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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공략당해 버렸다-3화 (3/153)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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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에 휩싸인 채로 충격의 입학식 첫날은 끝이 났다.

박시윤 선생님은 자기소개가 끝나고 몇 가지 말을 전달한 뒤에 오늘은 이만 돌아가도 좋다고 말을 했기에 아이들은 조용한 침묵 속에서 나를 힐끔힐끔 보며 집으로 돌아갔다. 아까 전 내가 말했던 발언 때문인지 어색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나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느껴졌다. 어째서 나의 눈치를 살피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내가 ‘오타쿠’라고 이야기하며 비웃던 녀석들을 간접적으로 비꼬며 비웃음 당하던 상대의 편을 든 격이 되니까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그러한 모습들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다가 옆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상혁에게 고개를 돌려.

" 슬슬 가자."

" 어,어. 아, 그래."

크, 당황하는구나. 이런 반응은 또 신선하네. 생각해보니 이번 생에서 오타쿠인 녀석과 대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 아니던가? 초등학교 때는 오타쿠라는 개념이 없었고 중학교 때는 딱히 오타쿠인 아이들과 접점이 없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내 옆에서 걸어가는 상혁은 참으로 운이 좋은 케이스가 아닐 수 없었다. 나 스스로 먼저 다가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반대로 오타쿠 녀석들은 나를 애초에 사는 세계에 다른 그런 인간으로 취급하기에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사실 난 같은 세계에서 사는 사람인데 말이지. 더불어 보통 오타쿠는 명함도 못 낼만큼 초 하드한 오타쿠라고.

" 윤아는."

" 그 녀석은 교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했어."

내가 가볍게 묻자 상혁은 슬쩍 내 눈치를 보곤 가볍게 대답했다. 옅은 한숨을 쉬는 것이 나와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긴장이 됐던 모양이다. 참 헷갈리는 녀석이네 이럴 때 보면 초식계인거 같으면서도 학교에서 다른 사람들을 대처하는 요령을 보면 묘하게 육식계인 것 같기도 하단 말이지.

아무튼 계속 이렇게 조용히 걸어가긴 좀 그러니 이 녀석의 긴장을 조금 풀어줘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 너, 아까 don't be long 들었지."

" 에엑! 어떻게 그걸 아는 거야!"

그 노래를 부른 미즈키 나나는 나름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했고, 한때 나노하 팬픽을 쓰면서 많이 들었었지. 전생에. 그나저나 don't be long이 나온 것을 보면 나노하 극장판 dvd가 나왔다는 이야기인데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쯔음에 나왔던 것 같기는 하다. 다만 2기 극장판은 정말 오래오래 기다리다가 나왔었지.

" don,t be long. 나노하 극장판 1st movie에서 나오는 삽입곡이지. 가수는 미즈키 나나. 왜, 알면 이상해?"

그런 것도 내가 모를 것 같아- 라는 표정으로 무감정하게 바라보자 상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외라는 듯이 말해 왔다.

" 아니, 보통 그런 건 이런 쪽에 관심 있는 녀석들만 아는 이야기니까. 너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거든. 시험도 만점에 머리도 정말 좋아 보이고. '지식'으로 알고 있는 거야 아니면-."

나와 같은 오타쿠인거야, 하고 상혁의 눈은 말하고 있었다. 감추지 않고 너무 대놓고 말한 탓에 헷갈리는 모양이었다. 뭐 나도 전략이었다고. 애초에 나를 오타쿠라던지 그런 쪽으로 생각하기에는 나의 이미지라든지 여러 가지가 방해하니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해도 오타쿠인 것을 들키지 않으니 나 정말 최고.

" -글쌔."

" 뭐라고 해야 하려나……. 너는 정말 뭐든지 알 것 같은 분위기인지라."

" 뭐든 지는 몰라. 알고 있는 것만."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상혁의 눈이 게슴츠레하게 변한다.

" ...바케모노가타리냐."

들켰다.

아직 소설밖에 없어서 모를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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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앞에 도착하니 윤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와, 진짜 있긴 하구나.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 소꿉친구라니. 뭔가 미연시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아니야?

" 뭐, 뭐야! 왜 둘이 같이 나오는 건데!"

윤아는 우리 둘을 발견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리쳤다. 짧은 단발머리가 흔들려서 무척이나 귀엽게 느껴졌다. 이 아이 분명 인기 있을 거야. 짧은 단발머리에 활발한 인상. 귀여운 얼굴, 아담한 몸은 금상첨화. 아까 신입생 대표로 단상에서 발표할 때 알았지만 이 학교 은근히 미인들이 많다.

