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융명가의 창시자-1화 (프롤로그) (1/181)

§1화 00. 프롤로그

어쩌다 마법과 드래곤이 있는 소설 속 세상에 들어왔다.

이유? 모른다. 그냥 깨어나 보니 여기였다.

수많은 웹소설들을 읽었지만 보통 이런 경우 특출난 재능이 있는 주인공 몸에 빙의를 한다든가 아니면 어느 빵빵한 가문의 망나니 자식으로 빙의하는 게 보통이었다.

나도 분명 그랬어야 했는데…….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여기서도 수많은 명가(名家)들이 존재했다.

검술로 정평이 난 검술명가라든지, 신비의 마법명가라든지, 아니면 적을 결코 살려두지 않는다는 암살명가라든지.

하지만 내가 빙의한 사람은 그저 평민 집안 출신이었다.

“왜 하필 평민이야. 하…….”

엄한 세상에 끌려왔어도 좋은 귀족 가문 출신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마 적당히만 했어도 한평생 걱정 없이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행복은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먼치킨 주인공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귀족 가문의 망나니 자식도 아니고, 진짜 아무것도 아닌 평민 집안 출신으로 빙의시켜 놓으면 나보고 그냥 죽으라는 소린가? 이건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고!’

평민 출신인 것도 억울한데 더 최악인 것은 따로 있었다.

‘그것도 장남이야. 사람 돌아버리겠네, 진짜.’

집안 상태를 보니 이거 농노인지 평민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가세가 너무 기울어져 있었고, 아버지라는 사람은 병석에, 어머니라는 사람은 이미 돌아가신 지 오래라 장남인 내가 남은 동생들을 전부 다 책임져야 하는 그런 뭐 같은 상황이었다.

“하…….”

계속 한숨만 쉰다고 허공에서 빵이 나오나 답이 나오나?

외딴 세상에 떨어져 나를 형 또는 오빠라 부르며 매달리는 어린 동생들과 함께 죽을 자신이 없어 어떻게 살아볼까 며칠간 고민 좀 해봤다.

‘그래, 어떻게든 살아남자. 여기 끌려온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이대로 죽을 순 없잖아?’

누구는 이런 X같은 세상에 끌려와 일당백 소드마스터가 되고, 또 누구는 강산을 뒤바꾸는 대마법사가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재능이 없는 내겐 그저 꿈같은 이야기였고, 나는 내 방식대로 살길을 찾아야만 했다.

‘배운 게 그것뿐이니…….’

경제와 역사를 전공한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출신의 혈기왕성한 30대 청년.

서른 살까지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고,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이것저것 경험한 것도 많았다.

내 배경이 이렇다 보니 살길 역시 딱 하나 보였다.

‘그래, 모름지기 돈이 짱이지. 어떤 세상이든 전부 돈으로 움직이는 거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구 문명이 발전시킨 금융의 역사와 선진화된 금융의 쓴맛을 이곳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아니 모르겠지. 절대로.”

자고로 모르면 당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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