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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공략당해 버렸다-45화 (45/153)

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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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혁은 몹시 피곤했다. 특별히 무슨 이유가 있다기 보단 평상시보다 일찍 일어난 탓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어제 윤아가 밤 늦게까지 일본 가서 뭘 할지 잔뜩 들떠서 이야기를 한 탓에 가만히 들어주다보니 늦게 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거기다 공항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기에 학교에 모인 시간은 새벽.

다들 하나같이 졸린 얼굴을 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도착한 것이 바로 지금이다. 태양이 막 떠오르는 광경을 바라보며 상혁은 어깨에 메고 있는 가방을 정돈했다. 3박 4일이다보니 상화 누나가 이것저것 잔뜩 챙겨준 탓에 가방이 무척 무거웠기 때문이다.

" 나 비행기 처음인데... 제대로 날 수 있는것 맞지? 나 고소공포증이란 말이야."

언제 다가왔는지 옆에서 곱슬이가 울상인 얼굴로 상혁이의 팔을 잡으며 말해왔다. 곱슬이가 고소공포증이라고? 이건 또 예상외인데. 뭐든지 당당하고, 수연이에게 조차 위풍당당한 곱슬이가 고소공포증이 있는줄은 몰랐다.

아, 그러고보니 윤아도 고소공포증이 있었지. 상혁은 문득 생각난 사실에 윤아의 반이 모여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윤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이라도 간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는데.

" 그러게, 저렇게 무거운게 하늘을 날다니... 날다가 떨어지면 어떡해!"

재수없는 소리는 하지 마라. 그리고 대체 언제부터 우리 반에 당연하다는 듯이 끼어있었던 건데. 상혁은 뒤에서 울상을 짓고 곱슬이와 대화를 하는 윤아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래 절래 내저었다.

" 차라리 배를 타고 가는게 좋지않을까."

" 나도 그생각에 찬성이야. 비행기는 위험하다고!"

누가 봐도 배가 비행기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정정해줄 필요는 없겠지. 윤아와 곱슬이는 누구라고 할 것없이 서로 비행기의 위험성을 토로하다가 그 생각의 동의를 얻기 위해 옆에서 가만히 있던 수연이를 붙잡았다.

수연이는 놀랍도록 평상시와 같은 모습으로 차분하게 고개를 돌렸다. 아침 일찍 일어났음에도, 수학여행 출발전의 상황에서도 조금의 피곤함도 들뜬 마음도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와 같은 차분하고 차가운 그런 모습.

주변 아이들로선 그런 수연이가 상혁이와 윤아, 곱슬이와 어울리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 수연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비행기는 역시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 저런거 타고 몇시간이나 날아간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해."

저건이미 동의를 구하기보단 동조해주길 바라는 모습이었다. 수연이는 그런 윤아와 곱슬이의 말에 차분한 얼굴로 무미건조하게, 무감정하게 입을 열었다.

" 어머나, 바보같은 소리를 하기는. 비행기가 떨어질 확률은 대략 백만분의 일이야. 비행기 기종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타는 비행기가 멀쩡히 날다가 떨어질 확률은 그쯤이지. 그정도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그정도면 너희가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져서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걸."

신랄한 말투였다. 귀찮은데 건드리지 말라는 듯한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말이 백만분의 일이지. 그정도면 확실히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이었다. 하지만 윤아와 곱슬이는 도리어 질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 백만분의 일이면 아주 제로인 것은 아니잖아. 그런 위험한..."

" 멍청한 소리 그만하고 윤아는 슬슬 자신의 반으로 돌아가도록해. 비행기에 탑승할 준비가 끝난 것같으니까."

윤아와 곱슬이가 다시 한번 확률따위는 상관없이 위험한 비행기에 대해서 역설을 하려했지만 그런 행동을 수연이가 단칼에 잘라버렸다. 상혁은 그런 것을 보며 수연이의 저런점은 확실히 배워두는게 좋을 것같다고 생각했따.

" 아...으, 진짜 비행기에 타는 구나. 상혁아 내가 비행기에서 무사히 내리면 할 말이 있으니까, 꼭 무사히 일본까지 함께가자!"

" 뭔가 사망플레그 같은 말 하지 말고 얼른 반으로 돌아가기나 해."

윤아는 못내 아쉬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자신의 반으로 뛰어서 돌아갔다. 같은 고소공포증이자 비행기 거부자인 윤아가 돌아가자 오직 곱슬이만이 비행기는 위험한 물건이라고 상혁이에게 이야기했지만 상혁은 그런 곱슬이를 외면하기로 했다.