그렇다고 해야 하나- 뭐랄까 신기하네. 미인 여교사. 사랑스런 소꿉친구. 뭔가 미연시에서나 보일 것 같은 구성이잖아. 거기다가 나로 이르자면 전교 1등의 완전무결 동급생.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놓고 보자면 명백히 히로인 포지션이다.

헤에, 진짜 이런 상황이 일어나기도 하는구나. 완전 러브코미디 전개! 랄까.

" 아아-, 어쩌다 보니 오늘 내 옆에 앉아서 조금, 친- 해졌달까."

친해졌다, 라고 말할 때 은근히 이쪽 눈치를 살피는 게 내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고 눈치를 살피는 듯싶었다.

" 에에~. 거짓말. 너 같은 게 이런 애랑 친해졌을 리가 없잖아!"

" ...나 같은 것이라니. 뭐 부정하지는 않는다만 진짜 나도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고."

' 흐응~?'

이거 그거지 그거. 속으로 은근히 좋아하던 자신의 소꿉친구가 있다. 하지만 그 녀석은 오타쿠라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인기도 꽝이고 절대 여자와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아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학교의 아이돌과 함께 하교한 것이다! 라는 상황이지.

귀엽구나. 소꿉친구 완전 귀여워.

나야 소꿉친구를 사귀게 된다면 상대가 남자이니 전혀 귀엽지 않아서 사귀지 않았지만- 아아, 이럴때는 가끔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한다.

" 으으. 뭐야, 무슨 일이야 이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윤아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상혁에게서 떨어져 얼굴을 찌푸리며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너는- 아마 그러니까 이름이 이수영이라고 했던가."

" 이수연."

갑자기 가수 이름으로 만들지 마.

" 그래, 이 수연. 아무튼 너처럼 대단해 보이는 애가 왜 저런 거하고 같이 나오는 거야?"

" 저런 거라니……."

우와, 리얼 질투는 무섭구나. 상혁은 옆에서 '저런 거라니.'하고 낙담하고 있고. 내 포지션은 그거지. 이럴 때는 그래. 손을 입가로 가져가며 슬쩍 미소, 눈을 가늘게 뜨며 검은 머리를 바람에 맡겨 흩날린다.

그리고 이런 대사!

" 어머, 질투하는 걸까?"

" 아, 아니야!"

얼굴 완전 빨간데 뭐가 아니야. 무표정한 얼굴에 요염한 미소를 짓는다. 역시 이럴 때 내 포지션은 갑자기 나타나서 소꿉친구를 데리고 가려고 하는 정체불명의 소악마 여학생이지. 전생을 떠올려 보자면 나중에는 독설계열 여캐릭들도 많이 떴었고.

아마 지금 시점에선 츤데레가 대세니까. 지금 눈앞의 소녀는 그야말로 완벽한 요즘 대세를 따르고 있는 완벽한 소꿉친구였다.

아무튼 더 놀리면 저 리얼하게 질투로 빛나는 시선을 바꿀 수 없을 것같았으니 여기까지 하도록 하자.

" 장난이야."

" 응?"

내가 먼저 말하자 윤아는 노려보던 시선을 풀고 의아하다는 듯이 답했다. 어쩐지 고양이 같아서 무척이나 귀여웠다.

" 단지 오늘 옆자리에 같이 앉았기에 같이 나왔을 뿐이지."

" 아아-, 그렇구나."

다행이라는 듯이 안도하는 윤아. 그러다가 찌릿하고 상혁을 노려보는 것은 잊지않는게 뭔가를 아는 녀석이었다. 쉬지 않는 질투야말로 츤데레의 왕도지. 현실에서 만나면 이렇게 귀찮지만.

" 그럼 나는 먼저 가 볼게, 내일 보자."

오늘 처음 만난 시점에서 더 이상 사교성을 꽃피우기는 좀 그러니 그만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상혁과 윤아는 아직도 좀 투닥투닥 거리고 있는 듯싶었기에 계속 지켜보다간 뭔가 암에 걸릴 것 같기도 했고. 크, 뭐랄까 리얼로 저런 모습을 보면 뭔가 울컥울컥하네.

" 아, 가려고? 그래 내일 학교에서 봐."

" 으, 그래 잘가~!"

상혁은 윤아를 상대하며 애써 대답했고 윤아는 아까보다 비교적 밝아진 얼굴로 나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그냥 가자니- 뭐라고 할까. 조금 심술이 일었다.

" 아, 그래."

