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자의 삼시세끼 209화>
[최단 기간 안에 상점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특전 보상이 지급됩니다.]
[믿을 수 없는 성장 속도에, 주신들의 관심이 들끓습니다.]
[즐겨찾기가 ☆100이 되었습니다.]
[즐겨찾기 보상으로 업적 포인트 +1000을 획득합니다.]
[현재 업적 포인트는 2800입니다.]
[상점을 이용하시겠습니까?]
[승인 / 거절]
민성은 승인을 터치했고 상점창이 나타났다.
상점창은 전혀 복잡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모아 온 업적 포인트로 스킬 혹은 출력을 구매할 수 있는 목록이 나타났다.
민성은 잡다한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마기의 출력을 높이는 게 더 좋았기 때문에, 출력을 선택했다.
[업적 포인트를 모두 사용해 마기의 출력이 +4 올랐습니다.]
[명성이 +9 오름으로써 명성이 +10이 되었습니다.]
특전 보상으로 지급받게 된 건 건괘.
이로써 두 개의 괘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6개의 괘만 더 구하면, 당분간 베아트리체 세계와 연결된 아이리스 나무의 성장을 잠시 멈출 수 있었다.
‘이제 뱅가드 프론티아에 있는 마지막 던전을 클리어하러 가 볼까?’
민성은 포탈 게이트를 통해 던전을 빠져나갔다.
* * *
마기의 출력이 높아짐에 따라 민성은 자신의 온몸에서 주체하지 못하고 넘실거리는 마기의 힘에 놀라고 말았다.
베아트리체 세계에 오면서, 대체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정도로 이곳에서의 성장 속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그렇다는 건, 고랭크의 플레이어들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질질 끄는 걸 싫어하는 성격의 민성이었지만, 이런 수준의 별이라면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엘프와 묘인족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 세 번째 남쪽 던전에 들어섰다.
마지막 던전이니만큼 특별한 보상이나 큰 업적 포인트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남쪽 던전은 세 개의 던전 중 가장 약하고 쉬운 던전에 불과했다.
그래서인지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업적 포인트는 고작해야 +100 포인트에 불과했다.
세 번째 던전을 클리어했지만 딱히 퀘스트도 없었고, 특전 보상도 없었으며 주신들의 업적 선물도 없었다.
크게 아쉽지는 않았지만, 보상을 받다가 안 받으니 조금 허전한 기분이 드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고생하셨습니다. 3개의 던전을 모두 클리어하셨네요.”
이호성이 그렇게 말했을 때, 띠링 소리와 함께 메인 퀘스트가 나타났다.
[메인 퀘스트 : 뉴티 도시로 이동하여, 현상금이 걸린 ‘키에로’를 찾아 처치할 것.]
[보상 : 업적 포인트 +2000]
“지금 바로 뉴티 도시로 넘어갈 것이다. 도시 안에, 워프 게이트가 있다고 했었지?”
민성이 묘인족과 엘프를 보며 물었다.
“워프 게이트가 있지만, 사용을 하기 위해선 크로스 남작의 허가가 필요해요.”
엘프가 말했다.
민성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짧게 혀를 찼다.
워프 게이트를 타는 데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니.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지만, 베아트리체 안의 도시 규칙이 그렇다면,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을 일이었다.
그런데 그때.
뀌르륵! 하는 소리를 내며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와 민성의 어깨에 앉았다.
자신의 어깨에 앉은 새의 다리에는 작은 종이가 묶여 있었다.
“전서구다.”
묘인족이 그렇게 말했다.
베아트리체의 전서구는 마법 통신으로 훈련된 비둘기였다.
전서구 다리에는 작은 종이 하나가 달려 있었다.
“뭐예요, 그건?”
이호성이 물었다.
“크로스 남작의 초대장이다.”
민성이 말했던 대로 편지의 내용은 크로스 남작이 민성을 자신의 성으로 초대한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크로스 남작의 워프 게이트 승인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를 만나야 할 이유로는 충분했다.
“남작을 만나러 가자.”
민성이 뱅가드 프론티어의 도시로 발길을 옮기며 말했다.
* * *
일행은 남작이 살고 있는 성 입구에 도착했다.
초대장을 보여 주자, 경비들은 민성의 일행을 안내해 주었다.
묘인족과 엘프는 숙소로 가 있었고, 민성과 이호성, 그리고 바가지와 쏠이 성 안으로 입성했다.
성은 크고 화려했다.
중세 시대의 모습 그대로였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중세 시대로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이호성과 쏠은 정신없이 넋이 나간 채 성 안을 훑어보았다.
반면 민성은 크로스 남작을 만나 다음 도시인 뉴티로 넘어갈 생각밖에 없었다.
바가지는 민성의 주머니 안에서 꾸물거리며 잠을 자고 있었다.
잠시 후, 안내를 받아 커다란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고 일행은 다소 어두운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
남작으로 보이는 사내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쿵― 소리가 나면서 문이 닫혔다.
“어서 오시오.”
크로스 남작이 의자에 앉은 채로 인사말을 전해 왔다.
민성은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꽂아 넣으며 걸어가 높은 계단 위의 의자에 앉아있는 크로스 남작을 올려다보았다.
“날 찾은 이유는?”
민성이 크로스 남작을 향해 물었다.
“던전 클리어 시간에서 놀라운 기록을 세웠더군. 해서 상부에서 길드에 지원할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을 해 왔다.”
“난 어디 소속될 생각 같은 건 없는데.”
크로스 남작은 민성의 눈빛을 보고 협상의 여지가 없음을 판단했다.
