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화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VIP라니? 본부 측도 아니고. 조금 전까지 병원에 있다 나온 녀석이 무슨 마술을 부린 거냐?”
“서로서로 좋은 게 좋은 거니 도와 달라고 했죠. 뭐.”
사실 각성자 교육 시설을 정부에서 운영하기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당연히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다.
그리고 운영 계획을 세우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
정부의 사업이라고 하는 것은 인가가 나려면 결국 틀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데 각성자나 헌터 지원자의 수효를 미리 파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각성자 교육 시설을 만들면 얼마큼의 수요가 있을지 계산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결국, 각성자 교육 시설은 돈을 퍼 줄 생각이 아니라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못할 사업이었다.
“물론 정부는 돈을 퍼 줄 생각이 없었고요. 다만 민간 사업자가 그런 교육 시설을 정부보다 먼저 시작한다는 것도 보기 싫었던 거죠.”
성원은 그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계속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건용 역시 묵묵히 지원해 주고 있었지만, 이런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진 것이었다.
“아버지. 사실 저도 돈 지랄이라고 생각하고 반쯤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확인 던전이 터지면서 기회가 생긴 거고요.”
“다음에 또 판돈으로 목숨을 걸면 이번처럼 넘어가진 않을 거다. 알았지?”
건용의 말처럼 이번 공략은 정말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아버지. 생각보다 쉽게 공략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자식 걱정 안 하는 부모가 어딨어.”
“뭐. 그렇긴 하네요. 어쨌든 정부 측에서 이렇게 순순히 약속을 지킬 줄은 몰랐는데 잘됐네요.”
구두계약이었기에 계약서가 오고 가는 정식 계약에 비해 강제성은 없어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던 터라 더 놀란 상황이었다.
“VIP도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이런 커다란 사업을 뚝 하고 바로 허가해 주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서 아버지 저한테 조금 더 투자하지 않으시렵니까?”
“…?”
“아. 형님도 연관이 있네요.”
“그게 무슨?”
“그러니까 말이죠. 대박 아이템을 하나 건졌는데요. 이번에 던전을 들어가면서….”
***
“떡갈비보다 곰탕이 더 나을 거 같은데. 이제 곰탕은 확실히 엄마보다 낫네. 요리 경연을 곰탕으로 해서 나가야겠네.”
“경연 나가서 곰탕 끓이려면 요리시간 12시간쯤 달라고 해야겠네. 어쨌든 맛있다니 다행이네. 아. 미호가 이걸 먹었어야 나보고 요리 못한다는 소리를 더는 못 할 텐데 말이야.”
미호는 죽다 살아온 호돈이랑 데이트하라고 며칠간 휴가를 보낸 상태였다.
“그나저나 다현이는 괜찮디?”
“운애가 가서 치료해 줘서 거의 다 나았어. 성원이나 정수, 호돈이는 처음부터 크게 다친 것도 없었고.”
“다행이네. 그래. 운애도 와서 먹고 가라고 하지.”
운애는 지금도 행운공원에서 하급 정령들과 댄스 삼매경에 빠져 있을지도 몰랐다.
“오늘 볼일 있어서 바쁘다길래. 병문안만 같이 갔다 왔지. 어? 다 먹었네. 더 줄까?”
경호는 지숙이 최근 들어 확실히 식사량도 늘고 혈색도 좋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아니다. 아니야. 엄마 나이쯤 되면 너무 많이 먹어도 안 좋아.”
“들어가서 좀 쉬어. 낮잠이라도 자든가 내가 설거지하고 치울게.”
“에이. 설거지하면서 소화시키고 해야지. 바로 누우면 병나.”
“아니면 엄마. 아직 다현이 병원에 있으니까 한번 다녀와요.”
경호도 누구보다 다현을 아끼는 지숙이 내심 걱정하고 있는 것을 잘 알았기에 말을 했다.
“나는 흰둥이랑 가게를 지킬 테니까.”
지숙이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그럴까?”
“그래. 그럼. 다녀와요. 설거지보다 그게 낫겠네. 다현이도 엄마 보고 싶어 하더라고.”
“그럴까? 그럼.”
경호가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지숙은 후다닥 외출준비를 마치고 가게를 나섰다.
“그럼. 다녀올게. 아들.”