나에게 인사를 하는 윤아에게 스쳐 지나가며, 그녀에게만 들릴 정도로만 작게 속삭였다. 마치 방금 생각났다는 듯이. 필연을 우연처럼.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 나, 오타쿠를 그렇게 싫어하진 않아."

" ...?!"

눈을 동그랗게 뜨며 스쳐 지나가는 나를 향해 고개를 거칠게 돌리는 윤아. 그녀는 혼란스런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미처 결정하지 못하는 듯싶었다. 이야, 역시 귀엽네. 나는 혼란스러워 하는 그녀의 얼굴에 만족하며 등 뒤로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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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여동생은 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느라 귀가 시간이 늦었고 어머니는 오늘 친척집. 아버지는 직장이 늦게 끝나다 보니 아직 오지 않으신 모양이었다. 물론 누가 있다 하더라도 껄끄러울 뿐이지만.

치익- 찰칵.

음료수 한 캔을 따고 방으로 들어와 책상 위 컴퓨터 전원을 눌렀다. 파란 윈도우 로고가 보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꾸며 둔 컴퓨터 바탕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딱히 게임할 생각도 들지 않으니 애니메이션 카페에 들어가 채팅이나 하면서 놀아야겠다.

참고로 이 카페에서 나는 딱히 여자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말하는 투를 보면 다들 나를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싶었다. 카페 매니저나 부 매니저는 내 성별이 여자인 것을 알고 있겠지만 그쪽에서도 딱히 말을 하지 않고 있었기에 나로선 남자든 여자든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사실 남자라고 생각되는 쪽이 야한 이야기나 그런 거 꺼내기도 편하니까.

거기다가 나는 카페에서 상당한 유명인 이었는데, 그 이유는 귀신같이 지뢰작과 아닌 것을 감별 해내기 때문이다. 매 분기마다 나오는 수많은 애니메이션 목록이 떴을 때 나는 미리 몇 가지를 찍어, 이것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하면 반드시 그 애니메이션이 대박을 치는 것이다!

다들 그것에 놀라 이젠 거의 예언자님 취급하거나 성지순례 오는 곳도 간혹 있다.

' 하지만 말이지.'

당연하잖아. 훨씬 미래에서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죽었는걸. 이미 본거니 어떤 것이 대박이었고 아니었는지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내가 전혀 모르는 애니메이션이 나오려면 아직도 10년이나 기다려야 되다 보니 나로선 매번 재탕 중이지만.

하지만 내용 자체는 가물가물해서 막상 보면 여전히 재밌다.

" 그럼 채팅방에 들어가 볼까나."

음료수를 홀짝 마시며 언제나 들어가던 카페 채팅방을 가볍게 클릭했다.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빨간곰 : 헐 모에님 언제나 쩌는 닉이시네요.

이젠고등학생 : 안녕하세여.

멜론빵샤나: 안녕하세여.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안녕하세염. 어쩐지 올만에 온거같은데 항상 보던 분들임.

빨간곰 : 모에님 진짜 간만에 들오신듯. 요세 뭐 애니 추천할만한거 없으세여?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내여귀 정도? 요세 게임하느라 애니를 잘 안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 다만 어쩐지 내여귀도 결말이 별로일거 같아서 안보는 중. 근친엔딩나올거 같아서. 전 쿠로네코파라.

멜론빵샤나 : 근데 소설진행보면 완전 흥미진진하던데. 작가도 생각있으면 뜬금없이 그러진 않겟죠.

유유윳키 : 모에님 안냐세요. 요새 잘 안 보이시다 보니 무슨 게임하세여?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요새 전국란스하는데 우에스기 완전귀염미사일연사시뮬레이션 : 아 그거 저도해봄. 그거 유명한 말 있지 않음? 우에스기가 귀엽지. 나도 좋아해.

빨간곰 : 근데 모에님 보시면 좋아하는 캐러가 다들 진짜 검은 긴생머리네여.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넹. 참고로 검은 긴생머리 검은 팬티스타킹입은걸 젤좋아함.

멜론빵샤나 : ㅋㅋㅋㅋㅋ 저님 완전 취향 노골적이시네.

유유윳키 : 아,ㅋㅋㅋ 콜라먹다 뿜었는데 자판에 다 들어감 ㅋㅋㅋ이젠고등학생 : 아, 그러고보니 저 오늘 고등학교 입학했는데 신입생대표가 완전 검은 긴생머리에 장난아니게 여신이었어여.

검은긴생머리모에 : 헐.

