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 ......"
부스럭 부스럭 몸을 일으키니 시간은 어느 세인가 저녁 여덟시였다. 상혁이의 병원에 다녀와서 바로 옷을 갈아입고 잠들어 버린 터라 배에선 공복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점심도 먹지 못했는 걸. 여덟시면 저녁식사도 끝났을 시간인지라 나로선 직접 음식을 찾아서 먹을 수밖에 없었다.
철컥.
방문을 열고 나오자, 우연히 거실에 있던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지만, 어머니는 나와 눈이 마주치기 무섭게 순식간에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셨다. 으음, 그렇게 도망치실 필요는 없는데. 내가 뭐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와는 어색하게나마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머니와는 전혀 달라진 점이 없었다. 도리어 전보다 더 꺼려하시는 기분이야,
" 응? 언니 일어났네. 꾀병부리고 돌아갔다며? 부실에서 들었어."
어머니가 급하게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내가 나온 것을 알았는지, TV를 보던 지윤이가 태연한 어조로 말해왔다. 하지만 꾀병이라니, 나도 엄연히 계단에서 굴렀었다고. 혹시 다쳐서 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거냐.
꾀병이긴 했지만 진짜로 꾀병 취급하는 지윤이의 말에 괜히 심통이 일었다. 그래도 언니가 계단에서 굴렀는데 조금은 걱정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서 나는 멀쩡히 걸어가는 척 하다가 지윤이가 최대한 잘 볼 수 있도록 바닥에 풀썩 무릎을 꿇으며 신음성을 냈다.
" 윽...!"
갑자기 내가 무릎을 꿇고 쓰러지자 쇼파 위에서 투덜거리며 이야기하던 지윤이가 깜짝 놀라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당황한 얼굴로 내 몸을 이리저리 매만지며.
" 뭐야, 왜 그러는 거야? 정말 어디 다쳤어?"
진작 그렇게 말할 것이지. 나는 당황해서 내 얼굴을 살피는 지윤이의 눈을 똑바로 응시한 체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 배가고파서 말이야. 다리가 풀려버렸네."
"……응?"
나의 말에 지윤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얼굴이었기에, 나는 또박 또박 다시 설명해주었다.
" 배가고파서 그랬어. 어머, 그런데 지윤이는 언니가 어디 아플까봐 온 거니? 걱정하고 있었구나. 착한 아이네, 머리 쓰다듬어줄까?"
놀리듯이 말하는 나의 말에 지윤이의 얼굴이 화르륵 붉어졌다. 그제야 내가 자신을 놀렸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나에게 속았다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나의 어깨를 힘껏 밀었지만, 나와 지윤이의 근력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데다가 초등학생 체형이라 가벼운 지윤이는 도리어 자신이 뒤로 발랑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 흐, 흥! 언니는 정말 바보야! 멍청이! 내, 내가 언니를 왜 걱정해. 그냥 갑자기 쓰러져서 어떻게 처리하나 고민한 것뿐이야."
" 그런 말은 일어나서 하는 게 어때? 그래도 귀여운 여동생의 모습 잘봤어."
뒤로 넘어진 체 고래고래 소리치는 지윤이를 보며 태연하게 말하자, 지윤이가 얼굴을 붉힌 체 천천히 몸을 일으키곤 옷을 추슬렀다. 나를 날카롭게 노려봤지만 그저 귀여울 뿐이지. 수치심이 담긴 지윤이의 얼굴을 보니 뭔가 기분이 상쾌해지는걸.
그래도 이대로 내버려뒀다간 나중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 지윤이의 기분을 풀어줘야겠지? 내가 없을 때 부실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뒤지거나 하면 귀찮아지니까 말이야.
역시 이럴 때 가장 빨리 기분을 푸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반찬은 그다지 없지만 재료는 꽤나 많이 있었다. 저번에 내가 도시락을 만들 때 썼던 함박스테이크 재료가 남아있어서, 이것을 만들면 될 것 같았다.
" 함박 스테이크 할 건데 먹을 거니?"
참고로 말하자면 지윤이가 가장 좋아하는 게 함박스테이크다. 뭐 고기 종류를 대부분 좋아하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함박스테이크를 좋아했다. 나의 말에 아니나 다를까 뚱한 표정을 짓고 있던 지윤이가 솔깃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이 보였다.