“옛썰! 올 때 메론바!”
그렇게 지숙이 나가고 나자 문득 밤새 울었다던 정수가 떠올랐다.
“아! 맞다! 흰둥아!”
바닥에 엎드려 반쯤 감긴 눈으로 꾸벅거리던 흰둥이가 놀라 대답했다.
-네엣? 왜, 뭐요?
“아. 놀랬냐?”
흰둥이는 경호를 노려보며 ‘그럼! 놀래지 안 놀래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아, 아뇨. 뭐. 그런데 왜요?
“그게 병원에 있는 정수에게 좀 다녀올래? 성원이 그러는데 검령이 봉인된 에고소드가 박살 나서 거의 폐인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경호의 말에 흰둥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귀찮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겠네요.
“대충 스토리 나오지? 내가 콘티 짜줄까?”
경호의 말에 흰둥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경호 님. 가서 영화 한 편 찍고 오겠습니다.
흰둥이가 재밌겠다는 표정으로 꼬리를 흔들며 가게를 나섰다.
그렇게 지숙과 흰둥이가 모두 가게에서 나가자 경호는 의자에 털썩 기대앉아 TV를 틀었다.
여기를 틀어도, 저기를 틀어도.
온통 신화길드 뉴스였다.
“아주 인기스타 되셨네.”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우웅!
그때 손목에 진동이 왔다.
-관우.
“하여간 양반은 아니라니까.”
경호가 전화를 받자 성원의 활기찬 목소리로 인사부터 했다.
-형님! 안녕하십니까?
“나의 안녕은 왜? 니가 걱정 안 해도 잘 안녕하고 있거든.”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아버지와 형님 데리고 점심 먹으러 가도 될까요?
역시나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신화그룹 사내 식당 밥맛이 그리 좋다는데. 왜 또!”
-형님. 보고 싶어서 그렇죠. 형님은 저 안 보고 싶으세요.
“어. 당연하지. TV로 잘 보고 있으니 오늘은 그만 보는 거로 하자.”
-한 30분쯤 있다 갈게요.
“하아. 피곤하다.”
-그럼. 조금 있다 봬요!
전화를 끊은 경호가 한숨을 푹푹 쉬며 탁자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
“안녕하십니까!”
성원에게 구시렁거리긴 했지만, 경호는 어느새 자본주의의 미소를 장착한 채 식당을 찾은 이건용 회장을 향해 꾸벅 인사를 했다.
“아니. 괜히 귀찮게 한 건 아닌가 모르겠군.”
“손님 오는 게 귀찮은 식당 사장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겠습니까?”
물론 경호는 귀찮아 죽을 지경이었다.
사실상 개점휴업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중이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경호였다.
“형님! 저 왔습니다!”
참으로 해맑게 인사하는 성원을 보며 경호는 애써 기운을 냈다.
“그래. 몸은 괜찮고?”
“쌩쌩합니다!”
“동생. 쉬는데 괜히 미안해. 이 녀석이 무조건 이곳에 와야 한다고 고집을 부려서.”
성준의 말에 성원이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오늘 밥만 먹으러 온 게 아니라 우리 형님의 고견을 여쭙고자 온 거예요. 그러니까 형님도 앉아보세요.”
엥? 앉는 거야. 어렵지 않은데 그럼 밥은 누가 차리고?
“우선 밥부터 차려줄게. 회장님. 백반 괜찮으십니까?”
경호의 질문에 건용이 흐뭇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백반집에 왔으면 백반을 먹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알겠습니다. 회장님.”
안 그래도 미리 요리를 끝낸 상태였다.
설호 꼬리곰탕이 남아 있었고, 떡갈비도 냉장해 놓은 게 있었다.
겉절이 하려고 사 놓은 배추가 보여 경호는 배추전도 부쳤다.
간단하지만 달달하면서 고소한 게 먹으면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는 부침개였다.
곰탕의 짝꿍인 깍두기도 국물까지 넉넉히 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의 손맛이 듬뿍 들어간 씁쓸하지만, 입맛 당기는 고들빼기김치도 담아냈다.
“자아. 오늘의 메인은 곰탕과 떡갈비입니다.”
