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4화
“엄마. 나 흰둥이 좀 놀다 올게요.”
아직 수락산 산행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흰둥이가 구석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다가 화들짝 놀랐다.
그리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앙! 앙! 사납게 짖었다.
-아니, 또 뭘 하시려는 겁니까? 저 정말 오늘 목숨 걸고 마수와 사투까지 벌였다고요. 저는 못 갑니다. 저는 못 가요.
물론 지숙의 생각은 흰둥이의 속마음과는 꽤나 거리가 있었다.
“어머! 그래. 흰둥이도 엄청 좋아하네. 아까도 보니까 영 힘이 없어 보이던데. 너도 바람도 좀 쐬고. 용돈 줄까?”
“아니야. 그럼. 갔다 올게.”
경호가 발버둥 치는 흰둥이의 목덜미를 잡아서 억지로 가게 밖으로 나섰다.
-이번에는 어디입니까? 미리 알고라도 가면 안 되겠습니까?
“아까 이야기한 드워프 마을로 가려고. 그런데 그런 게 있으면 이야기를 했어야지.”
-경호 님. 대격변 이후 변한 세상에 대해 이런 거 저런 거 다 이야기하면 며칠 밤새며 이야기해도 못한다고요. 그리고 저라고 뭐든 걸 다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흰둥이에게 들어보니 초기에는 시스템 관리를, 나중에는 자기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뭐, 그래. 이렇게라도 알게 됐으니 됐지.”
-그런데 거긴 왜 가시려고 하는 건데요?
“우선 꽉 잡아!”
경호가 성원이 이야기했던 북쪽을 향해 그대로 몸을 날렸다.
-케엑! 경호 님! 으아아아아아!
***
“뭐야? 여기가 ‘이계인 보호구역’이야?”
-커억. 겨, 경호 님. 이거 적응된다고 했잖습니까!
경호의 초음속 비행술은 흰둥이에게 여전히 적응 안 되는 괴로운 것이었다.
“니가 약골이라 그런 걸 어쩌라는 거야. 하여간 내가 생각하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인데?”
구역 외각을 감싸는 두꺼운 벽이 둘러있긴 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예전에 가봤던 ‘민속촌’ 같은 느낌이었다.
초가집들이 군데군데 있었고 그 안에는 드워프나 워울프가 살고 있었다.
기와집도 더러 보였는데 담이 둘러쳐 있어 안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드워프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워울프도 온돌방 체질인가? 하여간 좀 웃기네.”
-경호 님은 어떻게 생각하셨는데요?
“인간의 왕래는 있지만 드워프나 워울프가 가진 야성적인 느낌이 느껴지는 그런 낭만적인 곳인 줄 알았지. 그런데 이건 그냥 관광지잖아?”
-맞아요. 그래서 일부러 민속촌 분위기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각자의 재주를 상품화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요. 말 그대로 관광지죠.
경호는 워울프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몰랐지만 드워프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희한하네. 뭐, 보면 알겠지.”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흰둥이에게 듣기보다는 우선 들어가서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뭐야! 입장료도 받아? 어쭈! 연간회원권도 있잖아!”
경호는 입장료까지 받는 것을 보며 입을 떡 벌렸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관광지라니까요.
경호가 흰둥이를 안아 들고는 입장료를 냈다.
“저기요! 잠시만요!”
손목에 팔찌를 채워주던 젊은 여성 직원이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경호를 불렀다.
경호는 직감적으로 이 여성이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크흠. 왜 그러시죠?”
살짝 미소를 머금은 경호가 가장 자신 있는 왼쪽 45도 각도로 고개를 틀며 한껏 목소리를 깔았다.
여성 직원이 그런 경호를 보다 시선을 품에 안고 있는 흰둥이로 돌렸다.
“죄송하지만 손님. 출입하시려면 반려견은 꼭 목줄을 채우셔야 합니다.”
“아. 예. 그렇군요.”
경호의 직감이 언제나 맞는 것은 아니었다.
“배변 봉투는 혹시 가지고 계신가요?”
물론 배변 봉투 따위는 당연히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 그게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제 강아지는 밖에서 변을 보지 않는 습관이 있어….”