" 아, 안 먹어!"
" 어머, 정말?"
" 그렇다니까, 귀찮게 계속 물어보지 마!"
정말 먹고 싶지만 자존심 때문에 먹고 싶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지윤의 얼굴에서 절절하게 느껴졌다.
"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럼 하나만 만들어야겠는걸."
물론 두개 만들 테지만 겉으로는 이렇게 말해야지. 아니나 다를까 지윤이가 움찔거리며 상관없다는 듯이 고개를 휙 돌린다. 여동생은 역시 귀여워. 거실에서 TV를 보는 지윤이가 힐끔힐끔 부엌으로 시선을 보내오는 게 느껴졌다.
자, 대충 다 되었네. 이걸 접시에 하나씩 담고……. 소스를 뿌리면 함박 스테이크는 완성인가. 여기다가 접시에 샐러드를 놓고 하면 좀 더 그럴싸하게 만들 수 있지만 간단하게 먹을 것이므로 이정도로 만족해야지.
그럼 이제 슬슬 지윤이를 불러볼까. 평범하게 부르면 오지 않을 테니 여기선 좀 더 연기가 필요하다.
" 흐음, 배가고파서 두개를 만들었는데 막상 먹으려고 하니 혼자서는 무리일 것 같네."
거실까지 들리도록 슬며시 운을 띄우자 지윤이가 귀를 쫑긋하며 이쪽을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입은 아니라고 하지만 몸은 정직하지. 저거 봐.
" 지윤아, 역시 같이 먹지 않을래? 역시 두개는 무리일 것 같은걸."
그렇게 말하자 지윤의 얼굴에 갈등이 스친다. 여기서 승낙을 해야 되나 한 번 더 거절을 해야 되나 고민하는 듯한 표정. 미안하지만 여기서 한 번 더 거절하면 바로 음식물 쓰레기통 행이다. 어차피 함박스테이크 유통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아까울 것 하나 없고 말이야.
거기다 지윤이가 절대 거부할 턱이 없었다.
" 그럼 어쩔 수 없네. 언니도 칠칠맞긴. 이번에는 내가 특별히 먹어주도록 할게."
약간 붉어진 얼굴로 애써 쿨하게 이야기한 지윤이가 부엌으로 걸어와서는 식탁 위에 올려진 함박 스테이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황홀하다는 눈이네. 그렇게나 함박 스테이크가 좋은 걸까. 개인적으로 나는 함박스테이크보다는 돈가스를 좋아하지만.
" 그래, 어서 먹도록 해. 설거지는 내가 할 테니까 그대로 두고."
" 알았어."
세심한 손길로 칼질을 하는 지윤이의 모습을 보자니 무심코 웃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그랬다간 정말 삐질 것 같았기에 애써 참았다. 이래봬도 웃음을 참는 것은 자신 있거든.
' 그래도 저렇게 맛있게 먹는걸 보는 것도 나쁘진 않네.'
애초에 내 요리 실력은 스스로를 꾸미기위해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이렇게 누군가에게 음식을 만들어준다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물론 여태까지 내가 만든 음식을 먹은 사람은 지윤이 하나지만 말이야.
언젠가 여유가 된다면 아버지에게도 음식을 차려드려야지. 어머니는……. 아직 무리일 것이라 생각하니 적어도 아버지에게라도.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지윤이와 함께 함박 스테이크를 먹었다. 언젠가 때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되뇌며.
물론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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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선생님께 전화를 드리긴 했지만 그래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외로 학교에선 아무런 일도 없었다. 그저 내 옆에 앉아있던 상혁이가 없다는 것만 빼면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고나 할까. 같은 반 클래스메이트가 뼈가 부러져 입원했는데 관심을 가지는 녀석은 딱히 보이지 않았다.
나도 그렇지만 이 녀석도 참 협소한 인간관계라니까. 하기야 첫날 그런 사건이 있었으니 같은 반 아이들과 어울리기 어렵긴 하겠지. 거기다가 그 바로 옆에 앉아있는 것도 나이니까 다가오기 힘들기도 할 테고.