역시 이럴 때는 수연이의 옆에 서있는게 좋지. 곱슬이도 계속 시끄럽게 떠들지 못하거든. 아니나 다를까 수연이의 옆에 가만히 서자. 졸졸 따라오던 곱슬이도 날카롭게 노려보는 수연이의 시선에 차마 더는 떠들 수 없었는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역시 최근의 수연이의 시선은 한층 매섭다니까.

상혁은 그렇게 생각하며 유독 오늘따라 더더욱 기분이 안좋아보이는 수연이에게 고개를 돌려 천천히 물었다. 최근 계속 기분이 안좋았지만 유독 오늘따라 더더욱 기분이 다운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되도록 윤아에게는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는 수연이가 오늘 아침에 신랄하게 쏘아붙인 것만 해도 그렇다.

" 수학여행인데 나쁜 일이 있으면 이번 기회에 풀도록 해. 그래도 모처럼 해외여행이잖아?"

느긋하게 이야기하는 상혁이의 말에 수연은 굳이 시선을 돌려 상혁이를 마주보지도 않았다. 그저 정면을 응시한 체로 차갑게 이야기했다.

" 귀찮은 참견인걸. 또 그 쓸데없는 오지랖이 발동한걸까나."

" 아니, 그렇다기보단 그냥 요즘 기분이 안좋아보여서."

수연은 그런 상혁의 말에 눈동자만을 살짝 돌려 시선을 흘겼다.

" 그게 귀찮은 참견이지. 흐응, 그래 넌 원래 그런 녀석이니까."

" '그런 녀석'이 왠지 좋지 않은 의미로 들리는걸."

" 그렇게 이해했으면 적어도 이해력은 나쁘지 않구나? 아무튼 귀찮게 하지 말아줘. 적어도 이번 수학여행이 끝나기 전까지는."

수학여행이 끝나기 전? 일본에 가는게 싫은 걸까 싶었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수학여행에 간다고 하지 않았으면 되는 일이다. 저렇게 기분이 나빠보이는데도 굳이 '문제'라고 생각되는 수학여행에 온 것은 무슨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상혁이 그런 생각을 하며 옆에 가만히 서있는 수연이를 응시하는데, 박수를 크게 짝짝 치며 담임 선생님인 박시윤 선생님이 크게 소리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곧 출발할 것 같더니만 이제 가는 걸까?

" 그럼 곧 출발할 거니까! 화장실에 다녀올 사람은 미리다녀오렴. 비행기에도 화장실이 있기는 하지만 미리 가두는게 좋을거야."

지금 바로는 아니고 곧 가는 모양이었다. 상혁이는 화장실에 다녀오는게 좋겠지. 라고 생각하며 옆에 있는 수연이를 흘깃 보고, 여전히 비행기는 위험하다고 덜덜 떠는 곱슬이를 뿌리 친 뒤에 남자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응?"

화장실에 도착한 상혁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수학여행이니 같은 학교 애들이 있는 것이야 이해할만 했지만 우리 학교 애들뿐이 아니라 못보던 아이들도 상당히 많았다. 사람 얼굴을 기억하는 것만은 자신있는 상혁이기에 그것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오늘 명환이내 학교도 수학여행이라고 했지. 우리랑 같은 비행기인 걸까?'

명신 고등학교라고 했던가. 타 학교와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며 화장실에 들어간 상혁은 느긋하게 볼 일을 보고 손을 씻던 중, 거울에 비친 자신의 뒤쪽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야, 오타쿠. 거슬리니까 좀 우리가 안보이는 곳으로 좀 다녀라."

" 그래도 수학여행이니 우리 심부름은 안하니 좋게 생각하라고."

" ......"

불량해보이는 애들 세명이 낄낄거리고 웃으며 어깨로 한 학생을 어깨로 툭 치고 지나가는 모습. 그중 상혁이 익숙한 얼굴이라고 생각한 것은 어깨에 부딪쳐 휘청거리는 왜소한 학생이었다.

약간 덥수락한 머리를 한 왜소한 인상의 남자아이. 누구라고 할 것없이 요즘 상혁과 새롭게 친구가 된 명환이었다.

" 명환아, 괜찮아?"

급히 다가가서 이야기하자 명환이 이런 곳에서 상혁을 볼줄은 몰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다가 이내 씁쓸하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 아, 응. 아마 같은 비행기인 모양이네.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는걸."

명환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내심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상혁을 바라보았다. 혹시 꺼려하거나 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친구인 상혁이에게 결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친구가 왕따 비슷한 것을 당하는 것을 알게 되면 꺼려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저런 녀석들은 어디에나 있지. 내가 도와줬어야 했는데 미안해. 너무 늦게 발견해가지고."