-거기까지 채팅창에 글을 쓴 나는 '이젠 고등학생'이라는 녀석의 말에 눈을 가늘게 좁혔다. 설마. 하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하잖아. 마침 오늘 입학식에 그 입학식에서 검은 긴 생머리 미소녀가 신입생 대표로 인사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 흐응-."

미소가 지어졌다. 아직 추측이긴 하지만 이 녀석, 아무래도 상혁인 것 같았다. 세상이 좁다좁다 했지만 정말 이렇게 좁다니. 아무 생각 없이 채팅을 하던 나이지만 갑자기 재밌어져서 채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멜론빵샤나 : 헐 클남. 고딩님 학교 대표라는 분 오늘 모에님 한테 납치당할 듯.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이미 혼인 신청서써둠.

빨간곰 : ㅋㅋㅋㅋ 이름도 모르시잖아여.

미사일연사시뮬레이션 : 그런데 신입생 대표가 완전 여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미소녀라니. 고딩님 완전 복 받으신 듯. 저 고딩 땐 그런 수식어 붙일 애가 없었는데. 다양한 몬스터를 발견하긴 했지만.

이젠고등학생 : 저도 진짜 깜놀함. 거기다가 저랑 같은 반이더라구염. 담임도 들왔는데 개미인.

유유윳키 : 헐 ㅋㅋㅋ 완전 미연시 찍으시네. 님 소꿉친구도 있다하지 않음?

멜론빵샤나 : 너무 노골적이라 믿기 힘들 정도다 ㅋㅋㅋㅋㅋ 완전 장르가 러브코미디시네여.

검은긴생머리모에 : 그 완전여신검은긴생머리녀 어떰?

이젠고등학생 : 개쩔었음요. 저 오늘 자기소개 하는데 갑자기 저랑 같은 중학교 나온애들이 불경외우듯이 저 오타쿠라고 강제로 덕밍아웃 시키는 거에여. 그래서 아 이번 고교생활도 여자는 소꿉친구 외엔 말도 못걸겠구나 싶었는데.

빨간곰 : 아 ㅋㅋㅋ 애초에 소꿉친구라도 있는게 어디임미사일연사시뮬레이션 : 전 고 2땐가. 그때 덕밍아웃당했다가 졸업할때까지 여자랑 말도 못해봄.

유유윳키 : 싶었는데 어캐되심?

이젠고등학생 : 그뒤에 좀 지나서 완전여신이 나가더니 자기소개를 했어여. 약간 평범하기는 했는데 질문에 잘 답해주고 그랬음. 그러다가 마지막에 아까 저 덕밍아웃 시킨 놈들중 하나가 질문한거임.

멜론빵샤나 : 뭐라함?

미사일연사시뮬레이션 : 팬티보여주세여, 그럼?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저라면 그대로 달려가서 납치함.

이젠고등학생 : ㅋㅋㅋㅋ 그런게 아니고 남친있냐고 물어봄. 그런데 없다하니까 반 남자애들 괜히 개흥분.

빨간곰 : 그럼 별거 아니지 않나여?

로지컬나노하 :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시시한 듯.

이젠고등학생 : ㄴㄴ 아니에여. 그다음이 진짜쩜. 그 남친 있냐고 질문한 애가 그럼 좋아하는 타입은? 하고 물어보니 대답이 가관임.

유유윳키 : 하루히 대사라도 했나여?

멜론빵샤나 : 그럼 리얼 ㅋㅋㅋㅋ이젠고등학생 : 좋아하는 타입은, 오타쿠입니다. 라고 함 ㅋㅋ빨간곰 : 나 고백하러 갔다옴.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ㅋㅋㅋㅋㅋㅋ아 혼인신청서 도장만 찍음되네여.

이젠고등학생 : 근데 지금 잘생각해보니 절 감싸주려고 한거같음.

로지컬나노하 : 헐 완전 라노벨 주인공 틱한 발상이네여.

미사일연사시뮬레이션 : 근데 이야기 들어보니 좀 그렇기도 한듯. 고딩님이 오타쿠라고 개까이니까 조용히 시킬려고 그런말 한거같음.

이젠고등학생 : 소꿉친구한테도 말하니 그런거 같다고 하던데. 기분 나빠보였어여.

빨간곰 : 앜ㅋㅋㅋㅋ 진짜 고딩님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인지 궁금하다 ㅋㅋㅋ멜론빵샤나 : 혼자 라노벨찍으며 학창생활함.

이젠고등학생 : 특이한 게 그거뿐이 아님. 얼떨떨해서 가만히 있다가 걔가 불러서 교문 앞까지 걸어가는데 대화하다 어쩌다 보니 넌 뭐든 알고 있을 거 같다, 이렇게 말하게 됨. 그랬더니...