덕분에 오늘은 옆에서 말 걸어오는 녀석도 없겠다 느긋하게 창밖을 응시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쉬는 시간에 곱슬이가 옆에서 어제 병원에 갔을 때 혹시 따로 상혁이와 만나지 않았냐고 묻는 터라 조금 귀찮긴 했지만 말이야. 아마도 상혁이가 내가 찾아왔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물론, 내가 상혁이와 안 만났다면 내가 그 시간에 병원에 갔던 것이 설명이 되지 않았기에 계속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왔지만 나는 그저 '정말 팔이 아파서 간 것뿐이야.'하고 둘러댈 뿐이었다.
태연한 나의 말에 곱슬이도 차마 더 묻지는 못하겠는지 자리로 돌아갔고, 그 뒤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느긋하게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부실에서도 딱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곱슬이가 상혁이가 없어서 의욕이 나지 않는다느니 하는 헛소리를 하긴 했지만 바로 태클이 들어오는 지윤이의 말에 투덜거리면서도 제대로 공부를 했으니 말이다. 애초에 윤아와 곱슬이, 덤으로 지윤이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것은 심청 선배의 몫이었고, 나는 옆에서 요약노트나 만들고 있던 터라 평소와 다른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 다른 점은 하나도 없었다.
" ……네가 여기에 있는 게 가장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상혁이가 있는 병원에 찾아왔다는 것만 제외하면.
" 어머, 그래? 하지만 오늘은 그저 요약노트를 전해주려고 왔을 뿐이야."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찾아온 것이 의외였던지 상혁이가 무척이나 의외라는 얼굴로 말해왔다. 하기야 지금 시간은 저녁 여섯시. 부실에서 스터디 그룹이 끝나고 찾아온 터라 상당히 늦은 시간이었다. 솔직히 나도 요약노트만 아니었으면 오지 않았겠지만 말이야.
" 미안하게 그러지마. 요약노트는 분명 고맙지만... 굳이 네가 여기까지 찾아와서 건내줄 필요는 없어. 다른 것을 보고 공부하면 되."
" 그렇긴 하지. 나도 이유가 없는 건 아니야. 빚을 갚는 거라고 할까. 스터디 그룹에서 내가 도와주기로 한만큼 이것은 계속하기로 했어. 적어도 이건 내가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이니까, 네가 뭐라 하지 말도록 해."
단호한 나의 말에 상혁은 거듭 그럴 필요 없다고 했지만 나는 응답하지 않았다. 방금 말했듯이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스터디 그룹에서 나는 가르치는 대신, 이것이라도 만들어 스스로 애들을 돕고자 했다. 그러니 그 부원중 하나인 상혁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했다.
" 그리고."
또 여기에 찾아온 것은 요약노트를 전해주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오늘 부실에서 곰곰이 생각했던 것을 전해주기 위함이었다. 솔직히 요약노트를 전해주는 것은 스터디 그룹의 일원으로서 한 행동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말하려는 것은 나를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 즉 이렇게 다치게 된 것에 대한 빚은 어떻게 갚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 그나마 괜찮을 것을 생각해냈기 때문이다.
" 너도 요약노트를 보면 내용은 이미 시험범위 내까지 다 정리해두었어. 다른 아이들의 것도 아마 3일 정도면 끝나겠지. 그러면 시험 날까지 이틀정도 남아. 그 이틀은 내가 여기에 직접 찾아올 생각이야."
" 어, 왜?"
" 멍청하긴. 내가 왜 직접 찾아오겠니? 네가 공부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서잖아."
나의 말에 상혁이는 크게 당황한 듯싶었다. 하기야 그럴 만도 하지. 갑자기 대뜸 찾아와서는 내가 공부를 가르쳐준다고 하니 이상할 만도 했다. 하지만 이건 내 나름의 결론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녀석이 나를 도와주다가 다친 것이었고. 그것이 중간고사를 공부하는데 해가 된 것은 분명했다. 일방적이긴 하지만, 나로서는 그 빚을 갚을 필요가 있었다. 다친 것을 치유할 수는 없어도, 공부하는 것을 도울 수는 있으니까.
" 그럴 필요는……."
" 아니, 내 일방적인 선고니까 거절할 생각하지 마. 난 빚을 지는 건 싫어. 물론 이걸로 너에게 진 빚을 다 갚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야. 그래도 너에게 받은 도움을 그냥 받은 체로만 있을 수는 없어."