“저기 앞에 보이는 상점에 가셔서 꼭 봉투 사세요. 아니면 과태료를 낼 수도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경호가 품속에 아공간을 열어 구속의 밧줄을 꺼내 흰둥이 목에 채워 안으로 들어갔다.
-설마 경호 님. 다른 생각 하신 건 아니시죠?
흰둥이가 경호와 생활하며 이제 제법 눈치가 생긴 모양이었다.
“뭐가? 다른 생각. 뭐?”
괜히 짜증 부리는 경호를 보며 입을 삐쭉 내민 흰둥이가 앞장서서 종종걸음으로 걸어가자 주변에 있던 여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저기 봐! 저 강아지 엄청 귀엽다!”
“솜사탕 같아!”
“완전 새끼 포메라니안이야!”
흰둥이의 인기에 경호는 더욱 짜증을 부리며 투덜거렸다.
“쳇! 새끼는 무슨. 수십억 살 먹은 늙탱인데. 야! 빨리 와!”
-켁!
짜증이 한껏 난 경호가 괜히 목줄을 채며 빠르게 걸었다.
어차피 길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마냥 걷던 경호에게 흥미로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최용사 공방.
경호가 찾던 곳이었다.
물론 ‘최용사’라는 상호가 자신을 가리킨다는 확신은 없었다.
그렇기에 직접 확인해봐야 했다.
-어! 경호 님. 저기 아침에 받은 부엌칼 공방인 것 같네요.
“그래. 가보자.”
간판은 공방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뜨거운 열기와 시끄러운 망치 소리가 있는 곳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칼이나 냄비 같은 것들을 진열해서 파는 가게였다.
경호는 진열된 과도를 들어서 찬찬히 훑어봤다.
“선물 받은 부엌칼도 그랬는데. 이상하긴 하네.”
습관처럼 내뱉은 경호의 혼잣말을 들은 흰둥이가 궁금함을 표시했다.
-경호 님. 왜요? 칼에 문제라도 있습니까? 드워프제 칼은 좋기로 유명한데 말입니다.
경호가 잘하는 것을 순서대로 꼽자면 싸움, 요리. 그리고 바로 쇠와 불을 다루는 대장기술이었다.
그것을 경호에게 가르쳐 준 이가 바로 검은 망치 부족의 족장인 솔딘이었다.
“아니, 분명 느낌은 비슷한데 질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떨어져. 뭔가 문제가 있는 거 같은데 말이지.”
경호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드워프 종업원이 있는 계산대로 향했다.
“저기요.”
경호가 귀금속 정리가 한창인 종업원을 불렀다.
1m 남짓 되는 작은 키에 양 갈래로 묶은 붉은 머리가 인상적인 귀여운 드워프 여성이었다.
명찰에는 ‘제니’라는 외모처럼 귀여운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누구십…. 아니 왜 그러시죠?”
꾸울꺽.
제니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기이한 감각에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평범해 보이지만 그 깊이를 알 수 없어! 도대체 뭐하는 인간이야? 거기다 저 강아지는 워울프 대전사 ‘테일러’ 아저씨보다 강력한 기운을 품고 있잖아! 도대체 정체가 뭐야!’
긴장한 표정의 제니가 어색하게 웃으며 어색한 인사를 했다.
“아니 물어볼 것이 있어서요. 혹시 이곳에 ‘솔딘’이라고 계신가요?”
경호의 물음에 안 그래도 긴장한 표정이었던 제니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소, 솔딘이요? 혹시 찾으시는 분이 드워프가 맞나요? 저희 중에 그, 그런 분은 전혀 안 계시거든요.”
제니는 거짓말을 못 하는 타입이라 대화 자체가 더욱 어색해졌다.
-경호 님. 감정의 색이 검붉은 것을 보면 90% 이상 거짓말입니다.
-뭘 그걸 봐. 그냥 100%야.
굳이 감정의 색까지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거짓을 말한다는 것은 경호도 알 수 있었다.
단지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는 질문에 거짓말을 하는 그녀의 태도가 이상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설마 내 힘을 느낀 건가?’
경호의 추측은 정답이었다.
