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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자의 삼시세끼-345화 (345/352)

<귀환자의 삼시세끼 345화>

각 세계 정부에서 비밀리에 조직을 파견했다. 그 조직의 역할은 헌터들의 범죄를 조장하는 일이었다.

아주 적은 커미션만 받고 헌터들에게 싼값에 마약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책을 연결시켜 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끊임없이 범죄 헌터들에게 뿌렸다.

정부에서 파견된 조직이 제공하는 정보는 1급 기밀로써 현재 헌터장들이 어떤 식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파견된 팀은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으며 현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었다.

* * *

미국의 헌터장 에단이 검을 휘두르자 헌터 한 명이 피를 뿌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피를 뒤집어쓰고서 그 시체를 내려다보는 에단의 눈에는 굉장한 스트레스가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그의 부하들은 그런 에단의 눈치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미국의 헌터장 에단은 이를 바득 갈며 들고 있던 검을 내던졌다.

쇄액!

콰앙!

검신의 절반 이상이 벽을 뚫고 들어갔다.

“이 지긋지긋한 쥐새끼들…….”

에단은 얼굴을 푸들푸들 떨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죽여도 죽여도, 마약 조직의 헌터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머리를 써 가며 숨어 대는 통에 찾아내는 것도 일이었고, 이런 헌터들을 죽일 때마다 왜 자신이 지금 이런 저급한 짓을 하고 다녀야 하는 건지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그건 비단 에단뿐만이 아니라 다른 헌터장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강민성이 명령을 내린 이상 따르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 부분이야 어쩔 수 없이 안고 갈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여전히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언론으로 공표한 이후로 범죄 조직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약에 개입한 헌터들이 계속해서 판을 친다는 점이었다.

물론 마약 조직에 속한 헌터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긴 했지만, 보통 이 정도라면 마약 바닥이 개미새끼 한 마리 찾아볼 수 없을 정도여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담당 구역을 맡은 타국의 헌터장들이 전해 오는 얘기를 들어 보면 그들의 상황 역시 자신과 다르지 않았다.

“뭔가가 있어.”

에단이 날카로운 눈으로 먼 곳을 보며 눈을 차갑게 반짝였다.

* * *

점심은 간단하게 먹기 위해서 민성은 장웅 셰프에게 스테이크 샐러드 하나만 만들어 달라고 했다.

샐러드인 만큼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고, 뚝딱 나왔다.

민성은 식탁 앞에 앉아 포크를 들었다.

작게 마치 큐브처럼 되어 있는 스테이크 고기와 싱싱한 샐러드가 보이고, 그 위에 뿌려진 소스는 시제품이 아닌 직접 장웅이 만든 소스인 듯했다.

시제품 소스는 민성의 입맛에 전혀 맞지 않았다.

가장 맛있는 건 역시 장웅 셰프와 같이 실력 있는 요리사가 만든 소스다.

이호성이 만드는 소스도 결국 장웅 셰프의 레시피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작!

포크로 샐러드를 찍으면서 나는 소리였다.

듣기 좋은 명쾌한 소리다.

민성은 포크에 샐러드뿐만 아니라 스테이크 고기도 찍었다.

그리고 그대로 한 입 먹었다.

아삭하게 씹히는 샐러드와 아주 부드러운 스테이크 고기를 씹으면서 다시 한번 장웅 셰프의 실력에 감탄했다.

이렇게 매번 감탄하기도 쉽지 않은데, 정말 매번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장웅 셰프다.

그의 소스는 정말이지 기가 막히게 맛있다.

샐러드 맛이야 사실 큰 차이는 없지만, 소스에서 오는 차이는 실로 심각하다.

말도 안 되게 맛있다.

샐러드가 그렇게 맛있을 수 있다고? 하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먹여 주고 싶은 그런 샐러드였다.

달달하면서도 냄새가 향긋하고 여운이 남는, 기가 막히는 샐러드의 맛.

거기에 부드러운 스테이크 고기의 식감과 스테이크의 향은 완벽한 쾌감으로 입맛을 만족시켜 준다.

즐겁게 샐러드를 맛보고 있는 가운데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발소리가 났고, 이내 주방 안으로 이호성이 들어왔다.

“헌터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호성은 조금 상기되어 있는 표정이었다.

민성은 맛있는 샐러드를 씹으면서 이호성을 보며 눈으로 무슨 일인지를 물었다.

“그러니까 그게…….”

이호성이 잠시 말을 흐렸다가 준비된 내용을 전달하기 시작 했다.

“아무래도 이번엔 정부가 개입한 것 같습니다.”

이호성이 한숨을 섞어 말했다.

“정부? 중앙 헌터 기관?”

“아니요. 중앙 헌터 기관을 제외한 정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통치자가 헌터들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끼어든 것 같습니다.”

민성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웃었다.

“안 믿기시죠? 저도 그렇습니다.”

이호성도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었다.

“이유가 뭐야?”

민성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동안 헌터들이 정부의 머리 위에 서 있었으니. 이 기회에 헌터들을 싹 다 치워 버리고, 다시 권력을 잡기 위함인 듯합니다.”

“증거는?”

“그게, 한 놈을 잡았는데 자살해 버려서.”

“네 판단을 믿는다. 확실해, 아니야?”

“정부의 소행이 확실합니다. 기밀 정보까지 뿌리고 다닌 터라, 은근히 그 흔적이 남기도 했고요.”

민성은 샐러드를 씹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어떻게 할까요?”

“네가 어떻게 할 필요 없어. 내가 움직인다.”

“헌터님이 직접이요?”

“그래.”