하지만 상혁은 그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듯 도리어 미안하다고 인사해왔다. 실제로 저런 것에 익숙한 상혁은 자신이 좀더 명환이를 일찍 발견해 돕지 않은 것을 미안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상혁과 명환을 바라보던 주위에 있던 몇 명의 남자애가 다가오더니 상혁이의 어깨를 툭치며.

" 이녀석 친구라도 되냐? 이야, 얘도 친구가 있긴했네. 섣불리 어떻게 해볼 생각말고 다른 학교 학생같은데 보고나 있어. 방금 그녀석들은 곧 명신 고등학교의 사대천왕이 있는 일진회에 들어갈 녀석들이거든."

" 그러길래 오타쿠짓좀 작작했어야지."

쯔쯔, 하고 혀를 찬 녀석들은 어깨로 명환이를 툭 치더니 화장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사대천왕? 묘한 이름이 튀어나왔다. 그러고보니 한참 전에 수연이와 대화하던중 명신 고등학교에는 사대천왕이니 뭐니가 있다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자신은 설마 진짜 그런 웃기는 이름의 일진들이 있을까 싶었지만 아무래도 사실인 듯햇다. 명환에게 슬쩍 시선을 보내 사대천왕이라는 것이 진짜 있는지 물었지만 명환은 작게 고개를 돌리질 치며 모른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그런 명환의 모습에 상혁은 작게 헛기침을 하고는 우선은 화장실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언제까지 화장실 안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곧 반이 모여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 저런 녀석들 말은 신경쓰지 말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 응?"

화장실에서 함께 나오며 비슷한 일을 많이 당했던 사람으로서 위로를 해주던 상혁은 화장실 밖에 나오자 보이는 누군가에 의해서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염색이 잘 된 금발머리를 하고 진지한 얼굴로 허공에 주먹질을 하며 걸어가는 남학생. 그리고 그 뒤를 뒤쫓는 의문의 무리에 의해서.

" ...뭐냐 저건."

'오늘은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아직 팔 천번이나 남았군.' 이라고 중얼거리며 지나가는 너무나 꺼림직한 모습있었다.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멀어져 갈 때까지 멀찍히 떨어져 바라보던 상혁은 '그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명환이에게 물었다.

" 명환아 혹시 '저게' 뭔지 알아?"

허공에 주먹질을 하며 걸어가는 금발의 양아치라. 상혁은 자신이 말하면서도 지금 본 상황에 대해 의문이 들어서 물었지만 명환도 나름 떨떠름한 얼굴로 천천히 설명했다.

" 음, 나는 그런 쪽에 관심이 있어서 잘모르겠는걸. 일진들인 것 같기는 한데."

방금 상당한 숫자의 패거리를 이끌고 걸어가는 것을 보면 그 사대천왕인가 뭐시기의 한명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수연이가 이야기했던 사대천왕 뭐시기도 금발이라고 했으니 정말 동일 인물아니야?

뭐 추측이지만.

" 아, 그러고보니 저번에 우리 학교의 일진들하고 너희 학교의 한 학생하고 거리에서 트러블이 있었는데, 그 뒤로 너희 학교랑 수학여행이 겹치다보니 저렇게 몰려다니는 것이라고 듣기는 했어. 우리 쪽에서 누군가 맞은 듯한데 다들 쉬쉬해서 모르겠고... 너희 학교 학생도 이름은 모르지만 주변에서 숙덕거리는 소문을 들으니 '얼음 여왕'인가? 그런 이름으로 불리던데."

얼음여왕(웃음)인가. 상혁은 그말을 듣고 그 트러블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때 쉬는 시간에 진저리를 치며 이야기하던 수연이의 모습을 떠올리면 당연하지 않은가.

" 너 그 얼음여왕인가 하는것 수연이에게는 말하지마."

분명 너 맞는다. 전력으로 맞는다고.

"...? 알았어."

명환은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지만 왜 그런 것인지는 알지 못하는 듯했다. 아무래도 그때 보았던 아름다운 수연이의 모습과 일진들과 트러블이 있었던 '얼음여왕'하고는 연관하지 못한 듯했다.

" 난 그럼 슬슬 출발할 것같으니까 먼저가볼게. 나중에 일본에서 시간되면 한번 만나자."

" 응, 그래. 나도 시간되면 연락할게."

자신이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보고도 변함없이 대해주는 상혁이의 모습에 내심 강동하며 명환이 살며시 웃었다. 평상시 잘 웃지 않는 명환이기에 그 미소는 무척이나 여렸다. 본래 이렇게 직접적인 괴롭힘을 받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들어 재미라도 붙였는지 강도가 특히 심해졌다. 만약 상혁이라는 친구가 생기지 않았다면 정말로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하는 명환이었다.