유유윳키 : 설마 대답이 '뭐든 지는 몰라, 아는 것만.' 이럼?

이젠고등학생 : 정답

미사일연사시뮬레이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하네카와 ㅋㅋㅋㅋㅋ멜론빵샤나 : 신입생대표에 완전 여신이라며 ㅋㅋㅋㅋ 근데 오타쿠임? ㅋㅋㅋㅋㅋ유유윳키 : ㅋㅋㅋㅋㅋㅋㅋ 완전쩌네여. 모노가타리 안봤으면 알지도 못할 대사 ㅋㅋㅋ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헐 완전 좋음 진짜 찾아가고 싶다.

빨간곰 : ㅋㅋㅋㅋㅋ 모에님 진짜 결혼할 기세 ㅋㅋㅋㅋ이젠고등학생 : 그리고 교문앞에서 소꿉친구랑 만난 뒤에 가는 방향이 틀려서 헤어졌는데, 소꿉친구한테 귓속말로 뭐라 한듯. 물어보니 말해주지는 않았는데 씩씩거리며 저한테 화풀이함.

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혹시 님 좋아한다고 고백한거 아님 ㅋㅋ?

이젠고등학생 : ㄴㄴ 그건아닌듯. 그리고 그렇게 말했다해도 소꿉친구가 화내는게 이상함.

멜론빵샤나 : 헐... 소꿉친구 완전불쌍.

미사일연사시뮬레이션 : 저님 진짜 라노벨 주인공인 듯.

빨간곰 : 미연시일지도 모름 ㅋㅋㅋ검은긴생머리완전모에 : 저라면 자살함.

이젠고등학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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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 말하고 기지개를 쭉 폈다. 확실해졌다. 이 카페에 이젠고등학생이라는 닉을 한 저 녀석, 분명 상혁이다. 나중에 카페 정모라도 하게 되면 완전 재밌겠네. 내가 여자라는 걸 밝히는 것만으로 재밌을 것 같았는데 재미가 하나 더 늘어 버렸다.

그 뒤로 나에 대해서 토론하거나 불쌍한 소꿉친구에 대한 언질을 몇 번 더했지만 상혁이는 전혀 그런 쪽으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싶었다. 진짜 라노벨 주인공이냐.

정신없이 채팅을 하고 있자니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계를 보니 저녁 열한시. 이 시간이라면 아버지나 여동생이 온 모양이었다.

삑.

컴퓨터 전원을 끄고 거실로 나가니, 아니나 다를까 여동생이 피로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봐왔다.

" 뭐야. 뭐 불만 있어?"

" 그냥 여동생이 보고 싶어서."

사랑스런 소꿉친구는 있는데 귀여운 여동생은 왜 없을까. 내 여동생도 외모만큼은 꽤 귀여운데 저 성격만 어떻게 안 될까. 하기야 매번 나하고 비교 당하면 좋은 성격이 되기 힘들겠지. 그런 점에선 언니로서 정말 미안하다.

" ...흥. 그렇게 펑펑 놀다가 첫 모의고사나 첫 시험에서 망해도 난 모른다고."

" 어머, 걱정 해주는 거야?"

" 그, 그럴 리가 없잖아! 바보, 진짜 게으름뱅이에 오타쿠!"

빽 소리 지른 여동생은 자신의 방으로 순식간에 뛰어 들어가 버렸다. 헤에헤에? 이거 설마 그건가. 에이~, 아니겠지. 내 생각보다 여동생 나를 싫어하지 않는 건가. 저 녀석 때때로 저래서 헷갈린단 말이야. 곤란하다니까 정말.

아무래도 여동생은 좀 더 공부할 요량인지 방의 불이 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거실에 앉아서 그것을 가만히 응시하던 나는 시간도 늦었겠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내일이야말로 제대로 된 고등학교 생활의 첫날이니까. 슬슬 잠을 자도록 하자.

어쩐지, 내일의 학교가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 작품 후기 ============================

대략 생각중인 내용은 이차저차 해서 라노벨틱하게 특별한 부를 만들어서 동아리 활동을 할생각인데 좋은 부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완전 고민중.

거기다가 늘 열혈이 들어간 글을 쓰다가 무난무난한 일상 러브코미디물은 처음인지라 쓰려니 시간이 무척 오래걸리네요. 어색하기도하고 문장도 이상하네요. 좀쓰다보면 늘겠죠.

안늘면 울지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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