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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자의 삼시세끼-232화 (232/352)

<귀환자의 삼시세끼 232화>

* * *

민성은 VVIP 객실로 돌아와, 침대에 걸터앉으며 스스로의 몸 컨디션에 대해 체크했다.

그동안 계속 마기를 써 온 탓에 약간의 피로도가 느껴졌었는데, 생기를 흡수하고 나자 몸이 쾌적한 컨디션으로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띠링!

알림 소리가 울렸다.

[정의로운 행동으로 인해 천계의 주신들로부터 업적 포인트 보상을 획득했습니다.]

[즐겨찾기가 누적됨에 따라 추가 획득 업적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획득한 업적 포인트는 현재까지 누적 총 10만 2천 포인트입니다.]

띠링!

알림 소리가 연거푸 울렸다.

[새로운 신규 스킬 상품이 상점에 등록되었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승인 / 거절]

민성은 승인을 터치했다.

그러자 곧바로 상점창이 나타났다.

민성은 새로 생긴 신규 스킬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확인하는 순간, 민성은 강한 유혹을 느꼈다.

‘흡성대법’.

구입하는 데 필요한 업적 포인트는 15만.

비싸게 주고 사는 만큼, 단숨에 엄청난 양의 생기를 흡수할 수 있다.

굉장히 편하고 유용할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아이리스의 연결을 잠시 끊어 주는 팔괘와 흡성대법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일단은 업적 포인트 15만이 쌓이기 전까지 팔괘 중 일부를 구하지 못한다면, 팔괘를 먼저 구매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비싸게 주고 사는 만큼 팔괘의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시간을 벌어 주는 셈이니까.

가장 좋은 건 빨리 최상위 랭커와 붙어 그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나고 싶다고 만나지는 세계도 아니었고, 워낙 땅도 넓었기 때문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민성은 상점템을 닫고 잠시 누우려다가 근처에 메뉴판처럼 생긴 것이 보여 그것을 집었다.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룸서비스 시스템 메뉴인 듯했다.

호출 벨을 누르라고 최상단에 적혀 있었고, 그 밑으로는 메뉴가 나열되어 있었다.

선박이라 그런지 해산물 메뉴 위주로 되어 있었고, 눈에 익은 음식은 파스타나 스테이크 정도였다.

간단하게 먹기에는 해산물이 괜찮을 것 같았다.

항구 도시였고, 무엇보다 바다 위에 떠 있으니 해산물을 먹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해산물은 해산물인데, 지구가 아닌 다른 별이다 보니, 생소한 이름을 가진 해산물이 많았다.

정체 모를 해산물 같은 건 먹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메뉴 결정을 마친 뒤, 민성은 호출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직원 한 명이 들어왔다.

그 직원은 민성이 아이를 괴롭히던 플레이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두 눈으로 보지는 못했어도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단단히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성은 그런 그를 쳐다도 보지 않고 메뉴판을 보며 한 번 더 고민했다가, 결국 마음을 굳힌 대로 주문했다.

“맥주 한 병 아무거나 한 개. 그리고 구운 랍스터 하나, 칠리 스파이시 크랩 하나.”

민성이 메뉴판을 내리며 직원을 보았다.

“혹시 식당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룸서비스로 드셔도 괜찮지만, 식당에서 드시는 것이 훨씬 편하실 겁니다. 룸에서 드시면 냄새도 많이 배고, 기름도 남아요. 흔들림도 좀 있고. 물론 청소는 깨끗이 해 드리지만요.”

직원이 “식당으로 모실까요, 아니면 룸서비스로 준비해 드릴까요?” 하고 선택지를 던졌다.

“식당으로 이동하지.”

민성이 말했다.

직원이 깍듯하게 인사하면서, 문을 열어 주었다.

복도로 나오자 이호성이 치료를 마치고 팔에 붕대를 감은 채로 오고 있었다.

“어디 가십니까?”

이호성이 걸어오면서 물었다.

“밥 먹으러.”

“어? 식사한 지 얼마 안 되셨는데. 또 드시게요?”

“뱃속에 거지가 들었나 보지.”

이호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먹을 거면 같이 가고, 쉴 거면 쉬고.”

“쉬고 있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민성은 이호성의 팔에 피가 맺혀 있는 걸 슬쩍 본 뒤에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직원이 극진한 자세로 민성의 앞에서 앞장서서 안내했다.

* * *

아무래도 선상 위에 위치한 식당인 만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은 절경이었다.

민성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애매한 시간대이기도 했고, 큰 소란이 있어서 그런지 식당에는 민성을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식사를 하려고 식당을 찾았던 이들은 민성을 보자마자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민성은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며 바다를 보면서 음식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과 피부를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바다를 보고 있기를 잠시, 먼저 맥주가 도착했다.

민성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맥주잔을 들었다.

꿀꺽꿀꺽-!

탄산이 톡톡 튀는 맥주 맛이 목을 긁는 것을 느끼며 민성은 여전히 풍경을 눈에 담고 있었다.

마치 해외여행이라도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놀러 온 건 아닌데 말이지…….

민성은 짧게 한숨 쉬며, 어서 음식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생기 흡수를 통해,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식욕도 함께 다시 솟아오른 듯했다.

식욕에 의해 어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 가운데, 드디어 기다리던 음식이 나타났다.

먼저 나온 것은 구운 랍스터였다.

랍스터에는 곳곳에 구워서 그슬린 검은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는데, 껍질만 그을렸을 뿐 통통한 살은 아주 맛있게 잘 익은 것으로 보였다.