“길드 지원을 거부하면 타깃이 된다. 그럼에도 거절인가?”
크로스 남작은 확인 차 한 번 더 물었다.
“워프 게이트 승인이나 해.”
민성이 차갑게 말했다.
크로스 남작은 낮게 웃었다.
“각 별의 대표 플레이어라 그런지 하나같이 너처럼 아둔하고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멍청이들이 많아. 그리고 그런 놈들은 일찍 죽어 나가는 경우가 숱하게 많지. 바로 너처럼.”
크로스 남작이 말을 맺었을 때,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컴컴했던, 주변에서 하나둘, 숨어 있던 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길드에 소속된 플레이어 5명이었다.
“노비스는 노비스답게 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묻지. 길드에 들어올 생각이 아직도 없나?”
크로스 남작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민성을 보며 마지막 제안을 던졌다.
그리고 민성은 대답 대신 템창에서 +9 궁니르를 꺼내 들었다.
콰르릉!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로스 남작은 그 소리에 깜짝 놀랐지만 5인의 길드 플레이어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크로스 남작은 헛기침을 하면서 민성의 일행을 둘러싼 5인의 길드 플레이어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길드에 들어올 생각이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처리하시죠.”
크로스 남작의 말에 의해 5인의 플레이어들이 각자 모두 검을 뽑아 들었다.
순식간에 공기가 차갑게 냉각되었지만, 민성은 덤덤히 템창에서 방어구를 터치했다.
그러자 온몸이 용 사냥꾼 세트의 갑옷으로 휘어 감겼고, 왼쪽 팔에는 방패가 장착되었다. 율리스 이후로, 처음으로 다수의 플레이어를 상대하게 되었다.
만일을 대비해 장비 정도는 풀 장착하는 것이 좋을 듯해서 입긴 했지만, 사실 그다지 그들이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민성은 놈들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그들 역시 길드에 소속되어 있다고는 해도, 각 별의 대표 플레이어들이었다.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 수준은 붙어 봐야만 알 수 있다.
용 사냥꾼 철 투구 안에서 민성의 눈이 하얗게 빛났을 때, 5인의 플레이어가 일시에 민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와 동시에 바가지가 마인을 불렀다.
순식간에 생성된 다수의 마인이 나타나자 공격하려던 5인의 플레이어들이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갑작스러운 마인의 등장에 플레이어들이 놀란 탓이었고, 민성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공격에 나섰다.
콰르릉!
민성의 창 궁니르가 플레이어 한 명의 목에 꽂혀 들어갔다.
궁니르가 목을 관통하여 삐죽 밖으로 나갔고, 민성이 창대를 당기자 플레이어는 그대로 절명하여 숨을 거두었다.
민성은 출력이 높아지자 속도와 힘은 물론 밸런스까지 상승되었음을 느꼈다.
베아트리체 플레이어라고 해도, 자신을 길드원으로 영입하려고 찾아온 플레이어들의 수준은 별달리 높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민성은 방심하거나 마음을 놓지 않고, 집중했다.
지금의 플레이어들을 ‘율리스’와 비교해 보면 한 단계 낮은 수준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쉽게 제압이 되는 건, 분명 시스템을 통해 능력이 상향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어쩌면 아이리스 나무를 잘라 내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겠어.’
민성의 창 궁니르에 자신감이 실렸고, 그 공격력은 가히 무시무시했다.
음식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놈들은 모두 민성의 적이었다.
그런 적에게 손속을 둘 리 만무했다.
한 명의 플레이어가 칼을 찔러 왔고, 민성은 방패로 그 칼을 막으면서 창을 찔렀다.
콰르릉!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와 함께 민성의 궁니르가 출력을 쏟아 내며 플레이어의 몸을 관통했다.
연이어 남아 있는 3명의 플레이어에게 궁니르를 횡으로 휘둘렀다.
콰르르르르릉!
마음먹고 흘려보낸 민성의 마기가 담긴 출력의 힘은 3명의 플레이어가 제대로 된 한 수를 써 보기도 전에 온몸이 찢겨 나갔다.
짧은 시간 안에, 5명의 베아트리체 플레이어가 죽어 버린 것을 보고, 뱅가드 프론티어의 영주이자 남작 지위를 가진 크로스는 넋이 나간 채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리고 말았다.
크로스 남작은 이제 막 베아트리체에 입성한 노비스 플레이어가 카이어 길드의 플레이어들을 이길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불어 이긴 것도 그냥 이긴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에 가까웠다.
대체 얼마나 강한 놈이었기에, 베아트리체에 입성하자마자 카이어 길드원 5명을 정리해 버린단 말인가?
크로스 남작은 민성을 보면서 땀을 뻘뻘 흘렸다.
민성이 피 묻은 궁니르의 창대를 움켜쥐고 천천히 크로스 남작을 향해 저벅 저벅 걸음을 옮겼다.
크로스 남자의 얼굴에는 경악과 공포가 뒤섞인 채, 뒤틀려 있었다.
“자, 잠깐. 나를 죽이면…….”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민성이 궁니르를 내질렀다.
퍼억!
궁니르가 크로스 남작의 목을 관통했다.
민성은 크로스 남작의 가슴을 발로 밟으며 천천히 궁니르를 뽑아냈다.
[PK 플레이어들을 학살했습니다.]
[보너스 업적 포인트 +500을 획득합니다.]
[악당 크로스 남작 처치! 추가 업적 포인트 +200을 획득합니다!]
[명예의 신이 업적 포인트 300을 선물합니다.]
[명예가 +10 올랐습니다.]