척 예쁘게 나왔기에 약간 복잡한 심정이 들기도 했다.
역시 나중에 몰래 치마를 올려볼까.
내 신체능력이라면 스치는 바람같이 이동해 치마를 들추고 확인하는 것은 일도 아닐텐데. 아니, 아니지. 그러면 성추행이잖아. 법을 준수하자고 나!
" 음, 이야기하고 싶은게 많은데, 여기선 좀 무리일 것같으니 장소를 이동해도 좋을까요?"
" 어머, 얼마든지 그러도록 해."
" 마, 말투도 특이하시네요."
나도 알고 있어! 그래도 내 이미지와 잘맞으니 특별히 신경은 안쓰지만 말이야. 아무튼 이 낭자애는 -아, 계속 낭자애라고 부르기도 이름으로 부르도록 하자. 아마, 이름이 ...김예원이었던가. 역시 대단해 내 기억력.
예원은 아무래도 나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생각난듯, 갑작스럽게 자리를 이동하자는 제안을 했고 나도 특별히 할일도 없고, 애니송 페스티벌까지 시간을 보내야 했으므로 쉽게 승낙했다. 상혁이 녀석에게 슬쩍 시선을 보내니 녀석도 나름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러라고 했고.
" 사실 처음 만났을때는 이런 코스프레나 이런 서코에 올만한 분으로 보이시진 않았는데 말이죠."
" 흐응, 그래?"
인적이 드믄 곳으로 이동한 예원은 주변에 사람들이 얼마 없다는 것을 확인했는지 빙그레 웃으며 말을 했다. ...으음, 청이 선배 수준의 순수한 미소인걸. 이런 타입은 역시 부담스럽다.
" 덕분에 웹에서 보고 깜짝놀랐어요. 물론 용기가 없어서 직접 찾아갈 생각은 없었지만 이렇게 만났으니 여러가지를 묻고 싶어서요."
" 묻고 싶은것?"
내가 고개를 갸웃하자 예원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네. 사실 저번에 '여왕'을 만난 뒤로 연락을 쭉하고 있는 상태지만 아무래도 그 중학교 때부터 노래를 부르던 남성분과 만난 것같아서 말이죠. 아마, 유 상혁이라고 했었던 것같은데."
움찔.
예원의 말에 가만히 말을 듣고 있던 상혁이가 움찔하는 것을 느껴졌다.
" 재밌네, 계속해봐."
" ? 뒤에 분의 반응이 뭔가 이상한데요."
" 뒤에 있는 녀석은 신경쓸거 없어."
상혁은 이런 우리의 대화에 급히 끼어들어 '그 유상혁이 바로 나야!'라고 밝히려는 모양새 였지만 내가 입을 턱 막아버리는 바람에 미처 입을 열수 없었다. 물론 예원은 나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상혁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상혁이가 내 힘을 이길 턱이 없지. 예원은 상혁이 내 손을 벗어나지 못하자 아무래도 장난치는 것이라고 생각한 듯 계속해서 말했다.
" 근데 말이죠. 아무래도 그 유 상혁이라는 분은 주변에 여자관계가 복잡한 모양이에요. 대체 어떤 사람인지 만나보고 싶다고 해야하나... 중학교 시절 여왕이 얼마나 만나기를 고대했는지를 생각하면...."
" 생각하면?"
" 모르겠어요. 아무리 저라도 엄청 화를 낼지 몰라요. 저에게 여왕은 정말 소중한 사람이거든요."
호, 호오. 이거 재밌네. 곱슬이 녀석 능력도 좋아. 언제 이런 추종자를... 아니 이 경우엔 추종자라기 보단 짝사랑? 뭐 그런건가. 슬며시 웃는게 나도 약간 간담이 서늘할 정도다. 덕분에 상혁은 자신을 밝힐 타이밍을 놓쳐서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고 부정하려는 듯이 고개를 흔들려 했지만 나의 손에 동상처럼 제압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 호오, 소중한 사람이라니. 중학교때 곱슬이가 널 도와준걸까?"
내가 직설적으로 물어보자 예원은 살짝 얼굴을 붉히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제, 젠장 예쁘잖아! 역시 남자든 여자든 예쁘면 아무래도 상관없어.
" 네. 뭐라고 해야하나-. 저 고등학교때 흔히 말하는 따-같은 것을 당했거든요. 여자애같이 생기고 소심해서... 그걸 여왕이 구해주었어요. 더불어 이런저린 일을 겪으면서 여장을 시키기도 했고. 덕분에 제 장점을 알아서 웹에 올리고 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었고요."
...곱슬이 녀석이 나쁜 년같은데. 왕따에서 구해준 것은 그렇다치고 왜 여장을 시켜서 가치관을 바꿔논거야? 어울리니 다행이지만 좀만 덜예뻤어도 변태라고 변태. 아니 어울려도 ... 어울리면 상관없지. 응.
" 아, 아무튼 제가 묻고 싶었던 것은 이거에요. 그 유상혁이라는 분이 여왕을 잘 대해주고 있는 건가요? 그, 이어질 기미가 보인다거나?"
이녀석 생각보다 돌직구로 말하네. 후으으응, 일이 재밌게 됐잖아. 나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얼굴이 파래진 상혁이를 힐끔 바라본 다음 부드러운 어조로 이야기했다.