상혁은 명환의 여린 미소를 보고 순간 위로라도 한마디 해줘야 하나, 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접고 등을 돌렸다. 과도하게 위로를 해줘봤자 당사자에게도 실례고, 차라리 상황을 극복할 만한 방법을 찾아보는게 좋을 것같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청이 선배가 도와줬던 것처럼.

반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 돌아오자 아직 몇몇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박시윤 선생님이 불편한 얼굴로 아이들을 인솔하고 있었다. 과연 어딜가나 꼭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은 있는 법이다.

" 화장실에서 큰 일이라도 있었나보네. 일본에 가기전에 한번 빼기라도 했니?"

단순히 화장실에 다녀왔다기엔 너무 오래걸린 상혁이에게 수연이가 조롱하듯 놀렸다. 그런 수연이의 말에 상혁은 얼굴을 붉힐 수박에 없었다. 가끔 수연이의 농담은 남자끼리나 할법한 고수위의 농담이 많았다.

" 빼? 뭘 빼는데?"

옆에 있던 곱슬이는 의아한 얼굴로 상혁이에게 물어왔지만 대답해줄 수 있을리가 있나. 상혁이 난감해하며 수연이에게 원망스런 시선을 보냈지만 수연은 대답없이 고개만을 돌려 외면할 뿐이다.

위이잉~.

" 응?"

계속해서 물어보는 곱슬이에게 그냥 옆학교 애들이 많아서 늦은 것 뿐이다,라고 설명하는 도중 상혁이의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던 핸드폰이 작게 진동했다. 이 시간에 문자라니, 스펨문자나 부모님이 잘 다녀오라고 문자라도 보낸 것일까 싶어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하니 익숙한 이름이 화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청이 선배' : 나 사실 일본에 일이 있어서 가게됐거든? 다른 아이들한텐 비밀이야♪'』

일본에 일이 있어서 온다고? 아니 그보다 청이 선배는 고등학생아니야? 여러가지 의문이 상혁이의 머리속에서 휘몰아쳤지만 '청이 선배니까.'라는 것으로 순식간에 결론 지어졌다. 그래, 청이 선배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고보니 워낙 머리가 좋고 수완이 좋아서 아버지의 일을 도와 여러가지를 한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아마 일본에 무슨 일이 있는데 그것을 핑계삼아 같이 꼈으리라 추측된다.

" 무슨 문자야?"

" 별거아냐."

옆에 있던 곱슬이가 궁금한 듯 물어왔지만 대답해주지는 않았다. 그나저나 곱슬이는 유독 상혁이의 앞에서문 순한 양인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았다. 좋아한다고 했으니 그런 것일 테지만, 상혁이는 가끔 그런 곱슬이의 행동이 부담될 때가 가끔있었다.

" 자! 이제 다들 모였으니 비행기타러 갈꺼야. 선생님이 먼저갈테니 줄맞춰 따라오도록 해."

인원이 다 모였는지 큰 목소리로 인솔하는 박 시윤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먼저 간 반의 뒤를 따라 우리 반도 발걸음을 옮기자 곱슬이가 긴장한 듯 어깨를 굳혔다. 아마 이제 비행기를 타러간다는 것에 잔뜩 겁을 집어먹은듯 싶었다.

" 평상시처럼 당당하게 걸어."

그런 곱슬이를 향해 수연이가 툭 던지듯이 말했다. 수연이가 말했다기엔 너무나 다정한 말인지라, 정말로 수연이가 말한 건가 싶어 곱슬이가 수연이를 빤히 바라보았지만. 수연이의 얼굴은 평상시와 같이 차갑고 무표정했다.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고 그냥 할 말을 했다는 듯한 얼굴이다. 그래도 수연이가 이야기해줘서인지 확실히 조금 나아진 듯한 기분이 드는 곱슬이었다. 물론 아직은 무섭지만.

" 들어가서 눈감고 자. 버스타고 간다고 생각하면 아무 일 없어."

물론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률할때의 미묘한 변화가 몸에서 느껴지지만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상혁이의 말에 곱슬이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앞에 걸어가기 시작한 아이들을 따라 벌걸음을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 작품 후기 ============================

안타깝게도 어제 연제를 못했네요. 뿌잉. 드크를 지옥난이도까지 엘프로 깼습니다. 에이션트 드래곤 잡는데 74랩 엘프로 열심히 솔플해서잡았네요. 간신히 와이파이 연결해서 이제 슬슬 99까지 랩업하고 미궁좀 돌다가 천랑이나 다른 캐릭에 도전해봐야 할것 같네요.

그리고 다음편부터 일본편 돌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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