경호가 음식을 하나씩 식탁에 올릴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진국이구만. 빛깔만 봐도 알겠어. 커다란 가마솥에 은근한 장작불로 끓여야지만 나오는 그런 빛깔이야. 자네 이런 곰탕을 어디서 구한 건가?”
건용의 질문에 떡갈비 접시를 내려놓던 경호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제 제가 끓인 겁니다. 회장님.”
“흐음. 그런가. 빛깔이 좋구만.”
“제가 가마솥에 끓인 곰탕을 먹어보진 않았지만 분명 맛은 더 좋을 겁니다.”
설호의 꼬리뼈, 그것을 마력을 이용하여 강제로 뼛속 맛 성분을 200% 뽑아낸 진국이 바로 이 곰탕이었다.
건용은 경호의 호언장담에 ‘설마 그 정도로 맛있을까?’라는 눈빛을 보였지만, 평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국밥이기에 서둘러 숟가락을 들었다.
후르릅.
“엇?”
일부러 소금이나 후추를 치지 않고 파만 조금 넣은 후 국물 맛을 본 건용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자, 자네?”
“식기 전에 드셔야 맛있습니다.”
후르릅. 후르릅.
건용의 모습에 성원과 성준까지 ‘뭐지?’ 하는 표정으로 국물 맛을 보았다.
후르릅.
“아!”
“엇!”
왜 아버지가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성원과 성준은 국물이 혀에 닿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담백했다.
느끼하거나 비릿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깊은 맛.
묵직하면서 과하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균형감이 완벽한 국물의 맛이었다.
“미쳤다.”
성원의 말처럼 정말 이 국물은 미쳤다.
처음 맛을 본 운애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도 모두 뚝배기를 비우고 나서야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건용은 중간부터 아예 뚝배기를 들고 마시는 열정을 보였다.
“크흠. 이거 정말 속상할 정도로 맛있군.”
속상할 정도로 맛있다?
참신한 맛 표현에 경호가 자본주의의 미소를 유지하며 물었다.
“회장님. 속상할 정도로 맛있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나의 조모님이 끓여주신 곰탕이 바로 장작불에 가마솥으로 끓인 것이거든. 그런데 오늘 그 맛을 능가하는 곰탕을 먹으니 속상하단 말이지. 추억 속의 맛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생각했는데. 이거 자네에게 보기 좋게 당했네.”
“어찌 그 곰탕과 비교하겠습니까? 그저 오래된 기억이라 비교하기 어려워서 그렇겠지요.”
경호는 이 타이밍에 ‘아까 분명 제가 맛이 더 좋을 거라 하지 않았습니까! 하하하하하!’ 같은 대사를 날리고 싶었지만, 입술을 꾹 깨물며 혼신의 힘을 다해 참았다.
“그럼. 한 뚝배기 더 줄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그렇게 다시 채운 뚝배기를 모두 비우고 떡갈비와 배추전, 깍두기에 고들빼기까지 싹 비우고 나서야 다들 한숨을 돌렸다.
“사실 밥 먹으면서 형님이랑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이거 참. 음식이 들어올 때 빼고는 입을 열 수 없게 만드는 요리네요.”
경호가 설호의 꼬리로 만든 국밥과 삼족우 갈빗살로 만든 떡갈비야 처음부터 반칙에 가까운 음식이니까 그렇다고 하지만 사실 행운식당의 음식이 처음부터 이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행복한 요리사가 행복한 요리를 만든다는 말처럼 경호가 돌아오고 지숙의 요리는 한층 더 맛있어졌다.
그리고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미호가 옆에서 도와주니 그 맛에 체계가 잡힌 것이었다.
“그래. 그런데 무슨 이야긴데?”
식탁을 치우고 경호가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아버지와 형에게도 이야기했는데 나쁘지 않을 거 같다고 해서.”
“뭐가?”
“최용사공방을 사려고.”
그동안 떡밥을 뿌린 결과가 드디어 나타나는구나! 드디어 물었다!
“물었….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최용사공방을 사다니?”
경호가 애써 궁금한 척 표정을 지으며 성원에게 다시 물었다.
“말 그대로 최용사공방을 사려고. 형도 이제 알겠지만 최용사공방은 고작 냄비나 국자 따위를 만들기엔 아까운 곳이야. 이미 다현 누님의 무기도 훌륭하게 리폼 했고, 이번에 체온조절 아이템도 만들어 줬는데 성능이 엄청나더라고.”
