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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공략당해 버렸다-60화 (60/153)

60화

" 와, 예쁘다. 이것도 뭔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르네."

윤아가 감탄했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뭐 멀리서 보니 메이드가 무슨 주문외워주고 하는 것은 그대로인 것같지만 확실히 겉모습만큼은 세련되고 깨끗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생각보다 오타쿠적인 이미지도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는 것같았고.

" 근데 수연이 너 왜 상혁이 옆자리에 앉은거야?"

윤아가 가게에 정신이 팔려있는 것과는 달리 곱슬이는 상혁이의 옆에 앉아있는 수연이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4인용 탁자다보니까 건너편에 윤아와 곱슬이가 안고, 상혁이가 앉은 쪽에 수연이가 같이 앉았기 때문이다.

수연이로선 딱히 상혁이 옆에 앉으려고 해서 앉았다기보다는 그냥 빈 자리가 있기에 앉은 것 뿐이지만 아무래도 곱슬이는 계속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하긴 최근 이벤트가 좀많았어야지. 수연은 나름 관대하게 곱슬이의 마음을 이해하며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즐기듯 말했다.

" 어머, 내가 누구옆에 앉던지 무슨 상관이실까. 조급해하고 달라붙는 여자는 매력없어."

" 윽! 네가 요즘 계속 얽히니까 그렇지. 뭐어-, 그래도 차라리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됐나. 확실히 내가 민감한 것같기도 하고."

적갈색 머리카락을 벅벅긁으며 한걸음 물러서는 곱슬이의 모습에 수연은 내심 재미없다는 듯이 혀를 찼다. 조금더 놀려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인정한다고 해야하나. 질투하는 히로인이라면 좀더 열심히 질투를 하라고.

' ...윤아쪽은 곱슬이처럼 상혁이에게 대놓고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으니 지금처럼 눈치만 보고 있지만, 이게 도리어 더 무섭네.'

은근히 이상한 곳에서 적극적인 윤아다보니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없었다. 혹시나 라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얀데레각성! 은 할리가 없겠지. 만화도 아니고. 수연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메이드가 주문을 받기위해 가까이 다가온 것을 알아차리고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상혁이가 주문해도 되지만 자신이 더 가깝기도 하고, 더 일본어를 잘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 어떤 것을 주문하시겠습니까?」

부드러운 어조로 물어오는 메이드씨. 아무리 생각해도 유명한 메이드 가게의 복장인지라 무척 귀여운 옷 같았다. 혹시 의상을 살 수 있나- 하고 물어보려 했지만 민폐같기도 하고 팔지도 않는 것같아서 그만두도록 했다. 그냥 망막에 세겨뒀다가 한국에 돌아가면 직접 만들어보도록 하자.

" 여기 메뉴판이 있는데 고르도록 해."

메이드가 준 메뉴판을 펼쳐서 보여줬지만 일어로 적혀있으니 음식이름은 알 턱이 없었다. 곱슬이와 윤아로서는 다른 음식은 뭔지도 모르겠고 해서인지 아래쪽에 있는 귀여운 오므라이스 쪽으로 손가락이 가는 모양이었다.

하긴 메이드 가게에 왔으면 오므라이스를 먹어야지. 대부분 애니가 다 그렇더라고. 수연 자신도 마침 오므라이스를 먹으려고 했기에 전부 오므라이스로 통일 하기로 했다. 음료수는 모카라테에 초콜렛 시럽이 뿌려진 귀여운 것으로 네 잔 시키고 메이드에게 메뉴판을 건내주었다.

메이드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사라졌고 가만히 그것을 지켜보던 곱슬이가 작은 목소리로 수연이를 향해 말해왔다.

" 그... 뭐시냐. 겨우 오므라이스인데 이름이 너무 거창하지 않냐."

" 글쌔, 메이드 카페에선 보통 이런걸?"

그렇게 말하는 수연이도 사실 주문하면서 조금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던 것이 사실인다. 비요비요 뭐시기 오므라이스는 넘어가더라도 무슨 모카라떼의 이름이 메이드가오에카키 아이츄 모카라떼라는 매우길고도 긴 이름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므라이스의 앞에 붙는 비요비요 뭐시기는 아무래도 주문이름인 것같은데 나중에 오므라이스를 들고나오면 그것을 메이드가 직접 주문을 외워줄 요량인지라 조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 보아하니 케찹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모양인데...'

수연이는 곱슬이와 윤아가 대화하는 것을 가만히 흘려들으며 턱을 괸 체 생각에 잠겼다. 케찹으로 그림을 그려주면 뭘 그려달라고 하지. 토끼나 그런거 그려줄려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어서 속으로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아, 그러면 이걸로 해볼까나. 윤아나 곱슬이의 반응도 궁금하고.

" ....뭔가 너 시선이 상당히 이상한데. 이상한거 생각하고 있는거 아니지?"

예민한 녀석. 딱히 상혁이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수연이의 시선을 어떻게 알아차렸느지 그렇게 이야기했다.