민성이 남은 샐러드와 스테이크 고기를 마저 먹고 그릇과 포크를 싱크대에 둔 뒤에 거실로 나왔다.

“나갈 거니까, 차 대기시켜 놔.”

이호성이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러고는 뒤로 돌아 밖으로 나갔다.

* * *

나갈 채비를 마친 민성이 집 밖으로 나와 대기 중인 이호성의 차 조수석에 탔다.

민성이 타자마자 이호성은 액셀을 밟아 차를 출발시켰다.

“어디로 갈까요?”

이호성이 민성을 흘깃 보며 물었다.

“미국으로 간다.”

민성이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꺼내 중앙 헌터 기관의 총군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각국 대통령 한자리로 불러 모아. 적당히 협박 좀 섞어서.”

민성은 그렇게 자신의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바로 끊었다.

이호성이 미국행 워프 게이트를 향해 운전을 하고 있는 사이 민성은 창밖의 풍경을 감상했다.

창밖은 어느새 겨울이 되어 앙상한 나뭇가지만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 * *

워프 게이트는 대중화가 되어 대기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으나 민성과 이호성은 대기열에 들어갈 필요 없이 VVIP로서 개인 워프 게이트 시설을 이용하여 바로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워프 게이트를 타고 미국에 도착하자 멀지 않은 곳에 헬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민성은 이호성과 함께 헬기에 탑승했다.

투투투투투!

프로펠러가 빠르게 돌아가며 헬기가 떠오르기 시작할 무렵, 중앙 기관의 총군주인 김지유로부터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30분 안에 각 공화국 국가 원수가 도착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 * *

민성은 이호성과 함께 약속된 장소인 건물 헬기장에 착륙하여, 한 계단 아래에 있는 최상층부 위 VIP룸에서 바나나 한 개를 까먹으며 각 국가 원수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약 20여 분.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각 나라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민성의 눈치를 보며 자리에 착석했다.

민성은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서 의자에 등을 묻은 채로 모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이호성이 등 뒤에서, 날 서린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모두가 도착하고 난 후, 이호성이 민성에게로 고개를 숙였다.

“헌터님, 모두 도착했습니다.”

민성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차가운 눈길을 받을 수 있는 국가 원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식은땀을 흘리며 그들은 자신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에 대한 불안감을 얼굴 밖으로 표출했다.

하나도 빠짐없이 극도로 긴장한 얼굴들이었다.

민성은 의자에 등을 묻었던 허리를 바로 세우며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서 허리와 목을 바로 세웠다.

약간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각국 국가 원수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고요한 룸에서 들려왔다.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좌불안석으로 꼼지락거리며 연신 눈알을 굴리면서 두려움에 질린 눈으로 민성의 말을 기다렸다.

민성은 그런 그들을 보면서 웃었다.

“아니, 그렇게 겁도 많은 사람들이 왜들 그런 거야?”

민성이 가벼운 어조로 물었다.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모두 눈치 보기 바쁜 얼굴들이었다.

“다들 벙어린가?”

민성이 무겁고 차가운 어조로 물었다.

여전히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지만, 국가 원수들은 바짝 얼은 채로 여전히 민성의 눈치를 살피며 눈알을 좌우로 돌렸다.

숨 막히는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미국의 대통령이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일로 우리를 불렀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으니…….”

미국의 대통령은 민성이 일어나면서 은연중에 나오는 강력한 존재감과 살기에 합죽이가 된 듯이 입을 다물었다.

민성이 미국 대통령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자신 있게 가장 먼저 나섰던 조금 전과 달리, 미국의 대통령은 숨 쉬기가 힘든 듯 파랗게 질린 얼굴로 민성의 시선을 피하며 어깨를 잔뜩 움츠렸다.

“단 한 번만 묻는다. 헌터들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개입한 게 사실인가?”

민성이 미국 대통령 뒤에서 그를 지그시 보며 물었다.

미국의 대통령은 민성을 돌아보며 입술을 파들파들 떨었다.

“아, 아, 아닙니다.”

“거짓말을 하면 죽는다.”

민성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살려 주십시오!”

미국의 대통령이 깍지 낀 양손으로 뒤통수를 가리며 테이블 위로 납작 엎드렸다.

그는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민성이 타국의 국가 원수들도 돌아보자 훔쳐보던 그들이 재빨리 시선을 아래로 바짝 내렸다.

민성이 걸음을 옮겨 통유리 창가로 갔다.

창밖으로는 엄청난 취재진들이 몰려와 있었다.

“확 던져 버릴까.”

민성이 창밖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이호성이 화들짝 놀라며 다가왔다.

“헌터님, 그건…….”

“농담이야.”

이호성이 십년감수했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다.

민성이 국가 원수들을 돌아보며 템창에서 무기를 꺼내 들었다.

콰르르르릉!

작은 단검 한 자루가, 뇌전을 터트리며 민성의 손에 의해 뽑혀져 나왔다.

“그냥 여기서 다 죽여 버려야겠어.”

민성이 검기가 넘실거리는 단검을 들고 그렇게 말하자 이호성이 급히 민성에게로 다가갔다.

“헌터님, 국가 원수가 죽으면…….”

“농담이야, 농담. 죽으면 안 되지. 그 귀찮은 뒷감당 누구보고 다 하라고.”

민성이 단검을 가볍게 집어 던졌다.

테이블이 폭파하듯 사방으로 터져 나갔고, 대통령들이 모두 바닥을 구르며 죽는 소리를 흘렸다.

“안 죽여. 그냥 지금부터 교육 좀 하는 거지.”

민성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국가 원수들을 보며 옅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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