“냄비만 해도 질이 엄청 좋긴 하던데 기술이 좋긴 한가 보네.”
경호의 말에 건용이 입을 열었다.
“자네의 의견도 듣고 싶어서 나도 굳이 따라왔네.”
“의견이요?”
당연히 성원의 성화로 오게 된 것이라 생각했던 경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업성이나 절차야 그룹 차원에서 검토하고 진행하면 되겠지만 자네가 그 공방의 대표와 친하다고 들었네.”
“아. 네. 솔딘 족장님과 꽤 친해졌습니다.”
“그 솔딘이라는 족장은 괜찮은 사람인… 아니, 드워픈가? 자네 생각은 어떤가 궁금하네?”
솔딘.
고집불통에 앞뒤 재지 않는 독불장군이지만, 한편으로 정에 약하고 여린 부분도 있는 순정파였다.
그리고 단언하건대 ‘진국’이었다.
“제가 느낀 솔딘은 아까 드신 곰탕보다 100배, 1000배 더 진국입니다.”
“그런가?”
건용이 경호의 눈을 응시했다.
경호는 그런 건용의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마력을 다루는 각성자도 아닌 일반인에게 위압감을 느끼다니….’
경호는 그런 건용을 보며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성원아.”
“네. 아버지.”
“오늘 경호와 함께 드워프 부족을 찾아가서 허락을 받아 온다면. 정부를 상대하는 것은 그룹에서 도와주도록 하마. 대신 신화길드 소속이 아닌 그룹 소속의 계열사로 둬도 되겠지?”
성원이 그런 건용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에이. 아버지. 안 도와 주셔도 됩니다. 제가 알아서 정부와 이야기해 볼게요. 제가 신화학원도 따냈잖아요.”
“그룹에서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건용이 성원의 눈을 지긋이 쳐다보며 묻자.
“신화학원, 공방은 길드 소속으로 두고 싶습니다. 아버지.”
성원도 그런 건용의 눈을 피하지 않고 대답했다.
건용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어쭈! 이놈이?’와 ‘이야! 제법이네!’하는 그 중간 어디쯤이었다.
“신화학원이야 VIP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고. 아들. 괜한 고집 부리지 말고.”
“고집부리다 안 되면 SOS 치면 안 될까요?”
건용이 성원의 말에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그래. 알았다. 한번 해봐라. 대신 그룹 차원에서 도와주는 일은 없을 거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대신 아들이 도와 달라고 하면 내 선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알아봐 주마. 힘들면 연락하고.”
“아…. 아버지. 감사해요.”
“감사는 무슨. 그럼. 먼저 일어나마. 자네. 오늘 너무 잘 먹었네.”
건용이 지갑을 꺼내자 경호가 고개를 저으며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그냥 맛있게 드셔 주신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식당 밥을 먹었으면 셈을 치러야지. 아니면 무전취식으로 경찰에 잡혀가네.”
수표 2장이 지갑에서 뽑혀 나왔다.
‘0’이 헷갈릴 정도로 많이 붙어 있는 수표였다.
슬쩍 세어 보니….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처…. 천만!’
천만 원짜리 수표 두 장이었다.
꿀꺽.
돈 욕심이 크게 없는 경호였지만 주는 돈을 마다할 정도로 욕심 없는 인물 역시 아니었다.
“어른이 주는 돈은 마다하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오겠네.”
“들어가십시오. 회장님!”
수표를 쥔 경호가 건용에게 폴더 인사를 했다.
“동생. 다음에 또 봐!”
“네엡! 형님!”
역시 성준에게도 꾸벅 인사를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손님은 왕’이었다.
건용과 성준이 가게를 나서자 성원이 경호를 보며 물었다.
“형님. 가게 문 닫고 같이 공방 가 주실 거죠?”
“엥? 지금?”
성원이 경호를 보며 ‘제발! 제발! 제발!’이라는 말을 눈동자로 하고 있었다.
‘하아. 눈뽕을 그냥 확!’
한숨을 길게 쉰 경호가 그런 성원을 보며 말했다.
“니가 설거지하면 갈게.”
“옛썰!”
하아. 하여간 귀찮은 녀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