다시 말하지만 나는 남에게 빚을 지는 게 싫다.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에게서 약한 점을 잡히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그것이 누구이든 이렇게 조금이라도 그것을 메우지 않으면 참을 수 없었다.
이런 나의 말에 상혁이는 그제야 알았다는 듯이 작게 한숨을 쉬어왔다.
" 알았어. 하아, 정말 너는 조금 변했다고 해도 그대로구나. 조금은 그런 것을 받아주면 좋을텐데."
" 천성이야."
"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니까, 굳이 그럴 필요 없어. 정말인데."
상혁이는 계속 괜찮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나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상혁이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사람의 관계는 언제 달라질지 모른다. 이런 사소한 것이라도 언제 어느 때에 문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것을 이번 생이 아닌, 전생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약한 점을 보이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걸. 그러니 언제라도 그런 때를 대비하며 살아가야할 필요가 있었다.
" 수연이 너는 뭐랄까, 가족에겐 많이 무른 것 같으면서도 남에게는 필요이상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 같아. 뭐 하긴 가족과 남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야."
" 그러니?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 난 가족만으로 벅차거든."
남에게 필요이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내가 상혁이와 윤아, 곱슬이 청이 선배를 비교적 '친한 사람'이라는 '친구'의 카테고리로 분류를 하고 있을지라도 그렇다. 나는 아직 혼자가 편하니까. 그렇기에 아직도 혼자 귀가하고, 점심시간에도 혼자서 밥을 먹는다. 아마 이것이 언제 변할지는 모르지만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생에는 없었던 친구라는 것은 아직 어렵기에, 가족만을 생각하는 것도 벅차기 때문에.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를 믿고, 믿음을 받는 것도 너무나 힘든 일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 알았어. 그럼 나로선 지금 너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겠네. 뭐 나도 네가 가르쳐준다면 고마울 뿐이지만."
" 그래? 그나마 다행이네. 일방적인 말이다 보니 끝까지 거절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상혁은 나의 말에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 거렸다.
" 뭐 너는 아직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서투니까 내 쪽이 양보해야지. 이런 것도 나름 이벤트 같아서 나쁘지는 않아."
" 어머, 꽤 건방진 소리를 하잖아? 나는 가르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꽤 스파르타하게 가르칠지도 몰라. 아마 좋은 이벤트는 아닐걸?"
끝까지 거절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하나 고민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나의 의견을 받아들여준 듯싶었다. 씩 웃으며 여유롭게 말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뭐 틀린 말도 아니니 넘어가기로 했다. 내가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서툰 것은 사실이니까.
다만, 상혁이가 모르는 것은 그 서툴다는 것이 이미 과거의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지만. 아마 그것을 말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 그럼 나는 3일 뒤에 올 테니 그때까지 미리미리 공부하도록 해."
" 오, 알았어. 적어도 네가 준 요약노트는 완벽히 외워두도록 할게."
상혁이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뒤, 천천히 몸을 돌렸다. 시간도 늦은 터라 서둘러 들어가지 않으면 분명 지윤이가 왜 늦었는지 추궁할 것이 분명했다. 아니, 애초에 지윤이와 같이 갔어도 될 걸 도중에 볼일이 있다고 따로 온 터라 분명 물어볼 테니 변명을 준비해야겠는걸.
" 늦었으니 조심해서가."
병실이다보니 크게 소리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멀쩡한 왼손으로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하는 상혁의 모습에 작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아마 내가 오늘 이 녀석과 만난 것을 곱슬이나 윤아가 알면 깜짝 놀라겠지. 속으로 피식 웃은 나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하늘을 보며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작품 후기 ============================
수연이에게 플래그라니요. 아직 수연이에게 플래그를 박기엔 바닥이 단단하네요!
덤으로 세계수의 미궁이 무엇이냐면 닌텐도3DS게임입니다. 요즘 하는데 아주 재밌군요. 덤으로 몬헌도 해요. 아직 헌랭은 4랭입니다만... 병원에서는 원거리 통신이 안되서 함께 사냥을 못해요, 흑흑.
덤으로 담편은 2권 분량에서 뿌려둔 여러가지 떡밥으로 진행되는 수학여행편입니다. 4권이 여름방학편! 그나저나 2권은 떡밥만 던지는 편이다보니 진행이 더디네요. 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