인간은 마력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 자신의 힘을 느끼지 못하지만, 심미안이 발달한 드워프는 상대를 파악하는 능력도 굉장히 뛰어나기에 혹여 자신의 힘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런가요? 제가 잘 못 알고 온 모양이네요.”
제니의 말은 거짓말이 분명했지만 그렇다고 강제로 말하게 만들 순 없었다.
“손님, 도움을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그럼, 다음에 다시 오죠.”
“네, 네엡! 안녕히 가세요!”
창백한 얼굴의 제니가 긴장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모습에 경호가 한숨을 쉬며 가게를 나섰다.
“후우, 여기 있는 건 확실한데. 어떻게 찾지?”
-집에 가실 겁니까?
“뭔 소리야. 가긴 어딜 가?”
어차피 이곳은 사방이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인 곳이었기에 찾다 보면 못 찾을 것도 없었다.
일단 대책 없이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던 중 저 멀리 웅성거리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경호의 눈에 들어왔다.
저곳이 뭐 하는 곳인지 알지 못했지만 분명 사람이 많은 곳에는 뭔가 건질만 한 정보가 있기 마련이었다.
“머, 뭐야. 이거!”
경호가 그곳에서 본 광경은 한마디로 말해 어이가 없었다.
“그냥 상품 같은 걸 만들어서 파는 게 아니었어?”
-드워프는 손재주가 있으니 상품을 만들어 파는 거고요. 저들에게는 저게 재주니까요.
확실히 재주는 재주였다.
웃통을 벗은 건장한 워울프 남성이 팔에 근육을 한껏 부풀려서 프리스비를 하늘 높이 던졌다.
타닷!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른 프리스비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 워울프 남성이 갑자기 공중으로 몸을 날리자 마법처럼 거대한 늑대로 변했다.
크아아앙!
크게 울부짖은 거대한 늑대는 크게 점프해서는 프리스비를 한입에 물어 다시 사람들에게 달려왔다.
-와아아아아아!
요란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프리스비를 뱉어낸 워울프는 커다란 바구니를 물고 환호하는 사람들 사이를 걸어 다녔다.
사람들은 그런 워울프를 쓰다듬기도 하면서 바구니에 돈을 던져 넣었다.
“하아. 이거 완전 곡예단이잖아.”
경호가 그런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편에서는 거대한 늑대 형태의 워울프를 타보는 체험도 진행되고 있었다.
“내가 워울프를 잘 모르기는 하지만 전투종족이라 원래 저런 거는 존심 상해서 안 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한숨을 깊게 내쉰 흰둥이가 툴툴거렸다.
-후우. 뭐. 제가 알기로는 신수의 선조이자 주신의 반려견도 밧줄에 묶여 크라켄의 미끼 신세가 되는 시대라고 하던데요. 저 정도는 생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닐까요? 경호 님.
“너 지금 개기는 거 맞지? 많이 컸다.”
경호가 눈을 부라리자 흰둥이가 다시 꼬리를 말았다.
-죄송합니다. 경호 님.
그때였다.
에에에에에에에에엥!
커다란 사이렌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다 멎었다. 그리고 이어서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현재시간 16시 45분입니다. 17시까지 모두 퇴장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경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흰둥이를 쳐다봤다.
-아까 입장할 때 주의사항 하나도 안 들으셨죠?
“목줄 잘하라고 하던데? 개똥 잘 치우고.”
-경호 님. 그것 말고도 어두워지고 달이 뜨면 워울프의 야성이 강해져 위험하다고 17시 전에 퇴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랬어?”
-네. 그랬습니다. 그럼, 어서 가시죠.
“가시긴 뭘 가셔.”
흰둥이의 목덜미를 잡은 경호가 은신을 펼치며 광장 옆에 있는 나무 그늘로 몸을 날렸다.
-아니. 또 왜요?
“쓰읍. 조용히 해봐.”
10분쯤 지나자 꽤 북적거리던 광장이 썰렁해졌다.
그때였다.
지금까지 봤던 워울프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다란 검푸른 워울프가 코를 킁킁거리며 광장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분명 냄새가 나는데? 크릉.”
코를 킁킁거리는 워울프는 푸른 이빨 부족의 대전사 ‘테일러’였다.