" 실례네. 여자애에게 이상한 생각 하는거 아니냐니. 역시 변태라니까."

흐응~하고 콧소리를 내며 말하자 상혁이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 수연의 말에 반응한 것은 상혁이 뿐이 아니라 반대편에서 곱슬이와 대화를 하던 윤아도 마찬가지였다.

퍽!

" 아야! 넌 무슨 말보다 다리가 먼저 올라가냐!"

" 이상한 소리를 한 것같으니까 벌을 받아야지!"

과연 윤아. 다행히 탁자때문에 니킥은 아니어도 식탁아래의 다리로 상혁이의 다리를 강하게 걷어찬 모양이었다. 윤아 신발이 지금 부츠인지라 그렇게 걷어차면 상당히 아플텐데... 그것을 겨우 '아야'라고 끝낼 수 있는 상혁이의 맺집도 상당한 것같았다.

「 주문 나왔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는지 메이드가 오므라이스와 모카라떼를 하나씩 탁자에 올려두자 형형색색으로 식탁이 예쁘게 꾸며졌다. 모양도 모양이지만 과연 무척 맛있어 보인다고 해야하나. 양은 그다지 많아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맛은 있어보였다.

다만 메이드가 이어서 모두함께 오므라이스를 향해 힘차게 주문을 외우는 통에 윤아와 곱슬이의 얼굴을 새빨갛게 변했지만. 사실 수연이도 철벽의 포커페이스가 아니었다면 윤아나 곱슬이와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을만큼 항마력에 타격을 주었다.

「예쁜 아가씨. 어떤 것으로 그려드릴까요?」

주문이 끝나고 귀여운 케찹을 집어든 메이드가 수연이를 향해 말했다. 항마력에 아직 정신이 어질 어질한 수연이였지만 그래도 아까 생각해둔 '재밌는 생각'은 잊지 않고 있었기에 침착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제 옆에 있는 이 남자의 얼굴로 그려주실 수 있나요?」

" 뭐, 나?!"

「어머♬ 러브러브네요!」

갑작스런 수연이의 말에 상혁이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떴고, 메이드는 뭐가 재밌는지 빙글 빙글 웃으며 상혁과 수연이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반면 일본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윤아와 곱슬이는 세사람의 반응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히 이야기했다.

" 뭐, 뭐야! 뭔데! 수연이가 방금 뭐라고 한거야!"

" 저 메이드분이 러브러브 어쩌고 말한거 맞지! 그리고 상혁이의 말에 따르면 설마 수연이....!"

갑작스럽게 분개하는 곱슬이와 윤아때문에 메이드가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설마?'라는 시선으로 세명을 하나하나 보더니 상혁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눈은 '설마 이 세명이 이 평범한 남자아이 하나를 좋아한다는 거야?'라는 시선이었다.

「모테키네요. 모테키~.」

메이드는 뭐가 그리 재밌는듯 빙글빙글 미소지으며 수연이의 오므라이스에 상혁이의 얼굴을(물론 그리 닮지 않았다)를 그려주고 곱슬이와 윤아에게도 똑같이 그려주었다. 수연이야 그런것을 속으로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었지만 곱슬이와 윤아는 '상혁이의 얼굴로 추정되는' 그림이 자신의 오므라이스에 그려지자 얼굴을 붉힌체 차마 거부도 못하고 입을 꾹 닫고 있었다.

메이드가 '그럼 즐거운 시간되세요~.'라고 말하며 사라지고 나서도 네명 사이에서는 기묘한 침묵과 함께 딱히 오므라이스를 먹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아니, 수연이만은 태연하게 언제들 먹을 건지 숟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기다리고 잇었지만.

" 아까 그 이상한 시선이 이걸 의미하고 있었던 거냐...?"

" 그래, 재밌지 않았니?"

역시 아까 그 불안한 시선을 이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나보다. 곱슬이야 알고 있지만 윤아는 또 휘말려서 저러고 있는거람. 상혁은 작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 재밌을리 없잖아. 크, 이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나가지."

" 그래? 그거야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식기전에 다들 오므라이스부터 먹자. 식으면 맛없어."

모든 일을 벌인 장본인인 수연이는 태연하게 케찹으로 그려진 상혁이의 얼굴을 퍽퍽 뭉겠다. 그런 수연이의 행동에 그다음으로 윤아가 애써 퍽퍽 뭉겠고. 곱슬이는 아쉽다는 듯이 가장자리 부터 먹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원래 어제분량이 여기까지인데 나눠서 올렸네요. 그리고 오늘 네시부터 조혈모세포 이식이랍니다!

참 기증해신분의 골수가 여성이라서 이식받는 제골수가 그분 것으로 바뀐다는군요.

몸은 그대로지만 골수는 이제 검사하면 여성으로 나온답니다(헉, 골수 ts가 되버렸어요)참신기하더라구요. 뭐 다른건 특별히 변하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혈액형도 동일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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