민성은 맥주를 두 모금 더 마신 후, 곧장 포크를 들고 마치 돌진하는 8톤 트럭처럼 포크로 랍스터를 찍어 단숨에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우물우물!

통통한 랍스터가 푹신하게 씹힌다.

랍스터 특유의 기름진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오고 구운 만큼 불맛 역시 강하게 났다.

더군다나 드넓은 푸른 바다의 풍경을 보면서 먹는 랍스터는 호화스러움을 잔뜩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있었다.

양이 많지 않았고, 애초에 많이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랍스터는 어느새 위장 속으로 모두 사라지고 난 이후였다.

그리고 딱 그 타이밍에 맞춰서 직원은 칠리 스파이시 크랩과 볶음밥을 들고 왔다.

볶음밥은 칠리 스파이시 크랩을 시키면 함께 나오는 기본인 듯했다.

빨간 소스를 머금은 게 두 마리가 접시 위에 놓여 있는 게 보인다.

이것이 바로 칠리 스파이시 크랩.

민성은 물수건으로 간단히 손을 닦은 다음 곧바로 칠리 스파이시 양념을 뒤집어쓰고 있는 게 한 마리를 집어 들었다.

민성의 악력과 치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단단한 게를 먹는 데 불편함 따위는 있을 수가 없었다.

민성은 가볍게 단단한 게의 껍질을 따고 속살을 손쉽게 쏙 빼먹었다.

칠리 스파이스 크랩은 홍콩식 요리와 비슷했는데, 파와 양파의 조합이 상당히 괜찮았다.

이런 곳에서도 지구와 같은 야채와 비슷한 조리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지만, 어쨌든 그것을 떠나서 이 칠리 스파이시 크랩은 상당히 맛있었다.

두툼한 게살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소스와 야채의 조합 역시 볶음밥과 함께 먹으면 환상적이었다.

정말 맛있다.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는 것만 같은 기분.

누가 봐도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이렇게 해산물 요리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만한 광경이었다.

민성은 그렇게 매콤한 향을 갖고 있지만 맵지는 않은 게 요리를 기분 좋게 즐겼다.

딱 원했던 양의 포만감이었고, 딱 원했던 만큼의 맛이었기 때문에 실망할 것이 없는 마음에 꼭 드는 한 끼였다.

식사를 거의 다 끝마쳤을 때였다.

이호성이 꼬마 소녀를 데리고 민성의 앞에 나타났다.

민성이 의아한 눈으로 이호성과 소녀를 번갈아 보았다.

작은 체구의 소녀는 자신이 생명력을 흡수한, 갈색 머리 플레이어가 채찍으로 때렸던 아이인 듯했다.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처와 후유증이 남아 있는 듯했다.

“이 아이가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왔습니다.”

이호성이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민성은 아이를 보다가 새로운 물수건으로 입을 닦으며 일어섰다.

그러자 아이는 초조한 표정으로 서둘러 민성의 앞으로 종종 걸음으로 오더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 상태로 인사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용했다.

정신력 하나 정도는 인정해 줘야 하는 건가?

아직 상처가 꽤 아플 텐데.

민성은 아이를 보며 풋 웃었다.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호성.”

“네?”

“밥 좀 먹여라.”

민성이 아이를 보면서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민성의 호의에 이호성은 조금 당황했지만 서둘러 표정을 고쳐 잡고 아이를 들어 식탁 앞에 앉혔다.

* * *

해적선의 선장이자 랭커 플레이어인 ‘프라우스’는 멀리 보이는 선박을 보며 입매를 비틀었다.

“페우스가 죽었다는 게 확실한 거지?”

‘프라우스’가 말했다.

그러자 뒤에 서 있던 부하가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페우스를 죽인 플레이어는 딱히 하이크만 항구 도시를 지배하는 것에 별달리 관심이 없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프라우스는 킥킥거리며 웃었다.

“이게 왠 떡이란 말이냐……?”

“그러게 말입니다.”

“페우스를 죽인 플레이어의 위치는?”

“아직 하이크만 도시에 남아 있지 않을까요?”

프라우스는 성난 표정으로 부하를 돌아보았다.

“그것도 모르고 대체 하는 일이 뭐야?! 이 멍청한 자식아!”

프라우스가 두꺼운 주먹을 휘둘렀다.

퍽 소리가 나면서 부하가 입술이 찢어지며 뒤로 나동그라졌다.

그는 넘어지자마자 벌떡 일어서서 열중쉬어 자세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죄송합니다.”

해적 선장 프라우스는 입에 담배를 물었다.

“놈의 위치에 대해, 그리고 하이크만 항구도시에 정말 관심이 없는지 면밀하게 체크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일단 저 선박부터 털자고. 이제 이 바다는 우리 것이나 마찬가지잖아. 보이는 족족 쓸어 담자고.”

프라우스가 흐흐흐 하고 낮게 웃으며 말했다.

부하도 잔혹한 미소를 이어 지었다.

* * *

이호성은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 있는 소녀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조그만 아이가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행태를 견뎠는지, 그리고 그 잔혹한 공격에 몸이 상했던 기억이 있음에도 긍정적인 모습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건을 상하게 만들었다는 거. 정말 네가 한 일이 아니야?”

이호성이 질문을 던지자 아이는 음식을 먹던 걸 멈추고 이호성의 눈치를 살폈다.

“아아. 뭐라 나무라려고 하는 거 아니야. 그냥 물어보는 것뿐이지.”

그러자 소녀는 좌우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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