" 어머나, 글쎄. 그 유상혁 군은 이미 그 여왕님을 한번 거절했거든. 지금도 그 여왕님이 열심히 구애중이지만 유상혁 군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지."
" ....그런."
예원은 나의 말에 분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조금 미묘한 표정으로 작게 한숨을 쉬었다.
" -하지만 제 입장에선 그 편이... 아니, 그렇다해도 여왕의 마음을 짓밟고 있는 사람은 역시!"
짓밟지 않았어! 라고 상혁이 소리없는 아우성을 질렀지만 내 손에 막혀 그 말은 조금도 예원에게 닿지 않았다.
" 궁금증은 풀린걸까?"
" 아, 네. 덕분에 조금 사정을 알게 되었어요. 조금 기운이 없는 것같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중학교때는 언제나 위풍당당하고 자신만만했는데."
지금도 충분히 위풍당당하고 자신만만한데 말이야. 그게 기운이 없는거면 중학교때는 어땠다는 거야.
" 바쁘신데 시간을 뺐어서 죄송해요! 저는 그럼 이만 가볼게요."
" 그래, 곱슬이에게 너와 만났던거는 이야기해도 되니?"
" 아, 그건 비밀로... 그럼 안녕히 계세요!"
비밀이라, 예원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꾸벅 숙이고 인사를 한뒤 도도도 뛰어 사라졌다. 아무래도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게 조금은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아무튼 생각보다 관계가 복잡한 걸. 곱슬이 녀석 언제 플레그를 쿡 꽂아뒀던 거야. 혹시 중학교 때는 역하렘을 찍거나, 뭐 순장만화나 인터넷 소설같은 전개를 마음껏 누린거 아닐까.
" 읍, 읍읍읍!"
" 아, 미안."
얼굴이 파래진 상혁이가 버둥거리는게 느껴져서 황급히 손을 떼었다. 상혁이는 그제야 살았다는 듯이 거칠게 심호흡을 하며.
" ...죽일 셈이냐."
" 설마. 내가 죽이지 않아도 꽤 위험한 것같은데?"
" 너 때문이잖아! 제대로 설명을 했으면..."
" 제대로 설명을 했으면 제대로 이야기도 듣지 못했을걸?"
내 말에 상혁은 그, 그건 그렇네. 라는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당장 이곳에서 상혁이 본인의 이름을 밝힌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다. 곱슬이와 상혁이 둘의 관계에 대한 것이니까.
" 흐응, 역시 현실적으로 이런 하렘같은 상황은 유지하기도 힘들구나. 이렇게나 지뢰가 많아서야."
" 하렘 아니거든? ...뭐 까놓고 말해 곱슬이나, 윤아정도잖아."
어라, 이녀석 윤아가 자기 좋아하는 것 알고 있었나? 전혀 그런 티 안내서 모르는 줄알았는데.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자 상혁이는 작게 한숨을 쉬며.
" 같이 생활한게 몇년인데 그걸 모르겠냐. 나도 이런저런 사정이 있으니가 모른척 하는거지. 내 주변에 이상하게 여자가 많긴해도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라는 식으로 대해진 것은 윤아나 곱슬이 정도라고. 청이 선배는 상화 누나와 친한 사이이다보니 날 동생으로 보고 있고, 너나 지윤이는 나를 뭐..."
하긴 듣고보니 모르는게 더 이상했다. 그간 윤아가 보인 반응이나 행동을 보면 함께 집에서 같이 지낸 상혁이가 모를리가 없지. 다만 저렇게 말을 들으니 좀 울컥하네. 지윤이는 상혁이를 싫어하는게 맞지만 나는 꽤 이리저리 눈치도 줬는걸. 역시 현실의 츤데레는 절대로 알아주지 않는다고!
" ..흐응. 뭐 좋아. 그래도 말이지, 나는 네 편이야. 그것만은 기억해."
" 그래도 역시 듣기로는 편보다는 친구가 낫지 않아? 그다지 다른점도 모르겠는데."
" 싫어. 친구는 하지 않아."
내 말에 상혁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면서 의문섟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나는 픽 고개를 돌리며 짧게.
" 그러기로 정했으니까."
토라진 목소리로 답할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20kb가까이 썼는데 아직 애니송 페스티벌이 열리지 않았어! 생각보다 과정이 길군요. 그렇다고 바로 애니송 페스티벌! 하면 뭔가 너무 자른감이 없잖아 있어서 내용을 쓰다보니 길어져 버렸습니다.
다시 나타난 낭자애군. 다시는 쓸일이 없을 줄알았는데 곱슬이 스토리가 여러가지 추가되면서 다음에 또 출연이 예정되었습니다.
덤으로 공략당해버렸다는 러브 코미디를 쓰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 것이기도 하고, 몸을 회복하며 적당히 글을 쓰기 위해 시작한 것이지만 무척 길어졌네요. 사실 몸도 아프고 해서 이젱 정말 소설뿐이야! 라는 생각으로 몸이 나아지면 쓸생각입니다. 그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다섯시 까지는 글만 써볼 생각이에요. 많이 쓰다보면 하나쯤은 얻어걸리겠죠!
제 쓰는 속도를 보면 하루에 여섯시간이면 네편은 쓸 수 있을테니까... 하루에 여러작품을 연성해볼 생각입니다. 쓰고 싶은 것은 많은데 귀찮아서 미뤄두었던 것을 그때 다 몰아서 써보려구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이제 롤한판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