-저놈 보통 놈은 아닌 거 같은데. 가서 한번 물어봐야겠다.
-어! 경호 님! 저 워울프에게 퀘스트가 떴어요. 이곳 부족의 대전사라고 하네요.
-오! 그래?
-겨, 경호 님! 막 패고 그러면 안 됩니다. 여기 나름 정부에서 관리하는 곳입니다. 알고 계시죠? 그리고 퀘스트도 진행해야 하고요.
“이게 날 아주 경우 없는 노…. 아. 깜빡하고 전음을 안 썼네.”
경호의 목소리에 테일러가 고개를 확 돌려 은신하고 있는 곳을 쳐다봤다.
“크르릉! 당장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경호가 은신을 풀고 목줄 찬 흰둥이를 끌고 나무 그늘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반가워? 여기 대장인가? 뭐, 하나만 물어볼게. 여기 솔딘이라고 있지? 볼일이 있어 그런데 안내 좀 해 줄래?”
크르르르르르!
어둑어둑해지며 어스름히 달이 떠오른 밤이었다.
“그 볼일이 좋은 것이라면 이런 늦은 시간 몰래 숨어있지도 않았겠지. 아닌가?”
테일러가 으르렁거리며 위협적으로 말했다.
경호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저었다.
“아니, 어쩌다 보니 내가 정말 솔딘이랑 진짜 친한데. 딱히 전화번호도 모르고 그래서 말이야.”
테일러의 푸른빛 갈기가 길어지며 손에서 칼날처럼 날카로운 손톱이 삐죽 튀어나왔다.
“아, 정말이라니까. 진정하라고!”
“자세한 것은 쓰러뜨리고 나서 묻도록 하지! 크릉.”
타핫!
손을 치켜든 테일러가 경호를 향해 날 듯이 다가왔다.
키앙! 키앙!
그 사이에 흰둥이가 끼어들어 귀엽게 앙! 앙! 하며 짖었다.
그러자 테일러가 갑자기 괴로워하며 마치 벽이라도 부딪힌 것처럼 뒤로 튕겨 나갔다.
커억! 컥!
심맥에 까지 타격을 입은 타일러는 입가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이고. 힘 조절한다고 한 건데. 미안하네.
“머, 뭐야! 개, 개가 말을 하다니!”
흰둥이가 피식하는 표정으로 테일러에게 다가가 앞발을 그의 이마에 가져갔다.
-요즘 세상이 변해서 그렇지. 내가 말하는 거나 니가 말하는 거나 신기하기는 매한가지 아니냐?
흰둥이의 신력이 앞발을 통해 전해지며 타격 입은 타일러의 심맥을 어루만졌다.
강인한 워울프 중에서도 대전사라 칭해지는 타일러지만 어쨌든 수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태초부터 수인이라는 존재 자체가 신수와 인간의 사이에서 태어났기에.
카니스 디 루푸스.
주신의 반려견이자 모든 신수의 선조인 흰둥이에게 테일러가 귀여운 앙앙거림에도 심맥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힘과 능력을 떠나서 본능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상위의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크윽! 도대체 어떤 존재이기에 이리도….”
“테일러! 무슨 일인가? 거기 누구랑 있는 거야?”
광장 입구에서 늙수그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희끗희끗한 머리와 수염을 가진 강직한 얼굴의 늙은 드워프였다.
경호가 다가오는 그를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솔딘! 어쩌다가 지구까지 오게 되신 겁니까?”
“어! 어어!”
솔딘이라 불린 늙은 드워프가 손을 들어 눈을 비볐다.
그리고 커다란 눈을 껌뻑이며 다시 경호를 쳐다봤다.
“요, 용사님?”
말을 하는 드워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네, 저 경호입니다.”
경호의 대답에 솔딘이 입을 달싹거리다 목이 멘 듯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요, 용사님!”
경호와 솔딘을 지켜보던 테일러가 비틀거리며 힘겹게 일어났다.
“솔딘 족장님! 혹시 아는 사람입니까?”
솔딘이 굵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크흑! 알다 뿐인가. 알다 뿐이야. 최 용사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정말. 정말로 보고 싶었습니다! 크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